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 황제의 사냥개

잿빛으로 물든 하늘 아래, 낡은 아파트 잔해들이 유령처럼 서 있었다. 무너진 고가도로의 철근들이 마치 거대한 짐승의 뼈대처럼 을씨년스럽게 솟아 있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녹슨 금속이 음산한 비명을 질러댔다. 이곳은 한때 번화했던 수도의 외곽이었으나, 지금은 살아남은 모든 것의 무덤이었다.

강건은 거친 숨을 내쉬며 망원경으로 폐허를 훑었다. 그의 등 뒤로 그림자처럼 붙어 선 유진과 세라, 동혁이 각자의 무기를 꽉 쥐고 경계했다. 칙칙한 위장복은 주변의 흙먼지와 폐자재와 한 몸이 된 듯했다.

“젠장, 예상보다 더하군.” 강건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 “제국의 사냥개들이 이렇게 깊숙이 들어와 있을 줄이야.”

망원경 속에는 멀리 보이는 옛 상업 지구의 건물 잔해들 사이로, 은빛으로 번뜩이는 제국군 장갑차가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뒤로는 정예 보병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주변을 수색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좀비보다 반란군이 더 큰 위협으로 비치는 듯했다.

“놈들이 뭘 찾는 걸까요?” 유진이 속삭였다. 그의 눈은 불안하게 흔들렸다. “설마 우리가 여기 온 걸 아는 건 아니겠죠?”

세라가 등에 멘 저격총의 개머리판을 툭툭 두드렸다. “우리가 아니라, 우리가 찾으려는 걸 막으려는 거겠지. 그 빌어먹을 황제는 폐허 속에서도 저희 것만 챙기는 데 혈안이거든.”

이번 임무는 절박했다. 제국군의 손에 넘어가기 전에, 옛 통신국의 서버실에서 중요한 정보를 회수하는 것. 그 정보는 제국의 보급망과 병력 배치에 대한 귀한 자료였고, 반란군이 다음 작전을 계획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었다.

“좌측 건물에 저격수 한 명. 건물 옥상에 숨어 있지만, 태양이 반사되는 게 보인다.” 세라의 눈은 매처럼 날카로웠다. “장갑차는 보병들과 함께 천천히 전진 중. 동혁, 발소리 조심해. 이 폐허는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반응한다.”

동혁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체구가 컸지만 발소리는 놀랍도록 가벼웠다. 그의 양손에는 낡았지만 잘 관리된 돌격소총과 함께 삽이 들려 있었다. 유사시에는 강력한 근접 무기가 되는 물건이었다.

“계획대로 간다. 저격수는 세라가 처리하고, 장갑차는 우회해서 피한다. 우리는 옛 통신국 건물 지하로 직접 침투한다. 유진, 자네가 통신망 우회로를 확보하는 동안 내가 입구를 사수할 테니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야 해.” 강건이 지시했다. 그의 시선은 어느새 제국군 장갑차가 사라진 방향으로 향해 있었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였다.
갑자기 먼지 섞인 바람이 거세게 불어왔고, 귓가에 스치는 바람 소리 뒤로 불길한 신음이 섞여 들렸다.

“젠장, 움직이지 마!” 강건이 나지막이 외쳤다.

그들이 숨어 있던 건물 잔해 뒤편, 무너진 도로 위에서 비틀거리는 그림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들은 감염자들이었다. 찢어진 옷, 해골처럼 앙상하게 마른 몸, 그리고 피와 진물로 뒤덮인 얼굴. 놈들의 눈은 맹목적인 살기로 번들거렸다.

“하필 지금……!” 유진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놈들은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무너진 골목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는 놈들의 숫자는 스무 마리가 넘어 보였다.

“이쪽으로 오는 것 같다!” 동혁이 총을 고쳐 잡았다.

가장 불길한 것은 감염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방향이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제국군이 수색하고 있는 방향과 거의 일치했다. 놈들이 제국군을 향해 돌진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이대로라면 자신들이 먼저 발각될 수도 있었다.

“세라, 감염자들은 신경 쓰지 마. 저격수는 자네 몫이야.” 강건이 단호하게 말했다. “유진, 동혁, 나와 함께 감염자들을 막는다. 최대한 소리 없이, 하지만 확실하게.”

총성은 제국군을 끌어들일 것이 분명했다. 그들은 칼과 개조된 둔기를 꺼내 들었다.
강건은 낡은 군용 나이프를 쥐었다. 날은 비록 녹이 슬었지만, 그가 수많은 밤을 갈고닦아 날카로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크어어어……!”

가장 앞에 있던 감염자 한 마리가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그 몸은 휘청거렸지만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강건은 몸을 옆으로 틀어 공격을 피하고, 나이프를 놈의 목에 정확히 박아 넣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놈의 몸이 허물어졌다.

동혁은 둔탁한 소리를 내며 삽으로 감염자의 머리를 내려쳤다. 놈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유진은 단검을 휘둘러 놈의 다리를 베고 쓰러뜨린 다음, 심장을 찔러 절명시켰다. 그들의 움직임은 마치 잘 짜인 기계 같았다. 수많은 전투를 겪으며 익힌 생존 기술이었다.

하지만 감염자들의 숫자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놈들이 주변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듯했다.

그때, 세라가 낮게 중얼거렸다. “강건, 제국군 저격수가 이상해. 감염자들이 몰려드는데도 움직이지 않아.”

“뭐라고?” 강건은 감염자 한 마리를 처리하며 고개를 돌렸다. 놈들은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벽에 막힌 것처럼 특정 지점에서 멈칫거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 멀리서 들려오는 섬광탄 소리와 함께 찢어지는 비명이 폐허를 갈랐다.
“크어어어어-!”

제국군 보병들이 수색하던 방향에서였다. 감염자들이 섬광탄에 혼란스러워하는 사이, 한 무리의 보병들이 놈들에게 달려들어 총격을 가했다. 그들의 총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섬광이 어둠을 잠시 밝혔다. 하지만 곧 놈들은 압도적인 숫자에 밀려 후퇴하기 시작했다.

“젠장, 저놈들 감염자들을 일부러 몰아넣은 건가?” 유진이 경악했다.

강건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아니, 더 악랄한 짓을 하는 거다. 감염자들이 우리 쪽으로 오지 못하게 막고 있는 거야. 통제하고 있다고.”

제국군 저격수가 움직이지 않은 이유를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놈들은 감염자들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정확히 그들이 잠입하려던 통신국 건물 지하 입구였다.

“놈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 세라의 목소리가 격앙됐다. “아니면, 누가 우리의 움직임을 팔아넘겼거나!”

강건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배신자? 그들 내부에? 아니면, 제국군이 단순히 자신들의 동선을 예측한 것인가? 어느 쪽이든, 상황은 최악이었다. 그들은 제국군과 감염자들 사이에 끼인 꼴이 되었다.

바로 그때, 제국군 장갑차가 굉음을 내며 방향을 틀었다. 장갑차의 거대한 포신이 그들이 숨어 있던 건물 잔해를 향하고 있었다.

“사격이다! 흩어져!” 강건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

콰아아앙!

포탄이 발사되는 굉음과 함께 건물 잔해가 폭발했다. 파편과 흙먼지가 사방으로 튀었고, 강건은 동혁을 밀쳐내며 겨우 폭발의 위협에서 벗어났다.

“빌어먹을, 놈들이 이쪽을 노리고 있었어!” 유진이 이를 갈았다.

세라의 목소리가 무전기를 통해 들려왔다. “제국군 저격수가 움직인다! 건물 옥상에서 우리를 향해 조준하고 있어! 강건, 피해요!”

너무 늦었다. 강건의 눈에 보인 것은 섬광과 함께 날아오는 총알의 궤적이었다. 그의 옆구리에서 뜨거운 불덩이가 터져 나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몸이 휘청거리며 옆으로 쓰러졌다.

“강건!” 유진의 외침이 귓가에 울렸다.

그의 눈앞에는 먼지 구름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제국군 병사들의 모습과, 그 너머에서 더욱 거세게 몰려오는 감염자들의 그림자가 보였다.

“포기하지 마…….” 강건은 흐릿해지는 시야 속에서 이를 악물었다. 그의 손에 쥐여 있던 나이프가 흙바닥에 떨어졌다.

하지만 그 순간, 강건의 시야에 희미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폭발로 인해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 사이에서, 흙먼지에 반쯤 파묻힌 채 빛나고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낡은 금속 상자. 그 위에 새겨진 문양은, 과거 제국의 기밀 연구소에서 사용되던 암호화된 표식이었다.

이것은 무엇인가? 제국군이 그렇게 혈안이 되어 찾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을까?
그리고 그들이 왜 감염자들을 통제하며 이 상자를 숨기려 했을까?

강건은 쓰러지는 와중에도 손을 뻗었다. 그의 손가락이 차가운 금속에 닿는 순간, 상자의 잠금장치가 저절로 풀리는 듯한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얇은 종이 한 장이 바람에 나부끼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손으로 그린 듯한 조악한 지도였다.
그리고 지도의 한가운데, 붉은색 잉크로 큼지막하게 그려진 글자 하나가 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성채」**

어둠 속에서 다시 한번 제국군 장갑차가 포신을 돌렸다. 다음 폭격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강건의 눈은, 그 모든 절망 속에서도, 지도 위에 그려진 ‘성채’라는 두 글자에 박혀 움직이지 않았다.

이것은 끝이 아니었다.
이것은, 거대한 반란의 시작을 알리는, 또 다른 진실의 조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