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블랙 네온 미궁] – 제1화: 유리 감옥의 비명

**[장면 1] – 오프닝: 잿빛 비 내리는 도시**

**#1.1 도시 야경 (밤)**
* **배경:** 짙은 안개와 산성비가 뒤섞여 내리는 미래 도시 ‘네오 서울’. 수많은 네온사인 간판들이 흐릿하게 번져 보이고, 공중을 가로지르는 비행 택시들의 불빛이 점멸한다. 빌딩 숲 사이로 뻗은 거대한 데이터 케이블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고, 그 아래로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인파와 자동 주행 차량들이 조그맣게 보인다.
* **내레이션 (류진의 무미건조한 목소리):** 이 도시는 항상 비가 내린다. 잿빛 빌딩 숲을 적시는 것은 빗물인가, 아니면 이 도시의 차가운 눈물인가.

**#1.2 류진의 사무실 내부 (밤)**
* **배경:** 낡고 지저분한 뒷골목의 한 건물 옥탑방.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홀로그램 모니터들과 전선 다발, 그리고 먹다 남은 즉석 식품 용기들. 창밖으로는 도시의 번쩍이는 불빛이 무심하게 쏟아져 들어온다.
* **인물:**
* **류진 (30대 초반):** 덥수룩한 머리카락, 지쳐 보이는 눈매. 하지만 그 눈빛 속에는 날카로운 지성이 번뜩인다. 낡은 재킷을 걸치고 의자에 기대어 앉아, 한 손으로는 홀로그램 패드를 조작하고 다른 손으로는 차가운 커피 캔을 들고 있다. 그의 왼쪽 눈에는 미세한 광학 렌즈가 박혀 있어 사이버네틱 임플란트임을 암시한다.
* **효과음:** 빗소리, 데이터 처리음, 커피 캔 따는 소리.

**[모니터 속 박성호 형사]**
* **박성호 (40대 후반):** 딱딱한 표정의 베테랑 형사. 홀로그램 통화로 류진에게 다급하게 연락한다.
* **박성호:** 류진 씨! 제발 좀 받아!

**[류진, 무미건조하게 패드를 들여다본다]**
* **류진:** (한숨) 또 뭔가 귀찮은 일이겠군.
* **류진:** (통화 연결) 무슨 일입니까, 박 형사님. 내 주말은 이미 시작됐습니다만.
* **박성호:** 주말은 무슨 주말! 지금이 몇 시인데! 긴급상황이야, 긴급상황! 회장님이라고!
* **류진:** 회장님? 어떤 회장님? 이번엔 회장님의 애완 로봇이 가출이라도 했습니까?
* **박성호:** (격앙된 목소리) 장난할 때가 아니야! K그룹 바이오-테크 사업부 총괄, 강태민 회장! 살해당했어!
* **류진:** (커피 캔을 내려놓으며, 눈빛이 날카로워진다) 강태민이요? 그 ‘생체 코드’ 연구의 대가? 흐음…
* **박성호:** 그래! 그런데 문제는, 현장이… 완벽한 밀실이야.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외부 침입 흔적은 제로! 감시 시스템도 먹통이었다고! 우리 팀이 아무리 쑤셔봐도 답이 안 나와. 자네밖에 없어, 류진 씨. 제발 부탁이야.
* **류진:** (패드에 지도를 띄우며) 위치.
* **박성호:** (안도하며) 스카이 타워 180층, 펜트하우스. 최상층이야. 내가 지금 직접 데리러 갈 테니까, 준비해 줘. 5분 안으로 도착한다!
* **류진:** (전화 종료) 망할 주말.

**[장면 2] – 스카이 타워 180층: 유리 감옥**

**#2.1 스카이 타워 로비 (밤)**
* **배경:** 번쩍이는 크롬과 유리로 뒤덮인 초현대적인 로비. 촘촘하게 박힌 감시 카메라와 삼엄한 보안 시스템이 위압감을 준다. 로봇 가이드들이 무심하게 오가는 손님들을 안내한다.
* **인물:** 류진이 박 형사가 운전하는 순찰용 비행 택시에서 내린다. 류진은 낡은 재킷 차림에 무관심한 표정으로 주변을 스캔한다. 박 형사는 잔뜩 신경이 곤두서 있다.
* **박성호:** (류진에게 속삭이듯) 이 빌딩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요새야. 경호 시스템이 얼마나 완벽한지 알겠지? 그런데도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2.2 펜트하우스 복도 (밤)**
* **배경:** 펜트하우스 입구. 수많은 경찰들과 과학수사대 요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복도에는 차가운 금속성 광택이 흐르고, 벽면에는 예술적인 패턴의 홀로그램 장식이 빛난다.
* **박성호:** (현장 통제하는 경찰관에게) 형사 박성호다. 류진 탐정님 모시고 왔다. 현장 개방해.
* **경찰관:** (고개를 숙이며 문을 연다)

**#2.3 강태민 회장의 서재/연구실 (밤) – 사건 현장**
* **배경:** 펜트하우스 내부에 있는 강태민 회장의 개인 서재이자 연구실. 온통 유리와 금속, 그리고 최고급 목재로 마감된 공간. 한쪽 벽면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네오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른 벽에는 거대한 홀로그램 미디어아트 패널이 걸려 있다. 방 중앙에는 원목 책상과 인체공학적 의자, 그리고 최첨단 의료/생체 분석 장비들이 놓여 있다. 방 전체가 깔끔하고 정돈되어 있지만, 미묘하게 서늘한 공기가 감돈다.
* **인물:**
* **강태민 (피해자):** 책상에 엎드린 채 발견되었다. 등 부분에 작은 검붉은 자국이 선명하다. 이미 사망한 지 꽤 시간이 흐른 듯하다. 주변에는 혈흔이나 격투의 흔적이 전혀 없다.
* **과학수사대 요원들:** 조심스럽게 증거를 채취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 **박성호:** (류진에게) 피해자는 강태민 회장. 사인은 독극물 중독으로 추정됩니다. 등 뒤에 주사 바늘 같은 흔적이 발견됐고요. 문제는… (주변을 둘러보며) 보시는 바와 같이, 모든 문은 안에서 이중으로 잠겨 있었습니다. 생체 인식 잠금장치는 외부에서 강제로 해제된 흔적도 없고요. 창문도 특수 강화 유리라 외부에서 침입은 불가능합니다. 환풍구도, 심지어 이 빌딩의 모든 공기 순환 시스템까지 완벽하게 폐쇄되어 있었죠.
* **류진:** (아무 말 없이 방 안을 둘러본다. 그의 사이버네틱 렌즈가 미세하게 빛나며 주변 환경 데이터를 스캔한다.) 감시 시스템은?
* **박성호:** 사건 발생 추정 시각, 정확히 밤 10시 30분부터 10시 45분까지 15분간, 이 방 안의 모든 감시 시스템이 알 수 없는 오류로 정지했었습니다. 그 외의 시간은 정상 작동했고요. 그리고 그 시간 이후로 회장님 방에서 나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 **류진:** (강태민의 시신에 가까이 다가간다. 맨손으로 시신 주변의 미세한 먼지를 훑어본다. 주변의 과학수사대 요원들이 그의 행동에 움찔한다.) 혈흔도, 격투의 흔적도, 외부 침입자의 발자국도… 그 어떤 것도 없군요. 완벽하게 밀폐된 공간에서, 혼자 독살당했다라.
* **박성호:** 자네라면 답을 찾아낼 수 있겠지, 류진 씨? 이런 건… 귀신이라도 들어왔다 나가지 않고서야 설명이 안 돼.
* **류진:** (피식 웃음) 귀신은 데이터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박 형사님.
* **류진:** (시선을 천천히 옮겨 방의 모든 가구, 벽면, 천장, 심지어 바닥의 미세한 틈새까지 훑어본다. 그의 눈동자에 수많은 데이터가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이 방의 공기 흐름은 어땠죠?
* **박성호:** 공기 흐름이요? 시스템 오류로 환풍이 멈췄으니, 정체되어 있었겠죠. 왜요?
* **류진:** (손가락으로 천장의 환풍구를 가리킨다.) 저 환풍구, 언제 마지막으로 점검했습니까?
* **과학수사대 요원:** 한 달 전 정기 점검이 마지막이었고, 시스템 로그상으로는 이상 없었습니다. 현재도 폐쇄 상태로…
* **류진:** (말을 자르며) 잠시 저 홀로그램 미디어아트 패널을 꺼주시겠습니까?

**#2.4 홀로그램 패널이 꺼진 후**
* **배경:** 거대한 미디어아트 패널이 꺼지자, 검은색 유리 같은 표면이 드러난다. 류진은 패널과 벽 사이의 아주 미세한 틈새에 손가락을 넣어본다.
* **류진:** (중얼거린다) 이건… 유격이군요. 설계상 불가능한 틈새인데.
* **박성호:** 유격이요? 아무리 봐도 완벽하게 벽에 밀착되어 있는데요?
* **류진:** (그의 왼쪽 눈 렌즈가 초록색으로 빛나며,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는 듯하다.) 이건… 진동. 특정 주파수에 반응하는 진동이 미약하게 느껴집니다.

**[장면 3] – 용의자 대기실: 차가운 시선들**

**#3.1 대기실 (밤)**
* **배경:** 펜트하우스 내의 또 다른 응접실. 고급스러운 가구들이 놓여 있지만, 긴장감으로 인해 차갑게 느껴진다.
* **인물:**
* **유나 (30대 중반):** 강태민 회장의 비서. 흐트러짐 없는 단정한 옷차림, 차분하지만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눈빛.
* **김상철 (50대 초반):** 강태민 회장의 경호실장. 단단한 체격에 무뚝뚝한 인상. 자신의 경호 실패에 대한 분노와 책임감이 섞여 있다.
* **강지훈 (20대 후반):** 강태민 회장의 조카. 다소 거만하고 짜증스러운 표정. 몸에 값비싼 사이버네틱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있다. 그는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 **박성호:** (류진에게 속삭인다) 주요 용의자들입니다. 각자의 알리바이도 완벽하다고 주장하고 있고.
* **류진:** (홀로그램 패드에 띄워진 용의자들의 프로필을 빠르게 훑어본다.)
* **류진:** (유나에게) 유나 비서님. 회장님은 최근에 특별히 누구와 다투셨거나,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으셨습니까?
* **유나:** (미세하게 눈빛이 흔들린다) 회장님은 늘 수많은 비즈니스와 경쟁 속에 계셨습니다. 특별히 말씀드릴 만한 건… 딱히.
* **류진:** (김상철에게) 경호실장님. 사건 발생 시각, 경호 시스템은 완벽했다고 하셨는데, 정말 이 빌딩에 침입자는 없었습니까?
* **김상철:** (단호하게) 맹세코 없습니다. 모든 기록을 확인했습니다. 곤충 한 마리도 허락 없이 들어올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 **류진:** (강지훈에게) 강지훈 씨. 회장님의 마지막 모습을 언제 보셨습니까?
* **강지훈:** (짜증스러운 목소리) 한참 전입니다. 저녁 식사를 같이 한 후, 저는 제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저에게는 회장님의 사업에 대해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저… 친척일 뿐.
* **류진:** (무심한 듯 그들의 생체 신호 변화를 읽어내는 듯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번갈아 본다.) 알겠습니다.

**[장면 4] – 트릭의 실마리: 완벽함 속의 균열**

**#4.1 서재/연구실 재조사 (밤)**
* **배경:** 다시 사건 현장. 과학수사대 요원들은 대부분 철수하고 류진과 박 형사만 남아있다. 류진은 서재 안을 느린 걸음으로 다시 걷는다. 그의 왼쪽 눈 렌즈가 다양한 데이터를 띄우며, 방 안의 미세한 공기의 흐름, 온도 변화, 전자기장 등을 분석한다.
* **박성호:** 아직도 감이 안 잡힙니까?
* **류진:** (바닥에 쪼그려 앉아, 책상 아래쪽의 아주 미세한 흠집을 손가락으로 만져본다.) 이 흠집… 이 책상, 움직인 적이 있습니까?
* **박성호:** 그럴 리가요. 회장님이 가장 아끼는 특수 제작 책상인데.
* **류진:** (흠집을 따라 시선을 옮겨, 벽면의 패널과 바닥의 아주 미세한 간격을 다시 측정한다.) 천장 환풍구. 그리고 이 미디어아트 패널. 그리고 이 흠집.
* **류진:** (갑자기 눈을 번뜩인다. 그의 뇌리에서 수많은 데이터 조각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 박 형사님, 이 방은 완벽한 밀실이 아니었습니다.
* **박성호:** (놀란 표정) 네? 그게 무슨…
* **류진:** (책상에 기대어, 눈을 감고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듯 모든 정보를 재구성한다.) 밀실은, 완벽하게 만들어졌을 때 가장 약한 법이죠.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믿게 만들 때, 사람들은 가장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릅니다.
* **류진:** (눈을 뜨며, 천장의 환풍구를 가리킨다.) 이 방의 공기 흐름이 멈췄다고 하셨죠? 하지만 저 환풍구는… 사실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특정 시간 동안만, 아주 미세하게.
* **박성호:** (혼란스러운 표정) 그게 무슨… 감시 시스템은 꺼졌었는데요?
* **류진:** (피식 웃는다) 감시 시스템은 꺼졌지만, 빌딩의 다른 시스템까지 꺼진 건 아니었습니다. 범인은 이 방의 ‘완벽함’을 역이용한 겁니다.
* **류진:** (성큼성큼 걸어가, 홀로그램 미디어아트 패널의 특정 부위를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린다. 그의 눈 렌즈에서 특정 주파수 패턴이 방출된다. 패널이 미세하게 진동하더니, 놀랍게도 벽면 안쪽으로 서서히 밀려들어 가기 시작한다.)
* **박성호:** (충격받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저게… 저게 어떻게…!
* **#4.2 벽면 안쪽의 숨겨진 공간 (클로즈업)**
* **배경:** 패널이 완전히 밀려들어가자, 벽 뒤에 숨겨진 아주 좁고 어두운 통로가 드러난다. 통로 안쪽에는 먼지가 쌓여 있고, 바닥에는 희미한 발자국 흔적이 보인다.
* **내레이션 (류진):** 유리 감옥은, 가장 아름다운 환상이자 가장 완벽한 덫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비명을 지른 것은, 결국 인간의 탐욕이었다.

**[장면 5] – 엔딩: 드러난 균열**

**#5.1 류진의 옆모습 (클로즈업)**
* **배경:** 벽 뒤의 통로가 드러난 채, 류진은 무심한 듯 서 있다. 그의 표정에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만족감보다는, 또 다른 인간의 어리석음을 마주한 듯한 피로감이 엿보인다.
* **류진:** (나직이 중얼거린다.) 이제… 누가 이 통로를 이용했는지 알아낼 차례로군요.

**[에피소드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