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 대본 & 스토리보드: 이계의 메아리
**장르:** 스페이스 오페라 / 도시 미스터리 호러
**시놉시스:** 평범한 도시 아파트에서 시작된 기괴한 폴터가이스트 현상. 그 배후에는 미지의 우주 문명과 차원의 경계를 허무는 존재들이 얽혀 있었다. 고독한 현대인의 일상이 미증유의 우주적 공포와 맞닿는 순간, 이현은 자신이 알던 세상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것을 목격한다. 과연 이현은 이 비현실적인 위협 속에서 살아남아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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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씬 1] – 고요 속의 균열**
**[시간]** 늦은 밤, 새벽 녘
**[장소]** 서울 외곽, 낡은 오피스텔 단지 ‘은하빌리지’ 703호 – 이현의 원룸 아파트
**[컷 1]**
화면 가득, 거대한 도시의 야경이 펼쳐진다. 수많은 불빛들이 점점이 박힌 회색빛 건물 숲. 그중 한 오피스텔 건물의 7층 창문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온다. 주변 건물들은 대부분 불이 꺼져 고요하고, 저 멀리 희미하게 미래형 비행 택시의 불빛이 스쳐 지나간다.
**나레이션 (이현):** (나른하고 피곤한 목소리) 퇴근. 샤워. 야식. 그리고… 잠. 반복되는 이 일상 속에서, 나는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가끔 잊곤 했다. 그저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긴 채, 관성처럼 살아가고 있을 뿐이었다.
**[컷 2]**
**이현** (20대 후반, 평범한 체격의 남성. 안경을 벗고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벅벅 털고 있다. 눈밑에 희미한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고, 입술은 바싹 말라있다)이 비좁은 화장실 거울을 멍하니 본다. 축 처진 어깨에서 고단함이 묻어난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마치 오래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희미하고 낯설다.
**이현 (독백):** (작게 한숨 쉬며) 오늘 하루도… 무사히 버텼다. 아니, 그냥 하루가 흘러갔다.
**[컷 3]**
이현이 거실로 나와 낡은 소파에 털썩 앉는다. 땀으로 끈적이던 몸이 서서히 식어가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작은 협탁 위에는 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한 낡은 표지의 SF 소설이 펼쳐져 있고, 그 옆에는 따뜻한 허브차가 담긴 투박한 머그컵이 놓여 있다. 방 안에는 은은한 라벤더 향이 감돌고 있다.
**이현 (독백):** 이젠 그 어떤 거창한 꿈도, 거대한 모험도 바라지 않았다. 그저… 평온. 이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나만의 고요함을 지키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컷 4]**
클로즈업: 이현의 손이 허브차 머그컵으로 뻗어가는 순간. 그의 손가락이 컵 손잡이에 닿기 직전.
**콰드득.**
갑자기 머그컵이 협탁 위에서 아주 미세하게, 저절로 몇 밀리미터 옆으로 미끄러진다. 찻물이 살짝 흔들려 컵 가장자리에 파문을 그린다. 흔들리는 물결 사이로 희미하게 컵 바닥의 무늬가 보인다.
**[컷 5]**
이현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진다. 그는 손을 멈추고 컵을 응시한다. 그의 얼굴에는 의아함과 함께 미약한 피로감이 스쳐 지나간다.
**이현:** …? 착각인가.
**[컷 6]**
이현이 손으로 컵을 다시 제자리로 옮긴다. 어깨를 으쓱하며 피곤해서 잘못 봤겠거니 생각한다. 이젠 웬만한 이상한 일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이현 (독백):** 내가 너무 피곤한가. 슬슬 환각까지 보이는군. 이러다 쓰러지는 거 아니야?
**[컷 7]**
이현이 컵을 들어 한 모금 마시려는 찰나, 거실 천장에 달린 LED 스탠드 등이 ‘파지직!’ 소리를 내며 한 번 깜빡인다. 순간 거실 전체가 암전되었다가 다시 밝아진다.
**[컷 8]**
이현의 시선이 천장으로 향한다. 그의 눈에는 약간의 짜증이 섞여 있다.
**이현:** (중얼거림) 이제 하다 하다 전등까지… 램프 수명이 다 된 건가? 새로 바꾼 지 얼마 안 됐는데. 아파트가 노후돼서 그런가?
**[컷 9]**
이현이 별다른 생각 없이 고개를 젓는다. 어차피 내일 출근해야 하니 더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는 펼쳐져 있던 소설책을 덮고, 컵을 내려놓은 뒤 비척비척 침실로 향한다. 그의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이현 (독백):** 잠이나 자자. 모든 건 내일의 내가 해결하겠지. 오늘의 나는 그저 쉬고 싶을 뿐이다.
**[컷 10]**
이현이 침대에 눕고, 푹신한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린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오늘의 할 일 목록을 확인한다. ‘전등 교체 부품 주문’을 목록에 추가한다. 화면이 꺼지고, 어둠이 침실을 채운다. 창밖에서는 도시의 소음이 아득하게 들려온다.
**[컷 11]**
어둠 속, 침실 한구석에 놓인 옷걸이의 빈 행거가 아주 미세하게 ‘끼익’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모습.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스쳐 지나간 듯. 빛이 전혀 없는 어둠 속이라 더욱 섬뜩하다.
**나레이션 (이현):** 그땐 몰랐다. 고요한 일상 속에 이미 균열이 시작되고 있었다는 것을. 그것이 그저 피로와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내 작은 아파트가… 곧 미지의 존재를 위한 무대가 되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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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2] – 보이지 않는 손님**
**[시간]** 며칠 후, 낮과 밤
**[장소]** 이현의 원룸 아파트 주방, 침실, 거실
**[컷 1]**
낮 시간. 이현이 주방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라면 냄비를 들고 거실로 향한다. 냄비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젓가락을 찾으려고 주방 서랍을 연다.
**이현:** 젠장, 또…
**[컷 2]**
서랍 속 젓가락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 있다. 이현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진다. 그는 어제 분명 젓가락을 설거지하고 제자리에 넣어두었다. 어제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며칠 동안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현 (독백):** 설마. 내가 벌써 치매인가? 아니면… 몽유병?
**[컷 3]**
이현이 답답한 듯 거실과 주방을 두리번거린다. 그의 시선이 갑자기 소파 밑으로 향한다. 그의 얼굴에는 짜증과 함께 의문이 떠오른다.
**[컷 4]**
카메라가 소파 밑으로 향하면, 그곳에 젓가락 한 짝이 덩그러니 떨어져 있다. 마치 누군가 장난이라도 친 듯한 모습이다.
**[컷 5]**
이현이 젓가락을 주워들고 멍하니 바라본다. 불과 며칠 전부터 이런 작은 이상 현상들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었다. 리모컨이 침대 밑에서 발견되거나, 책상 위의 연필이 필통이 아닌 바닥에 굴러다니는 식. 점점 빈번해지고 있었다.
**이현 (독백):** 아니야. 이건 너무 비정상적이야. 분명 내 건망증은 이 정도가 아니었다고. 누군가 나를 놀리고 있는 건가?
**[컷 6]**
밤. 이현이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다. 그는 좀처럼 잠들지 못하고 뒤척인다. 눈은 피곤으로 붉어져 있지만, 정신은 한없이 또렷하다. 불안감이 그의 심장을 짓누르고 있었다.
**이현 (독백):** 며칠째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 누가 내 집에 몰래 들어왔다가 흔적을 남기는 건 아닐까? 하지만 뭘 훔쳐간 것도 없고… 단지 물건들만 어지럽혀져 있을 뿐인데.
**[컷 7]**
이현의 시선이 침실 문으로 향한다. 문은 굳게 닫혀 있다. 그는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고 눈만 껌뻑거린다. 불안감에 혹시 몰라 방문을 걸어 잠그는 버릇이 생겼다.
**[컷 8]**
갑자기 ‘덜컥!’ 하는 소리와 함께 침실 문고리가 아래로 움직인다. 마치 누군가 문을 열려고 시도하는 것처럼. 이현의 몸이 침대 위에서 얼어붙는다. 그의 심장이 발작하듯 쿵쾅거린다.
**[컷 9]**
클로즈업: 이현의 공포에 질린 눈.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느낌이다.
**이현 (독백):** 도둑? 아니, 설마… 설마 귀신? 말도 안 돼!
**[컷 10]**
문고리가 다시 움직인다. 이번에는 더욱 거세게, ‘달그락 달그락!’ 소리를 낸다. 이현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대기 시작한다. 그는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고 몸을 웅크린다. 차가운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이현:** (속삭이듯, 목소리가 떨린다) 누구… 누구세요?
**[컷 11]**
침묵. 아무 대답이 없다. 하지만 문고리는 여전히 미친 듯이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방 안의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는 듯한 느낌.
**이현 (독백):** 착각일 리 없어. 이건 분명… 누군가, 아니면 무언가가… 날 노리고 있어.
**[컷 12]**
이현이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몰래카메라’ 앱을 실행한다. 어두운 방 구석구석을 비추는 카메라 화면이 어설프게 흔들린다. 그의 손이 너무 떨려 제대로 들고 있기도 어렵다.
**이현 (독백):** 증거를 남겨야 해. 그래야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어. 이건 분명 누군가의 장난이거나…
**[컷 13]**
다음 날 아침. 이현은 밤새 촬영된 영상을 확인한다. 텅 빈 방, 미친 듯이 흔들리는 문고리, 그리고… 아무것도 찍히지 않은, 엉뚱한 방향으로 비춰진 화면들. 어둠 속에서 문고리가 움직이는 소리만 또렷하게 녹음되어 있을 뿐, 범인의 모습은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다.
**이현:** (절망감에 찬 표정으로 머리를 움켜쥐며)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어! 내가 미친 게 아니란 걸 증명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컷 14]**
거실의 낡은 벽시계가 ‘똑, 딱, 똑, 딱’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시계의 초침이 한 바퀴를 돌 때마다, 액자 속의 가족 사진이 미세하게 기울어지거나, 소파 위의 쿠션이 살짝 찌그러지거나, 창문 틈으로 들어온 햇빛이 이상하게 흔들리는 등, 아주 작은 이상 현상들이 빠른 속도로 반복된다. 마치 시간이 빨리 감기 된 듯한 연출.
**나레이션 (이현):** 나는 점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길을 잃어갔다. 내 집은 더 이상 내가 아는 ‘안전한 공간’이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무언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나의 일상을 서서히 좀먹어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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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3] – 벽 너머의 메아리**
**[시간]** 어느 한밤중
**[장소]** 이현의 원룸 아파트 거실
**[컷 1]**
한밤중. 이현이 거실 한복판에 앉아있다. 그의 손에는 작은 망치가 들려 있다. 그의 눈은 핏발이 서 있고, 얼굴은 피곤과 공포로 창백하다. 그는 벽면을 불안하게 응시한다.
**이현 (독백):** 벽… 벽 속에서 소리가 난다. 며칠 전부터 계속. 마치 누군가 벽을 긁는 듯한, 아니면… 두드리는 듯한…
**[컷 2]**
클로즈업: 이현의 귀가 벽에 바싹 붙어 있다. 그의 숨소리가 거칠게 들린다.
**[SOUND]** (아주 작게, 그러나 또렷하게) 쿵… 쿵… 흐느적거리는 듯한, 규칙 없는 저음의 진동. 금속이 부딪히는 듯한 ‘쨍’ 하는 소리도 아주 미세하게 섞여 있다.
**[컷 3]**
이현이 몸을 뗀다. 그의 얼굴은 피곤과 공포로 창백하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망치를 든 손에 힘을 준다. 그의 눈에는 절박함이 깃들어 있다.
**이현 (독백):** 어쩌면… 벽 안에 뭔가 갇혀있을지도 몰라. 오래된 건물이라서? 아니면… 아니면… 설마…
**[컷 4]**
이현이 망치로 벽을 조심스럽게 두드린다. 그의 손이 떨린다.
**탁. 탁.**
그가 두드리는 순간, 벽 너머에서 마치 응답하듯이 ‘쿵!’ 하는 더 크고 깊은 울림이 돌아온다. 진동이 벽을 타고 이현의 몸으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현이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선다.
**[컷 5]**
그때, 거실의 모든 전등이 ‘파지직! 찌이익!’ 소리를 내며 동시에 깜빡이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단순히 깜빡이는 것을 넘어, 마치 과부하가 걸린 것처럼 불안하게 흔들린다. 이현이 당황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이현:** 뭐야, 또… 또 시작이야!
**[컷 6]**
이현의 눈앞에서, 협탁 위에 놓여있던 작은 유리 화병이 ‘쨍그랑!’ 소리를 내며 저절로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조각 난다. 물이 사방으로 튀고, 유리 조각이 빛에 반사되어 번쩍인다. 그 파편들 위로 전등의 불빛이 춤추듯 일렁인다.
**[컷 7]**
이현이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공포에 질린 그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흔들린다. 그의 얼굴은 이제 공포 그 자체다.
**이현:** (목소리가 떨린다) 이건… 이건 아니야! 이건 꿈이 아니라고!
**[컷 8]**
이현이 현관문으로 달려간다. ‘제발… 열려라!’ 그의 손이 문고리를 잡으려 하지만, 문고리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그의 손길을 피해 허공에서 빙글빙글 돈다. 투명한 힘이 문고리를 조종하는 듯하다.
**이현:** (소리 지르며) 열려! 열리라고! 제발!
**[컷 9]**
이현이 필사적으로 발로 문을 차려고 하지만, 그의 발이 허공을 가르고 균형을 잃는다. 동시에 등 뒤에서 ‘우당탕탕!’ 하는 굉음이 들린다. 그는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본다.
**[컷 10]**
이현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경악스러운 광경. 거실의 소파가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고, 식탁 의자들이 저절로 움직이며 이현을 향해 날아온다. 책장의 책들이 마치 폭포수처럼 우수수 바닥으로 쏟아진다. 액자들이 벽에서 떨어져 깨지고, 작은 장식품들이 산산조각 난다.
**이현:** (절규) 으아악! 살려줘!
**[컷 11]**
이현이 비틀거리며 피한다. 날아오는 의자를 간신히 피하자, 뒤이어 묵직한 액자가 날아와 벽에 ‘쾅!’ 하고 부딪히며 산산조각 난다. 먼지가 피어오르고, 유리 파편이 이현의 얼굴 근처로 튀어 날아간다.
**이현 (독백):** 내가… 내가 여기서 죽을 수도 있어. 이대로… 이대로 미쳐버릴 거야.
**[컷 12]**
이현이 필사적으로 침실로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침실 문이 ‘쾅!’ 하고 저절로 닫히더니,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잠긴다. 갇혔다. 완벽하게 고립되었다.
**[컷 13]**
거실 한가운데, 이현이 주저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다. 전등은 미친 듯이 깜빡이고, 가구들은 사방으로 날아다닌다. 그의 머리 위로 화분 하나가 날아와 천장에 부딪히며 흙을 뿌린다. 온 사방이 파괴되고 있다.
**이현 (독백):** 꿈이 아니야. 이건… 현실이야.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날 죽이려고 해. 아니, 죽이려는 것 이상이야. 나를 완전히 무너뜨리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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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4] – 차원의 왜곡**
**[시간]** 현상 절정
**[장소]** 이현의 원룸 아파트 거실
**[컷 1]**
사방에서 물건들이 날아다니고 파괴되는 아비규환의 현장. 이현이 몸을 웅크린 채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다. 그의 눈에, 소파 밑에서 빛나는 무언가가 들어온다. 격렬한 혼돈 속에서 유일하게 안정된 빛.
**이현:** …? 저건 뭐지?
**[컷 2]**
클로즈업: 소파 밑 구석에, 작은 금속 조각 하나가 푸른빛을 희미하게 내뿜고 있다. 그 빛은 주변의 격렬한 폴터가이스트 현상과 대비되어 기묘한 평온함을 풍긴다. 이현은 본능적으로 그것이 모든 현상의 중심에 있음을 느낀다. 마치 거대한 폭풍의 눈처럼.
**이현 (독백):** 저건… 언제부터 저기에 있었지? 내 물건이 아니야.
**[컷 3]**
이현이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그 금속 조각을 향해 기어간다. 깨진 유리 파편들이 그의 팔을 스치지만, 그는 아픔을 느낄 새도 없다. 그가 조각에 가까워질수록, 주변의 폴터가이스트 현상이 미세하게 약해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날아다니던 의자가 멈칫하고, 전등의 깜빡임이 느려진다.
**[컷 4]**
이현이 금속 조각을 집어 든다. 그의 손에 닿는 순간, 금속 조각에서 뿜어져 나오던 푸른빛이 갑자기 강렬하게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다. 주변의 가구들이 요동치던 것을 멈춘다. 날아다니던 물건들이 바닥에 ‘쿵! 쿵!’ 하고 떨어진다. 모든 소음이 멎는다. 완벽한 침묵.
**[컷 5]**
클로즈업: 금속 조각을 든 이현의 손. 푸른빛이 그의 손을 감싸고, 손등 위로 알 수 없는 기하학적인 문양들이 순간적으로 새겨졌다가 빛과 함께 사라진다. 마치 피부에 새겨진 회로도 같다. 뜨거움도, 차가움도 아닌, 기묘한 에너지가 그의 몸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느낌이다.
**[컷 6]**
이현이 놀란 눈으로 금속 조각을 바라본다. 조각의 표면에는 복잡하고 미려한 문양이 음각되어 있다. 마치 별자리를 형상화한 듯도 하고, 어떤 기계 장치의 일부 같기도 하다. 이전에 본 적 없는, 아름다우면서도 섬뜩한 문양이다.
**이현 (독백):** 이건… 돌멩이가 아니야. 이건… 살아있는 것 같아.
**[컷 7]**
금속 조각이 더욱 강렬하게 빛나기 시작하자, 이현의 아파트 거실 벽면에 푸른빛의 선들이 번개처럼 ‘쉬이이익! 파지직!’ 하고 그어지기 시작한다. 선들은 순식간에 복잡한 회로도 같은, 혹은 고대 문자를 닮은 문양을 그리며 벽면 전체를 뒤덮는다. 마치 보이지 않는 프로젝터가 홀로그램을 쏘는 것처럼.
**[컷 8]**
이현의 눈앞에서 벽면의 콘크리트가 마치 투명한 막처럼 일렁이기 시작한다. 벽 너머, 익숙한 도시의 풍경 대신, 무한한 어둠과 그 안에 박힌 찬란한 성운의 조각들이 희미하게 비친다. 은하수의 한 조각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이현:** (숨을 헐떡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이게… 대체… 무슨…
**[컷 9]**
거실 한가운데, 공기가 일렁이며 작은 균열이 ‘파지직! 콰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발생한다. 균열은 점점 커져 마치 공간이 찢어지는 듯한 형상이 된다. 균열 너머로 보이는 것은, 차갑고 거대한 금속 외벽. 우주선 내부 같은, 압도적인 스케일의 공간. 그 공간 너머에는 셀 수 없는 별들이 박힌 우주의 심연이 펼쳐져 있다.
**이현:** (공포와 경외감에 압도되어 중얼거린다) 이건… 설마… 그게 아니면… 설명이 안 돼.
**[컷 10]**
이현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그의 눈은 극심한 공포에 질려 있지만, 동시에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과 충격으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손에 든 푸른빛 금속 조각이 여전히 강렬하게 빛나고 있다. 그 빛은 이현의 얼굴을 푸르게 물들인다.
**나레이션 (이현):** 내 아파트는 더 이상 지구 위 평범한 공간이 아니었다. 그것은… 차원의 문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문을 열어버린 어리석은 존재였다. 내 일상은 산산조각 났다. 이제 나는 선택해야 한다. 미치거나, 아니면… 이 문 너머의 진실을 마주하거나.
**[컷 11]**
화면이 급격히 어두워진다. 푸른빛 금속 조각의 빛만이 강렬하게 남았다가, 이내 모든 것이 암전된다.
**[SOUND]** (아득하게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언어의 속삭임과 기계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