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게임 (VRMMO)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불타는 심연의 서곡

**장면: 망자의 나락, 깊은 곳**

[어둡고 음침한 던전. 핏빛으로 물든 해골들이 널려 있고, 기괴한 형상의 그림자들이 벽을 기어 다닌다. 희미한 횃불 빛이 간신히 앞을 비추는 가운데, 한 인물이 무표정한 얼굴로 거대한 그림자 야수를 베어 넘기고 있다.]

**내레이션 (이한):**
그날 이후, 나의 세계는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
믿음과 배신. 빛과 어둠.
그리고… 살아남은 나.

[거대한 야수가 비명을 지르며 재로 변한다. 묵직한 대검을 든 사내, ‘이한’의 검 끝에서 검붉은 기운이 스멀거린다.]

**이한:**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의 눈빛은 지쳤지만, 그 안에 사그라지지 않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젠장… 또 나왔네.

**띠링!**

**[‘나락의 그림자’를 처치했습니다.]**
**[‘영혼 조각’을 획득했습니다.]**
**[고유 패시브 스킬 ‘심연의 각인’이 활성화됩니다.]**
**[‘힘’ 스탯이 1 증가합니다.]**
**[‘민첩’ 스탯이 1 증가합니다.]**

[이한은 무덤덤하게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의 손에 들린 대검은 낡고 투박했지만, 수없이 많은 생명을 거두어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이한 (독백):**
고작 1포인트.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닌 수치겠지만… 나에게는 모든 것이었다.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는 유일한 희망.

[그의 뇌리에서 한때 찬란했던 과거의 조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장면: 회상 – 여명 기사단의 성채**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화려한 길드 성채. 길드원들이 환하게 웃으며 서로 축하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젊은 ‘이한’과 ‘최민혁’. 어깨동무를 하고 활짝 웃고 있다.]

**최민혁:**
(이한의 어깨를 툭 치며)
이야, 이한! 역시 네가 없었으면 이 ‘여명 기사단’은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거야! 퀘스트도, 레이드도, 네 손에 걸리면 그냥 끝이잖아!

**이한:**
(쑥스러운 듯 웃으며)
무슨 소리야, 민혁아. 네가 길드 운영이랑 전략 짜는 걸 얼마나 잘하는데. 우린 그냥… 같이 가는 거지.

**최민혁:**
(씨익 웃으며)
그럼! 당연히 같이 가야지! 우리 꿈이 뭔데? ‘아르카나: 리버스’ 최고의 길드가 되는 거잖아!

[최민혁의 눈이 반짝였다. 그 눈에는 순수한 열정과 우정이 가득해 보였다.]

**이한 (내레이션):**
그때 나는 알지 못했다.
그 반짝임이 순수한 것이 아니라… 탐욕의 가면이었다는 것을.

**장면: 회상 – 길드 회의실**

[어두워진 회의실. 길드 마스터 자리에 앉은 최민혁이 싸늘한 표정으로 이한을 내려다보고 있다. 주변에는 길드의 핵심 간부들이 서늘한 시선으로 이한을 노려보고 있다.]

**최민혁:**
(정색하며)
이한. 변명은 필요 없어. ‘태초의 심장’을 멋대로 매각하려 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야. 증거도 확실하고.

**이한:**
(분노에 찬 목소리로)
뭐? 매각? 말도 안 돼! 난 그런 적 없어! 민혁아, 이게 무슨 소리야? 너도 알잖아! ‘태초의 심장’은 우리 길드의 근간이라고! 내가 그걸 팔 리가 없잖아!

**최민혁:**
(비웃듯이)
네가 길드 해킹을 시도하다 적발당했다고 보고가 올라왔어. 그리고 그 모든 정황이 네 행적과 일치하고. 이한, 넌 더 이상 우리 ‘여명 기사단’의 일원이 아니야.
(손짓하자, 길드 간부들이 이한에게 달려든다.)

**이한:**
(저항하려 하지만, 수적으로 압도당한다)
민혁아! 최민혁! 너 지금… 도대체 무슨 짓을…!

**최민혁:**
(냉정한 목소리로)
강제 길드 추방. 그리고 모든 길드 자산 회수.
(이한을 외면하며)
그게 네 최후다.

[이한의 캐릭터가 모든 아이템을 빼앗긴 채, 마치 빈 껍데기처럼 길드 성채 밖으로 내던져졌다. 시스템 알림이 그의 눈을 가득 메웠다.]

**띠링!**

**[길드 ‘여명 기사단’에서 추방되었습니다.]**
**[길드 창고에 보관된 모든 아이템이 회수됩니다.]**
**[모든 길드 기여도가 초기화됩니다.]**
**[더 이상 ‘여명 기사단’의 길드 버프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한 (내레이션):**
그 순간, 내 심장은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분노와 배신감으로 온몸이 불타는 것 같았다.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깨달았다.
죽을 수는 없다는 것을.
죽어서도, 이 복수를 끝낼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장면: 망자의 나락, 현재**

[이한은 다시 눈앞의 던전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이한:**
(독백)
최민혁… 그리고 ‘여명 기사단’.
너희가 나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이 나락에서 새로운 힘을 찾았다.

[이한이 낡은 대검을 번쩍 들어 올리자, 검은 기운이 검날을 휘감았다. 그의 몸에서 희미하게 검붉은 아우라가 피어올랐다.]

**띠링!**

**[고유 스킬 ‘영혼 포식’이 활성화됩니다.]**
**[나락의 기운에 오염된 몬스터의 영혼을 흡수하여 ‘어둠’ 스탯을 획득합니다.]**

[땅바닥에서 기어 나오는 뼈다귀 전사들이 이한에게 달려들었다. 이한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들에게 달려갔다. 그의 움직임은 투박하지만, 죽음을 각오한 듯 빠르고 정확했다.]

**이한:**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
(검을 휘둘러 뼈다귀 전사들을 연달아 베어넘긴다. 피 대신 검은 재가 흩날린다.)
어리석은 놈들…

[그는 마치 그림자처럼 움직이며 적들 사이를 헤집고 다녔다. 공격을 피하지 않고 받아내면서도, 오직 적의 약점만을 노리는 냉혹한 전투 방식이었다.]

**콰직! 쨍그랑!**

[마지막 뼈다귀 전사가 산산조각 나며 쓰러졌다. 이한은 전투의 여파로 거칠어진 숨을 내쉬며 주변을 둘러봤다.]

**이한 (독백):**
이 ‘심연의 각인’은 나를 점점 더 강하게 만들었다.
평범한 레벨업이 아닌, 진정한 각성으로 이끄는 힘.
고통과 절망 속에서 얻어낸… 유일한 나의 무기.

[시스템 알림이 다시 떴다.]

**띠링!**

**[고유 패시브 스킬 ‘심연의 각인’이 활성화됩니다.]**
**[‘어둠’ 스탯이 1 증가합니다.]**
**[현재 ‘어둠’ 스탯: 15 / 100]**
**[‘어둠’ 스탯 100 달성 시, 고유 능력 ‘나락의 심장’이 개방됩니다.]**

[이한은 메시지를 훑어본 후,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손은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이한:**
(나지막이)
아직 멀었어.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던전의 더 깊은 곳으로 향하는 어둠 속으로, 이한의 그림자가 천천히 사라져 간다. 그의 등 뒤로, 죽음의 기운이 더욱 짙게 깔렸다. 이한의 눈빛은 마치 심연의 바닥에서 솟아난 불꽃처럼, 복수를 향한 맹렬한 의지로 이글거렸다.]

**이한 (독백):**
최민혁…
네가 나락으로 던져버린 내가…
이제 그 나락에서 기어 올라갈 것이다.
그리고 네가 가진 모든 것을,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되찾아줄 테니.
기다려라.

[장면이 점점 어두워지며, 이한의 결연한 옆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1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