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오페라 라이트 노벨의 흥미진진한 챕터

메아리 성운의 가장자리는 늘 그랬듯 고요했다. 빛바랜 별들의 잔해가 아스라이 부유하는 이곳은, 거대한 우주를 유랑하는 이들에게조차 망각된 지 오래인 심연이었다. 한때 초고대 문명의 번성했던 흔적이라 전해지는 이 황량한 공간에서, 카이는 낡은 우주선 ‘별똥별’ 호의 조종간을 잡고 있었다.

“빌어먹을… 오늘은 영 시원찮네.”

카이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스캐너 화면은 온통 푸른색과 회색의 죽은 공간만을 비출 뿐, ‘진짜’ 유물이나 하다못해 값나가는 잔해 하나 발견하지 못했다. 그의 직업은 유랑 수집가. 한때 찬란했던 문명의 파편을 찾아 은하를 떠돌며, 가끔은 위험천만한 행성 지하를 탐사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달은 운이 지독하게 따라주지 않았다. 연료는 바닥을 드러내기 일보 직전이었고, 보급창고는 텅 비어가고 있었다.

“차라리 로봇 팔이라도 줍는 게 낫겠어.”

그가 한숨을 쉬며 커피 대신 차가운 에너지 바를 씹는 순간, 별똥별 호의 낡은 센서가 미약하게 깜빡였다. 카이는 무심코 시선을 돌렸다.

‘뭐지? 단순한 잡음인가?’

화면 한구석에, 아주 희미하고도 불안정한 주파수 신호가 잡혔다. 워낙 불규칙해서 처음에는 기기 노이즈인 줄 알았다. 하지만 카이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런 종류의 불규칙한 주파수는… 죽은 우주에서 흔히 발견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오래된 심장이 희미하게나마 뛰고 있는 듯한, 기묘한 맥동을 품고 있었다.

“흥미롭군.”

카이의 눈이 번뜩였다. 그의 몸에는 오랜 탐사로 단련된 감이 깊이 박혀 있었다. 그리고 그 감은 지금, 이 미약한 신호가 무언가 중요한 것을 가리키고 있다고 소리치고 있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별똥별 호의 항로를 틀었다.

“잡아, 별똥별. 이왕 온 김에, 뭐라도 건져가야지.”

별똥별 호는 낡은 선체에서 끼이익거리는 소리를 내며 조용히 방향을 바꾸었다. 신호의 근원지는 ‘잊힌 심장’이라 불리는 소행성군 너머, 지도에도 제대로 표시되지 않은 미지의 공간이었다. 그곳은 한때 초고대 문명의 거대한 함대가 격전을 벌였던 곳으로 추정되었지만, 너무나 깊숙하고 위험해서 대부분의 탐사선조차 발길을 끊은 곳이었다.

수 시간이 흘러, 별똥별 호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카이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상상을 초월했다. 수많은 소행성 파편들 사이로, 거대한 우주 전함의 잔해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다. 수십만 년 전의 전투 흔적. 금속 외피는 부식되어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고, 한때 위용을 자랑했을 포탑들은 앙상한 뼈대만 남긴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젠장, 이런 곳에 이렇게 큰 함선이… 도대체 어떤 전쟁을 벌인 거야.”

카이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의 스캐너는 여전히 그 미약한 주파수를 추적하고 있었다. 신호는 이 거대한 잔해들 중, 가장 중심에 위치한 함선의 파편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거다.”

카이는 조심스럽게 별똥별 호를 함선의 거대한 잔해 내부로 진입시켰다. 외부와는 달리, 내부는 의외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다만, 모든 것이 시간이 멈춘 듯 정지해 있을 뿐이었다. 어두컴컴한 통로를 따라 나아가자, 스캐너의 신호가 점점 더 강렬해졌다.

그가 마침내 도달한 곳은 함선 한가운데 자리한, 폭발의 여파에서도 기적적으로 형태를 유지한 거대한 격납고였다. 하지만 그 안에는 전투기나 수송선 대신, 믿을 수 없는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격납고의 중앙에는 거대한 원형의 제단 같은 구조물이 우뚝 솟아 있었다. 그리고 그 제단 위에는, 마치 우주의 모든 빛을 응축해 놓은 듯한 수정체 하나가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수정이 아니었다. 푸른색, 보라색, 금색 등 온갖 색깔의 빛이 끊임없이 일렁이며, 그 속에서 마치 작은 은하가 회전하는 듯한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했다. 스캐너가 감지하던 미약한 주파수의 근원도 바로 이 수정체였다.

“이건… 대체 뭐야?”

카이는 숨을 들이켰다. 그의 눈은 그 신비로운 빛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그는 조심스럽게 제단에 다가가 손을 뻗었다. 차가운 금속 제단 표면을 스치는 그의 손끝이 수정체에 닿으려던 찰나, 수정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갑자기 폭발하듯 격렬해졌다.

콰아아앙!

격납고 전체가 진동했다. 카이는 미처 피할 틈도 없이 그 강렬한 빛에 휩싸였다. 눈앞이 새하얗게 변하고,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송두리째 뒤흔들리는 듯한 충격이 전해졌다. 그것은 마치 수십억 년 전 우주가 처음 탄생하던 순간의 격렬한 에너지를 직접 마주하는 듯한, 거대하고 원초적인 힘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카이의 머릿속에 알 수 없는 이미지들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거대한 별들이 태어나고 죽어가는 모습, 행성들이 창조되고 파괴되는 순간, 그리고… 잊힌 언어로 속삭이는 듯한 오래된 목소리.

‘찾았구나… 별의 맥동을…’

그것은 환청인가, 아니면 그저 그의 상상인가? 카이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몸속에 무언가 스며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빛이 잦아들자, 카이는 휘청이며 무릎을 꿇었다. 수정체는 여전히 빛나고 있었지만, 처음과는 다른, 마치 그의 심장과 연결된 듯한 미묘한 울림을 가지고 있었다.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손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낯설지만 익숙한 에너지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그가 오랜 시간 잃어버렸던 자신의 일부를 되찾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때, 갑자기 별똥별 호의 비상 경고등이 붉게 깜빡였다.

“경고! 미확인 함선 접근! 다수의 신호 감지! 함대 규모로 추정됩니다!”

별똥별 호의 인공지능 ‘스파크’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카이는 고개를 들었다.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 그의 직감은 이 함선들이 단순한 수집가가 아니라는 것을 소리치고 있었다. 그들은 분명히 이 ‘잊힌 심장’이 품고 있던 비밀, 즉 지금 카이가 손에 넣은 이 원초적인 힘을 찾아온 자들이었다.

수정체는 여전히 카이의 심장과 함께 뛰는 듯 맥동하고 있었다. 그의 손끝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일렁였다.

“젠장… 결국 이런 식으로 터지는군.”

카이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의 얼굴에는 혼란과 경외, 그리고 이제는 불굴의 의지가 뒤섞여 있었다. 그는 일어섰다. 손에 쥐어진 것은 단순한 유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고대의 마법, 우주의 근원적인 힘이었다.

이 힘이 그의 운명을 어떻게 바꿀지, 그리고 다가오는 적들로부터 자신을 어떻게 지킬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카이의 우주 유랑은 이제 막 진짜 시작을 알렸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