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똥별호의 이상한 유물』 – 프롤로그: 심연 속 한 줄기 빛
**[장면 1: 우주선 ‘별똥별호’ 함교]**
**1컷:**
칠흑 같은 우주를 배경으로, ‘별똥별호’가 유유히 떠있다. 내부 함교는 파란색과 초록색의 홀로그램 패널들로 가득하고, 그 중심에 조종석이 있다. 부조종사 **한별**(20대 후반, 살짝 흐트러진 갈색 머리, 멍한 눈으로 패널을 응시하며 하품 직전)이 헤드셋을 착용한 채 앉아 있다.
**한별:** (작게 하품하며) 아… 지루해 죽겠네. 이건 뭐, 우주 탐사가 아니라 우주 ‘눕방’ 수준인데.
**2컷:**
한별의 시선을 따라, 메인 스크린에 끝없이 펼쳐진 암흑 우주가 보인다. 아무리 봐도 별 하나 없는, 그냥 ‘깜깜한’ 우주다.
**한별:** (나른한 목소리로) ‘심우주 미탐사 구역 엑스-721 탐사 임무’라니… 이름만 거창하지, 이쯤 되면 그냥 ‘우주 먼지세기 대회’ 아닌가? 함장님도 잠시 주무시러 가시고, 지아 박사는 또 연구실에 처박혀서 이상한 외계어 분석한다고 난리일 거고…
**3컷:**
한별의 옆 조종석, 함장 **이안**(30대 초반, 단정하게 정돈된 검은 머리, 굳게 다문 입술과 날카로운 턱선)이 눈을 감고 팔짱을 낀 채 살짝 고개를 기울이고 있다. 잠시 쉬고 있는 듯 보이지만, 자세는 흐트러짐 없이 완벽하다.
**한별:** (속마음, 작은 글씨로) *…함장님은 주무실 때도 각 잡혀 계시네. 저러다 경직 올 것 같다.*
**4컷:**
그때, 한별이 앉아있는 조종 패널에서 ‘삐빅! 삐빅!’ 경고음이 울린다. 한별의 눈이 번쩍 뜨인다.
**한별:** 으악! 뭐야?! 갑자기?! (몸을 일으켜 앉으며)
**5컷:**
메인 스크린이 일렁이더니, 우주의 한 지점에 작은 주황색 점이 깜빡인다. 그리고 그 점 주변으로 알 수 없는 에너지가 감지되고 있다는 그래프가 빠르게 치솟는다.
**한별:** (혼잣말) 미확인 에너지원… 심우주에서? 이건 또 처음인데. 단순한 소행성단은 아닌 것 같은데…?
**6컷:**
한별의 목소리가 조금 커지자, 이안 함장이 눈을 번쩍 뜬다. 그의 눈빛은 방금 잠에서 깬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날카롭고 명료하다.
**이안:** (정돈된 목소리) 무슨 일이지, 한별 부조종사?
**한별:** (화들짝 놀라며) 으아악! 함장님, 깨셨어요?! 아니, 그게… 메인 센서에 미확인 에너지원이 감지되었습니다. 엑스-721 구역에서 이렇게 강한 에너지 반응은 처음입니다. 혹시… 전에 실종된 화물선 ‘별똥별 2호’의 잔해일까요?
**7컷:**
이안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별의 조종 패널로 다가온다. 그의 표정은 진지하지만, 어딘가 기대감이 엿보인다.
**이안:** (패널을 응시하며) 아니, 잔해는 아닐 거야. 에너지 패턴이 너무… 정교해. 로빈! 통신실, 지아 박사에게 현재 상황 공유하고 함교로 오라고 전해.
**[장면 2: ‘별똥별호’ 내부 복도]**
**8컷:**
복도를 달려오는 **지아**(20대 중반, 부스스한 머리, 커다란 동그란 안경, 흰색 가운을 입었지만 단추가 몇 개 풀려있다)의 모습. 그녀의 손에는 외계 문자가 가득한 태블릿이 들려있다.
**지아:** (헉헉대며) 미확인 에너지원이라고요?! 드디어! 드디어 올 것이 왔군요! 이 지루한 우주 여행에 드디어 한 줄기 빛이! 설마… 제가 그토록 고대하던 외계 문명이 남긴 유물이 아닐까요?!
**9컷:**
지아는 거의 날아갈 듯한 기세로 함교 문을 열고 들어선다. 통신 담당 **로빈**(20대 초반, 단정한 갈색 머리, 차분한 눈빛)이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온다.
**로빈:** (차분하게) 지아 박사님, 잠시 진정하시고… 일단 상황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지아:** (눈을 반짝이며) 진정이라니요! 이런 역사적인 순간에 어떻게 진정해요, 로빈 씨! 이건 인류 고고학사에 한 획을 그을 발견일 수도 있다고요!
**[장면 3: 우주선 ‘별똥별호’ 함교]**
**10컷:**
함교 메인 스크린에 미확인 에너지원의 확대 이미지가 뜬다. 아직은 너무 멀어서 점으로만 보인다.
**이안:** (명령조) 현재 위치에서 미확인 물체까지의 거리는?
**한별:** (패널을 조작하며) 현재 약 5만 킬로미터. 접근 속도 마하 1로 유지하겠습니다. 30분 내로 가시권에 들어올 겁니다.
**지아:** (흥분한 채 스크린을 노려보며) 5만 킬로미터! 어서 더 가까이! 혹시 저 에너지는… 그들의 언어가 아닐까요? 고대의 존재들이 남긴 메시지! 아니면… 사랑의 속삭임?
**한별:** (피식 웃으며) 지아 박사님, 심우주에서 사랑 타령이라니요. 그거 그냥 강력한 전파 방해일 수도 있어요.
**지아:** (한별을 흘겨보며) 한별 씨는 너무 낭만이 없어요! 이 광활한 우주에 외계 문명이 존재하고, 그들이 우리에게 손짓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짜릿한데요! 어쩌면 그들의 사랑은 우리와 다를지도 모르죠!
**이안:** (두 사람을 제지하며) 두 사람 다 조용히. 불필요한 추측은 금지한다. 일단 물체의 정체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로빈, 물체 접근 시 모든 센서 가동 준비. 잠재적 위협 가능성 염두에 둬.
**로빈:** (경례하며) 예, 함장님.
**11컷:**
시간이 흐르고, 메인 스크린에 점이었던 미확인 물체가 점점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주변의 별빛을 빨아들이는 듯한 기묘한 어둠 속에서, 무언가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한별:** (침을 꿀꺽 삼키며) 어…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합니다.
**12컷:**
이안 함장이 미간을 찌푸리며 스크린을 응시한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에도 살짝 당혹감이 스친다.
**이안:** (낮은 목소리로) 저건… 내가 아는 어떤 물체와도 달라.
**13컷:**
지아는 숨을 들이쉬고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린다. 그녀의 눈은 경외감으로 반짝인다.
**지아:** (떨리는 목소리로) 세상에… 믿을 수가 없어…
**14컷:**
메인 스크린 가득, 드디어 미지의 유물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그것은 완벽하게 매끄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구체였다. 표면은 마치 은하수를 응축시켜 놓은 듯, 다채로운 빛을 뿜어내며 끊임없이 일렁이고 있었다. 빛은 때로는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났고, 때로는 부드러운 오로라처럼 춤을 추었다. 아름답다는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우주의 신비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 구체의 중심부에서, 은은한 분홍빛 광선이 한 줄기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한별:** (넋 나간 듯) 맙소사… 저게 대체… 뭐야…?
**15컷:**
분홍빛 광선이 ‘별똥별호’의 함교 유리창을 정확히 향해 뻗어온다. 광선이 닿는 순간, 함교 내부에 알 수 없는 부드러운 에너지가 퍼져나간다.
**이안:** (경계하며) 에너지 방출! 방어막 올려!
**로빈:** (다급하게) 안 됩니다, 함장님! 방어막 시스템에 간섭이… 전혀 작동하지 않습니다!
**지아:** (황홀한 표정으로) 이 에너지… 정말 아름다워요! 마치… 수천 년 동안 간직된 비밀의 사랑 노래 같지 않나요?
**16컷:**
분홍빛 광선이 함교 내부를 가득 채우자, 갑자기 함교의 모든 패널에서 ‘사랑의 테마’ 같은 고전 로맨스 영화 OST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동시에, 홀로그램 패널들이 하트 모양으로 바뀌고, 주변에 핑크색 홀로그램 꽃잎이 흩날린다.
**한별:** (눈을 비비며) 에…? 이게 대체 무슨… 분위기가 갑자기 왜 이래?!
**이안:** (당황한 표정으로) 무슨 짓이지?! 로빈, 시스템 복구! 당장!
**로빈:** (식은땀을 흘리며) 안 됩니다, 함장님! 메인 시스템이 이… ‘로맨틱 에너지’에 완전 장악되었습니다! 저희가 컨트롤할 수 없습니다!
**17컷:**
그때, 유물의 중심에서 뿜어져 나오던 분홍빛 광선이 한별과 이안을 정확히 관통한다. 두 사람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서로를 바라본다. 핑크색 꽃잎들이 두 사람 주변을 휘감는다.
**한별:** (자기도 모르게) 함장님… 얼굴에… 꽃잎 붙었어요… (손을 뻗어 이안의 뺨에 붙은 꽃잎을 떼어주려 한다)
**이안:** (굳은 표정으로 가만히 한별을 응시하다가, 갑자기 옅은 미소를 띠며) …한별 부조종사. 당신의 눈빛은… 오늘따라 유난히 반짝이는군요. 마치 저 우주의 별똥별처럼…
**18컷:**
한별은 이안의 갑작스러운 낯간지러운 칭찬에 ‘얼음’이 된 듯 굳어버린다. 얼굴이 새빨개진다.
**한별:** (속마음, 비명 지르듯) *히이이익! 함장님이 미쳤나?! 방금 뭐라고 하신 거야?! 이… 이런 오글거리는 대사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19컷:**
지아는 눈을 번쩍이며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지아:** (환호하며) 와아! 역시! 유물이 반응하기 시작했어! 저 빛은… ‘사랑의 촉매제’였던 거야! 고대 외계 문명은 분명 사랑을 전달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거야!
**20컷:**
로빈은 당황한 얼굴로 패널들을 마구 두드리다가, 문득 이안과 한별을 번갈아 본다. 두 사람 사이에는 핑크색 꽃잎이 휘날리고, 이안은 여전히 묘한 미소를 지은 채 한별을 보고 있다. 한별은 얼굴이 터질 듯이 빨개진 채 굳어 있다.
**로빈:** (속마음, 식은땀 흘리며) *이거… 뭔가 아주 잘못된 것 같은데… 내일이면 이 함선에 로맨스 기류가 흘러넘치게 생겼잖아…?*
**21컷:**
거대한 외계 유물 ‘사랑의 구체’가 더욱 강렬한 분홍빛으로 빛나고, ‘별똥별호’ 함교는 온통 로맨틱 코미디 영화 세트장처럼 변해버린다. 한별과 이안은 여전히 어색한 포즈로 서로를 마주 보고 있다.
**내레이션:** 심우주에서 발견된 미지의 유물은 ‘별똥별호’의 평화로운 일상을 뒤흔들었다. 그것은 인류의 지식을 초월한 과학적 발견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함선에 탑승한 이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무언가’를 건드리기 시작한 듯했다. 과연 이들의 심우주 로맨틱 코미디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
**[다음 에피소드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