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액션 라이트 노벨의 흥미진진한 챕터

# 잊힌 유적, 심연의 개척자들

「……강한. 현재 좌표 기준, 에너지 파동 수치가 급격히 상승 중이야. 예상했던 고대 문명 잔해물의 활성화가 시작된 것 같아.」

머리 위로 떨어지는 서연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층 더 날카로웠다. 강한은 조종석 안에서 낮게 으르렁거리는 듯한 *돌풍*의 엔진음에 귀 기울이며, 전면 스크린에 띄워진 지하 유적 탐사 지도를 응시했다. 거대한 원형 격납고의 한쪽 벽이 통째로 붕괴된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검은 심연. 그곳이 바로 오늘부터 우리가 탐사할 미지의 영역이었다.

“너무 과민 반응하는 거 아니야, 서연? 고대 유적에서 에너지 파동이 감지되는 건 흔한 일인데.”

「흔한 일이라니! 이번 건 이전까지 발견된 어떤 유적보다도 강력해. 패턴도 불규칙적이고… 마치 살아있는 무언가가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 같단 말이야. 조심해서 나쁠 거 없잖아.」

투덜거리는 서연의 목소리에서 묘한 불안감이 묻어났다. 강한은 살짝 피식 웃었다. 그녀의 우려를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수백 년간 잊혔던 고대 문명의 유적이 이렇게 온전한 형태로 발견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유적이 뿜어내는 기묘한 에너지는 마치 심장 박동처럼 불규칙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알았어, 알았어. 조심할게. 그럼, 내려가 볼까.”

강한은 조종간을 움켜쥐었다. *돌풍*은 강한의 손에 길들여진 맹수처럼 부드럽게 반응했다. 고철을 짜깁기 한 듯 거친 외형과는 달리, *돌풍*의 내부는 최신예 기술과 강한의 독자적인 개조가 어우러진 정교한 기계였다. 특히 유적 탐사에 특화된 고감도 센서와 은밀 기동 시스템은 어느 최첨단 기체에도 뒤지지 않았다.

거대한 수직 통로를 따라 *돌풍*이 서서히 하강하기 시작했다. 통로 벽면은 매끄러운 금속 패널로 마감되어 있었지만,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탓에 군데군데 녹슬고 부식된 자국들이 보였다. *돌풍*의 헤드 램프가 어둠을 가르며 전방을 비췄다. 흙먼지와 함께 곰팡이 냄새, 그리고 이끼 낀 돌 냄새가 뒤섞인 듯한 퀴퀴한 공기가 조종석 내부로 스며드는 것 같았다.

「강한, 통로 벽면에 고대 문자가 새겨져 있어! 스캔해 봐!」

서연의 흥분 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강한은 헤드 램프의 각도를 조절해 벽면을 비췄다. 거대한 상형문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었다. 흡사 인간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도형과 선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지만, 그 자체로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한 기시감을 안겨주었다.

“이봐, 서연. 해독 가능해?”

「아직은 무리야. 하지만… 패턴이 굉장히 흥미로워. 우리가 아는 어떤 고대 문자의 형태와도 달라. 분명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된 문명일 거야.」

서연의 목소리에서는 이미 학자 특유의 탐구욕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강한은 어깨를 으쓱하며 계속 하강했다. 수백 미터를 내려갔을까, 통로의 끝에 거대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와… 이건…」

서연마저 말을 잇지 못하게 만든 광경이었다. *돌풍*의 헤드 램프가 비추는 곳에는 거대한 돔형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공간의 중앙에는 거대한 원형 기둥이 솟아 있었고, 그 기둥을 중심으로 마치 거대한 꽃잎처럼 펼쳐진 구조물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구조물들은 은은한 푸른빛을 발하고 있었고, 그 빛은 주기적으로 깜빡이며 공간 전체를 신비로운 분위기로 물들였다.

“이게 다 뭐야? 발전소인가? 아니면… 제단 같은 건가?”

「아니, 그건… 에너지 제어 장치 같아.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순환시키고 있어. 그리고 저 중앙의 기둥은… 데이터 스캔 결과, 엄청나게 밀도가 높은 희귀 광물로 이루어져 있어. 이런 건 처음 봐.」

서연의 목소리에는 경외심과 함께 미약한 공포가 섞여 있었다. 그때였다.

*지이잉…!*

갑자기 공간 전체를 진동시키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돔 천장에 박혀 있던 낡은 패널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고, 푸른빛을 발하던 구조물들의 색깔이 붉은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강렬한 경고음이 *돌풍*의 조종석 안을 가득 채웠다.

「강한! 방어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있어! 경계 태세!」

서연의 다급한 외침과 동시에, 돔형 공간의 벽면에서 거대한 금속 패널들이 미끄러지듯 열렸다. 그 안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기다란 팔과 다리를 가진 기계 생명체들이었다. 흡사 곤충과 기계를 합쳐놓은 듯한 섬뜩한 외형, 그리고 육중한 몸체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한 움직임. 그것들은 한결같이 붉은 눈을 번뜩이며 *돌풍*을 향해 달려들었다.

“젠장, 이걸 ‘환영 인사’라고 해야 할지 ‘침입자 제거’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군.”

강한은 낮게 중얼거리며 조종간을 비틀었다. *돌풍*의 육중한 몸체가 매끄럽게 움직이며 가장 먼저 달려든 기계 병기의 공격을 회피했다. 기계 병기의 팔 끝에서 발사된 푸른색 에너지 구체가 *돌풍*의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고대 방어 시스템이야! 패턴이 없어! 불규칙적이야!」

서연의 분석은 강한의 판단을 더욱 확고히 했다. 단순히 프로그램된 로봇이 아니었다.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반응하고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 오히려 좋아! 규칙이 없으면 내 방식대로 싸우면 되니까!”

강한은 입꼬리를 올리며 쾌재를 불렀다. 낡았지만 강력한 *돌풍*의 오른팔에 장착된 개조된 레일건이 불을 뿜었다. *콰앙!* 굉음과 함께 발사된 고밀도 금속탄이 기계 병기의 몸통을 정확히 관통했다. 푸른색 에너지와 함께 파편들이 튀어 올랐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쓰러진 기계 병기 대신 사방에서 새로운 병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돔형 공간 전체가 기계 병기들의 붉은 눈빛으로 가득 찼다.

「강한, 조심해! 저들의 공격은 단순히 물리적인 게 아니야! 에너지 파동을 이용한 공격으로, 보호막을 무력화시킬 수 있어!」

서연의 경고가 채 끝나기도 전에, 여러 개의 에너지 구체가 동시다발적으로 *돌풍*을 향해 날아들었다. 강한은 침착하게 조종간을 조작하며 기체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돌풍*의 다부진 외골격에 스친 에너지 구체들이 작은 폭발을 일으키며 기체 표면을 그슬렸다.

“빌어먹을! 이대로는 힘들겠군! 숫자가 너무 많아!”

강한은 순간적인 판단으로 돔형 공간 중앙의 거대한 원형 기둥을 향해 몸을 날렸다. 기둥 주변을 맴돌던 기계 병기들이 일제히 강한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치직! 콰앙!*

*돌풍*의 등 부분에 장착된 두 개의 부스터가 최대 출력으로 불을 뿜었다. 일반적인 기체였다면 이미 과부하로 터져 나갔을 터였지만, 강한이 직접 개조한 *돌풍*의 엔진은 이런 상황을 위해 존재했다. 엄청난 가속도로 기둥을 향해 돌진하며, 강한은 재빨리 왼팔에 장착된 고주파 진동 블레이드를 꺼내 들었다.

“돌파한다!”

강한의 눈빛이 번뜩였다. 블레이드의 끝에서 푸른색 에너지가 이글거렸다. 기둥에 거의 닿을 듯한 거리까지 접근한 순간, 강한은 블레이드를 수평으로 휘둘렀다.

*쉬이이익!*

블레이드의 날카로운 에너지가 기둥을 에워싸고 있던 기계 병기들을 정확히 양단했다. 절반으로 잘린 기체들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강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기둥의 빈 공간으로 파고들었다.

「강한! 기둥 안쪽에서 새로운 에너지 반응이 감지돼! 엄청나게 거대해!」

서연의 경고가 들렸지만, 이미 늦었다. *돌풍*이 기둥 내부로 들어선 순간, 내부 공간 전체가 강렬한 섬광과 함께 붉게 물들었다. 기둥의 가장 깊숙한 곳, 거대한 원형 공간의 중앙에는 거대한 물체가 떠 있었다.

그것은 흡사 거대한 수정처럼 보였다. 붉은색과 푸른색, 그리고 보라색이 뒤섞인 오묘한 빛을 내뿜는 수정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듯 미약하게 맥동하고 있었다. 주변의 기계 병기들이 일제히 그 수정을 향해 에너지 파동을 보내고 있었다. 마치 그 수정이 모든 기계 병기들의 심장인 것처럼.

“저게… 이 모든 것의 핵심인가?”

강한의 등골에 소름이 돋았다. 그때, 수정에서 섬뜩할 정도로 강렬한 붉은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주변의 기계 병기들이 일제히 포효하듯 금속성의 소음을 내며 *돌풍*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훨씬 더 빠르고 강력한 움직임이었다.

「강한! 저 수정을 파괴해야 해! 저게 저 모든 시스템의 동력원이야!」

서연의 다급한 외침이 귀에 박혔다. 강한은 이를 악물었다. 거대한 수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마치 살아있는 의지처럼 *돌풍*의 모든 시스템을 마비시키려 들었다. 조종석 내부의 경고음이 더욱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젠장, 해볼 만하군…!”

강한은 블레이드를 다시 움켜쥐었다. 거대한 수정의 빛이 더욱 강렬해지는 가운데, *돌풍*은 마치 폭풍 속으로 뛰어드는 한 조각 나뭇잎처럼 그 붉은 빛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제 이 심연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진정한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