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기운은 뼈마디를 파고드는 것을 넘어, 영혼의 밑바닥까지 스며드는 듯했다. 낡고 진득한 냉기가 벨벳 커튼에 달라붙고, 화려한 페르시아 양탄자 아래에서부터 새어 나와 서재 전체를 잠식했다. 평소 같으면 쾌활한 낙천주의자의 얼굴로 가득했을 김 경사의 낯빛은 창백했다. 늘 유쾌하게 휘어지던 그의 눈은 불안하게 닫힌 육중한 참나무 문을 향했다가, 다시 시신으로 돌아왔다.
바로 그때, 강진후가 미끄러지듯 들어섰다. 걷는 것도, 성큼성큼 다가서는 것도 아닌, 그저 유령처럼 떠다니는 움직임이었다. 몇십 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구겨진 트위드 재킷을 걸친 키 크고 거의 망령 같은 인물. 언제나 흐트러진 검은 머리카락이 그의 눈을 가렸지만, 그 눈은 엄청난 피로와 함께 소름 끼치도록 예리한 경각심을 동시에 담고 있었다. 그는 인사할 틈도 주지 않고, 그저 시선을 방 전체에 훑었다.
“잠겼다고요?”
진후의 목소리는 나지막한 중얼거림이었다. 누구에게 묻는 질문이라기보다는 혼잣말에 가까웠다.
“예, 강 형사님. 안에서 잠겼습니다. 열쇠도 그대로 안에 걸려 있었구요.” 김 경사의 목소리는 굳어 있었다. “창문은 모두 쇠창살로 막혀 있고, 이중 잠금 장치가 돼 있었습니다. 심지어 블라인드도 내려져 있었구요. 어떤 침입 흔적도 없습니다.”
진후는 문을 잠시 무시하고, 시신에 시선을 고정했다. 고미술품으로 명망 높은 수집가, 박선우. 그가 오래된 책상 위에 팔다리를 축 늘어뜨린 채 엎드려 있었다. 유일하게 깜빡이는 기름 램프가 그의 뒤틀린 표정을 비추고 있었다. 눈은 휘둥그레졌고,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굳어버린 침묵의 비명이 그의 입술에 얼어붙어 있었다. 그러나 진후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그의 가슴이었다. 완벽하게 새카만 손자국이 마치 낙인처럼 그의 피부에 찍혀 있었다. 창백하고 생기 없는 살 위에서 유독 선명했다. 그리고 굳어가는 손가락 사이에는, 조악하고 이목구비 없는 나무 인형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표면은 이상하게 매끄럽고, 만져보니 묘하게 따뜻했다.
방 안의 냉기는 진후의 주변에서 더욱 강렬해지는 듯했다. 그는 아무것도 만지지 않고 그저 관찰하며 무릎을 꿇었다. 미묘한 오존 냄새가 쇠 냄새와 달콤한 냄새, 마치 오래된 피와 타버린 설탕 같은 향과 뒤섞여 있었다.
진후의 입술이 움찔거렸다. 소리 없는 단어가 만들어졌다가 사라졌다. 길고 가는 그의 손가락은 거의 감지할 수 없는 미세한 떨림으로 허공에 보이지 않는 패턴을 그리는 듯했다.
“손자국… 이게 뭡니까?” 김 경사가 검은 흔적을 가리키며 억눌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희 팀원 중 하나는… 악마의 짓이라고…”
진후는 마른 나뭇잎이 포장도로를 스치는 듯한 소리를 내며 나지막이 비웃었다. “악마? 악마가 친절하게 증거를 남겨주고 가던가요?”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눈으로 방을 체계적으로 스캔했다. 고서로 가득 찬 육중한 책장. 유리 장식장 안에 전시된 이상하고 이국적인 유물 컬렉션. 방 안의 공기 자체가 무겁고 두꺼웠다. 말 없는 비밀과 함께 감지할 수 있는, 남아있는 공포로 가득 찬 듯했다.
그는 일어섰다. 시선은 천장과 바닥, 벽을 훑었다. 모든 세부 사항을 놓치지 않았다. 커튼의 두께. 문에 달린 자물쇠의 특정 유형. 커튼의 아주 작은 틈새를 뚫고 들어온 한 줄기 달빛 속에서 춤추는 먼지 한 조각까지.
“이 방, 원래 이렇게 춥습니까?” 진후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김 경사가 몸을 떨었다. “아뇨. 보일러도 잘 돌아가는 집인데… 이상하게 이 방만 그렇습니다. 문 열고 들어왔을 때부터 그랬어요. 한여름에도 싸늘할 것 같았습니다.”
진후의 눈이 가늘어졌다. 냉기 때문이 아니라, 그 *함의* 때문이었다. 강제되고 부자연스러운 냉기. 그것이 그의 감각이 종종 포착하는 ‘변칙’이었다. 초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조작된 무언가의 명백한 징후.
그는 책상으로 걸어갔다. 시선은 여전히 고인의 손, 그리고 그 손에 쥐여진 이상한 나무 인형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는 인형에 더 가까이 몸을 기울였다. 코끝이 거의 인형에 닿을 듯했다. 인형에서 희미하고 거의 감지할 수 없는 냄새가 났다. 나무 냄새가 아니었다. 다른 무언가. 금속성, 거의 쇠붙이 가루 같으면서도 희미하게 달콤한 냄새가 섞여 있었다.
“여기, 손자국 주변으로 희미하게… 뭔가 액체가 튀었던 흔적이 보입니다.” 진후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가리켰지만, 만지지는 않았다. 그저 지시할 뿐이었다. “그리고 이 인형… 자세히 보면 표면에 아주 미세한 홈들이 파여 있습니다. 마치… 어떤 장치를 위한 홈처럼.”
김 경사는 눈을 찌푸리며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액체요? 저는 아무것도 못 봤는데…”
“보통 눈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특수 염료나 시약이 아니면요.” 진후가 중얼거리고는 똑바로 일어섰다. “사인은 정확히 뭡니까?”
“질식사로 보입니다. 하지만 목에는 아무런 흔적이 없고, 저 손자국이 찍힌 이후로 사망한 것 같습니다.”
진후의 시선은 인형에서 천장으로, 그리고 책상 위에 위태롭게 걸려 있는 거대하고 정교한 샹들리에로 옮겨갔다. 그의 눈은 샹들리에의 사슬 하나에 머물렀다가, 천장 장식으로 향했다.
“밀실… 그리고 이 기이한 손자국, 그리고 이 인형.” 진후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세 가지 요소가 한 점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바로 ‘속임수’를요.”
김 경사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속임수라뇨? 악마가 저희를 속인다는 말씀이십니까?”
진후는 마침내 그를 바라보았다. 희미하고 거의 감지할 수 없는 비웃음이 그의 입술에 걸려 있었다. “악마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한다 해도, 이런 허접한 트릭에 제 시간을 낭비할 정도로 한가하지는 않겠죠.”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차가운 공기가 그의 폐를 채웠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이 ‘밀실’의 완벽함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장치라는 겁니다. 보십시오, 김 경사님. 저 손자국은 죽음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도구’입니다. 살인을 위한.”
그는 문으로 걸어갔다. 바깥쪽에서 육중한 황동 자물쇠를 살폈다. 다시 방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열쇠를 그대로 둔 채 안에서 잠갔다. 그리고 다시 문을 열었다.
“살인자는 피해자가 죽은 후, 이 방에서 나갔습니다. 그리고 문을 안에서 잠갔죠.” 진후가 침착하게 말했다. 김 경사의 입이 떡 벌어졌다.
“말도 안 됩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김 경사가 외쳤다. 그의 눈은 공포와 완전한 불신이 뒤섞인 채 휘둥그레졌다.
진후는 그저 창문으로 걸어갔다. 육중한 벨벳 커튼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그는 커튼의 아랫자락을 따라 손가락을 훑었고, 그 뒤에 있는 창틀을 따라 훑었다.
“이 방의 유일한 출입구는 문이 아닙니다. 이 방은 사실 ‘밀실’이 아니었죠. 단지, 그렇게 보이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지만, 그 말은 침묵하고 차가운 방 안에 섬뜩할 정도로 명료하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장치’는 아직 이 방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겁니다. 살인자가 미처 회수하지 못한 채로요.”
그는 마침내 고개를 들어, 정교한 샹들리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바닥으로, 특히 그 아래 양탄자의 복잡한 패턴으로 시선을 내렸다. 실제 즐거움이라기보다는 지적인 승리에 가까운 희미한 미소가 그의 입술을 스쳤다. 냉기는 더욱 강렬해졌다. 마치 방 자체가 숨을 죽이고, 어두운 심연에서 마지막 진실이 끌어내지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