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판타지 (현대 판타지)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천명전(天命戰) 에피소드 1: 운명의 그림자**

[장면 1]
**배경**: 서울의 밤. 빌딩 숲 사이로 화려한 네온사인이 번쩍인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북적이는 강남 한복판. 그 중 한 편의 이자카야 ‘달빛주점’ 앞.
**나레이션 (강진우)**:
세상 사람들은 모른다. 이 화려하고 시끄러운 도시의 불빛 아래, 또 다른 세계가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어쩌면 나조차도, 그 세계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평범한 삶, 따뜻한 밥 한 끼, 친구들과의 시시콜콜한 농담. 그게 전부였으면 좋았을 텐데.

**진우 (독백)**:
젠장, 알바 시급으로는 택도 없는 세상에서… 나는 왜 하필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건데.

**장면**: 주방 안. 스무 살 초반의 강진우, 능숙하게 꼬치를 굽고 있다. 땀방울이 이마에 송골송골 맺혔지만, 그의 눈빛은 퍽 초연해 보인다.
**점장 (목소리, 안 보임)**:
진우 씨, 5번 테이블 안주 나왔어요! 빨리빨리!

**진우**:
네! (꼬치를 접시에 담으며)

[장면 2]
**장면**: 주방 문을 열고 홀로 나선 진우. 순간, 그의 시야가 살짝 일그러진다.
**진우 (독백)**:
(젠장, 또 시작인가.)
희미하게, 그의 눈에 보이지 않던 ‘기(氣)’의 흐름이 포착된다. 왁자지껄한 홀 안, 손님들의 웃음소리, 접시 부딪히는 소리가 아득하게 멀어진다.
**진우 (독백)**:
(어째서 요즘 들어 이 감각이 더 강해지는 거지? 제발… 이젠 그만 좀…)

**장면**: 5번 테이블 앞에 도착한 진우. 술에 취해 시끄럽게 떠들던 아저씨 손님들이 진우를 올려다본다.
**아저씨1**:
어이, 총각! 여기 맥주 더 줘! 시원한 걸로!

**진우**:
(억지로 미소 지으며)
네,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나레이션 (진우)**:
나는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더 이상 예전처럼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운명이란 건 참으로 끈질기고 잔인한 것이다. 마치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니며 기어이 붙잡아 놓고야 마는.

[장면 3]
**장면**: 진우의 자취방. 낡은 원룸. 침대에 앉아 고서적 한 권을 들여다보고 있는 진우. 책 속에는 오래된 문양들과 기묘한 인물화들이 그려져 있다. 책의 제목은 희미하게 ‘천명록(天命錄)’이라 적혀 있다.
**진우 (독백)**:
‘천명전(天命戰)’. 개소리도 정도껏이지. 이딴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내 강씨 가문 대대로 전해지는 비전(秘傳)이라니. 나는 그냥… 이젠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고.

**장면**: 책장을 덮는 진우. 덮인 책의 표지에는 흐릿하게 새겨진 ‘강(姜)’ 자 문양이 보인다.
**진우 (독백)**:
하지만… 최근 들어 서울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이한 사건들. 건물 붕괴, 돌연한 화재, 설명할 수 없는 강력 범죄들. 모든 게 이 책에 적힌 예언과 섬뜩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내 몸에 나타나는 이 알 수 없는 변화들까지. 기운을 감지하는 능력이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똑똑-!**
갑자기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

**진우**:
누구세요?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 (걸걸함)**:
이놈 자식, 네놈 스승님이 왔는데 문도 안 열어줄 셈이냐? 이 할애비가 네놈 어릴 적부터 기저귀 갈아주던 사이인데! 버르장머리 하고는!

**진우**:
(짜증 섞인 한숨)
하아, 사부님… 왜 또 찾아오신 거예요.

[장면 4]
**장면**: 문이 열리고, 낡은 도복을 입고 수염을 희끗하게 기른 노인, 홍 사부(洪 師父)가 들어선다. 그의 등 뒤로 석양빛이 스며들어 후광처럼 보인다. 방 안으로 들어선 그의 몸에서 은은하지만 깊이 있는 기운이 느껴진다.
**홍 사부**:
(방 안을 쓱 훑어보며)
쯧쯧, 여전히 더럽구나. 젊은 놈이 돼지우리에 사는 것도 아니고. 요즘은 청소라는 걸 모르고 사나?

**진우**:
(문 닫으며)
용건이나 말씀하세요, 사부님. 요즘 왜 이렇게 자주 찾아오세요? 전 이제 그쪽 일에 엮이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더 이상 그 허황된 무림의 잔재 같은 건…

**홍 사부**:
(침대에 앉으며, 진우의 말을 가로막는다)
엮이고 싶지 않다고? 네가? 허허, 천만에. 네 핏속에 흐르는 피가 그걸 허락할 리가 없지. 네 아비의 피가, 네 조상들의 혼이 가만둘 리가 없지 않느냐.

**진우**:
무슨 소리세요?

**홍 사부**:
(진지한 얼굴로)
때가 왔다. ‘천명전’의 막이 올랐어.

**진우**:
(표정이 굳어지며)
벌써…요? 예전보다 훨씬 빨리?

**홍 사부**:
그래. 그리고 넌… 피할 수 없다. 네가 원하든 원치 않든, 넌 강씨 가문의 마지막 후계자이자, 이번 천명전의 ‘선택받은 자’ 중 한 명이다. 네게 주어진 천명(天命)이니라.

**진우**:
(주먹을 꽉 쥐며)
말도 안 돼! 저는… 저는 그럴 자격도, 힘도 없어요! 그저 평범한 알바생일 뿐이라고요!

**홍 사부**:
(진우의 어깨를 툭 치며)
자격? 힘? 흥, 네 아비도 처음엔 그랬지. 징징대기는. 하지만 결국 모두를 지켜냈어. 네 안에 잠든 힘을 깨워야 한다, 진우야. 세상이 널 필요로 한다. 네게 부여된 천명이니라.

**진우**:
세상이요? 제발, 그런 거창한 소리 하지 마세요! 전 그냥… 제발 평범하게 살게 해달라고요!

**홍 사부**:
(진우의 말을 끊으며, 눈빛이 매섭게 변한다)
세상의 운명이 걸려있다. 천명전의 승자는 이 세계의 균형을 조율할 ‘천명지주(天命之主)’가 된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이번 천명전은… 단순히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가 아니야.

**진우**:
(숨을 삼키며)
다르다니요?

**홍 사부**:
(눈빛이 날카로워진다. 그의 주변으로 희미한 기운이 맴도는 것이 진우의 눈에는 보인다.)
영겁의 봉인이 풀리고 있다. 과거의 금기된 존재들이 이 현계(現界)를 침범하려 해. 천명전은 그들을 막을 유일한 수단이자, 어쩌면 그들의 침공을 알리는 서곡이 될 수도 있다. 네 아비가 목숨 걸고 지키려 했던 균형이, 지금 무너지고 있다고!

**나레이션 (진우)**:
세상에 숨겨진 진실이, 마치 거대한 파도처럼 나를 덮쳐왔다. 나는 그저 파도에 휩쓸리는 작은 조각배에 불과했다. 하지만 파도는 나를 벼랑 끝으로 밀어붙였고, 이제 더 이상 피할 곳은 없었다.

[장면 5]
**배경**: 다음날 밤. 서울 외곽의 낡은 체육관. 겉보기엔 허름하지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분위기가 확 바뀐다. 웅장한 아레나, 최첨단 홀로그램 스크린, 그리고 압도적인 기운을 뿜어내는 수많은 인파. 이들은 평범한 관중이 아니다. 모두 각기 다른 무문(武門)의 고수들, 혹은 그들의 후계자들이다. 그들의 눈빛에는 강렬한 투지와 알 수 없는 기세가 서려 있다.
**나레이션 (진우)**:
결국 나는 이끌려 왔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처럼. 홍 사부의 말은 현실이었다. 이곳이 바로, 천명전의 첫 번째 결전장이었다. 내가 그토록 외면하고 싶었던, 또 다른 세상의 시작점.

**장면**: 아레나 중앙. 거대한 홀로그램 스크린에 ‘천명전: 현계 무도(現界武道)’라는 글자가 웅장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그 아래, 첫 번째 대진표가 공개된다.
**사회자 (목소리, 우렁참)**:
모두 주목! 영겁의 맹세를 잇는, 천하의 운명을 건 대결! ‘천명전’의 서막이 드디어 올랐습니다! 혼돈의 시대를 밝힐 천명지주는 누가 될 것인가!

**진우 (독백)**:
(수많은 고수들의 기운에 압도되어 숨쉬기조차 힘들다. 저들 중 몇이나 ‘평범한 인간’일까? 아니, 평범한 자는 한 명도 없을 거야.)

**장면**: 진우의 시선이 아레나 한곳에 멈춘다. 아레나 한쪽에 자리한 VIP 석. 그곳에 거만한 미소를 띠고 앉아있는 한 남자. 하얀 도복 위로 수려한 용 무늬가 금실로 새겨져 있다. 그의 눈빛은 맹렬한 불꽃 같았고, 그의 주위에는 다른 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백호연 (독백, 오만한 미소)**:
흐흐, 드디어 시작되는군. 이번 천명전의 천명지주(天命之主)는 오직 나, 백호연뿐이다. 감히 내 앞길을 막을 자는…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의 주변으로 푸른색의 미약한 기운이 아른거린다. 마치 살아있는 용처럼 꿈틀거린다.

**진우 (독백)**:
(저 녀석의 기운… 심상치 않다. 마치… 백 호랑이의 기상 같아. 아니, 그보다 더 강렬하고 냉혹한… 저 녀석도 강씨 가문의 후예인가?)

**사회자**:
자, 그럼 대망의 첫 번째 경기! 청룡 문파의 ‘서윤’ 선수와… 저 서쪽의 숨겨진 문파, ‘무영도’의 ‘강진우’ 선수입니다! 양 선수, 입장해 주십시오!

**진우**:
(자신을 가리키며, 얼굴이 창백해진다)
네? 저… 저요?! 무영도? 그게 뭔데?!

**나레이션 (진우)**:
무영도? 나는 들어본 적도 없는 문파였다. 홍 사부에게 속은 건가? 아니면 이것 또한 운명인가? 내 이름은 이미 아레나를 울리고 있었다.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가, 드디어 나를 집어삼키기 시작한 것이다.

**장면**: 스포트라이트가 진우에게 쏟아진다. 그는 불안한 얼굴로 아레나 중앙으로 발을 옮긴다. 그의 반대편에서, 푸른 도복을 입은 날카로운 눈매의 여인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온다. 그녀의 몸에서 희미하게 물결치는 기운이 느껴진다. 마치 맑은 물줄기처럼 차갑고도 강렬한.

**진우 (독백)**:
(젠장… 첫 상대부터 만만치 않아 보인다. 무영도? 청룡 문파? 이 힘없고 평범한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아니, 살아남을 수나 있을까?)

**[컷 아웃]**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