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역사물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밀실 서재의 밤

(프롤로그)

**내레이션:** 해명 시대. 이성과 논리가 만물의 이치를 밝히리라 믿었던 진보의 시대. 하지만 인간의 어둠은 여전히 굳게 닫힌 문 뒤에 숨어, 가장 잔혹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1화. 굳게 닫힌 문**

**씬 1. 밤, 문주 대감의 고택**

* **컷 1:** 칠흑 같은 밤하늘 아래,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고택의 전경. 기와지붕 위로 둥근 달이 희미하게 빛나고, 집 안의 불빛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적막함이 감돈다.
* **내레이션:** 적요만이 흐르던 한밤중, 문주 대감의 고택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 **컷 2:** 정적을 깨고, 안채 쪽에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비명소리. “악! 대감 마님!”
* **하인1 (음성):** 큰일 났소! 문주 대감께서…!

* **컷 3:** 비명소리가 난 서재 문 앞으로 다급하게 달려오는 몇몇 하인들. 낡은 나무 문이 굳게 닫혀 있다. 하인들의 표정은 공포와 혼란으로 일그러져 있다.
* **하인2:** (거친 숨) 문이… 문이 잠겨 있습니다!
* **하인1:** (문고리를 잡고 흔들며) 대감 마님! 안에 계십니까! 제발 문을 열어 주십시오!

* **컷 4:** 문 안에서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자, 하인들이 망설임 없이 문을 부수기 시작한다. 둔탁한 소리가 밤의 정적을 찢는다.
* **하인1:** (이를 악물고) 읍내에 심부름 보낸 놈이 언제 온다고! 이러다 대감 마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이 망할 문을 부숴라!

* **컷 5:** 마침내 빗장이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서재 문이 활짝 열리고,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희미한 등불 빛이 하인들의 경악한 얼굴을 비춘다. 서재 바닥에는 문주 대감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시선은 천장을 향해 멍하니 고정되어 있다.
* **하인2:** (입을 틀어막고) 으아악…! 대감 마님!
* **하인1:** (털썩 주저앉으며) 이게… 대체…

**씬 2. 밀실 살인 현장, 서재**

* **컷 6:** 서재 안. 문주 대감이 쓰러져 있고, 등 뒤에는 피가 흥건하다. 방 안은 생각보다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다. 커다란 책장과 묵직한 서안(書案). 고풍스러운 분위기지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 **내레이션:** 굳게 닫힌 문을 부수고 들어선 하인들이 목격한 것은, 평화로운 서재 한가운데서 숨을 거둔 문주 대감의 싸늘한 시신이었다. 그리고… 어떤 외부 침입의 흔적도 없는, 완벽한 밀실.

* **컷 7:** 서재 안쪽의 창문 클로즈업. 나무 창문은 안에서 굳게 잠겨 있고, 외부에서는 열 수 없음을 보여주는 빗장과 걸쇠가 선명하게 보인다. 창틀에는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다.
* **하인1:** (떨리는 목소리)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창문도… 창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완벽하게 잠겨 있었습니다.
* **하인2:** 귀신이라도 들어왔다 나간 것입니까…?

* **컷 8:** 혼란스러운 하인들 사이로, 고택 대문을 들어서는 두 인물. 한 명은 단정한 차림에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젊은 사내, 설하. 다른 한 명은 그 옆에서 바삐 뒤따르는 다소 어리숙한 표정의 진호. 그들의 복장에는 ‘이치원’의 문양이 새겨져 있다.
* **내레이션:** 대감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읍내가 발칵 뒤집혔고, 이내 사건은 해명 시대의 자랑, 이치원 특임 수사관 설하에게 전해졌다.

* **컷 9:** 설하가 서재 안으로 들어선다. 시신과 피를 흘긋 보더니, 이내 방 전체를 훑어본다. 그의 시선은 재빠르면서도 날카롭게 모든 것을 스캔하는 듯하다. 진호는 조심스럽게 뒤를 따른다.
* **진호:** (나직하게) 설하 님, 이 밤중에 소란스러운 곳은 질색이셨던 것 같은데…
* **설하:** (진호를 돌아보지도 않고)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어둠이야말로, 가장 흥미로운 이치의 그림자지. 이 정도는 되어야 눈을 뗄 수 있지 않겠나.

* **컷 10:** 설하가 문이 부서진 곳으로 다가가, 파편들을 유심히 살핀다. 부러진 나무 조각들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만져보더니, 곧 고개를 든다.
* **설하:** 이 문은 안에서 빗장이 걸려 있었군. 부러진 흔적을 보니, 외부에서 상당한 힘을 가해야 했을 터. 누가 가장 먼저 발견했지?
* **하인1:** (다급히 앞으로 나오며) 제가, 제가 먼저 발견했습니다. 밤늦게까지 대감 마님의 서재 불이 켜져 있었고, 인기척이 없어서… 불안한 마음에 문을 두드렸습니다.

* **컷 11:** 설하가 시선을 돌려 문주 대감의 시신을 본다. 피로 물든 등 부위를 클로즈업. 날카로운 흉기에 찔린 상처가 분명하다. 하지만 주변 어디에도 흉기는 보이지 않는다.
* **진호:** 흉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서재 내부에 외부 침입 흔적도 없고요. 대감께서는 학식이 높으신 분이셨고, 원한 살 만한 일도 없었다고 합니다. 정말… 밀실에서 귀신이 사람을 해한 것일까요?

* **컷 12:** 설하가 대답 없이 서재를 천천히 걸어 다니며 구석구석을 살핀다. 손은 등 뒤로 깍지 끼고, 눈동자는 마치 돋보기처럼 움직인다. 책장, 서안, 바닥… 모든 사물 하나하나에 그의 시선이 머무른다.
* **설하:**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 귀신이라… 귀신은 이치를 따르지 않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지. 모든 범죄에는 분명한 이치가 존재한다.

* **컷 13:** 설하의 시선이 문주 대감의 오른손에 닿는다. 굳게 쥐어져 있는 손가락 사이로, 아주 작고 얇은 종이 조각이 언뜻 보인다. 다른 사람들은 쉽게 지나칠 만한 미세한 조각이다.
* **설하:** (진호에게 손짓하며) 진호야, 이리로 와서 시신을 보아라.

* **컷 14:** 진호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문주 대감의 손을 살펴본다. 이내 눈을 크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짓는다.
* **진호:** (놀란 목소리) 이건… 종이 조각이 아닙니까?
* **설하:** (무표정하게) 흐릿하게 무엇인가 그려져 있군. 마치 오래된 서책의 삽화 조각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 방 안의 모든 서책들은 완벽한 상태로 보이지 않나? 훼손된 흔적이 없다.

* **컷 15:** 설하가 다시 서재의 창문으로 다가간다. 아까 하인들이 완벽하게 잠겨 있었다고 말했던 그 창문이다. 설하가 손가락으로 창문 잠금쇠를 천천히 훑는다.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했던 아주 미세한 스크래치, 먼지 하나 없는 창틀에 묘하게 어긋난 한 부분이 설하의 시야에 들어온다.
* **하인1:** (초조하게) 설하 님, 대체 무엇을 보고 계십니까?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완벽하게 닫혀 있던 창문입니다.

* **컷 16:** 설하가 고개를 들어, 창문 밖의 어둠을 잠시 응시한다. 그의 얼굴에 미미한 미소가 번진다. 마치 모든 퍼즐 조각이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는 듯이.
* **설하:** 하인들이 가장 먼저 부쉈던 것은 문이었지. 하지만 범인이 가장 먼저 열었을 곳은… 바로 이곳이군.

* **컷 17:** 진호가 설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눈을 깜빡인다. 불안한 눈빛으로 설하와 창문을 번갈아본다.
* **진호:** 네? 열었다니요? 하지만 창문은 안에서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이건 누가 보더라도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전혀…
* **설하:** (손가락으로 창틀의 아주 작은 틈을 가리키며) 진호야, 보아라. 이 창문의 잠금쇠를 보아라. 그리고 이 창틀의 미세한 흔적도 함께. 범인은… 이 창을 통해 들어오지 않았다.

* **컷 18:** 진호가 설하가 가리킨 곳을 따라 시선을 옮긴다. 여전히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다. 설하는 그런 진호를 보며 옅은 미소를 지은 채, 단호하게 말을 이어간다.
* **설하:** 하지만… 범인은 이 창을 통해 나갔다.

* **컷 19:** 진호의 얼굴 클로즈업. 방금 들은 말에 대한 충격과 경악이 뒤섞여 있다. ‘나갔다?’ 어떻게?
* **진호:** (경악) 나갔다고요?! 그게 대체 무슨…?!

* **컷 20:** 설하가 손에 든, 문주 대감의 손에서 발견한 작은 종이 조각을 펼쳐 보인다. 종이 조각의 흐릿한 문양은 마치 희미한 단서를 가리키는 지도로 보인다. 설하의 눈빛은 확신으로 빛난다.
* **설하:** 이 작은 조각에, 그 모든 이치가 담겨 있을 터. 서재에서 발견된 이 파편은… 분명 살인자가 남긴 가장 큰 단서가 될 것이다.

(다음 에피소드 예고)

**내레이션:** 완벽해 보였던 밀실 살인. 하지만 천재 탐정 설하의 눈에는 이미 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고 있었다. 창문을 통해 나간 범인? 그리고 그가 남긴 의미심장한 종이 조각. 다음 이야기에서 밀실의 트릭이 벗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