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별똥별호 함교는 언제나처럼 고요했다. 광활한 우주의 칠흑 같은 어둠이 뻥 뚫린 대형 창문 너머로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지만, 승무원들의 시선은 각자의 콘솔에 박혀 있었다. 길고 지루한 심우주 탐사 임무의 한복판, 아무런 변수도 없을 것 같던 그 순간이었다.

“캡틴! 비상입니다!”

기관장 이진우의 다급한 목소리가 정적을 깨고 터져 나왔다. 그의 얼굴은 평소의 능글맞은 미소 대신 긴장으로 굳어 있었다.

이하은 함장은 순간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무슨 일이지, 진우?” 그녀의 목소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강철 같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미확인 물체가 우리 항로에 접근 중입니다! 엄청난 에너지 시그니처를 내뿜고 있어요! 탐지 레이더에 잡힌 적이 없는 형태입니다!” 진우가 빠르게 보고했다. 콘솔 화면에는 기존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기묘한 파형이 춤을 추고 있었다.

그때였다. 쾅! 함교 문이 활짝 열리더니, 수석 과학자 김준호 박사가 허둥지둥 뛰어들어왔다. 그의 은테 안경은 한쪽으로 비뚤어져 있었고, 머리카락은 언제나처럼 폭탄 맞은 듯 부스스했다. 잠옷 차림에 가운을 걸친 꼴을 보니, 분명 침대에서 뛰쳐나온 것이 틀림없었다.

“이하은 캡틴! 이거 분명 외계 문명의 흔적입니다! 제 촉이 말하고 있어요! 이 전례 없는 에너지 파동은… 우주적 계시일지도 모릅니다!” 김 박사는 흥분으로 상기된 얼굴로 손가락까지 붕붕 휘두르며 소리쳤다.

하은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속에서 작은 한숨이 터져 나오려 했지만 간신히 참아냈다. *하아, 저 망할 ‘촉’은 매번 위기 상황에선 이렇게 사고를 치지.*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냉철한 표정을 유지했다. “김 박사, 촉 대신 데이터로 말씀해주시죠. 일단 접근 속도와 예상 크기부터 파악해.”

“네, 캡틴!” 진우가 스크린을 띄웠다. “속도는… 말도 안 됩니다. 거의 정지 상태입니다. 크기는… 직경 1미터 내외로 보입니다. 하지만 에너지는 작은 별 하나에 맞먹을 정도입니다.”

“정지 상태라고? 그럼 왜 이제야 탐지된 거지?” 하은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그게… 마치 홀연히 그 자리에 ‘나타난’ 것 같습니다.” 진우가 땀을 닦으며 말했다.

“맙소사… 이건 진정… 기적입니다!” 준호 박사가 감격에 겨워 두 손을 맞잡았다.

“일단 물체까지 500미터 접근. 모든 센서 가동하고, 실시간 정보 보고해.” 하은이 명령했다.

별똥별호는 미지의 물체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점이 점점 커졌다. 모니터에 확대된 물체의 모습이 선명하게 잡히자, 함교에는 일순간 침묵이 흘렀다.

“맙소사… 저건…” 준호 박사는 말을 잇지 못했다.

“확대해.” 하은의 목소리에 미묘한 떨림이 섞여 있었다.

화면에 나타난 것은 예상과는 너무도 달랐다. 거대한 우주선이나 복잡한 기계 장치가 아니었다. 대신, 성인 남자의 손바닥만 한 크기의, 불규칙한 형태의 황금빛 돌멩이였다. 그것은 스스로 은은한 빛을 발하며 부드럽게 맥동하고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심장처럼.

“에너지 파동의 근원이 저 돌멩이라는 말입니까?” 진우가 놀라움에 말을 더듬었다.

“이건 분명히… 무언가 특별합니다. 생물도, 광물도, 인공 구조물도 아닌… 이 모든 것을 초월한 존재입니다!” 준호 박사는 벌써 눈을 반짝이며 스크린에 바싹 달라붙었다.

하은은 잠시 망설였다. “회수 준비해. 로봇 팔로 샘플 채취 없이 통째로 가져온다. 안전 절차 최대로 높여.”

“캡틴! 제가 직접 가서 가져오겠습니다! 이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입니다! 제가 이 영광의 순간을…” 준호 박사가 또다시 돌진하려 하자, 하은이 단호하게 막아섰다.

“안 됩니다, 김 박사. 미확인 물체는 언제나 위험할 수 있습니다. 로봇 팔로 안전하게 회수합니다.” 그녀는 단호했지만, 속으로는 *직접 가봤자 사고만 칠 게 뻔하지. 저번에도 심해 해파리에 혀 갖다 대서 며칠을 고생했잖아!* 라며 질색했다.

별똥별호의 로봇 팔이 우아하게 뻗어 나갔다. 진공 상태의 우주 공간에서 황금빛 돌멩이에 닿는 순간, 돌멩이는 더욱 강렬한 빛을 뿜어냈다. ‘쉬이이잉…’ 하는 듯한 미세한 진동이 함선 전체를 타고 흐르는 듯했다. 동시에 돌멩이는 황금색에서 찬란한 에메랄드빛으로 변하더니, 다시 깊은 사파이어색으로 물들었다. 마치 로봇 팔에 반응하여 색을 바꾸는 듯했다.

돌멩이는 조심스럽게 특수 격리실을 거쳐 연구실 안으로 옮겨졌다.

연구실. 김준호 박사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방방 뛰며 보호막이 쳐진 돌멩이 주변을 맴돌았다. 그의 손에는 각종 측정 장비들이 들려 있었고, 눈은 흥분으로 이글거렸다.

“온도가… 믿을 수 없습니다! 외부 온도가 영하 200도인데, 이 돌멩이 표면은 36.5도입니다! 스스로 열을 내고 있어요! 그리고 이 에너지 파동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체 반응은 전혀 없어요! 어쩌면… 어쩌면 이 돌멩이 자체가 하나의 생명체일지도 모릅니다!” 준호 박사는 쉴 새 없이 떠들었다.

하은은 팔짱을 끼고 준호 박사를 지켜봤다. “생체 반응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단정하죠?”

“이건… 과학의 영역을 넘어선 직관입니다, 캡틴! 보세요, 제가… 제가 만져보겠습니다!” 준호 박사는 보호막 안으로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그의 손가락이 황금빛 돌멩이에 닿는 순간, 돌멩이는 다시 한번 찬란한 빛을 뿜어냈다. 이번에는 은은한 푸른색으로 빛나며, 마치 작은 종이 울리는 듯한 ‘띠링, 띠링!’ 하는 맑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세상에! 보세요, 캡틴! 제 경이로움을 감지한 겁니다! 이건 분명히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겁니다! 제가 ‘신기하군’이라고 생각하니 푸른색이 되고, ‘대단해’라고 생각하니 녹색으로 변했습니다! 제 감정을 읽고 반응하는 게 분명해요!” 준호 박사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눈물까지 글썽였다.

진우 기관장은 뒤에서 팔짱을 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건 그냥 박사님 혼자만의 착각 아닐까요? 제가 만져보면 아마 아무 반응도 없을 겁니다.” 진우가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돌멩이에 손을 가져다 댔다.

진우의 투박한 손가락이 돌멩이에 닿자, 돌멩이는 순간적으로 회색빛으로 변하더니 ‘푸흐읍…’ 하는 김 빠지는 소리를 내는 듯했다. 마치 시큰둥한 반응처럼 보였다.

“어? 뭐야? 왜 나한텐 이래? 박사님한테는 반짝반짝 빛나더니!” 진우가 억울하다는 듯 소리쳤다.

준호 박사는 의기양양하게 턱을 치켜들었다. “흥. 역시 이 위대한 지적 호기심 앞에서는 겸손해지는 법이죠. 캡틴, 캡틴도 한번 만져보시죠! 캡틴의 냉철한 이성과 카리스마에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하은은 준호 박사의 도발에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 *내 감정까지 읽는다고? 말도 안 돼.* 그녀는 과학자의 엉뚱한 주장을 무시하며, 그저 객관적인 데이터 수집에 집중하려 했다. 하지만 솔직히, 아주 조금은 궁금하기도 했다. 과연 이 외계 유물은 자신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은은 한숨을 쉬듯 아주 조심스럽게 돌멩이에 손을 가져다 댔다. 그녀의 표정은 살짝 찌푸려져 있었다. *도대체 넌 정체가 뭐니? 그리고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거야?*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미지의 존재에 대한 경계심과 탐사 임무의 책임감만이 가득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황금빛 돌멩이에 닿는 순간이었다.

돌멩이는 여태껏 보지 못했던 가장 강렬하고 눈부신 빛을 뿜어냈다. 진우에게는 시큰둥하게, 준호에게는 경이롭게 반응했던 그 돌멩이가, 이번에는 마치 활짝 피어나는 꽃잎처럼 아름다운 **벚꽃색**으로 화려하게 물들었다. 동시에 ‘뿅뿅! 뿅뿅뿅!’ 하는, 마치 사랑에 빠진 새가 지저귀는 듯한, 혹은 어린아이가 행복하게 웃는 듯한 사랑스러운 멜로디가 연구실에 울려 퍼졌다.

준호 박사와 진우 기관장은 동시에 입을 쩍 벌리고 얼어붙었다.

“캡틴! 방금… 핑크색이 되었는데요?! 저건… 저건 보통 로맨틱하거나, 아니면 강렬한 애정 어린 감정을 나타낼 때 나타나는 색상입니다만… 캡틴은 방금 무슨 생각을 하셨죠?” 준호 박사의 목소리가 상기되어 있었다. 그의 눈은 하은과 돌멩이를 번갈아 보며 의심과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하은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무, 무슨 소리입니까! 그저 이걸 어떻게 처리할까 생각했을 뿐입니다! 저 미지의 물체에 대한 경계심과… 그리고… 그리고 그냥…!” 그녀는 말을 더듬으며 시선을 회피했다. *젠장, 방금 김 박사 얼굴이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갔던가?! 아니, 아닐 거야! 절대 그럴 리 없어!* 그녀의 머릿속은 패닉으로 뒤죽박죽이 되었다.

진우 기관장은 상황을 파악하고는 씨익 웃었다. “하하… 캡틴도 가끔은 소녀 감성이라는 거죠? 핑크색이라… 크흠. 의외인데?”

“이진우 기관장! 쓸데없는 소리 말고 업무에 집중합니다!” 하은은 버럭 소리쳤지만, 그녀의 붉어진 귀는 그녀의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돌멩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찬란한 벚꽃색을 유지한 채, ‘뿅! 뿅!’ 하고 즐거운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듯했다. 마치 하은의 당황스러움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심우주에서 발견된 이 미지의 돌멩이는, 별똥별호의 차갑고 이성적인 우주 공간에, 예측 불가능한 로맨틱 코미디의 씨앗을 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타겟은, 바로 이하은 함장이었다.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