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오페라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성운의 그림자

**[장면 전환]**

**[1.1]**
**[패널: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날렵하고 유선형의 작은 정찰선 한 대가 어둠 속을 미끄러지듯 날아가고 있다. 함선 측면에 ‘별무리호’라는 문자가 희미하게 빛난다. 주변은 온통 별의 바다지만, 멀리 보랏빛과 푸른빛이 뒤섞인 거대한 성운이 음산하게 꿈틀거린다.]**

**내레이션 (리안):** 망각의 성운. 은하 연맹에서 붙인 이름이었다. 그들은 이곳을 ‘죽은 공간’이라 불렀고, 어떤 항로도 이곳을 지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미지의 위협이 도사리는 곳. 존재해선 안 될 것들이 숨 쉬는 곳.

**[1.2]**
**[패널: 별무리호의 조종석. 조종간을 잡은 ‘리안’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스물 중반의 나이, 단정하게 묶은 머리칼 아래로 호기심과 긴장감이 뒤섞인 눈빛이 빛난다. 눈앞의 홀로그램 스크린에는 복잡한 에너지 파형 그래프가 일렁인다.]**

**리안 (독백):** 하지만 죽은 공간에서 이런 에너지 파형이 나올 리 없지. 마치… 살아있는 심장처럼 뛰고 있어. 연맹의 보고서는 늘 모호했다. 그들의 ‘위협’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저 ‘접근 금지’만이 반복될 뿐.

**[1.3]**
**[패널: 리안의 손이 조심스럽게 조종간을 밀어 넣는다. 별무리호가 망각의 성운 가장자리로 한 걸음 더 다가간다. 스크린의 파형 그래프가 불안정하게 춤추기 시작한다.]**

**리안:** 너무… 아름답잖아.

**[1.4]**
**[패널: 성운의 내부에 진입하는 별무리호. 성운 내부의 풍경이 경이롭고 신비롭게 펼쳐진다. 짙은 보랏빛과 에메랄드빛 구름들이 춤추고, 그 사이를 무수히 많은 작은 빛의 입자들이 반딧불처럼 떠다닌다. 모든 것이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이다.]**

**내레이션 (리안):** 연맹은 이 성운이 순수한 에너지체로 이루어진 위험한 공간이라고 경고했다. 모든 생체 기능을 교란하고, 정신을 잠식하며, 심지어는 육체를 소멸시킬 수도 있다고. 하지만 내 눈에 보이는 건… 태초의 혼돈이 빚어낸 거대한 예술 작품이었다.

**[1.5]**
**[패널: 별무리호의 함선 시스템 경고등이 붉게 깜빡인다. 스크린의 파형이 급격히 요동치며 경고음을 울린다. 리안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친다.]**

**시스템 (음성):** 경고! 함선 에너지 코어 불안정. 외계 에너지 간섭이 감지되었습니다.

**리안:** 젠장! 너무 깊이 들어왔나? 안정화 모드, 최대치로 올려!

**[1.6]**
**[패널: 함선이 심하게 흔들린다. 성운의 에너지가 마치 거대한 손길처럼 별무리호를 휘감는 듯하다. 리안이 조종간을 붙잡고 안간힘을 쓴다.]**

**리안 (독백):** 분명히 계산 착오였다. 이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연맹의 경고가 허언은 아니었어. 이 성운은, 통제 불능의 에너지를 품고 있었다.

**[장면 전환]**

**[2.1]**
**[패널: 함선이 모든 기능을 상실한 채 성운의 중심부로 표류한다. 주변의 빛 입자들이 더욱 강렬해지며, 몽환적인 안개 속에서 흐릿한 형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마치 거대한 빛의 뱀처럼, 혹은 섬세한 날개를 가진 곤충처럼.]**

**리안 (독백):** 저건… 뭐야?

**[2.2]**
**[패널: 흐릿한 형상이 점차 선명해진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오로라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존재였다. 인간의 형상과는 전혀 다르지만, 분명히 지적인 생명체임이 느껴진다. 순수한 빛과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교하고 우아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몸체는 끊임없이 색을 바꾸며 유려하게 움직인다. 그들의 종족, 에테르족. 이름은 이리스.]**

**[2.3]**
**[패널: 이리스가 별무리호의 유리창 너머로 다가온다. 투명한 빛의 얼굴에는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사색에 잠기게 만드는 신비로운 기운이 흐른다. 리안은 창백한 얼굴로 그것을 응시한다. 경외심과 두려움이 뒤섞인 시선이다.]**

**리안 (독백):** 그들의 존재는 늘 소문으로만 떠돌았다. 실체 없는 에너지 유령이라거나, 정신을 지배하는 악마라거나. 하지만 저건… 유령도 악마도 아니었다. 그저… 완벽하게 다른 존재.

**[2.4]**
**[패널: 이리스가 빛의 팔을 뻗어 별무리호의 선체에 닿는다. 섬광이 일며 함선 전체에 미약한 진동이 퍼진다. 리안은 순간적으로 숨을 멈춘다.]**

**[2.5]**
**[패널: 진동은 이내 사라지고, 이리스는 다시 천천히 움직인다. 이번에는 별무리호의 손상된 에너지 코어 부분을 향해 다가간다. 이리스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함선의 코어에 닿자, 불안정하게 깜빡이던 코어의 불빛이 순간 안정화되는 듯 보인다.]**

**리안 (독백):** 뭘 하는 거지? 공격하는 건가? 아니면…

**[장면 전환]**

**[3.1]**
**[패널: 갑자기 성운 전체가 흔들린다. 멀리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리고, 성운의 구름들이 격렬하게 요동친다. 리안의 함선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성운 자체의 에너지가 아닌, 외부에서 발생한 충격파로 보인다.]**

**리안:** 윽! 이건 또 뭐야?

**[3.2]**
**[패널: 이리스의 빛나는 몸체가 순간 경직된다. 평화롭던 빛의 색깔이 급격히 어두워지며 불안정한 파장을 내뿜는다. 마치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이리스의 시선이 성운의 저편, 충격파가 발생한 곳을 향한다.]**

**내레이션 (리안):** 이리스에게도… 위험인가? 저들에게도 위협이 되는 존재가 있다고?

**[3.3]**
**[패널: 홀로그램 스크린이 갑자기 깜빡이며 복구된다. 비록 불안정하지만, 외부 센서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스크린에는 거대한 혜성 파편들이 엄청난 속도로 성운을 가로질러 날아오는 모습이 포착된다.]**

**시스템 (음성):** 경고! 대규모 소행성 충돌 예측. 충돌까지 1분 30초.

**리안:** 젠장, 이건 연쇄 충돌이야! 저 에테르족도 무사하지 못할 거야!

**[3.4]**
**[패널: 이리스는 빛의 팔을 뻗어 별무리호를 감싸 안으려는 듯한 동작을 취한다. 그들의 몸에서 강렬한 보호막 같은 에너지가 흘러나오지만, 혜성 파편의 거대한 에너지를 막기엔 역부족인 듯하다.]**

**리안 (독백):** 지켜주려는 건가? 나를? 아니면… 자기 자신을?

**[3.5]**
**[패널: 리안의 눈이 혜성 파편들을 응시한다. 그녀는 자신의 함선이 가진 유일한 무기, 즉 기동력과 미약한 방어막 생성 능력을 떠올린다.]**

**리안:** 젠장, 이러다 다 같이 죽어!

**[3.6]**
**[패널: 리안이 굳은 표정으로 조종간을 움켜쥔다. 함선의 보조 엔진을 다시 가동시키려 애쓴다. 불안정하게 깜빡이던 엔진 시스템이 간신히 초록불을 밝힌다.]**

**리안:** 좋아, 아주 미약하지만… 충분해!

**[장면 전환]**

**[4.1]**
**[패널: 리안은 함선의 미약한 동력을 이용해 별무리호를 급선회시킨다. 이리스는 리안의 돌발 행동에 놀란 듯, 빛의 파장이 혼란스럽게 흔들린다. 별무리호는 가장 큰 혜성 파편의 경로를 가로막는 위치로 빠르게 이동한다.]**

**리안 (독백):** 너는 순수한 에너지체일지 몰라도, 나는 연약한 육체를 가진 존재다. 하지만 이 육체와 이 함선이 할 수 있는 일도 있어!

**[4.2]**
**[패널: 혜성 파편이 별무리호를 향해 돌진한다. 리안은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끌어모아 함선 전면에 미약한 방어막을 생성한다. 그것은 한낱 종잇장 같아 보이지만, 그녀의 의지가 담겨있다.]**

**[4.3]**
**[패널: 바로 그때, 이리스가 움직인다. 이리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보호막 에너지가 별무리호의 방어막과 합쳐지기 시작한다. 에테르족 특유의 순수한 에너지가 리안의 물리적 방어막을 강화하며, 보랏빛과 푸른빛이 뒤섞인 강렬한 빛의 방패를 형성한다.]**

**리안 (독백):** 이리스…!

**[4.4]**
**[패널: 거대한 혜성 파편이 빛의 방패와 충돌한다. 엄청난 섬광과 함께 굉음이 우주에 울려 퍼진다. 방패는 흔들리지만, 깨지지 않고 혜성 파편을 미세하게 경로 이탈시킨다. 파편은 별무리호와 이리스를 아슬아슬하게 비껴 지나간다.]**

**[4.5]**
**[패널: 충격파가 지나간 후, 성운은 다시 고요해진다. 리안은 숨을 헐떡이며 조종석에 기대어 있다. 온몸의 힘이 빠져나간 듯하다. 함선의 방어막은 소멸했고, 에너지 코어는 다시 불안정하게 깜빡인다.]**

**[4.6]**
**[패널: 이리스가 별무리호의 유리창 앞에 다시 나타난다. 그들의 빛나는 몸체는 여전히 찬란하지만, 이전보다 미세하게 흔들리는 듯 보인다. 이리스는 빛의 팔을 뻗어, 이번에는 유리창을 통과해 리안의 함선 제어판에 조심스럽게 닿는다. 차갑고도 따뜻한, 알 수 없는 감각이 리안의 손끝을 스친다.]**

**리안 (독백):**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이었다. 육체적 접촉이 아니었지만, 마치 나의 존재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오는 듯한… 이해와 공감.

**[4.7]**
**[패널: 이리스의 빛이 리안의 손에서 제어판으로 스며들자, 불안정했던 함선 시스템이 다시 안정화되기 시작한다. 엔진이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재가동된다.]**

**시스템 (음성):** 함선 시스템 정상 가동. 에너지 코어 70% 충전 완료.

**리안:** 이걸… 네가?

**[4.8]**
**[패널: 이리스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지만, 그들의 빛나는 몸체에서 느껴지는 파장은 묘한 ‘만족감’과 ‘호기심’을 전달하는 듯하다. 마치 ‘너는 재미있는 존재구나’라고 말하는 것처럼.]**

**[4.9]**
**[패널: 리안은 천천히 손을 뻗어, 유리창 너머 이리스의 빛나는 몸체에 손바닥을 댄다. 차가운 유리벽이 그들을 가로막지만, 빛의 존재와 육체의 존재 사이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교감이 느껴진다.]**

**리안:**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내가 너무 함부로 들어왔어.

**[4.10]**
**[패널: 이리스는 리안의 손바닥에 닿은 채로 잠시 머무르다, 천천히 빛의 팔을 거둔다. 그리고 멀리, 성운의 심장부로 다시 돌아가는 듯한 움직임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리안을 향해 한 번 더 시선을 주는 듯한 빛의 파장을 보낸다.]**

**내레이션 (리안):** 그들의 눈을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그 빛 속에서… 아주 미약하게, 나를 향한 이해와… 이별의 인사가 스쳐 지나갔다는 것을.

**[장면 전환]**

**[5.1]**
**[패널: 별무리호가 망각의 성운을 빠져나온다. 뒤로 보이는 성운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리안에게 각인된다.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 상념과 함께 묘한 결의가 비친다.]**

**리안 (독백):** 연맹은 그들을 ‘위험’이라 불렀다. 접촉 금지. 교류 금지.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금지령. 하지만 나는 보았다. 순수한 에너지 속에 깃든 지성, 그리고… 기꺼이 나를 도우려 했던 온기를.

**[5.2]**
**[패널: 리안이 조종간 위에 놓인 자신의 손을 내려다본다. 여전히 이리스의 빛이 닿았던 자리에 희미한 잔열이 남아있는 듯하다. 그녀는 마치 보이지 않는 끈에 이끌린 듯, 망각의 성운을 다시 한 번 돌아본다.]**

**리안 (독백):** 이 만남은 우연이 아니었다. 분명히… 내가 찾아야 할 무언가가 저곳에 있다. 그들의 진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금지된, 하지만 시작되어버린, 이 알 수 없는 교감의 이유. 나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5.3]**
**[패널: 별무리호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망각의 성운은 여전히 그 신비를 간직한 채, 우주에 홀로 빛나고 있다.]**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