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슬립 (시간여행)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철컥, 철컥. 낡은 창고의 녹슨 빗장이 흔들리는 소리가 귓가를 찢을 듯 울렸다. 강민준은 숨을 죽인 채 폐기된 목재 더미 뒤에 웅크렸다. 등 뒤로 느껴지는 것은 거친 먼지와 함께 심장을 파고드는 차가운 감각. 손아귀에 꽉 쥐어진 검은 조각, 그 ‘시간의 그림자’가 존재감을 과시하듯 희미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이 주변이다. 놓치지 마.”

나직하고 냉기 서린 목소리가 벽을 타고 울렸다. 그림자들. 그들은 그림자처럼 나타나 민준의 숨통을 조여 왔다. 그는 왜 그들이 자신을 쫓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다만, 이 검은 조각을 손에 넣은 순간부터 그의 평범한 삶은 산산조각 났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기이한 경험과 함께 고대의 거대한 힘의 일부가 그에게 깃들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림자들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쇠로 된 부츠가 삐걱거리는 마룻바닥을 밟는 소리, 무언가 탐색하는 듯한 기계음이 창고 안을 채웠다. 민준의 심장이 발작적으로 뛰어올랐다. 이대로 잡히면 끝이다. 그들은 이 조각을, 그리고 조각과 연결된 민준 자신을 집어삼키려 할 것이다.

“하아… 젠장.”

민준은 거친 숨을 내쉬며 조각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처음 이 조각을 발견한 건, 우연히 들어선 폐허가 된 고대 사원의 지하 깊숙한 곳이었다. 사방에 흩어진 깨진 석판들과 기묘한 문자들이 가득한 공간 한가운데,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검은 빛을 발하던 그것. 조각에 손을 댄 순간, 그는 과거의 혼란스러운 조각들과 알 수 없는 미래의 잔상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육체는 현재에 있었지만, 그의 의식은 잠시 시간을 거슬러 고대의 마법 문명과 조우했다. 그곳에서 그는 이 조각이 단순한 유물이 아님을, 시공간의 흐름을 조작하는 원초적인 힘의 파편임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이후, 그는 마치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고대의 지식과 힘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온몸의 세포가 새로운 에너지에 반응하며 꿈틀거렸다. 처음에는 단순히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이거나, 사물의 작은 변화를 미리 감지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주변의 ‘시간의 잔물결’을 만들어내 감시자들의 시야를 비껴가거나, 둔화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마치 세상의 속도를 조절하는 지휘자가 된 것처럼.

“저기다!”

갑작스레 들린 외침에 민준의 몸이 경직됐다. 어둠 속에서 번개 같은 섬광이 번쩍였다. 그들이 사용하는 특이한 탐색 장치였다. 몸이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 피할 수 없다. 민준의 눈앞에 그림자 하나가 거대한 체구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의 손에 쥐어진 기이한 장비가 낮은 진동음을 내며 민준을 향해 뻗어졌다. 시간의 흐름을 교란시켜 움직임을 봉쇄하는 장치였다.

**쉬이이익-!**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 민준은 자신도 모르게 검은 조각을 든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조각에서 미미한 푸른빛이 흘러나왔고, 동시에 그의 눈앞의 세상이 묘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림자의 발걸음이 한 프레임씩 끊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둔탁하게 울리던 기계음도 한 박자 느려지는 것 같았다.

‘이때다!’

그는 본능적으로 몸을 틀었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정지된 사진들 사이를 미끄러지는 유령 같았다. 그림자가 뻗은 손이 그의 어깨를 스쳐 지나갔다. 닿았다고 생각할 순간, 민준은 이미 그의 등 뒤에 서 있었다. 그의 등 뒤에 선 그림자가 눈치채기도 전에, 민준은 뒤쪽 벽에 설치된 낡은 제어반을 향해 전력 질주했다. 그의 눈에는 제어반의 낡은 스위치 하나가 마치 강렬한 빛을 내는 것처럼 보였다.

“어디를!”

뒤늦게 그림자들이 그를 쫓았다. 그러나 민준의 움직임은 그들의 눈에는 마치 순간이동처럼 보였을 것이다. 제어반에 도착한 민준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눈앞의 스위치를 망설임 없이 내리쳤다.

**콰앙-!**

거대한 굉음과 함께 창고 천장에 매달려 있던 낡은 파이프 하나가 터져 버렸다. 뜨거운 증기가 순식간에 시야를 가렸다. 뿌연 연기 속에서 그림자들이 혼란에 빠진 비명 소리가 들렸다.

“젠장, 뭐야!”
“시야 확보!”

그 혼란을 틈타, 민준은 터진 파이프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 속으로 몸을 던졌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창고의 비상구 문이 희미하게 보였다. 그는 미친 듯이 달렸다. 그리고 다시 한번 검은 조각이 손안에서 요동쳤다. 비상구 문이 그의 눈앞에서 아주 미세하게, 마치 중력이 문을 당기듯이, ‘빨리’ 닫히는 것이 보였다. 문틈이 좁아지기 직전, 그는 간신히 몸을 밀어 넣었다.

쿵-!
문이 닫히고, 그는 차가운 밤공기 속으로 뛰쳐나왔다. 도심의 불빛은 멀리 희미하게 빛나고, 그는 어두운 골목길로 숨어들었다. 심장이 터질 듯 뛰었지만, 그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몇 개의 골목을 더 달려, 마침내 인적 없는 폐건물 지하로 몸을 숨겼다.

“하아… 하아…”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주저앉자, 온몸의 긴장이 한꺼번에 풀렸다. 땀으로 축축한 손을 펼치자, 검은 조각이 그 위에 놓여 있었다. 여전히 희미한 푸른빛을 내뿜는 조각. 그의 손은 조각을 쥔 채 바들바들 떨렸다. 방금 벌어진 일들이 꿈처럼 아득했다.

그때였다. 조각의 표면이 갑자기 강렬하게 맥동하기 시작했다. 푸른빛이 더욱 짙어지더니, 이내 조각의 매끄러운 표면에 이전에는 없었던, 정교하고 섬세한 문양이 붉은색으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문양이 아니었다. 마치 살아있는 지도가 펼쳐지는 듯했다. 점과 선들이 이어지며, 알 수 없는 지형과 또 다른 붉은 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민준의 귓가에, 아니 그의 의식 속에 나직하고 깊은 울림이 파고들었다. 마치 수천 년 동안 잠들어 있던 존재의 속삭임처럼.

*—준비해라… 깨어나라….*

그의 몸 안의 모든 피가 끓는 듯한 전율이 스쳐 지나갔다. 조각이 가리키는 곳은 어디인가? 그가 깨어나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 거대한 힘의 본질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그림자들의 거친 외침이 저 멀리서 다시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민준은 자신도 모르게 조각을 든 손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검은 조각이, 이제 또 다른 운명의 문을 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