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공상과학)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균열 (The Glitch)

**[장르]** SF (공상과학), 심리 스릴러

**[핵심 줄거리]**
현대 도시의 평범한 아파트, 1403호에 홀로 사는 ‘지아’에게 어느 날부터 기괴한 현상들이 벌어진다. 처음엔 단순한 건망증이라 치부했던 일들은 점차 물리적인 폴터가이스트 현상으로 발전하고, 급기야 현실의 법칙이 왜곡되는 듯한 기이한 SF적인 징후들을 보이며 지아를 공포와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다. 그녀의 ‘집’은 더 이상 안전한 안식처가 아니다.

**[등장인물]**

* **지아**: 20대 후반의 그래픽 디자이너.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이지만, 겉으로는 침착하고 이성적인 척하려 애쓴다. 혼자 사는 것을 즐기며, 자신의 공간을 아끼는 타입. 늘 밤늦게까지 작업을 한다.

**[프롤로그]**

**#1. 도시의 눈꺼풀**

**[배경]**
밤늦은 시간, 도시의 불빛이 빽빽하게 박힌 고층 아파트 단지. 웅장한 건물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다. 그중 한 곳, 낡았지만 깔끔하게 관리된 14층 ‘1403호’. 작은 베란다 너머로 서울의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내부는 미니멀하고 모던하게 꾸며져 있다. 노트북이 놓인 책상 위, 스탠드 조명 하나가 희미하게 빛을 쬐고 있다.

**[장면 묘사]**
책상에 앉아 노트북 화면에 집중하고 있는 지아의 뒷모습. 밤샘 작업이라도 하는 듯, 테이블 위에는 커피잔과 간단한 스낵 봉지가 놓여 있다.
지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화면 속 디자인 시안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집중한 나머지 주변의 모든 소음이 잊힌 듯하다.

**지아 (내레이션)**
밤은 늘 나에게 가장 솔직한 시간이었다.
온 도시가 잠시 눈꺼풀을 내리는 동안, 나는 나만의 리듬으로 움직였다.
고독한 작업이었지만, 이 작은 공간이 주는 평온함이 나를 지탱했다.
그날 밤도, 여느 밤과 다르지 않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하기 전까지는.

**[에피소드 시작]**

**#2. 사라진 일상**

**[배경]**
며칠 후, 평화로운 아침. 지아의 아파트 현관. 깔끔하게 정리된 신발장 옆으로 작은 선반이 있고, 그 위에는 작은 바구니에 차 키, 지갑, 마스크 등이 놓여 있다.

**[장면 묘사]**
지아가 헐렁한 티셔츠 차림으로 졸린 눈을 비비며 현관으로 나온다. 급하게 출근할 준비를 하는 듯, 한 손에는 토스트를 물고 있다.
선반 위의 바구니를 뒤적이지만, 늘 놓아두던 자동차 키가 보이지 않는다. 바구니 안은 다른 잡동사니만 가득하다.

**지아**
(혼잣말처럼, 웅얼거리며)
음… 키… 아, 또 어디 갔지? 어제 분명 여기에 뒀는데.

**[장면 묘사]**
바구니를 엎어봐도 키는 없다. 지아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침실, 거실, 부엌을 오가며 키를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분명히 어젯밤에는 퇴근하자마자 현관 선반 위에 던져두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는 표정. 하지만 찾을 수 없다.

**지아**
(점점 짜증이 섞인 목소리)
이게 또 시작이네. 진짜, 건망증 심해지나? 아니야, 어제 퇴근하고 와서 여기다 던져놓은 걸 똑똑히 기억하는데. 설마…

**[장면 묘사]**
결국 거실 소파 밑, 먼지 쌓인 바닥에서 발견된 자동차 키. 키는 마치 누군가 던져놓은 것처럼 소파 다리에 걸쳐져 있다. 지아가 한숨을 쉬며 키를 줍는다.

**지아**
하아… 진짜. 언제부터 소파 밑에 처박혀 있었냐, 너.
(키를 손에 들고 허탈하게 웃는다)
꿈에서라도 내가 여기다 던졌었나? 요즘 너무 피곤해서 헛것이 보이나.

**지아 (내레이션)**
이상한 일은 비단 키뿐만이 아니었다.
분명 서랍에 넣어둔 양말 한 짝이 다음 날엔 침대 아래서 발견되거나,
분명 냉장고에 넣어둔 우유가 열어보면 거의 비어있는 식이었다.
나는 애써 웃어넘기며 생각했다. ‘나이가 들었나’, ‘피곤해서 정신이 없나’.
하지만 그 ‘잊음’은 점점 더 빈번해졌고, 점점 더 노골적으로 나를 비웃는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내 집은 늘 내가 물건을 ‘두었던’ 곳이었다. ‘사라지게’ 하는 곳이 아니라.

**#3. 움직이는 그림자**

**[배경]**
저녁. 아파트 거실. 차분한 간접등이 켜져 있고, 지아가 소파에 앉아 태블릿으로 웹툰을 보고 있다. 테이블 위에는 방금 마신 듯한 물컵이 놓여 있다.

**[장면 묘사]**
지아는 이어폰을 꽂고 웹툰에 몰입해 깔깔거리며 웃고 있다. 평화로운 저녁 시간.
그때, 지아의 시야 가장자리, 테이블 위에 놓인 물컵이 아주 미세하게, 정말 아주 미세하게 오른쪽으로 ‘스윽’하고 움직인다.
처음에는 거의 인지하기 힘들 정도의 움직임. 물컵 밑의 코스터가 끌리는 소리가 작게 ‘슥’.

**지아**
(여전히 웹툰에 집중하며, 웃음을 터뜨린다)
아 진짜! 이 작가님은 천재야! ㅋㅋㅋ

**[장면 묘사]**
다시 한 번 물컵이 이번에는 좀 더 명확하게 ‘스윽’하고 움직인다. 이번엔 지아도 뭔가 이상함을 느낀 듯, 웃음을 멈추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어폰을 빼려는 듯 손이 귀로 향한다.

**지아**
(이어폰을 빼며)
응? 뭐지?

**[장면 묘사]**
지아가 테이블 위 물컵을 빤히 쳐다본다. 물컵은 미동도 없다.
지아는 ‘내가 너무 피곤해서 헛것을 봤나’ 하는 생각에, 눈을 비비적거린다.

**지아**
착각인가… 벌써 환각이 보이나.
(자신을 타이르듯)
일찍 자야겠다, 진짜.

**[장면 묘사]**
지아가 다시 이어폰을 꽂으려는데, 이번에는 테이블 끝에 놓여 있던 작은 화병이 ‘툭’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진다.
‘쨍그랑!’ 하고 유리 깨지는 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진다.
화병은 산산조각 나고, 바닥에 물기가 흥건하다.

**지아**
(비명을 지를 뻔한 듯, 입을 틀어막는다)
흐읍! 뭐… 뭐야?!

**[장면 묘사]**
지아의 눈은 경악으로 커져 있다. 깨진 화병과 물기가 섞인 바닥을 번갈아 쳐다본다.
그녀의 시선이 화병이 떨어져 나간 테이블 끝으로 향한다.
테이블은 평평하고, 화병을 건드릴 만한 어떤 외부적인 요인도 없다.
창문은 닫혀 있고,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다. 모든 것이 정지해 있다.

**지아 (내레이션)**
더 이상 ‘건망증’이나 ‘피로’로 치부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내 안의 모든 이성이 경고등을 울렸다.
이건 내가 아는 세상의 법칙과는 다른 무언가였다.
내 아파트가, 내 공간이, 나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것은… 분명 나를 향한 것이었다.

**#4. 현실의 균열**

**[배경]**
밤늦은 시간. 지아의 아파트.
공포에 질린 지아가 침대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잔뜩 웅크리고 있다.
방 안은 어둡고, 오직 침대 옆 스탠드만이 약하게 빛을 내고 있다.

**[장면 묘사]**
지아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고, 눈은 불안하게 흔들린다.
그녀는 핸드폰으로 ‘폴터가이스트’, ‘집에서 이상한 현상’, ‘귀신 꿈’ 같은 검색어를 미친 듯이 검색하고 있다.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손은 미세하게 떨린다.

**지아**
(혼잣말, 거의 속삭이듯)
아니야… 아닐 거야. 내가 너무 피곤해서… 이상한 환각을 보는 걸 거야.
집이 오래돼서… 삐걱거리는 소리… 진동…
(애써 논리적인 설명을 찾으려 하지만, 목소리는 불안하게 떨린다)

**[장면 묘사]**
그녀가 애써 이성적으로 상황을 설명하려 하지만, 마음속 깊이에서는 이미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그때, 침대 옆 작은 테이블 위에 놓인 무선 충전기가 갑자기 ‘쉬이익’하는 소리를 내며 하얀 연기를 뿜어낸다.
곧이어 ‘퍽!’하는 소리와 함께 충전기의 LED 불빛이 번쩍이더니, 완전히 나가버린다.
충전기 주변의 공기가 희미하게 일렁이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뜨거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 공간 자체가 왜곡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지아**
(숨을 들이켜며)
…!

**[장면 묘사]**
지아는 충격에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하다가 가까스로 붙잡는다.
그녀의 시선은 이제 충전기를 넘어 방 전체를 스캔한다.
방 안의 다른 전자제품들, 예를 들어 공기청정기, 작은 오디오 등에서도 미세한 전기음 같은 ‘지이잉’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특히 공기청정기의 디스플레이가 마치 노이즈가 낀 화면처럼 ‘지직’거린다.

**지아 (내레이션)**
그 순간, 나는 직감했다.
이건 단순한 ‘귀신’ 같은 것이 아니었다.
이건… 내가 알던 현실에 무언가 깊은 오류가 발생하고 있었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내 아파트에, 내 세상에 생긴 것처럼.
그 균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모든 것을 왜곡하고 있었다.
이 현상들은 단순히 ‘움직이는’ 것을 넘어, ‘존재’ 자체를 흔들고 있었다.

**[장면 묘사]**
침대에 바짝 붙어 앉은 지아의 눈동자에, 마치 홀로그램처럼 희미하게 흔들리는 방 안의 가구들이 비친다.
그녀는 손으로 자신의 두 팔을 세게 감싸 안는다.
갑자기, 거실에서 ‘쿵!’ 하는 둔탁하고 육중한 소리가 들려온다. 바닥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듯하다.

**지아**
(몸을 움찔하며, 목소리가 완전히 굳어 있다)
…거실?

**[장면 묘사]**
겁에 질린 지아가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을 열고 거실 쪽을 쳐다본다.
어두운 거실 한가운데, 아까까지만 해도 제자리에 있던 소파가 마치 누군가 잡아 끈 것처럼 바닥을 긁으며 1미터가량 이동해 있다.
소파가 이동한 자리에는 짙은 먼지 위에 바닥이 긁힌 자국이 선명하다. 가구를 옮길 때 나는 ‘끼이익’ 소리가 아닌, 마치 끌어당겨진 듯한 ‘쿵’ 소리였다.

**지아**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눈에는 공포와 함께 알 수 없는 종류의 섬뜩함이 스친다.)
이건… 말도 안 돼…

**[장면 묘사]**
거실의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아 있다.
그 순간, 지아의 눈에 거실 벽 한쪽이 들어온다.
깔끔하게 도배되어 있던 벽지 한가운데, 마치 누가 손톱으로 긁은 것처럼 검고 불길한 ‘선’이 희미하게 드러난다.
그 선은 아주 미세하게,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그리고 그 선 주위로 공기가 미세하게 일렁이며 공간을 왜곡시킨다.

**지아 (내레이션)**
그 선은 마치… 다른 차원으로 향하는 입구처럼 느껴졌다.
내가 살던 아파트가 더 이상 ‘집’이 아니었다.
이곳은… 무언가 알 수 없는 존재가 드리운 그림자 속에 갇힌 공간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공간에 홀로 갇혀 있었다.
밤은… 이제 더 이상 평온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아는 세상의 끝에 서 있었다.

**[장면 묘사]**
벽의 희미한 선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지아의 클로즈업. 그녀의 눈은 공포에 질려 있지만, 동시에 섬뜩한 호기심이 스치는 듯하다.
(화면이 어두워지며)

**[에피소드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