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첫 습격의 서막**
**장면 1: 새벽의 그림자 은신처**
(어둡고 축축한 동굴 내부. 곳곳에 모닥불이 피워져 있지만, 빛보다는 그림자가 더 짙다. 낡고 해진 옷을 입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벽에는 엉성하게 그린 제국군의 배치도와 지도 조각들이 붙어 있다. 눅눅한 공기 속에서 희미한 풀 내음과 흙먼지 냄새가 섞여 풍긴다. 하늘은 동굴 한구석, 차가운 바위에 등을 기댄 채 조용히 사람들을 관찰하고 있다.)
**하늘 (내레이션)**:
내가 대체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나는, 그저 야근에 찌들어 퇴근하던 길에… 트럭에 치였다. 눈을 떴을 땐, 모든 게 변해 있었다. 빌딩 숲 대신 울창한 숲이, 스마트폰 대신 날카로운 칼날이, 그리고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라는 생각 대신 ‘오늘 밤은 무사할까’라는 불안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이곳은 ‘아레스티아 제국’. 겉으로는 찬란하지만 속으로는 썩어 문드러진, 탐욕과 부패가 들끓는 제국. 그리고 나는… 그 제국에 맞서 싸우는 한 줌도 안 되는 반란군, ‘새벽의 그림자’의 일원이 되어 있었다.
(리온이 낡은 천 조각으로 칼날을 닦고 있다. 옆에서 엘라가 조용히 약초를 다듬고 있다. 모두의 얼굴에 피로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지만, 그 눈빛 속에는 꺼지지 않는 불꽃이 희미하게 타오르고 있다.)
**리온**: (칼을 닦으며 한숨 쉬듯)
이러다간 정말 다 굶어 죽겠어. 이젠 풀뿌리도 찾기 힘들어. 제국 놈들이 쥐새끼 한 마리도 그냥 두지 않아.
**엘라**: (나직하게)
그래도 어제 리온 씨가 잡아온 토끼 덕분에… 다들 오랜만에 따뜻한 국물이라도 마셨죠.
**리온**: (코웃음 치듯)
그 토끼 한 마리로 뭘 해. 병사들 한 끼 식사도 안 돼. 우리가 이렇게 숨어만 있을 순 없어. 뭔가 해야 해.
(하늘은 리온의 말에 동의하면서도, 그의 무모함에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낸다. 제국군의 압도적인 무력과 조직력을 그는 이미 여러 번 실감했다.)
**하늘 (내레이션)**:
이 세계에서 나는 특별한 힘이나 마법을 가진 게 아니었다. 그저 ‘현대’라는 시대를 살았던 경험, 그리고 그 속에서 얻었던 잡다한 지식이 전부였다. 이 고대의 세계에서는 보잘것없어 보일지 몰라도, 어쩌면…
**장면 2: 작전 회의**
(동굴 중앙, 가장 넓은 공간에 낡은 천막과 지도가 펼쳐져 있다. 아렌이 지도를 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다. 주변에는 리온, 엘라, 그리고 몇 명의 다른 반란군 대원들이 모여 앉아 있다. 하늘은 뒤편에 조용히 서서 지도를 응시한다.)
**아렌**: (묵직한 목소리로)
모두 모였다. 제국군의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북부 변경의 식량 징발이 두 배로 늘었고, 젊은이들은 강제로 징병되고 있다. 저항하는 마을은 씨를 말려 버린다고 하더군.
(웅성거리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사람들의 얼굴에 분노와 공포가 스친다.)
**반란군 1**:
이대로 가면 다 죽을 겁니다, 아렌님. 제국 놈들이 우리를 굶겨 죽이려 들고 있어요!
**반란군 2**:
차라리 싸우다 죽는 게 낫지! 뭐라도 해야 합니다!
**아렌**: (손을 들어 좌중을 진정시킨다)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 중요한 소식을 공유하려 한다. 리온.
**리온**: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선다. 그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예, 아렌님. 며칠 전, 제국군의 보급 마차 행렬이 포착되었습니다. 정확히는, 서쪽 벌목장 길을 통해 남부 요새로 향하는 보급품 호송대입니다. 곡식과 무기, 그리고… 막대한 양의 금화가 실려 있다고 합니다.
(회의장 전체가 순식간에 술렁인다. 금화라는 말에 모두의 눈빛이 탐욕과 동시에 희망으로 빛난다.)
**엘라**: (놀란 목소리로)
금화라니요… 그게 사실이에요?
**리온**:
예. 목숨 걸고 알아낸 정보입니다. 호송대 규모는 생각보다 작습니다. 기병 10명, 보병 20명 내외. 겉보기엔 평범한 호송대지만, 아마도 호송대 내부에 정예병 몇이 숨어 있을 겁니다.
**아렌**: (지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서쪽 벌목장 길은 좁고 험준해서 대규모 병력이 이동하기 어렵다. 매복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지.
**반란군 3**:
그럼… 우리가 저들을 습격하자는 말씀이십니까?
**리온**: (열정적으로)
기회는 이때뿐입니다! 저걸 빼앗으면, 당분간 우리 병사들은 굶지 않을 겁니다. 무기도 보충하고, 부상당한 이들을 치료할 약도 살 수 있습니다!
**반란군 4**:
하지만 제국군의 호송대는… 아무리 작아 보여도 방심할 수 없습니다. 이전에 습격했던 소규모 부대는 전멸했습니다.
**아렌**: (깊은 한숨을 쉬며)
알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는 버틸 수 없어. 우리는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저 보급품을 뺏든가, 아니면 모두 굶주림에 지쳐 죽든가.
(모두의 시선이 아렌에게 집중된다. 아렌의 얼굴에도 고뇌가 역력하다. 그때, 조용히 듣고 있던 하늘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선다.)
**하늘**: (조심스럽게)
아렌님, 리온님.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모두의 시선이 하늘에게로 향한다. 몇몇은 ‘네가 뭘 안다고’ 하는 듯한 표정이고, 리온은 약간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리온**:
하늘, 자네는 전투 경험도 별로 없잖아. 뭘 안다고 나서는 건가?
**하늘**: (차분하게)
직접적인 전투 경험은 부족하지만, 전 여러 전술 서적을 읽었고… 무엇보다 제국군의 병력 운용 방식을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지금 리온님께서 말씀하신 호송대 규모… 기병 10, 보병 20이라면, 분명 정예병이 숨어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정예병들은 단순히 물품을 지키는 데만 급급하지 않을 겁니다. 그들의 임무는 아마도…
(하늘은 잠시 말을 멈추고 지도를 찬찬히 훑어본다. 그의 눈빛은 평소와 달리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하늘**:
…반란군의 존재를 확인하고, 유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모두가 웅성거린다. 유인? 그럴 리가?)
**장면 3: 예상치 못한 통찰**
**아렌**: (하늘을 유심히 보며)
유인이라니… 무슨 뜻인가, 하늘?
**하늘**:
제국군은 이미 우리가 굶주리고 지쳤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작은 먹이를 던져 주면, 굶주린 짐승들이 달려들 것이고… 그때 숨어 있던 더 큰 병력이 나타나 한 번에 쓸어버릴 속셈일 수도 있습니다. 서쪽 벌목장 길은 함정을 파기에도, 도망칠 길을 막기에도 용이한 지형입니다.
(모두의 얼굴에 놀라움과 함께 의구심이 스친다. 하지만 아렌은 하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엘라**: (나직하게)
하늘 씨 말이 맞을 수도 있어요. 제국군은 늘 비열한 수를 써왔으니까요.
**리온**:
그럼 이대로 물러서라는 겁니까? 우린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합니까?
**하늘**: (고개를 젓는다)
아닙니다. 싸워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요.
만약 제국군이 우리를 유인하려 한다면, 그들은 우리가 정석적인 방법으로 매복하거나, 정면으로 돌격할 것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생각지도 못한 곳을 노려야 합니다.
(하늘은 지도를 가리켰다. 모두의 시선이 그가 가리킨 곳으로 향했다. 서쪽 벌목장 길 옆으로 난, 거의 표시되지 않은 작은 오솔길이었다.)
**하늘**:
호송대는 분명 정해진 길로 움직일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 길 위’에서만 경계를 삼엄하게 할 겁니다. 옆이나 뒤, 혹은 길 아래에서 접근하는 것은 크게 경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 작은 오솔길은 험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적어, 제국군조차도 방심하기 쉬운 곳입니다.
**아렌**: (하늘의 지적에 미간을 찌푸리며)
그곳은 길이 너무 험해 대규모 병력은커녕, 소수 병력도 이동하기 어렵다. 그리고 지형이 불안정해서…
**하늘**: (엘라를 바라본다)
엘라님, 이곳 지형에 대해 잘 아시죠? 특히 이 오솔길 주변의 흙이나 바위 상태 같은 것들을요.
**엘라**: (눈을 가늘게 뜨고 지도를 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이곳은… 과거에 작은 산사태가 있었던 곳이라 지반이 좀 약하고, 큰 바위들이 위태롭게 걸쳐 있는 구간이 몇 군데 있습니다. 그걸 건드리면…
**하늘**: (작은 미소를 띠며)
네. 그걸 노리는 겁니다. 우리는 호송대를 정면으로 습격하는 대신, 그들이 지나가는 ‘길’ 자체를 무너뜨릴 겁니다.
(모두의 얼굴에 놀라움과 함께 이해가 스친다. 리온은 입을 쩍 벌리고 하늘을 바라봤다.)
**리온**:
길을… 무너뜨린다고? 그게 가능해?
**하늘**:
엘라님의 지식과 우리 병사들의 힘이 합쳐진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험한 오솔길을 통해 은밀히 접근하여, 호송대가 가장 취약한 구간에 이르렀을 때, 미리 준비해둔 바위나 흙더미를 굴려 길을 막아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움직이지도, 도망치지도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남은 병력을 압도하여 보급품을 탈취하는 겁니다.
**아렌**: (하늘을 뚫어져라 보더니, 이내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좋다. 하늘의 작전, 일리 있다. 기발하고, 제국군이 예상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하지만 위험성도 크다. 지형의 변수, 예측 불가능한 사고…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한다.
**하늘**:
예, 아렌님. 하지만 이대로 정면으로 부딪히는 것보다는 승산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기습과 혼란, 그리고 지형을 이용한 우세. 이것이 우리가 제국에 맞설 유일한 방법입니다.
**장면 4: 준비와 결의**
(동굴 내부가 분주해진다. 엘라는 몇몇 대원들과 함께 작은 괭이와 삽, 밧줄 등을 점검하고 있다. 리온은 칼과 활을 꼼꼼히 손질하며, 아렌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대원들의 준비 상태를 살핀다.)
**리온**: (하늘의 어깨를 툭 치며)
솔직히 놀랐다, 하늘. 네가 그런 머리를 가지고 있을 줄이야. 난 그저 네가 책만 읽는 녀석인 줄 알았지.
**하늘**: (옅게 웃으며)
책은… 때로는 칼보다 강하니까요. 그리고 저는 그저… 좀 더 넓은 세상의 ‘책’을 읽었을 뿐입니다.
**엘라**: (다가와 하늘에게 작은 약초 주머니를 건넨다)
이건 혹시 모를 상처에 바를 약초예요. 그리고… 지형 작업을 할 때, 저 바위를 조심하세요. 겉보기엔 단단해 보여도, 밑동이 많이 약해져 있어요.
**하늘**: (약초 주머니를 받아 들며)
고맙습니다, 엘라님. 덕분에 작전의 성공률이 훨씬 높아지겠군요.
**아렌**: (하늘과 리온, 엘라를 보며)
이번 작전은 너희 셋의 역할이 중요하다. 리온은 선봉에서 적의 시선을 끌고, 엘라는 지형 파괴를 지휘한다. 그리고 하늘, 너는 내 옆에서 상황을 지휘하게 될 것이다. 책임이 막중하다는 걸 잊지 마라.
**하늘**: (눈을 감았다 뜨며, 결의에 찬 표정으로)
예, 아렌님. 제 목숨을 걸고 반드시 성공시키겠습니다.
**하늘 (내레이션)**:
이곳에 온 이후, 나는 늘 불안하고 무력했다. 전생의 기억은 이 세계에서 한없이 보잘것없어 보였다. 하지만 어쩌면… 내가 가진 작은 ‘지식’들이, 이 잿빛 세계의 작은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이, 내 마음속에 피어오르고 있었다.
나는 평범한 직장인 하늘이 아니다. 이제 나는… 이 세계의 제국에 맞서는 ‘새벽의 그림자’의 일원이다.
(동굴 입구, 어둠 속에서 희미한 새벽빛이 새어 들어오기 시작한다. 대원들은 각자 무기를 챙겨들고, 비장한 각오로 동굴을 나설 준비를 한다. 하늘의 등 뒤로, 서쪽 벌목장 길 지도가 보이고, 그 위로 희미한 붉은색 원이 그가 지목한 ‘취약 지점’을 표시하고 있다.)
**장면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