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에피소드 제목: 잊힌 문명의 속삭임: 심연의 입구**

**[장면 1: 증기 도시 ‘아르카디아’의 변두리, 폐쇄된 제11 증기 기관 공장 지하]**

**(어두컴컴한 지하 통로. 낡은 철골 구조물과 눅눅한 흙벽이 뒤섞여 있다. 공기 중에는 쇠 냄새와 곰팡이 냄새가 섞여 있고, 저 멀리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린다. 카인과 리나가 투박하지만 견고한 탐험복을 입고, 각자의 장비를 점검하며 서 있다. 카인의 등에는 커다란 증기 추진 백팩이, 리나의 허리춤에는 각종 정밀 측정 장비가 매달려 있다.)**

**카인:** (숨을 들이쉬며 코를 킁킁거린다.) 흐읍… 이 냄새는 언제 맡아도 기묘하단 말이지. 쇠비린내와 흙, 그리고… 뭔가 이질적인 비린내가 섞여 있어. 드디어 제대로 된 문을 찾은 걸까, 리나?

**리나:** (손목에 찬 소형 측정기를 들여다보며 미간을 찌푸린다. 기계는 낮은 진동음을 내며 붉은빛을 깜빡인다.) 신호가 점점 강해지고 있어, 카인. 이 정도의 에너지 반응이라면… 분명 우리가 찾던 ‘그것’일 거야. 고대 지하 유적. 소문으로만 떠돌던 그 미지의 문명 흔적 말이야.

**카인:** (눈에 달린 단안경을 조정하며 주변을 살핀다. 빛이 닿지 않는 어둠 속을 꿰뚫어 보려는 듯 날카로운 눈빛이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우리 아르카디아의 증기 기술과는 차원이 다른, 그야말로 경이로운 것들이 잠들어 있을 테지. 상상만 해도 심장이 뛰는군! 자, 어디 한번 볼까?

**(리나가 한쪽 벽을 향해 다가간다. 낡은 철제 문이 보이지만, 틈새마다 굳은 녹이 슬어 있어 열리지 않는다. 리나는 손에 든 작은 금속 지팡이를 문 틈새에 대고 조심스럽게 작동시킨다. 지팡이 끝에서 푸른빛이 번쩍이며 미세한 진동이 문으로 흘러들어간다.)**

**리나:** 이 문은 단순한 강철 문이 아니야. 고대 합금으로 제작된 것 같아. 그리고… 일반적인 물리력으로는 열리지 않도록 고안되었군. 흠… 내 예상대로 에너지 기반의 잠금장치야.

**카인:**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리나의 작업을 지켜본다.) 오호, 흥미로운데? 우리 시대의 강철 주조 기술과는 전혀 다른 방식인가? 재료 분석이라도 해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쉬이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 틈새에서 희뿌연 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문을 짓누르던 고압의 기압이 빠져나가는 소리다. 이내 육중한 쇠붙이가 움직이는 묵직한 마찰음이 울리고, 굳게 닫혔던 문이 천천히 안쪽으로 밀려들어 간다.)**

**리나:** (가쁜 숨을 내쉬며 이마의 땀을 닦는다.) 겨우 열었군. 이 문을 여는 데만 한 시간이나 걸렸어. 안으로 들어가는 건 더 어려울 거야.

**카인:** (환한 미소를 지으며 활짝 열린 문틈으로 고개를 내민다.) 하지만 그만큼 엄청난 발견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겠지! 좋아, 리나. 선발대는 내가 맡는다!

**(카인이 단안경을 고쳐 쓰고, 등에 맨 증기 추진 백팩을 작동시킨다. 쉬이이이익-! 하는 증기 분사음과 함께 작은 조명탄을 쏘아 올린다. 조명탄은 문 안쪽의 어둠을 잠시 밝힌다. 리나는 한숨을 쉬면서도 카인의 뒤를 따른다.)**

**[장면 2: 고대 지하 유적의 ‘망각의 전당’]**

**(조명탄의 빛이 닿는 곳은 거대한 동굴이었다. 천장은 아득히 높고, 사방의 벽면은 매끄럽게 다듬어진 검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대의 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가공된 표면이다. 공기 중에는 미약하게 금속성 향기가 감돈다. 곳곳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양들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동굴 중앙에는 거대한 원형 기둥들이 서 있고, 그 위에는 기묘한 형상의 장치들이 고정되어 있다.)**

**카인:** (탄성을 지른다.) 맙소사! 이게… 이게 정말 고대 문명의 유적이란 말인가? 벽의 재질부터가 심상치 않아! 우리 시대의 어떤 기술로도 이런 표면을 만들 순 없어! 게다가 이 거대한 공간은… 어떻게 건설된 거지?

**리나:** (조심스럽게 바닥을 짚으며 전진한다. 발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 퍼진다.) 단순한 돌이 아니야, 카인. 이 벽면은… 특정 주파수에 반응하도록 가공된 결정체 같아. 표면의 문양들은 고대어로 보이는 상형문자들인데… 내가 아는 어떤 언어 체계와도 달라. 하지만 분명히 의미를 담고 있어.

**(리나가 벽면에 새겨진 문양 중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동그라미 안에 여러 개의 선이 교차하는 복잡한 형태다.)**

**카인:** (단안경을 통해 문양을 확대해 본다.) 그림 같기도 하고, 도면 같기도 하고… 저 복잡한 선들은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 마치 회로도처럼 보이기도 하는군.

**리나:** (조용히 주변을 탐색하다가 한쪽 기둥 근처에서 멈춰 선다.) 여기… 벽면에서 미세한 진동이 느껴져. 그리고 저 기둥…

**(리나가 손전등을 기둥의 상단으로 비춘다. 기둥 위에는 크리스탈처럼 빛나는 푸른 보석이 박혀 있었다. 보석은 희미하게 고동치듯 빛을 발하고 있었다. 주변의 공기가 미약하게 흔들리는 것이 느껴진다.)**

**카인:** (휘파람을 분다.) 저건… 결정 에너지원인가? 분명히 이전에 봤던 어떤 것과도 달라. 우리 아르카디아의 증기 기관은 화석 연료를 태워 압력을 얻는데, 저건… 마치 스스로 빛을 내는 것 같아! 저걸 해체해서 연구할 수 있다면…!

**리나:** (카인의 말을 자르며 진지한 표정으로 경고한다.) 성급하게 움직이지 마, 카인. 저런 고대 에너지원은 매우 불안정할 수 있어. 자칫 잘못 건드렸다간… 이 거대한 유적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리는 그저 ‘발견’하는 데 집중해야 해. 함부로 손대지 않는 것이 상책이야.

**(그 순간, 동굴 안쪽에서 묵직한 기계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콰앙! 콰앙! 하는 소리가 동굴 전체를 진동시킨다. 벽면에 새겨진 문양들이 희미하게 푸른빛을 내며 반응하기 시작한다. 바닥에서도 미약한 진동이 올라온다.)**

**카인:** (황급히 주위를 둘러본다.) 젠장! 대체 무슨 소리지?! 뭔가 깨어나는 소리 같은데!

**리나:** (눈을 크게 뜨며 저 멀리, 동굴 깊숙한 곳을 가리킨다.) 저, 저기를 봐, 카인!

**[장면 3: 고대 장치의 활성화와 첫 번째 시험]**

**(리나가 가리킨 곳은 동굴 가장자리에 놓인 거대한 원형 문이었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문 표면에 새겨진 기하학적 문양들이 빛을 내며 회전하기 시작한다. 문 주변의 기둥에서도 푸른빛이 뻗어 나와 문을 향해 모여든다. 이내 문 중앙에서 강력한 에너지 파동이 뿜어져 나오며, 그 에너지 파동은 동굴 중앙에 있는 또 다른 장치를 향한다.)**

**카인:** (입을 쩍 벌린다.) 와… 이건… 상상 이상이군! 저게 대체 뭐지? 거대한 에너지 수집기인가?! 아니, 마치 문 전체가 하나의 생물처럼 반응하고 있어!

**(에너지 파동이 닿은 장치 역시 푸른빛을 내며 활성화된다. 그 장치는 바닥에서 솟아오른 얇고 투명한 기둥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기둥들 사이를 에너지 빔이 복잡하게 오가며 허공에 홀로그램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이미지에는 이 유적의 지도와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환상적이고도 위압적인 광경이다.)**

**리나:** (경악하며 중얼거린다.) 이럴 수가… 저건… 에너지 기반의 정보 처리 장치야! 우리 아르카디아의 최고급 연산 기관보다 훨씬 정교해 보여! 하지만… 왜 지금 활성화된 거지? 우리가 문을 열어서? 아니면… 우리의 존재를 감지하고?

**(그때, 홀로그램 이미지 중 하나가 갑자기 붉은색으로 변하더니, 동굴 바닥에서 얇고 투명한 에너지 벽이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쉬이이익-! 하는 섬뜩한 소리와 함께 에너지 벽은 카인과 리나의 퇴로를 막아버린다. 벽에서는 지지직거리는 전기 소리가 들려오며, 뜨거운 열기가 주변을 감싼다.)**

**카인:** (뒷걸음질 치며 에너지 벽을 바라본다.) 젠장! 퇴로가 막혔어! 저건 대체 무슨 장난질이야?! 시험인가?

**리나:** (침착하게 상황을 분석한다.) 단순한 함정은 아니야. 저 홀로그램에 무언가 단서가 있을 거야. 지도를 잘 봐, 카인! 특정 구역이 강조되어 있어!

**(리나가 홀로그램 지도를 확대한다. 지도에는 동굴 내부의 여러 지점들이 표시되어 있고, 그중 세 군데가 붉은색으로 깜빡이고 있었다. 그 지점들에는 고대 문자가 함께 새겨져 있었다. 지도의 형태는 동굴 전체를 축소해 놓은 듯 정교하다.)**

**카인:** (단안경을 조정하며 홀로그램을 살핀다.) 으음… 저 붉은색 지점들은 뭘 의미하는 거지? 그리고 저 글자들은… 리나, 네가 아는 고대어에 비슷한 게 있어? 아무리 봐도 규칙이 없어 보여.

**리나:** (머리를 흔든다.) 전혀. 하지만… 이 글자들이 나타내는 도형들은 어딘가 익숙해. 마치… 이 유적의 구조를 나타내는 상징 같기도 하고… 단순한 문자가 아니야. 특정 장치나 기능을 나타내는 기호일 수도 있어.

**(카인이 홀로그램을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문득 바닥을 내려다본다. 동굴 바닥에는 홀로그램 이미지와 유사한 문양들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문양들 사이에는 작은 원형 홈들이 파여 있었다.)**

**카인:** (번뜩이는 눈으로 리나를 돌아본다.) 리나! 저 홀로그램과 바닥 문양들을 연결해 봐! 이 유적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퍼즐이야! 저 붉은 지점들은… 이 바닥에 있는 원형 홈들에 뭔가를 맞춰 넣으라는 뜻이 아닐까?

**리나:** (카인의 말에 다시 홀로그램과 바닥을 번갈아 보며 무언가를 깨닫는다.) 그래! 맞아! 이 홀로그램은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유적의 작동 방식에 대한 힌트였어! 어서, 카인! 저 기둥에 박힌 푸른 결정을 자세히 봐!

**(리나의 말에 카인이 기둥에 박힌 푸른 결정을 다시 살핀다. 가까이서 보니, 결정 주변에도 홀로그램과 바닥 문양에서 본 것과 유사한 작은 홈들이 여러 개 파여 있었다. 그리고 그 홈들에는 각각 다른 모양의 작은 조각들이 박혀 있었다. 그 조각들은 마치 퍼즐의 조각처럼 기묘하게 생겼다.)**

**카인:** (놀라움과 흥분으로 눈을 빛낸다.) 맙소사! 이 결정은… 일종의 ‘열쇠’인가? 고대인들은 이런 복잡한 방식을 사용해서 유적을 잠그고 해제한 거야?! 이걸 풀 수 있다면…! 이 모든 장치들이 우리가 들어온 순간부터 계속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던 거야!

**(에너지 벽이 지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점점 더 강렬하게 빛을 내기 시작한다. 그 빛은 열기를 동반하며 카인과 리나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주변의 금속 재질이 미약하게 녹아내리는 냄새까지 풍긴다.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리나:** (홀로그램을 해독하려 집중하며 외친다.) 서둘러, 카인! 이 장치… 우리가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우리를 이 유적의 일부로 만들어버릴 생각인 것 같아!

**(카인은 주먹을 꽉 쥐고 에너지 벽과 홀로그램, 그리고 결정들을 번갈아 노려본다. 잊힌 문명의 거대한 시험이 그들 앞에 펼쳐졌다. 과연 그들은 이 미지의 장치를 해독하고 더 깊은 유적의 비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유적 전체가 섬뜩하게 울리는 가운데, 두 탐험가의 모험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장면 암전)**
**[다음 에피소드 예고: 미궁의 심장부로, 시간의 문이 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