스팀펑크 독립적인 단편 소설

강철심장 도시의 심장부, 거대한 증기기관이 뿜어내는 숨결 같은 연기와 굉음이 끊임없이 하늘을 가르던 곳. 아멜리아는 심장 탑 꼭대기에 위치한 자신의 작업실에서 거대한 천문 시계의 복잡한 태엽들을 조율하고 있었다. 놋쇠와 강철, 루비와 에메랄드 조각들이 영롱하게 빛나는 시계는 우주의 춤을 기계적인 정교함으로 모방하려 애쓰는 인간의 오만을 담고 있었다. 땀방울이 이마를 타고 흘렀지만, 그녀의 푸른 눈동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미세한 톱니바퀴들을 응시했다.

“겨우 이 정도인가, 나의 아멜리아? 오늘 밤 자정까지는 끝내야 할 텐데.”

낮은 윙 소리와 함께 증기 압력으로 움직이는 작은 정찰 드론 하나가 창밖에서 날아들었다. 드론은 삐걱거리는 기계음으로 아멜리아의 스승, 율리우스의 목소리를 전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스승님. 이 녀석의 윤활유가 제대로 스며들지 않아서요. 대충 끝낼 수는 없습니다.”

그녀는 나선형 렌치가 박힌 고글을 끌어내려 눈에 맞추고는 다시 작업에 몰두했다. 율리우스는 드론을 통해 짧게 헛기침하며 답했다.

“알겠다. 완벽주의는 타고난 자질이니 어쩌겠나. 하지만 기억해라, 아멜리아. 완벽함은 때로 위험한 집착을 낳는 법.”

드론이 다시 윙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아멜리아는 피식 웃었다. 스승님은 항상 철학자처럼 말했다.
작업을 계속하던 중, 그녀의 시선이 창밖 너머, 짙은 잿빛 구름과 매연이 뒤섞인 하늘 끝자락에 닿았다. 그곳에는 거대한 강철 비행선들이 마치 고래처럼 유영하고 있었지만, 잠시 헛것을 본 듯한 착각에 빠졌다. 찰나였다. 매캐한 연기 속에서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 그림자. 금속과 깃털이 뒤섞인 듯한 날개, 그것은 이 도시의 지상인들이 결코 볼 수 없으리라 믿었던 존재였다.

‘창공인….’

전설 속의 존재, 혹은 도시의 가장 어두운 소문 속에서나 언급되는 이름. 인간의 땅을 떠나 하늘의 높은 곳에서 살았다는, 날개를 가진 이들.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고, 혹은 멸종했다고 알려진 존재들. 그들이 어떻게 이 오염된 도시의 하늘을 날고 있단 말인가. 아멜리아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망원경을 집어 들었다. 놋쇠로 만들어진 망원경의 렌즈를 통해 흐릿했던 형체가 선명해졌다.

그것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인간의 것과는 다른, 거대하고 짙은 색의 깃털 날개가 등에서 돋아나 있었다. 한쪽 날개는 낡은 가죽과 닳은 금속 조각들로 덧대어져 있었고, 그 위에 희미하게 빛나는 톱니바퀴 문양이 박혀 있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거의 고통스러운 듯이 날갯짓하며 도시의 가장 높은 첨탑 중 하나, 오염된 공기 때문에 버려진 등대 위에 착륙했다. 그의 손에는 낡은 자루가 들려 있었다.

아멜리아는 망원경을 내려놓았다. 심장이 여전히 격렬하게 울렸다. 금지된 존재. 감히 지상인의 눈에 띄어서는 안 되는 존재. 그러나 그녀의 내면에서는 알 수 없는 이끌림이 샘솟았다. 다음 날 밤, 그녀는 망원경 대신 소형 비행 장치, ‘밤샘이’를 점검했다. 오로지 그녀만의 비밀스러운 탐험을 위한 기계였다.

***

도시가 잠든 깊은 밤, 증기압이 미약하게 유지되는 거리는 차가운 안개로 자욱했다. 아멜리아는 밤샘이에 몸을 싣고 소리 없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거대한 건물들의 그림자를 피해, 도시의 숨통이 닿지 않는 외곽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어제 그 창공인이 착륙했던 버려진 등대.

등대는 낡고 부식되어 있었지만, 여전히 그 웅장함을 잃지 않았다. 꼭대기에 다다르자, 어둠 속에서 희미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멜리아는 밤샘이를 멈추고 조심스럽게 착륙했다. 낡은 철 계단을 밟는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누구냐!”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가 등대 꼭대기에서 들려왔다. 아멜리아는 순간 얼어붙었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만능 렌치를 꽉 쥐었다.

“저는… 아멜리아입니다. 저는… 당신을 해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침묵이 흘렀다.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당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망원경으로 보았던 바로 그 창공인이었다. 그의 얼굴은 날카로운 턱선과 굳게 다문 입술, 그리고 깊은 눈빛으로 가득했다. 그의 찢어진 날개는 거친 숨소리에 따라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는 손에 낡은 활을 쥐고 있었다.

“지상인… 네가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다.”

그의 목소리는 거칠었지만, 이상하게도 깊은 슬픔이 배어 있었다. 아멜리아는 천천히,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저는… 당신을 해치려 온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저… 궁금했습니다. 당신의 날개를 보았어요. 그리고… 이 도시에서 당신 같은 분이 살아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는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아멜리아를 응시했다. 마치 그녀의 거짓말을 꿰뚫어 보려는 듯.

“호기심은 종종 재앙을 부른다, 지상인. 돌아가라.”

“제 이름은 아멜리아입니다.” 그녀는 고집스레 말했다. “당신의 이름은요?”

그는 잠시 망설이는 듯했다. 그의 시선이 아멜리아의 눈에서 그녀의 손에 들린 만능 렌치, 그리고 그녀의 비행 장치로 향했다.

“카이.” 그가 마침내 짧게 답했다. “나는 카이다.”

카이는 여전히 활시위를 놓지 않았지만, 그의 눈빛은 전보다 약간 누그러진 듯했다. 아멜리아는 그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그의 날개에서 나는 낡은 금속과 깃털, 그리고 오존 냄새. 그 모든 것이 그녀의 심장을 격렬하게 울렸다.

***

그날 밤 이후, 아멜리아와 카이의 만남은 비밀스러운 의식이 되었다. 도시의 가장 깊은 곳, 버려진 증기 터널이나 잊힌 첨탑, 혹은 강철 구조물의 틈새에서 그들은 서로를 만났다. 아멜리아는 카이에게 바깥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복잡한 기계들의 원리, 별의 움직임, 심지어는 지상인들이 읽는 시와 소설까지. 카이는 그녀에게 하늘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라져가는 푸른 하늘의 기억, 바람의 노래, 그리고 그의 부족이 겪었던 고난과 인간에 대한 깊은 불신과 상처.

“우리는 한때… 구름 위에서 살았다. 도시의 불빛은 별처럼 보였고, 바람은 노래를 불렀지. 하지만 지상인들은 하늘을 탐했고, 우리의 터전을 빼앗았다. 그들의 거대한 강철선과 오염된 연기는 우리의 날개를 찢었고, 우리의 영혼을 병들게 했어.”

카이는 한숨처럼 말했다. 아멜리아는 그의 찢어진 날개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자신의 공방에서 만든 특수 합금으로 된 작은 고리들을 내밀었다.

“이건… 날개의 찢어진 부분을 이어주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제 기술로 만들었으니, 아마 당신의 날개를 전보다 더 강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아주 가벼워서 비행에는 지장이 없을 거예요.”

카이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고리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의심과 함께 희미한 희망이 스쳤다.

“네가… 왜 나에게 이런 것을?”

“당신은… 제게 다른 세상을 보여줬으니까요. 그리고… 당신은 제게 이 도시의 어떤 기계보다도 경이롭습니다.”

그들의 시선이 얽혔다. 그 순간, 그들의 세상에는 강철심장 도시의 굉음도, 금지된 종족의 장벽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두 사람만의 고요한 감정만이 흐를 뿐이었다. 카이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에 있는 고리들을 받아 들었다. 그의 손길이 아멜리아의 손등을 스치자, 작은 전기가 통한 듯 온몸에 퍼져나갔다.

***

어느 날 밤, 그들의 비밀스러운 장소 중 한 곳인, 낡은 증기 압축기 뒤편에서, 카이는 유난히 불안해 보였다.

“아멜리아, 우리는 더 이상 만날 수 없을 것 같다.”

그의 말에 아멜리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무슨 일이에요, 카이?”

“나의 부족이 위험하다. 지상인들의 정찰 드론이 우리가 숨어있는 곳을 찾아낸 것 같아. 곧… 대규모의 ‘날개 사냥’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아멜리아는 경악했다. 날개 사냥! 그것은 지상인들이 창공인들을 사냥했던 잔혹한 과거의 유물이었다. 그들의 깃털과 가죽을 전리품으로 삼아 도시의 부유한 자들에게 팔아넘기던 악습. 그녀는 생각했다. 스승님, 율리우스가 항상 경고했던 완벽주의 뒤에 숨겨진 잔인한 진실이 바로 이것이었다.

“안 돼요! 제가… 제가 도울게요. 제게 방법이 있을 거예요. 제 비행 장치를 개조해서, 당신의 부족을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안 돼.” 카이는 고개를 저었다. “네가 나서면 너마저 위험해진다. 지상인과 창공인의 유대는… 죽음을 의미한다.”

“저는 상관없어요!” 아멜리아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당신을 잃을 수는 없어요. 우리를… 우리를 이렇게 끝낼 수는 없어요.”

카이는 아멜리아의 손을 꽉 쥐었다. 그의 눈빛은 연약한 듯 보였지만, 동시에 강철처럼 단단했다.

“그럼… 나의 길에 함께 하겠는가?”

“네. 당신의 길이라면… 어디든요.”

***

아멜리아는 밤낮으로 자신의 작업실에 틀어박혀 있었다. 거대한 비행선 ‘은하수’의 설계도를 펼쳐 놓고, 기계들의 효율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방법을 찾았다. 율리우스는 그녀의 지나친 집중에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지만, 아멜리아는 오로지 카이와 그의 부족을 구할 생각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지식과 기술, 그리고 재산을 쏟아부었다.

드디어 D-데이. 도시의 가장 후미진 곳, 낡은 정비 격납고에서 아멜리아는 개조된 비행선을 준비했다. 카이와 그의 부족원들이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모두 지쳐 보였고,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비행선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아멜리아를 의심하는 눈치였지만, 카이의 굳건한 신뢰는 그들을 진정시켰다.

“이 비행선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담고도 남을 만큼 클 거야. 엔진도 새로 개조해서, 도시의 방어망을 뚫을 수 있을 만큼 빠르지.”

아멜리아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때였다. 멀리서 경보음이 울려 퍼졌다. 붉은 비상등이 깜빡이며 강철심장 도시 전체를 뒤덮었다. 지상인들의 정찰대가 이곳까지 추격해온 것이다.

“서둘러!” 카이가 소리쳤다. “빨리 비행선에 타!”

창공인들이 우왕좌왕하며 비행선에 오르는 동안, 지상인들의 증기 전차와 무장 드론들이 격납고 문을 부수고 들이닥쳤다. 율리우스의 정찰 드론이 불안하게 윙윙거리며 아멜리아에게 다가왔다.

“아멜리아! 이건 자살 행위다! 어서 돌아와! 이 미친 짓을 멈춰!”

“스승님… 저는… 제가 옳다고 믿는 길을 갈 겁니다.”

아멜리아는 비행선 조종석에 앉아, 모든 엔진에 증기 압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비행선이 굉음을 내며 진동했다. 카이는 비행선 측면의 사격수 자리에 앉아, 날개 사냥꾼들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그의 활에서 쏘아진 화살은 지상인들의 드론을 정확히 명중시켰다.

“도망칠 곳은 없다! 항복해라!”

지상인들의 선봉대장이 소리쳤다. 비행선이 격납고의 잔해를 뚫고 솟아올랐다. 카이는 아멜리아에게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아멜리아, 이대로는 안 돼. 지상인들의 대공포가 우리를 노리고 있어.”

“알아요.” 아멜리아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손은 조종간을 꽉 쥐고 있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절대.”

그녀는 과감하게 조종간을 꺾었다. 비행선은 거대한 강철심장 도시의 복잡한 건물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비행했다. 증기 포화 상태의 골목을 뚫고, 거대한 톱니바퀴 탑을 스치듯 지나갔다. 지상인들의 대공포가 불을 뿜었지만, 아멜리아의 뛰어난 조종 실력은 번번이 그들의 공격을 피했다.

결정적인 순간, 아멜리아는 강철심장 도시의 가장 거대한 증기 배출구, 도시의 동력원이 되는 중앙 발전소의 배출구로 비행선을 향하게 했다.

“미쳤어! 그곳으로 가면 우리는 모두 타 죽을 거야!” 카이가 소리쳤다.

“아니요! 이곳은 이 도시의 가장 큰 약점이에요. 역류하는 증기 압력이 우리의 시야를 가려줄 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감히 자신의 동력원에 직접 공격을 가하지 못할 거예요!”

그녀의 도박은 성공했다. 비행선은 거대한 증기 기둥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얀 연기가 시야를 가려, 추격하던 지상인들은 길을 잃었다. 비행선이 증기 기둥을 뚫고 나왔을 때, 그들은 이미 도시의 외곽을 지나 저 멀리 황량한 대지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

강철심장 도시의 불빛이 점처럼 사라져가는 밤하늘 아래, 아멜리아와 카이는 비행선 조종석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들의 옆으로는 굳건한 표정의 창공인 부족원들이 보였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거지?” 카이가 조용히 물었다.

아멜리아는 창밖의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수많은 별들이 강철심장 도시의 인공적인 빛과는 다른, 깊고 푸른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어디든요. 당신의 부족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곳, 그리고… 우리가 함께 숨 쉬고, 함께 꿈꿀 수 있는 곳으로.”

카이는 아멜리아의 손을 잡았다. 그의 거친 손이 그녀의 부드러운 손을 감쌌다. 그들의 손에는 이제 단순한 톱니바퀴 문양이 아니라, 강철과 깃털이 얽힌 새로운 유대의 상징이 새겨져 있었다.

“우리가 찾을 수 있을까?”

“우리는 함께 찾아낼 거예요.” 아멜리아가 미소 지었다. “기계도, 사람도, 때로는 예측 불가능한 운명을 만들어내잖아요. 그리고… 저는 당신을 믿어요. 카이.”

카이는 그녀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금지된 사랑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심장은 이제 멈출 수 없는 하나의 태엽처럼 서로를 향해 맹렬히 돌고 있었다. 그들은 손을 잡고, 강철심장 도시의 잔인한 굉음을 뒤로한 채, 새로운 새벽을 향해 나아갔다. 그들의 비행선은, 마치 이 별의 바다를 가로지르는 고독하지만 용감한 존재처럼,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