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액션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강철의 밀실

**[장면 1]**

**[패널 1]**
어둡고 육중한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문 앞에는 비상등의 붉은빛이 깜빡이고, 그 빛 아래로 무장한 경비원들이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다. 그들의 얼굴에는 당혹감과 공포가 뒤섞여 있다. 문에는 ‘연구동 B-7: 고압력 테스트 챔버’라고 적힌 명패가 희미하게 보인다.

**내레이션 (최 경위, 독백):** 믿을 수 없어. 이럴 리가 없어. 완벽한 보안 시스템이었는데… 대체 어떻게?

**[패널 2]**
최 경위가 통신기를 든 채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그의 얼굴은 땀으로 번들거린다. 등 뒤로 연구원 몇 명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최 경위:** (통신기 너머에 대고 다급하게) 상황 보고! 외부 침입 흔적은?

**통신기 (목소리):** (찌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없습니다, 경위님. 모든 센서는 정상. 출입 기록도 없습니다. 외부인은커녕, 내부인도 접근 불가 시간대에 접근한 기록이 전혀 없습니다.

**최 경위:** (이를 악물고) 젠장! 박 준 박사는? 그는 어떻게 됐어?!

**통신기 (목소리):**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CCTV 영상에서 더 이상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습니다. 사인은… 불명입니다.

**[패널 3]**
철문 위로 ‘경고: 내부 위험 물질 취급 중’이라는 붉은 경고등이 번쩍이며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한다. 문은 마치 묵직한 비밀을 품고 있는 관처럼 보인다.

**내레이션 (최 경위, 독백):** B-7 챔버는 이 시설에서 가장 완벽하게 밀폐된 공간이다. 외부 충격에도 끄떡없는 초고강도 합금으로 이루어진 벽, 기계 팔도 통과할 수 없는 환기 시스템. 게다가…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어.

**[장면 2]**

**[패널 4]**
최 경위와 경비원들이 여전히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가운데, 복도 끝에서 한 인영이 천천히 걸어온다. 키가 크고, 깔끔한 검은색 정장 위에 흰 가운을 걸친 모습. 주변의 혼란과는 동떨어진 차분하고 여유로운 걸음걸이다. 길게 늘어뜨린 흑발은 은은한 광택을 띠고, 날카로운 눈빛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볼 듯 예리하다.

**경비원 1:** (웅성거리며) 저 사람은…

**경비원 2:** (작게 속삭이며) 강서진 교수님이야. 소문으로만 듣던…

**[패널 5]**
강서진이 그들 앞에 선다. 그녀의 눈은 최 경위의 얼굴에서 철문으로, 그리고 다시 문에 달린 디지털 잠금장치로 향한다. 한 손에는 태블릿을 들고 있는데, 그 화면에는 B-7 챔버의 내부 구조도가 상세히 떠 있다.

**강서진:** (낮고 차분한 목소리) 상황 보고하세요, 최 경위. 밖에서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군요.

**최 경위:** (화들짝 놀라며 경례) 강 교수님! 늦은 밤 죄송합니다. 보고드리겠습니다. 박 준 박사가… B-7 챔버 안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서진:** (눈을 가늘게 뜨며) ‘보인다’는 건… 확신이 없다는 뜻인가요?

**최 경위:** 문이 안에서 잠겨 있어서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특수 장비로 강제 개방을 시도해야 하는데… 내부의 미완성 메카 코어 반응이 불안정해서 자칫 폭발의 위험이 있습니다.

**[패널 6]**
강서진의 시선이 문에 달린 터치 패널로 향한다. 그녀는 손가락을 뻗어 몇 번 터치하더니, 패널에 알 수 없는 코드를 입력한다.

**최 경위:** (놀라서) 교수님, 지금 뭘…

**강서진:** (최 경위를 돌아보며) 박 박사가 항상 마지막 퇴근 시각에 설정하는 ‘초고압 시험 모드’의 해제 코드를 입력 중입니다. 이런 비상 상황에서 내부 메카 코어의 오작동을 막기 위한 최후의 안전장치였죠.

**내레이션 (강서진, 독백):** 늘 그렇듯, 범인은 천재의 허점을 노린다. 그리고 천재는 자신의 천재성으로 인해 함정에 빠진다. 박 준 박사는 늘 완벽을 추구했지만, 그의 완벽주의는 때로 예측 가능한 패턴을 만들었다.

**[패널 7]**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한다. 육중한 강철문이 지면에 긁히는 듯한 둔탁한 소리를 내며 스르륵 벌어진다. 문틈으로 어두운 내부가 드러나고, 옅은 피비린내가 복도를 채우기 시작한다. 최 경위와 경비원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총을 고쳐 잡는다.

**[장면 3]**

**[패널 8]**
강서진이 먼저 문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마치 자신의 연구실에 들어서는 듯한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최 경위와 경비원들이 조심스럽게 뒤따른다.

**[패널 9]**
챔버 내부는 예상보다 훨씬 넓고 복잡했다. 중앙에는 거대한 원통형 기계 장치가 놓여 있고, 그 주위를 각종 계측기와 실험 장비들이 둘러싸고 있다. 벽면에는 거대한 모니터들이 수많은 데이터를 띄우고 있다. 바닥은 얼룩 하나 없이 깨끗하지만, 공기 중에는 쇠와 피가 섞인 듯한 묘한 비린내가 감돌았다.

**[패널 10]**
시선은 곧장 챔버 안쪽의 메인 제어판으로 향한다. 그곳에 박 준 박사가 쓰러져 있었다. 푸른 연구복을 입은 그는 등받이에 기대어 앉은 자세로, 고개가 한쪽으로 축 늘어져 있었다. 그의 왼쪽 관자놀이에는 깨끗하고 정교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마치 아주 가는 레이저로 정확하게 뚫은 것처럼. 주변에는 핏자국이 거의 없었다.

**최 경위:** (탄식하듯) 맙소사…

**강서진:** (침착하게) 접근하지 마세요. 현장 보존이 최우선입니다.

**내레이션 (강서진, 독백):** 완벽한 살인. 밀실. 그리고… 완벽하게 사라진 흉기.

**[패널 11]**
강서진은 박 박사의 시신에 다가가지 않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본다. 그녀의 시선은 날카로운 맹금류처럼 챔버 구석구석을 스캔한다. 챔버의 벽, 천장, 바닥, 그리고 중앙의 거대한 원통형 기계 장치.

**강서진:** 챔버 내부에서 무엇인가 폭발하거나 파손된 흔적은 없나요? CCTV는?

**최 경위:** (태블릿을 조작하며) 내부 CCTV는 사건 직전 알 수 없는 오류로 작동이 중지되었습니다. 외부 CCTV는 보셨듯이 아무도 챔버에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내부 폭발 흔적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습니다.

**[패널 12]**
강서진이 바닥에 흩어져 있는 작은 나사못 하나를 발견한다. 아주 작고 평범해 보이는 나사못이지만, 그녀의 눈에는 뭔가 특별해 보인다. 그녀는 허리를 숙여 나사못을 집어 올린다.

**강서진:** 최 경위. 박 박사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죠?

**최 경위:** ‘아크엔젤’ 프로젝트입니다. 시설의 최신형 메카, ‘아크엔젤’의 에너지 코어 개발이 목표였습니다. 거의 완성 단계라고 들었습니다.

**[패널 13]**
강서진은 나사못을 손가락 끝으로 굴리며, 박 박사의 시신을 다시 한 번 응시한다. 그의 얼굴은 평온했지만, 그 눈동자에는 마지막 순간의 경악이 희미하게 남아 있는 듯했다.

**강서진:** (혼잣말처럼) ‘아크엔젤’이라… 천사(天使)가 아닌, 파괴자(破壞者)였을지도 모르겠군요.

**[패널 14]**
강서진의 시선이 박 박사의 시신을 넘어, 그가 쓰러져 있는 제어판 뒤편의 거대한 원통형 기계 장치로 향한다. 거대한 강철 덩어리 위로 수많은 케이블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그 중앙에는 주먹만 한 크기의 검은색 큐브가 장착되어 있다. 그것이 ‘아크엔젤’의 에너지 코어인가 보다.

**내레이션 (강서진, 독백):** 밀실 살인. 외부 침입 흔적 없음. 내부 파손 없음. 흉기 없음. 하지만 피해자는 살해당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패널 15]**
강서진의 눈빛이 한순간 섬광처럼 빛난다. 그녀의 시선은 중앙의 거대한 메카 코어에서 챔버의 벽, 그리고 천장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마치 보이지 않는 실타래를 쫓는 듯하다.

**강서진:** (정확하게 지시하듯) 최 경위. 이 챔버의 정밀 설계도와 모든 자재 목록을 즉시 가져오세요. 특히 환기 시스템과 에너지 전송 라인의 상세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최 경위:** (당황하며) 환기 시스템이요? 그게 살인과 무슨 관계가…

**강서진:** (차가운 목소리로 최 경위의 말을 자른다) 관계가 있습니다. 아주 깊은 관계가. 범인은 분명히 이 챔버의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범인 자체가 이 챔버 안에 존재했을지도 모르겠군요.**

**[패널 16]**
최 경위가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강서진을 바라본다. 강서진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손에 든 나사못을 응시한다. 그녀의 눈빛은 무언가 중요한 단서를 찾아낸 듯 확신에 차 있다.

**내레이션 (강서진, 독백):** 강철로 된 밀실은 뚫을 수 없지만, 강철로 된 밀실은 움직일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을’ 움직였는가.

**[패널 17]**
강서진의 시선이 박 박사의 시신 위, 천장에 달린 작은 환기구로 향한다. 그 환기구는 다른 곳보다 미세하게 금속의 광택이 바래 있었다. 마치 오랜 시간 무언가에 마찰된 것처럼.

**강서진:** (작게 읊조리듯) ‘환기구’. 그래… 설마…

**내레이션 (강서진, 독백):** 그리고 만약 그 ‘움직이는 것’이 살인 도구였다면… 이 밀실은 더 이상 완벽한 밀실이 아니다. 단지 ‘그렇게 보이게’ 만들어진 환상일 뿐.

**[패널 18]**
강서진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른다. 그것은 확신에 찬 미소이자, 퍼즐의 첫 조각을 찾아낸 탐정의 만족스러운 미소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의 눈빛에는 앞으로 밝혀질 잔혹한 진실에 대한 비장함이 스쳐 지나간다.

**강서진:** (냉철하게) 범인. 당신은 이 방을 완벽한 밀실로 착각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곧 알게 될 거야. 이 강철의 심장 속에서… 당신의 트릭은 이미 부서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에피소드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