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텅 빈 별의 유산
**에피소드 1: 심연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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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1]**
**1컷.**
(광활하고 어두운 우주. 별들이 아득히 빛나는 가운데, 첨단 기술로 무장한 ‘아폴론’ 우주선이 고요히 유영하고 있다. 우주선 외벽에는 미세한 먼지들이 붙어 있고, 오랜 항해의 흔적이 엿보인다. 배경은 온통 암흑.)
**내레이션 (이지혜):**
우리는 심우주 탐사선 아폴론의 승무원이다. 인류의 발자취가 닿지 않은 미지의 영역을 향해, 벌써 3년. 지루함과 경이로움이 공존하는 이곳은, 거대한 암흑 속 작은 빛 한 조각에 불과한 우리에게 무한한 질문을 던진다.
**2컷.**
(아폴론 함선 내부, 브릿지. 푸른빛 홀로그램 스크린과 복잡한 계기판들이 즐비하다. 중앙 사령관석에 앉은 이지혜 함장(30대 후반, 침착하고 날카로운 인상)이 무심한 표정으로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다. 옆에는 김민준 박사(40대 초반, 안경 너머로 지적인 눈빛이 빛난다)가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이지혜:**
(나지막이)
오늘도 별다른 특이사항 없이… 보고할 내용도 없겠군.
**김민준:**
(데이터 패드를 넘기며)
네, 함장님. 예상 항로 이탈도 없고, 우주선 시스템은 완벽합니다. 이런 무미건조한 나날이 계속된다면… 정말 논문이라도 한 편 써야 할 것 같아요. ‘심우주에서의 지루함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라던가.
**이지혜:**
(피식 웃으며)
그 논문, 아마 학회 발표에서 만점 받을 겁니다. 지구에 돌아가면 제일 먼저 해보시죠, 박사님.
**3컷.**
(갑자기 브릿지 전체를 울리는 경고음. ‘삐비빅! 삐비빅!’ 계기판의 푸른빛이 순식간에 붉은색으로 바뀌고, 경고 메시지가 깜빡인다.)
**시스템 음성:**
**[경고! 미확인 에너지원 감지! 경고! 미확인 에너지원 감지!]**
**이지혜:**
(표정 굳으며)
이런, 빌어먹을. 이게 무슨…?!
**김민준:**
(안경을 고쳐 쓰며 스크린에 집중)
함장님! 스캔 데이터가… 이상합니다!
**4컷.**
(메인 스크린에 나타난 데이터 그래프. 불규칙하면서도 강렬한 에너지 파형이 시뻘겋게 솟구쳐 있다. 우주선 외부 스캔 화면에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그저 검은 우주뿐.)
**김민준:**
이 에너지원은… 기존에 알려진 어떤 우주 물질과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주파수도, 출력도… 측정 불가능한 수준이에요.
**이지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스크린으로 다가간다)
위치는? 어디서 감지된 건가?
**김민준:**
(손가락으로 홀로그램 지도를 확대하며)
저희 예상 항로에서 서쪽으로 약 3만 킬로미터 지점입니다. 주변엔 소행성대 외에는 아무것도… 잠시만요!
**5컷.**
(김민준 박사의 시선이 한 지점에 고정된다. 홀로그램 지도에서 겨우 점으로 보이는 작은 물체가 확대된다. 주변의 소행성들과는 확연히 다른, 완벽한 기하학적 형태의 검은 물체. 빛을 전혀 반사하지 않아 흡사 우주의 구멍처럼 보인다.)
**김민준:**
이건… 소행성이 아닙니다. 인공 구조물… 아니, 그보다 더 알 수 없는 무언가입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아요. 에너지 감지 센서에만 잡힙니다.
**이지혜:**
(미간을 찌푸리며)
탐사선 시스템 오류일 가능성은?
**김민준:**
(단호하게)
이 정도 출력이면 오류일 리 없습니다. 이건… 미지의 발견입니다, 함장님.
**6컷.**
(이지혜 함장의 옆모습. 그녀의 눈빛은 호기심과 함께 미약한 불안감을 내비친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압도적인 끌림.)
**이지혜:**
(낮게 읊조리듯)
…미지의 발견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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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2]**
**7컷.**
(브릿지 회의실. 이지혜, 김민준 외에 박서준 기술 담당(30대 초반, 깐깐해 보이는 인상), 최은미 보안 담당(20대 후반, 날카로운 눈매와 다부진 체격)이 모여 앉아 있다. 중앙 홀로그램에는 방금 감지된 미지의 물체 이미지가 떠 있다.)
**박서준:**
젠장. 블랙홀의 미세 버전인가? 저렇게 에너지 방출량이 높은데 왜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거죠? 심지어 우리 스캐너에도 형체가 잘 안 잡히고…
**김민준:**
일종의 스텔스 기능일 수도 있고, 아니면…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저 완벽한 육면체 형태를 보세요. 자연적으로 만들어졌을 리가 없습니다.
**최은미:**
(팔짱을 끼고)
접근은 신중해야 합니다, 함장님. 미지의 에너지원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무장한 상태로 탐사선을 보내야 합니다.
**이지혜:**
(테이블에 손을 짚으며)
저도 그 점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접해보지 못한 미지의 존재를 눈앞에 두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습니다. 이 탐사의 목적이 바로 미지의 개척 아니었습니까?
**8컷.**
(이지혜 함장의 결연한 표정. 그녀의 뒤로는 우주의 암흑이 비친다.)
**이지혜:**
탐사 소형선 ‘오디세이’를 준비하고, 접근을 시도한다. 최은미 중위는 직접 탐사팀을 지휘하고, 박서준 상사도 동행해서 시스템 안정화를 담당한다. 김민준 박사는 오디세이에서 원격으로 분석을 진행해 주십시오. 저는 아폴론에서 전체 상황을 지휘하겠습니다.
**박서준:**
알겠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오디세이 시스템을 최대로 끌어올려야겠군요.
**최은미:**
(고개를 끄덕이며)
제 무장도 최고 수준으로 갖추겠습니다. 함장님.
**9컷.**
(아폴론 함선 격납고. 최은미 중위가 전신 우주복을 착용하고 있다. 그녀의 옆에는 박서준 상사가 헬멧을 조립하며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다. 비장함이 감도는 분위기.)
**최은미:**
(헬멧을 착용하며)
오디세이, 출격 준비 완료.
**박서준:**
(나지막이)
아무 일 없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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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3]**
**10컷.**
(소형 탐사선 ‘오디세이’가 아폴론 함선에서 분리되어 어둠 속으로 나아간다. 엔진에서 푸른빛 제트가 뿜어져 나온다.)
**시스템 음성 (오디세이):**
**[오디세이, 아폴론과 분리 완료. 미확인 물체로 접근 시작.]**
**11컷.**
(오디세이 내부. 최은미가 조종석에 앉아 있고, 박서준은 옆 좌석에서 계기판을 확인한다. 스크린에는 여전히 검은 우주만 가득하다.)
**최은미:**
(무전)
아폴론, 오디세이입니다. 현재 육안으로 감지되는 물체는 없습니다. 계속 전진 중.
**이지혜 (무전):**
(아폴론 브릿지에서)
알았다. 김 박사, 스캔은 계속 진행 중인가?
**김민준 (무전):**
네, 함장님. 에너지 파형은 여전히 감지되지만,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그 형태가 더 불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마치… 관측을 피하려는 것처럼요.
**박서준:**
(미간을 찌푸리며)
이건… 뭔가 잘못됐습니다. 너무 조용해요.
**12컷.**
(오디세이의 외부 카메라 시점. 시야 저편에 작은 점 하나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주변 소행성들과는 확연히 다른, 검고 각진 형태.)
**최은미:**
(놀란 목소리)
저기… 보입니다! 함장님, 육안으로 잡혔습니다!
**13컷.**
(클로즈업된 미지의 물체. 완벽한 정육면체 형태를 띠고 있으며, 표면은 흡수율이 100%인 듯 어떤 빛도 반사하지 않아 마치 암흑으로 이루어진 덩어리 같다. 그 육면체의 한쪽 면에 아주 미세한, 하지만 명확한 문양 같은 것이 새겨져 있다.)
**김민준 (무전):**
맙소사! 저건… 제가 시뮬레이션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이질적입니다.
**박서준:**
(경악한 목소리)
저 육면체… 표면에 아무것도 없는데, 제 센서가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요!
**이지혜 (무전):**
더 이상 접근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정지해라! 은미, 서준! 절대 접촉하지 마!
**14컷.**
(그러나 이미 오디세이는 관성에 의해 육면체에 가까워지고 있다. 육면체의 표면에 새겨진 문양이 미약하게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어두운 배경에 섬뜩하게 빛나는 붉은색, 혹은 보라색의 희미한 문양.)
**최은미:**
(당황한 목소리)
젠장! 추진기가… 말을 듣지 않습니다! 시스템이 마비됐어요!
**박서준:**
뭐라고?! 말도 안 돼! 내가 방금 전까지 점검했는데!
**15컷.**
(육면체의 문양이 더욱 강렬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그 빛은 정육면체 전체를 감싸는 듯하다. 오디세이가 그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지혜 (무전):**
(절규하듯)
은미! 서준! 무슨 일이야?! 응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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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4]**
**16컷.**
(오디세이의 내부. 전원이 모두 꺼져 암흑에 잠겨 있다. 최은미와 박서준의 우주복 헬멧 라이트만이 겨우 주위를 밝히고 있다. 그들의 헬멧 스크린은 깜빡거리다 꺼져버린다.)
**최은미:**
(거친 숨을 몰아쉬며)
여긴… 어디지? 오디세이 시스템이 완전히 다운됐어. 외부 상황을 알 수 없어.
**박서준:**
(떨리는 목소리)
제… 제 센서가 완전히 먹통입니다. 먹통이라고요! 주변 온도는… 영하 200도… 산소 농도는 0… 이건… 우주선 외부와 똑같습니다.
**17컷.**
(최은미가 헬멧 라이트를 이용해 주변을 비춘다. 그들이 추락한 곳은 거대한 동굴 같은 공간이다. 천장과 벽면은 매끄러운 검은 물질로 되어 있고, 곳곳에 아까 그 육면체 표면에서 봤던 문양들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최은미:**
우리가… 저 육면체 안으로 들어온 건가?
**박서준:**
(공포에 질린 목소리)
말도 안 돼… 저건 그냥 덩어리였는데… 어떻게 이런 거대한 공간이…
**18컷.**
(그들의 발치, 오디세이의 잔해 옆으로 섬뜩한 빛을 발하는 물체가 놓여 있다. 바로 그 육면체다. 하지만 이제 육면체는 거대한 동굴의 한 조각이 아니라, 손에 잡힐 듯한 크기로 줄어들어 작은 제단 위에 놓여 있다. 주변의 문양들이 그 육면체를 향해 희미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듯하다.)
**최은미:**
(그 육면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저게… 본체였나?
**19컷.**
(박서준이 겁에 질린 채 뒷걸음질 치다, 헬멧 라이트가 비춘 곳에서 무언가를 발견한다. 동굴 벽면 한쪽에 거대한 문양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는데, 그중 하나가 지금까지 본 어떤 것보다 더 크고 복잡하다.)
**박서준:**
(가리키며)
중위님! 저기… 저거 보세요!
**20컷.**
(클로즈업된 벽면의 거대 문양. 그 문양은 마치 우주의 별자리 지도 같기도 하고, 어떤 생명체의 신경망 같기도 하다. 복잡한 선들이 얽혀 있으며, 그 중앙에는 육면체와 똑같은 형상이 그려져 있다.)
**최은미:**
(문양에 손을 대려다가 멈칫한다)
이건… 일종의 언어인가? 아니면…
**21컷.**
(갑자기 동굴 전체가 진동하기 시작한다. ‘우우웅–‘하는 낮은 굉음이 우주복 헬멧 너머로도 들려온다. 벽면의 문양들이 일제히 밝게 빛나기 시작하고, 육면체가 놓인 제단에서 강력한 빛이 뿜어져 나온다.)
**박서준:**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
뭔가… 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22컷.**
(육면체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동굴 천장으로 솟구친다. 그리고 그 빛이 수많은 가느다란 줄기로 갈라져 최은미와 박서준의 우주복 헬멧을 관통하는 듯한 환영을 그린다.)
**최은미:**
(눈을 질끈 감으며)
크아악!
**박서준:**
(비틀거리며 쓰러진다)
머리가… 머리가 깨질 것 같아!
**23컷.**
(최은미의 헬멧 스크린이 순간적으로 하얀 빛으로 뒤덮인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알 수 없는 이미지들이 스쳐 지나간다. 고대 문명의 잔해, 거대한 우주선, 그리고… 섬뜩하게 웃는 얼굴의 그림자.)
**내레이션 (최은미):**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마치 나의 존재 깊숙한 곳을 뒤흔드는 듯한… 차갑고, 동시에 너무나 명료한 목소리.
**24컷.**
(빛이 사라지고, 동굴은 다시 어둠과 고요 속에 잠긴다. 최은미와 박서준은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잃은 듯하다. 육면체는 여전히 제단 위에 놓여 있지만, 그 주변의 문양은 이제 빛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내레이션 (최은미):**
그 목소리는 말했다.
**25컷.**
(육면체가 클로즈업. 그 검은 표면에 새겨진 문양들이 다시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규칙적으로 ‘팟… 팟…’.)
**내레이션 (최은미):**
“이제… 너희가 **그 이야기**를 이어갈 차례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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