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판타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광활한 어둠 속을 표류하는 배처럼, 거대한 우주선 아르카디아호는 미지의 심연을 가르고 있었다. 수많은 별들이 창밖으로 스쳐 지나갔지만, 이곳은 인류의 지도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항로였다. 묵직한 적막은 우주선의 생명 유지 장치가 내뿜는 낮은 기계음과 가끔씩 들려오는 승무원들의 그림자 같은 대화만이 간신히 깨뜨릴 뿐이었다.

함장 이안은 메인 스크린에 띄워진 희미한 점을 말없이 응시했다. 그는 숙련된 항해사였지만, 저 점이 품고 있는 불길한 기운만은 감히 예측할 수 없었다. 지난 며칠간 아르카디아호의 장거리 탐사 스캐너가 감지한 미지의 신호는, 그들의 탐사 임무를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함장님, 다시 확인했습니다. 분석기는 여전히 ‘인공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탐사관 리아의 목소리가 통신망을 통해 들려왔다. 그녀는 스물일곱의 나이에 은하연합 최고의 외계 물질 분석 전문가 타이틀을 거머쥔 수재였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목소리에는 학구적인 흥분 외에, 섬뜩할 정도로 예민한 긴장감이 섞여 있었다.

“규모는?” 이안이 짧게 물었다.

“예상보다 훨씬 거대합니다. 소행성 하나를 통째로 깎아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만한 크기입니다. 형태는… 기묘할 정도로 완벽한 정육면체입니다.”

정육면체. 자연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하게 인위적인 형태. 그것도 소행성 크기라니. 이안은 눈썹을 찌푸렸다.

“사진은?”

“불가능합니다, 함장님. 빛을 반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흡수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희가 보낸 탐사 드론의 투사 광선마저 사라져 버립니다. 육안으로 봐야만 겨우 윤곽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리아의 말에 이안은 입술을 깨물었다. 빛을 흡수하는 정육면체.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관자놀이를 눌렀다. 어딘가에서 불쾌한 기시감이 밀려왔다.

“근접 접근을 시작한다. 모든 승무원은 제2경계 태세에 돌입해라. 외부와 모든 불필요한 통신은 중단하고, 비상 프로토콜을 준비해.” 이안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명령 하나하나에 강철 같은 무게가 실려 있었다.

아르카디아호는 느릿느릿, 그러나 멈출 수 없는 기세로 어둠 속의 정육면체를 향해 나아갔다. 메인 스크린에 점처럼 보이던 그것은, 점차 그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검은 그림자 덩어리가 마치 우주의 한 조각을 도려낸 것처럼, 그저 ‘존재’하고 있었다.

“함장님, 이상 신호가 감지됩니다.”

갑자기 엔지니어 카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그는 보통 웬만한 비상 상황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베테랑이었다.

“어떤 신호지?”

“설명할 수 없습니다. 저희 시스템은 이것을 ‘음파’로 감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어떤 진동도 측정되지 않습니다. 마치… 저희 뇌에 직접 울리는 것 같은 기분 나쁜 소리입니다. 모든 승무원의 심박수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안은 자신의 심장이 쿵, 쿵, 하고 불쾌하게 울리는 것을 느꼈다. 카이의 말이 맞았다.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도, 그의 머릿속에서는 낮은 주파수의 웅웅거리는 소리가 맴돌고 있었다. 마치 아주 오래된 금속 종이 저 깊은 바닥에서 울리는 것 같은, 신경을 긁는 소리였다.

“세린 의무관, 승무원들의 상태를 확인해.” 이안이 명령했다.

“알겠습니다, 함장님.” 의무관 세린의 목소리 또한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현재 모두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는 가벼운 환각 증세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흐르는 그림자’를 보거나 ‘속삭임’을 들었다고 합니다.”

흐르는 그림자, 속삭임. 이안은 메인 스크린의 정육면체를 노려봤다. 너무 가까이 다가온 것인가.

“속도를 줄여! 더 이상 접근하지 마!” 이안이 외쳤다.

그러나 아르카디아호는 이미 관성에 의해 멈출 수 없는 궤도를 타고 있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힘에 이끌리는 것처럼, 그 거대한 정육면체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선실 전체에 ‘웅웅’거리는 소리는 더욱 커져갔고, 천장의 전등들이 불안하게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카이! 수동 제어는? 역추진 엔진은?” 이안이 소리쳤다.

“안 됩니다, 함장님! 모든 제어 시스템이 먹통입니다! 마치… 외부에서 조종당하는 것 같습니다!” 카이의 목소리에는 공포가 서려 있었다.

그때였다. 메인 스크린의 정육면체가 일렁이는 듯하더니, 표면의 한 지점에서 검은색보다 더 검은, 심연 같은 균열이 서서히 벌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거대한 눈이 뜨이는 것처럼, 그 균열은 확장되었다.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은 빛이 아니라, 어둠이었다. 그러나 그 어둠은 단순히 빛이 없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불길한 기운을 내뿜었다.

선실 내부의 기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고음이 울리고, 일부 장비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모두 단단히 붙잡아! 충격에 대비해!” 이안이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아르카디아호는 거대한 정육면체의 벌어진 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 순간, 모든 통신이 끊겼고, 전기가 나갔으며, 우주선의 모든 불빛이 꺼졌다. 완전한 암흑. 그리고 귓전을 때리는 ‘웅웅’거리는 소리는, 이제 더 이상 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존재의 근원을 뒤흔드는, 의식 자체를 찢어발기는 고통으로 변해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안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리아의 눈이었다. 공포에 질려 있었지만, 그 눈빛 안에는 광기 어린 호기심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이 천천히 움직였다.

“…안으로 들어왔어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르카디아호는 격렬한 흔들림과 함께 거대한 무언가에 부딪힌 듯한 충격을 받았다. 선실 전체가 비명을 질렀고, 승무원들의 절규가 암흑 속에서 찢어지는 듯 울려 퍼졌다. 이안의 의식은 끊어지기 직전, 눈앞에 섬광처럼 스쳐 지나가는 환영을 보았다. 수천, 수만 개의 동일한 정육면체들이 끝없이 펼쳐진 공간. 그리고 그 중심에 서 있는, 그림자 같은 형체.

그것은 누구도 알지 못했다. 그들은 단순히 미지의 유물을 발견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살아있는 존재의 가장 깊은 내부로, 초대받지 않은 손님으로 떨어진 것이었다. 어둠 속에서, 아르카디아호는 더 이상 우주선이 아니었다. 그것은 거대한 미로 속을 헤매는 작은 곤충에 불과했다. 그리고 미로는, 이제 막 숨을 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