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툴루 신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에피소드 제목:** 심해의 메아리 – 1화: 창백한 새벽의 그림자

**장면 1**
**배경:** 짙푸른 심우주, 수억 개의 별들이 차갑게 빛나는 검은 벨벳 같은 공간. 그 한가운데를 ‘창백한 새벽호’라는 이름의 거대한 우주선이 마치 고독한 철의 고래처럼 유영하고 있다. 우주선 내부는 차분하고 푸른빛이 감도는 조종실. 고도로 훈련된 크루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무표정하게 임무를 수행 중이다.

**내레이션 (선장 이한)**
우리가 이 망망대해 같은 우주를 유랑한 지도 벌써 몇 년이 흘렀더라. ‘창백한 새벽호’는 인류의 지평선을 넓히는 임무를 띠고 미지의 영역을 탐사해 왔다. 매일 밤낮없이 반복되는 일상, 지루함과 경이로움이 공존하는 공간. 하지만 때로는, 그 익숙함 속에 숨어 있는 낯선 그림자가 더 큰 공포로 다가오곤 한다.

**대화**
**박선아 (차분한 목소리):** 선장님, 외부 센서 이상 감지. 예상치 못한 에너지 반응이 관측됩니다.

**지문:** 이한 선장이 메인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고 박선아 부선장에게로 향한다. 그의 표정은 순간적으로 미세하게 굳어 있다.

**이한:** 이상? 평범한 우주먼지나 소행성 아닐까. 이 구역은 딱히 특이사항이 없다고 보고받았는데. 탐사 프로토콜을 벗어난 건가?

**박선아:** 아닙니다. 에너지 반응이… 매우 불규칙하고, 기존 데이터와 일치하는 패턴이 없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진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체의 파동과는 또 다릅니다. 너무… 복잡하고, 역겹게 불쾌합니다.

**지문:** 김민준 항법사가 흥미로운 듯 고개를 든다. 그의 젊은 얼굴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김민준:** 살아있다구요? 혹시 미발견된 거대 생명체일까요? 설마 그 전설 속의 ‘심해 우주 고래’라도 마주친 겁니까?

**박선아:** (차갑게,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고래는 아닐 겁니다. 최소한 우리가 아는 생물체의 에너지 패턴은 아니에요. 너무… 이질적입니다. 마치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 전체가, 아니, 하나의 사고(思考)가 파동 치는 것 같습니다.

**이한:** 위치는?

**박선아:** 현재 좌표에서 3000킬로미터, 예상 접근 시간 2.5시간. 속도를 늦춰야 합니다. 이미 우리 항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이한:** (잠시 침묵하며 생각하다) 엔진 출력 20% 감소. 접근 코스 유지해. 민준, 스캐너 범위 최대로 확장하고, 모든 파장 대역으로 분석 보고서 올려. 강태식 기관장, 모든 시스템의 이상 여부 확인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해.

**김민준:** 알겠습니다, 선장님!
**강태식:** 칫, 또 귀찮은 일이군. 알았어, 선장.

**장면 2**
**배경:** 우주선 조종실. 메인 스크린에 희미했던 형체가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크루원들의 표정에 긴장감과 알 수 없는 불쾌감이 스며든다.

**내레이션 (김민준)**
내 눈앞의 스크린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처음엔 작은 점이었던 그것이 점점 거대한 윤곽을 드러냈다. 평범한 운석이나 인공 구조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기괴했다. 저것은 마치 고요한 심연에서 솟아난 악몽 같았다.

**대화**
**강태식 (투박한 목소리):** 젠장, 이건 또 뭐야? 거대한 암석 덩어리인가? 이딴 데서 이런 걸 마주치다니, 빌어먹을 탐사선도 아닌 화물선이 뭘 주웠어?

**지문:** 강태식 기관장이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린다. 그의 눈은 스크린에 고정되어 있지만, 시선을 피하고 싶어 하는 듯 불안하게 흔들린다.

**최지훈 (호기심 가득한, 그러나 어딘가 섬뜩한 목소리):** 암석이라고 보기엔 너무 규칙적이지 않나요? 아니, 어쩌면 불규칙함 자체가 일종의 규칙일 수도… 와, 저 질감 좀 봐요! 세상에…

**지문:** 최지훈 탐사 전문가가 흥분한 듯 스크린에 손가락을 뻗었다. 그의 눈에는 학자의 탐구열이 번뜩였지만, 그 기저에는 억누를 수 없는 경외심과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다.

**박선아:** (분석 결과 화면을 보며, 목소리에 미세한 떨림) 스캔 결과가… 불가능합니다. 구성 물질이… 일반적인 원소 주기율표에 없는 비정형 물질로 탐지됩니다. 밀도는 상상을 초월하고, 표면 온도는 절대 영도에 가까운데 내부에서는 미약하지만 일정한 에너지 흐름이 감지돼요. 마치… 죽어있으면서도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한:** (미간을 찌푸리며) 불가능해. 모든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군. 이건…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야. 지훈, 줌인 해봐. 시각 정보를 최대한 확보해.

**최지훈:** 예, 선장님! (조작)

**지문:** 메인 스크린이 급격히 확대된다. 이내 그들의 눈앞에 드러난 것은 상상조차 불가능한 형태의 거대한 구조물이었다. 그것은 어떤 문명의 잔해도, 어떤 자연 현상도 아니었다. 육각형과 오각형, 그리고 그 사이에 불가능한 각도로 꺾인 면들이 뒤섞여 있었다. 검은색에 가까운 어두운 색감은 주변의 별빛마저 집어삼키는 듯했다. 빛이 그 표면에 닿는 순간 왜곡되고 흡수되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저것이 이 우주의 빛을 영원히 가두는 존재인 것처럼.

**내레이션 (박선아)**
나는 평생을 차가운 숫자로 가득한 우주선 조종실에서 보냈다. 논리와 이성만이 유일한 진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 모든 믿음을 산산조각 내는 듯했다. 저것은… 존재해서는 안 될 것이었다. 나의 뇌는 저것을 이해하려 할수록 비명을 질렀다.

**대화**
**강태식:** (경악하며,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저게… 뭐야? 돌덩이라고? 저런 식으로 깎인 돌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이야? 마치… 살아있는 건축물 같잖아!

**김민준:** (입을 쩍 벌리며,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린다) 제… 제 눈이 이상한가요? 아니면 저게 진짜 저런 모양인가요? 보고 있는데도 자꾸 눈이 비틀리는 것 같아요. 저건… 저건 옳지 않아…

**최지훈:** (혼잣말처럼, 그러나 광기에 가까운 흥분으로) 비정형 기하학의 극치… 아니다. 이건 비정형을 넘어선… 반(反)기하학적 구조야. 이 우주에 존재할 수 없는 형태… 이걸 본 것만으로도 내 이론의 모든 기반이 무너지는군. 아름다워… 아니, 끔찍해…

**이한:** (굳은 표정으로, 그러나 그의 눈빛 속에는 알 수 없는 탐욕과 동시에 거대한 공포가 스치고 있었다) 침묵. 모두 집중해. 지훈, 탐사 드론을 보내. 직접 샘플을 채취하고, 더 근접해서 내부 구조를 스캔해.

**최지훈:** 하지만 선장님… 저런 미지의 물질이라면… 드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습니다. 전파 방해나… 최악의 경우, 드론 자체가 흡수될 수도…

**이한:**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한다. 우리는 인류의 눈이다.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어. 정보를 확보해야 해.

**지문:** 이한 선장의 목소리는 흔들림 없었지만, 그의 굳게 다문 입술은 긴장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의 결정에 조종실에는 팽팽한 침묵이 흘렀다.

**장면 3**
**배경:** 우주선 외부. 소형 탐사 드론 한 대가 ‘창백한 새벽호’에서 분리되어 미지의 구조물을 향해 날아간다. 구조물은 가까이서 보니 더욱 거대하고, 어둡고, 불쾌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화면은 드론의 시점으로 전환된다. 우주선 내부, 크루원들은 숨죽인 채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다.

**내레이션 (선장 이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인류는 언제나 미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전진해 왔다. 우리는 멸망의 길을 걸어왔을지언정, 눈을 감고 도망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내 발아래에서부터 차오르는 이 불쾌한 예감은… 마치 심해 깊은 곳의 거대한 존재가 눈을 뜨는 소리 같았다. 내가 잃고 있는 것은 비단 이성뿐만이 아닐 것이다.

**대화**
**김민준:** 드론, 접근 중! 현재 거리 100킬로미터… 50킬로미터… 20킬로미터! 이상 신호는 아직 없습니다!

**지문:** 드론의 시야에 구조물의 표면이 더욱 선명하게 잡힌다. 거대한 균열들, 마치 살아있는 생물의 껍질처럼 불규칙하게 뒤틀린 면들이 보였다. 그 속에서 아주 미세한, 뇌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움직이는 그림자들이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그림자들은 일정한 규칙 없이, 그러나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며 뒤틀렸다.

**박선아:** 드론 신호가… 불안정합니다. 외부 간섭이 너무 심해요. 통신이 자꾸 끊겼다 이어집니다.

**강태식:** 뭐? 이 정도 거리에서? 기기 오작동인가? 아니면 저 놈이 전파를 먹어치우기라도 하는 건가?

**최지훈:** 아니요! 보십시오! 드론의 광학 센서가 제대로 상을 잡지 못하고 있어요! 빛이… 빛이 저곳에서 휘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저 표면 자체가 거대한 왜곡된 렌즈인 것처럼! 공간이… 뒤틀리고 있습니다!

**지문:** 드론의 화면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구조물의 윤곽이 뒤틀리고, 색상이 왜곡된다. 스크린 속 구조물이 마치 서서히 숨을 쉬는 것처럼 보였다. 동시에 조종실 내부의 모든 크루원들의 귓가에, 아주 미약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속삭임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마치 심장 박동처럼 불규칙적이고, 모든 언어와 개념을 초월하는 소리였다.

**이한:** (이를 악물며) 더 가까이! 샘플 채취 지점까지 접근해! 무슨 일이 있어도 정보를 확보한다!

**최지훈:** 예, 선장님! (떨리는 손으로 조작한다)

**지문:** 드론이 구조물 표면의 한 지점을 향해 나아간다. 그곳은 다른 곳보다 유독 깊은 균열이 있는 곳이었다. 균열 속은 어둠에 잠겨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어둠은 평범한 어둠이 아니었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듯한, 광활하고 생명력 넘치는 어둠이었다.

**김민준:** 10킬로미터… 5킬로미터… 표면에 거의 도달했습니다! 이제…

**박선아:** (급하게, 목소리가 완전히 흔들린다) 안 됩니다, 선장님! 드론의 내부 온도 급상승! 외부 물질과의 반응을 시작했습니다! 에너지 파동이… 통제 불능입니다!

**지문:** 바로 그 순간, 스크린 속 구조물의 균열 안쪽에서, 아주 미약하지만 확연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어둠 속에서 거대한 입이 벌어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움직임. 그 안에서, 수억 년의 시간 동안 응축된 듯한, 형언할 수 없는 검은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한 기운이 아니었다. 그것은 존재의 심연에서 솟아나는 광기 그 자체였으며, 모든 이성을 침식하는 독이었다.

**내레이션 (최지훈)**
그것은 소리가 아니었다. 형태도 아니었다. 단지… 존재 자체로 모든 감각을 짓누르는 압도적인 허무함이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유물이 아니라… 잠들어 있던 무언가의 ‘눈’이었다는 것을. 그것은 우리를 보고 있었다. 우리가 존재하기 훨씬 이전부터 그곳에 있었던, 모든 것을 초월한 눈이었다.

**대화**
**강태식:** 크아악! 뭐야! 저게 뭐야! (두 손으로 귀를 막는다)

**김민준:** 선장님! 드론과의 연결이 끊겼습니다! 완전 소실! 통신 불능!

**박선아:** 선장님! 우주선 전체에 알 수 없는 공포 전이 파동이 감지됩니다! 승무원들의 정신 상태가… 불안정합니다! 모두 비명을 지르고 있어요!

**지문:** 우주선 전체가 진동하기 시작한다. 조종실의 불빛이 미친 듯이 깜빡이고, 경보음이 귀청을 찢을 듯 울려 퍼진다. 크루원들은 비명을 지르거나, 머리를 움켜쥐고 몸을 떨기 시작한다. 몇몇은 이미 광기에 사로잡혀 의미 없는 중얼거림을 내뱉는다. 이한 선장만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메인 스크린을 노려보고 있었다. 스크린 속 미지의 구조물은 이제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섬뜩한 눈동자처럼 느껴졌다. 그 균열 속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기운은 단순한 연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촉수처럼 우주선을 향해 뻗어 오고 있었다.

**이한:** (이를 악물며, 목소리가 찢어질 듯이) 후퇴… 전속력으로 후퇴! 당장 이 구역을 벗어난다! 기관실! 엔진 최대로!

**지문:** 이한 선장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울려 퍼진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조종실의 메인 스크린에는, 드론이 사라진 자리에, 무언가가… ‘눈을 뜬’ 듯한 섬뜩한 영상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우주선 내부, 모든 스크린에는 미지의 언어로 보이는 형상들이 번뜩이며 알 수 없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했다. 크루원들의 귓가에는 정체불명의 속삭임이 더욱 격렬하게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마치… 저 너머에서 오래된 존재가 자신들을 부르는 것처럼, 혹은 자신들 안으로 스며들고 있는 것처럼.

**마지막 패널**
**이미지:** ‘창백한 새벽호’가 전속력으로 도망치려 하지만, 미지의 구조물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기운이 우주선을 집어삼키려는 듯 빠르게 뒤쫓아오는 모습. 구조물의 균열 안에서는 셀 수 없는 눈동자들이 마치 별빛처럼 빛나며 우주선을 응시하고 있다. 우주선 내부는 아비규환. 광기에 잠식되어 가는 크루원들의 모습이 클로즈업된다. 이한 선장의 얼굴은 절망과 공포,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환희로 일그러져 있다.

**내레이션 (옴니시언트/작가)**
그들은 심해를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심해도 그들을 들여다보았다. 광기의 문이 열리고, 인류의 이성이 닿을 수 없는 심연의 그림자가 우주선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창백한 새벽호’의 이름처럼, 그들의 앞날은 창백한 새벽처럼 희미해져 갔다. 인류가 결코 마주해서는 안 될 존재의 그림자 속에서, 새로운 공포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