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호러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 애니메이션 대본 & 스토리보드: 심연의 연가 (A Lover’s Ballad from the Abyss)

**장르:** 오컬트 호러, 로맨스
**핵심 줄거리:** 종족을 뛰어넘는 금지된 사랑. 고립된 고택에 깃든 고대의 존재와 외로운 인간 여인의 치명적인 인연.

**[프롤로그]**

**[화면 전환: 어둠 속에서 낡은 종이 쪼가리가 바람에 날린다. 희미하게 글자들이 보인다.]**

**내레이션 (미나, 나지막이, 공허하게):**
“그곳은, 세상의 끝이었다. 삶의 온기가 닿지 않는, 죽은 시간만이 흐르는 장소. 그리고… 그의 공간이었다.”

**[SCENE 1]**

**1.1. EXT. 낡은 한옥 – 황혼 (DAY/NIGHT TRANSITION)**

* **화면:** 해 질 녘, 붉고 음침한 노을이 산자락 끝에 위태롭게 걸려있다. 첩첩산중 깊숙이 자리한 낡고 거대한 한옥 한 채. 기와는 깨지고, 담장은 무너져내렸으며,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하다. 문풍지는 찢어져 펄럭이고, 창호지 너머는 깊은 어둠에 잠겨있다. 주위는 핏빛으로 물든 그림자들로 가득하다.
* **사운드:** 낡은 나무가 삐걱이는 소리, 바람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이름 모를 짐승의 울음소리 (아주 낮게).
* **미나 (내레이션):**
“도시의 소음과 인간들의 잔혹한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모든 것을 잊고, 그저 그림만 그리고 싶었다. 이곳이라면… 영원히 고독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1.2. INT. 한옥 안채 – 침실 (NIGHT)**

* **화면:** 어둠이 깔린 방. 낡은 장롱, 먼지 앉은 탁자. 미나는 캔버스와 이젤을 펴고 앉아 있다. 붓을 든 손은 가늘게 떨린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고, 눈 밑에는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손목에는 가느다란 흉터가 희미하게 보인다.
* **사운드:** 미세한 붓질 소리. 방 안을 감도는 으스스한 정적.
* **미나 (내레이션):**
“하지만 이 고독은, 내가 찾던 그것과는 달랐다. 차가웠고, 습했으며… 무엇보다,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주었다.”
* **화면:** 미나가 불안한 시선으로 방 한구석을 응시한다. 어둠이 짙게 깔린 곳에서, 마치 무언가 꿈틀거리는 듯한 착각.
* **미나 (혼잣말, 작게):**
“…환청인가.”

**1.3. INT. 한옥 안채 – 복도 (NIGHT)**

* **화면:** 깊은 밤. 미나가 잠에서 깨어난다. 목마름에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물을 마시러 일어선다. 찢어진 문풍지 틈으로 달빛이 스며들어 기묘한 그림자를 만든다. 복도를 지날 때, 삐걱이는 마루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린다.
* **사운드:** 삐그덕- 삐그덕- 마루 밟는 소리. 바람이 문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휘파람 소리.
* **미나 (내레이션):**
“그날 밤부터였다. 나의 밤은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 **화면:** 미나가 순간 멈칫한다. 등 뒤에서 누군가 옅게 한숨 쉬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섬뜩하게 소름이 돋는다. 그녀가 천천히 뒤를 돌아보지만, 아무것도 없다. 어둠뿐.

**[SCENE 2]**

**2.1. INT. 한옥 마당 – 낮 (DAY)**

* **화면:** 낮이 되어도 한옥 마당은 음침하다. 우거진 잡초 사이로 거미줄이 쳐져 있고, 낡은 장독대 위에는 검은 먼지가 쌓여있다. 미나가 멍하니 마당을 응시하고 있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공허하다.
* **미나 (내레이션):**
“며칠 동안 헛것을 보았다. 인기척을 느꼈고, 존재하지 않는 목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나를 조롱하는 악몽 같았다.”
* **화면:** 갑자기 마당 한구석, 오래된 우물에서 맑은 물방울 소리가 들린다. 미나가 고개를 돌린다. 우물 주변의 이끼 낀 돌 틈 사이로 푸른 빛이 희미하게 깜빡인다.
* **사운드:** 또르르- 또르르-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 **미나:** (나지막이)
“…뭐지?”
* **화면:** 그녀가 우물로 다가간다. 우물 안은 깊은 어둠에 잠겨있어야 하지만, 맑은 물 위로 영롱한 푸른빛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그 빛 속에서, 물결이 일렁이며 무언가 형태를 갖춰간다.
* **사운드:** 물결이 흔들리는 소리, 푸른빛이 희미하게 공명하는 소리.
* **화면:** 물결 속에서, 그림자처럼 희미한 남자의 얼굴이 떠오른다. 길고 검은 머리카락, 깊고 투명한 눈동자. 그의 얼굴은 차가우리만치 아름답다.
* **미나:** (숨을 들이켜며)
“…!”
* **남자의 목소리 (낮고 부드럽게, 울림이 있다):**
“…찾아오셨군요.”
* **화면:** 미나가 뒷걸음질 친다. 그녀의 눈동자는 공포와 경외심으로 흔들린다. 그림자 속 남자의 얼굴은 미소 짓는다. 차갑고,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미소.

**2.2. INT. 한옥 안채 – 대청마루 (EVENING)**

* **화면:** 저녁이 되고, 미나는 대청마루에 앉아 덜덜 떨고 있다. 그녀의 앞에는 방금 우물에서 본 남자가 앉아있다. 그는 이제 완연한 인간의 형상이다. 검은 한복을 단정하게 입었고, 그의 피부는 비현실적으로 하얗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듯한 눈동자.
* **재하:** (온화하게)
“놀라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저는 이 집의… 오래된 그림자입니다. 사람들이 저를 재하라고 부르곤 했지요.”
* **미나:** (떨리는 목소리로)
“…그림자? 당신은… 유령인가요?”
* **재하:** (옅게 미소 지으며)
“아니요. 저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저는 그저 이곳에 묶여 있을 뿐… 이 집의 기억이자, 시간의 잔재일 뿐입니다.”
* **화면:** 재하의 눈빛이 스쳐 지나가며, 미나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다. 그의 눈 속에, 겹겹이 쌓인 고통과 고독, 그리고 알 수 없는 갈망이 담겨 있는 것을 본다.
* **재하:**
“오랜 시간… 홀로 있었습니다. 당신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 **미나 (내레이션):**
“그의 목소리는 너무나 고요했고, 그의 존재는 너무나 위태로웠다. 내가 느끼던 고독보다 더 깊은 심연이, 그의 눈 속에 있었다.”

**[SCENE 3]**

**3.1. INT. 한옥 안채 – 그림 작업실 (DAY)**

* **화면:** 며칠 후. 미나는 이제 재하의 존재에 익숙해진 듯하다. 그녀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고, 재하는 그 옆에 앉아 조용히 그녀의 붓질을 지켜보고 있다. 그는 여전히 신비롭고, 비현실적인 존재다.
* **사운드:** 붓질 소리, 정적. 가끔 재하의 옷깃이 스치는 소리.
* **미나:**
“당신은… 인간의 기억을 먹고 산다고 했나요?”
* **재하:** (고개를 끄덕이며)
“정확히는 아닙니다. 저는… 삶의 기운, 그리고 깊은 감정의 파동을 필요로 합니다. 그 힘으로 이곳에 묶인 채 형체를 유지할 수 있지요.”
* **미나:** (붓을 멈추고 그를 바라본다)
“그럼 제가 이곳에 있는 것이… 당신에게 도움이 되나요?”
* **재하:** (미소 짓지만, 그 미소에 묘한 슬픔이 섞여있다)
“당신의 존재는… 저를 숨 쉬게 합니다.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 **화면:** 재하가 미나의 얼굴에 흐르는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쓸어 넘긴다. 그의 손길은 얼음처럼 차갑지만, 동시에 형용할 수 없는 따스함이 느껴진다. 미나는 그의 눈을 피하지 못하고 응시한다.
* **미나 (내레이션):**
“그의 차가운 손끝이 닿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 금지된 존재에게, 나는 이미 속박되었다는 것을.”

**3.2. INT. 한옥 안채 – 야외 달밤 (NIGHT)**

* **화면:** 보름달이 뜬 밤. 미나와 재하가 대청마루에 나란히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달빛이 그들의 옆모습을 비춘다. 재하의 얼굴에는 옅은 슬픔이 드리워져 있다.
* **미나:**
“당신은… 나에게 모든 것을 주네요. 내가 잃었던 평온을, 잊었던 온기를…”
* **재하:** (고개를 돌려 미나를 바라본다. 그의 눈빛은 갈망으로 타오른다)
“당신 또한 저에게 모든 것을 줍니다. 제가 결코 가질 수 없었던… 인간의 마음을.”
* **화면:** 재하가 미나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미나는 망설임 없이 눈을 감는다. 그들의 입술이 닿으려는 찰나, 재하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진다. 그의 눈동자가 핏빛으로 번뜩이고, 이마에 푸른색의 섬세한 문양이 희미하게 떠오른다.
* **사운드:** 미세하게, 뼈가 삐걱이는 듯한 소리, 낮게 깔리는 짐승의 울음소리 같은 것이 들린다.
* **미나 (내레이션):**
“그의 입술이 닿기 직전, 나는 보았다. 인간의 형상 아래 감춰진… 심연의 그림자를. 그의 눈은, 살아있는 것을 탐하는 굶주림으로 빛났다.”
* **화면:** 재하가 고통스러운 듯 뒤로 물러선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몸을 가늘게 떨기 시작한다. 그의 형상이 순간 아지랑이처럼 흐려진다.
* **재하:** (고통스러운 신음)
“…안 됩니다. 미나. 저를… 멀리하십시오.”
* **미나:**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재하…?”
* **화면:** 재하의 손가락 사이로 푸른빛이 새어 나온다. 그의 형상이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주변의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는 느낌이 든다.
* **미나 (내레이션):**
“그는 나를 갈망했지만, 동시에 나를 파괴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 금지된 사랑의 대가를,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SCENE 4]**

**4.1. INT. 미나의 침실 – 밤 (NIGHT)**

* **화면:** 미나가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 못 이루고 있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은 날마다 창백해지고, 뺨은 점점 야위어 간다. 그녀는 손목의 흉터를 어루만진다.
* **미나 (내레이션):**
“재하를 만난 후로, 나는 알 수 없는 피로감에 시달렸다. 꿈속에서는 늘 희미한 속삭임이 들렸고, 아침에는 기억이 흐릿해졌다. 마치… 내 존재 자체가 옅어지는 것처럼.”
* **화면:** 방 한구석,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곳에서 재하가 나타난다. 그는 미나의 침대 옆에 앉아 그녀를 응시한다. 그의 눈빛은 여느 때보다 깊고,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 **재하:** (나지막이)
“…점점 당신이 제 일부가 되어가는군요.”
* **미나:** (그의 손을 잡으려 하지만, 그의 손은 스치듯 사라진다)
“무슨 말이에요, 재하? 나… 조금 무서워요.”
* **재하:**
“저는… 당신의 사랑을 통해 존재합니다. 당신의 기쁨, 슬픔, 분노, 그리고 가장 깊은 갈망까지도… 저의 양식이 됩니다. 당신이 저를 사랑할수록, 저는 더욱 선명해지지만… 당신은 그만큼 희미해지는 것이지요.”
* **화면:** 재하의 뒤로, 방의 벽에 걸려있던 미나의 그림들이 희미하게 흐려지는 듯한 효과. 그림 속 색채가 바래고, 형태가 모호해진다.
* **미나:** (충격받은 표정)
“…그럼…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뜻이에요?”
* **재하:**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감는다)
“제가 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당신의 온기가 너무나 간절했을 뿐…”
* **화면:** 재하의 몸에서 푸른빛이 희미하게 새어 나온다. 그 빛은 미나의 몸으로 스며드는 듯하다. 미나는 순간 숨을 들이쉬며 가슴을 움켜쥔다. 끔찍한 통증이 아닌, 온몸의 활력이 빠져나가는 듯한 공허감이 느껴진다.
* **미나 (내레이션):**
“그는 나를 죽이고 있었다.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내 존재의 모든 것을 흡수하고 있었다.”

**4.2. INT. 한옥 서재 – 밤 (NIGHT)**

* **화면:** 미나가 낡은 책들을 뒤지고 있다. 먼지 쌓인 서적들 사이에서, 한 권의 오래된 고서가 눈에 띈다. 표지에는 알 수 없는 고대 문자가 새겨져 있다.
* **사운드:** 책장 넘기는 소리, 미나의 거친 숨소리.
* **미나 (내레이션):**
“재하의 정체를 알아야 했다. 이 금지된 사랑의 끝을, 나는 반드시 알아야 했다.”
* **화면:** 책을 펼치자, 섬뜩한 그림과 함께 고대 존재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경계의 혼’, ‘어둠의 권속’이라 불리는 존재. ‘인간의 정기와 감정을 먹고 살며, 사랑하는 자를 영원히 자신의 일부로 만든다.’는 글귀가 미나의 눈에 들어온다. 마지막 장에는 찢겨진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한 남자가 여인을 끌어안고 있는데, 남자의 몸은 검은 그림자로 변해 있고 여인은 빛바랜 그림처럼 희미해져 가는 모습.
* **미나:** (책을 떨어뜨리며)
“…안 돼.”
* **화면:** 재하가 문 앞에 서 있다. 그의 눈은 슬픔과 함께,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어둠으로 가득하다.
* **재하:**
“이제… 모든 것을 아셨군요.”
* **미나:** (떨리는 목소리로)
“그럼… 이전에 이곳에 살던 사람들도… 당신에게…”
* **재하:** (고개를 떨군다)
“…모두. 저의 일부가 되어 이 집에 깃들어 있습니다. 저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영원한 그림자로.”
* **미나:** (눈물이 흐른다)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으면서…!”
* **재하:** (천천히 고개를 든다. 그의 눈동자에 붉은 빛이 더욱 선명해진다)
“사랑했습니다. 진심으로. 하지만 저의 사랑은… 당신에게 독이 됩니다. 당신은… 저에게 너무나도 강렬한 존재였어요. 저는 이 힘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 **화면:** 재하의 형상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그의 인간적인 모습이 벗겨지듯, 검고 푸른 이형의 그림자가 그의 몸을 감싸기 시작한다. 공기가 더욱 차갑게 얼어붙고, 방 안의 불빛이 위태롭게 깜빡인다.

**[SCENE 5]**

**5.1. INT. 한옥 안채 – 대청마루 (NIGHT – CLIMAX)**

* **화면:**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한옥 전체가 흔들리는 듯하다. 대청마루 한가운데, 재하가 무릎을 꿇고 쓰러져 있다. 그의 몸은 반쯤 이형의 존재로 변해 있다. 검은 촉수 같은 것이 땅을 기어가고, 푸른빛의 섬세한 문양이 온몸에 퍼져있다. 그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다.
* **사운드:** 천둥 번개 소리, 빗소리, 재하의 고통스러운 신음.
* **재하:**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미나… 제발… 도망가십시오… 제가… 제가 당신을… 완전히… 삼켜버리기 전에…”
* **화면:** 미나는 이제 죽어가는 시든 꽃처럼 야위어 있다.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강렬한 감정이 남아있다. 그녀는 빗물을 맞으며 재하에게 다가간다.
* **미나 (내레이션):**
“나는 도망칠 수 없었다. 그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마지막 남은 삶의 조각들이, 그를 갈망하고 있었다.”
* **미나:** (떨리는 손으로 재하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그의 피부는 얼음처럼 차갑다)
“…나는 당신을 사랑했어요. 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당신을 사랑했어요, 재하.”
* **화면:** 재하의 눈에서 핏빛 눈물이 흐른다. 그의 이형의 그림자가 미나를 감싸려고 하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그것을 억누른다.
* **재하:**
“안 돼… 안 돼… 미나…!”
* **미나:** (옅게 미소 지으며)
“두려워하지 말아요. 당신과 함께라면… 영원히 당신의 일부로 남는다면… 그것 또한 나의 영원이겠죠.”
* **화면:** 미나가 스스로 재하의 품으로 뛰어든다. 재하의 이형의 그림자가 그녀를 감싸 안는다. 거부할 수 없는 본능처럼. 푸른빛과 검은 그림자가 미나의 몸을 뒤덮는다.
* **사운드:** 휘몰아치는 바람 소리, 거대한 존재가 숨 쉬는 듯한 낮은 웅웅거림. 미나의 마지막, 희미한 한숨.

**[SCENE 6]**

**6.1. EXT. 낡은 한옥 – 다음 날 아침 (MORNING)**

* **화면:** 폭풍우가 지나간 다음 날 아침. 한옥은 여전히 고요하고 음침하다. 낡은 문풍지가 바람에 찢어져 펄럭인다. 마당에는 물웅덩이가 고여 있고, 이파리들이 흩어져 있다.
* **사운드:** 고요한 아침의 적막. 멀리서 새소리가 들리지만, 어딘가 섬뜩하게 느껴진다.
* **미나 (내레이션):**
“나는 사라졌다. 나의 모든 기억, 나의 모든 감정, 나의 모든 존재는… 그에게 흡수되었다.”

**6.2. INT. 한옥 안채 – 대청마루 (MORNING)**

* **화면:** 대청마루에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마루 바닥의 낡은 나무 틈 사이로, 푸른빛이 희미하게 깜빡인다. 마치 그곳에 무언가 스며든 것처럼.
* **미나 (내레이션):**
“하지만 동시에 나는… 영원히 남았다. 그의 일부가 되어, 이 고택에 깃들어 영원히 그와 함께 있게 되었다.”

**6.3. INT. 미나의 작업실 – (DAY)**

* **화면:** 미나의 작업실. 이젤 위의 캔버스에는 미완성 그림이 놓여있다. 그림은 재하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림 속 재하의 눈은 이제 두 가지 색을 띠고 있다. 한쪽 눈은 예전의 깊고 어두운 재하의 눈. 다른 한쪽 눈은 미나의 밝고 생기 넘치던 눈빛을 담고 있다.
* **사운드:** 정적. 희미하게, 방 안에서 나지막이 붓질하는 소리 같은 것이 들리는 듯하다.
* **미나 (내레이션):**
“그는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 **화면:** 그림 속 재하의 눈이 섬뜩하게 깜빡이는 듯하다. 미나의 눈을 닮은 쪽 눈에서, 옅은 미소가 스쳐 지나가는 듯하다. 이 집의 어둠 속에서, 두 존재의 금지된 사랑이 영원히 이어지고 있다.
* **재하 (미나의 목소리가 겹쳐 들린다, 낮고 나른하게):**
“…영원히… 나의 것.”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