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멸망의 잿빛 왕관】 에피소드 1: 굶주린 그림자들의 땅

**[장면 1: 새벽, 잿빛 도시 외곽]**

**#1**
**[어둠이 걷히는 새벽. 도시의 가장자리, 허물어져 가는 건물들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드러난다. 녹슨 철근이 뼈대처럼 튀어나와 있고, 깨진 창문들은 마치 도시의 상처 입은 눈동자 같다. 먼지 자욱한 바람이 낡은 천 조각들을 흔든다.]**

**내레이션:** 이 도시는 죽었다.
**내레이션:** 아니, 정확히는 죽어가고 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내레이션:** 잿빛 하늘 아래, 썩어가는 제국의 심장부가 아닌, 그 가장자리에서부터.

**#2**
**[골목의 음침한 그림자 속에서, 한 인영이 벽에 바싹 붙어 움직인다. 젊은 남자, ‘리온’. 닳아빠진 가죽 조끼와 찢어진 바지를 입고 있지만, 그의 눈빛은 매서운 사냥꾼처럼 날카롭다. 손에는 낡았지만 잘 관리된 칼이 들려 있다.]**

**리온 (독백):** 또 하루가 시작되는군.
**리온 (독백):** 해가 뜨기도 전에 굶주림은 먼저 찾아오지.

**#3**
**[리온이 폐허가 된 상점가로 접어든다. 바닥에는 깨진 유리 조각들과 썩어가는 잔해들이 널려 있다. 멀리서 들려오는 섬뜩한 신음소리 – ‘그것들’의 울음소리다.]**

**내레이션:** ‘시체’들.
**내레이션:** 이 땅을 뒤덮은 역병이자, 제국의 무능함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
**내레이션:** 하지만 우리에게 더 큰 문제는, 그 시체보다 살아있는 괴물들이었다.

**#4**
**[리온이 멈춰 선다. 그의 귀에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온다. ‘쉬이이익, 쿵!’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

**리온 (중얼거림):** …젠장. 벌써 나타났나.

**#5**
**[리온의 시선이 향한 곳. 건물 잔해 뒤에서 그림자처럼 비쩍 마른 ‘시체’ 한 마리가 비틀거리며 기어 나온다. 핏기 없는 얼굴, 찢어진 옷, 그리고 텅 빈 눈동자.]**

**시체:** 끄르륵… 흐아아…

**#6**
**[시체가 리온을 발견하고,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달려든다. 그 움직임은 예상보다 빠르고 불규칙하다. 리온은 당황하지 않는다. 수없이 겪어온 일이다.]**

**리온:** (이를 악물며) 하!

**#7**
**[리온이 몸을 옆으로 틀어 시체의 달려드는 팔을 피한다. 동시에 손에 든 칼을 휘둘러 시체의 목을 깊숙이 찌른다. 시체는 짧은 경련과 함께 맥없이 쓰러진다. 피가 뿜어져 나오지만, 리온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다.]**

**리온 (독백):** 이젠 익숙하다 못해… 숨 쉬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군.

**#8**
**[리온이 쓰러진 시체를 확인하고 주변을 살핀다. 더 이상 시체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그는 조심스럽게 폐허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간다. 그의 목표는 낡은 식료품점의 잔해다. 어쩌면 아직 먹을 만한 것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9**
**[리온이 찌그러진 선반을 뒤지다가, 작은 캔 하나를 발견한다. 녹슬었지만 내용물이 새지 않은 통조림이다. 그의 얼굴에 희미한 안도감이 스친다.]**

**리온 (중얼거림):** 오늘은 운이 좀 따르는군.
**리온 (독백):** 이 작은 캔 하나가… 누군가의 생명을 연장할 수도 있다.

**#10**
**[그때, 멀리서 규칙적인 발소리와 함께 묵직한 금속음이 들려온다. 리온의 얼굴에서 희미한 안도감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의 눈빛은 다시 경계심으로 가득 찬다.]**

**리온 (독백):** 저들이 나타났다.
**리온 (독백):** 진짜 포식자들이.

**[장면 2: 제국군의 징수]**

**#11**
**[골목 어귀에 중무장한 제국군 병사들이 나타난다. 매끈한 강철 갑옷과 잘 정비된 총기를 들고 있다. 그들의 발소리는 이 낡은 거리에 어울리지 않게 웅장하다. 병사들의 얼굴에는 피곤함과 함께 거만한 표정이 역력하다.]**

**내레이션:** 제국은 무너지지 않았다.
**내레이션:** 그들은 아직 견고한 성벽 뒤에서 배를 불리고, 우리를 착취하며 그들의 오만을 지켜냈다.
**내레이션:** 바깥세상이 잿더미가 되어도, 그들의 금빛 왕관은 여전히 찬란했다. 우리의 피와 땀으로 빛나는 찬란함이.

**#12**
**[병사들 앞에 한 나이 든 여인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있다. 그녀의 곁에는 바싹 마른 아이들이 불안한 눈으로 병사들을 올려다보고 있다. 병사들의 손에는 이미 낡은 냄비나 녹슨 공구 같은 것들이 들려 있다.]**

**노파:** 제발… 제발 이 이상은 가져가지 마시오! 당장 오늘 먹을 것도 없단 말이오!
**병사 1:** 시끄럽다, 늙은 것! 제국이 너희 같은 하찮은 것들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원을 쓰고 있는 줄 아나?
**병사 2:** 너희에게서 나오는 먼지 한 톨까지 제국의 것이다! 황제 폐하의 것이다!

**#13**
**[병사 1이 노파의 멱살을 잡아채 일으킨다. 노파의 몸이 휘청거린다. 아이들이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린다.]**

**아이 1:** 엄마…!
**노파:** (거친 기침을 하며) 컥… 콜록…!

**#14**
**[리온은 폐허 속 그림자에 몸을 숨긴 채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그의 눈은 분노로 이글거린다. 손에 든 칼자루를 쥐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당장이라도 달려나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안다. 혼자서는 안 된다.]**

**리온 (독백):** 지켜준다고? 지켜주기는커녕…
**리온 (독백):** 저들은 우리를 괴롭히고, 뜯어먹고, 결국 시체들에게 던져줄 뿐이야.

**#15**
**[병사 1이 노파의 손에 들린 작은 꾸러미를 빼앗는다. 그 안에는 먼지 묻은 말린 빵 조각 몇 개가 들어 있다.]**

**병사 1:** 이게 전부냐? 겨우 이거? 이 쓸모없는 것들!
**병사 2:** 감히 황제 폐하의 은혜를 잊고 숨겨? 이대로라면 너희 마을 전체가 시체들의 먹이가 될 것이다!

**#16**
**[병사들이 거친 발걸음으로 사라진다. 노파는 힘없이 주저앉아 눈물만 흘린다. 아이들은 울음을 그치지 못한다. 리온은 그들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야 그림자에서 나온다.]**

**리온 (독백):** 저들이 진짜 괴물이지.
**리온 (독백):** 시체들은 그저 굶주린 본능으로 움직이지만, 저들은… 의지를 가지고 우리를 죽인다.

**[장면 3: 불꽃을 품은 그림자들]**

**#17**
**[리온은 도시 외곽의 은밀한 아지트로 향한다. 낡은 지하 저장고를 개조한 곳으로, 어둠 속에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온다. 이곳은 살아남은 평민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유일한 공간이다.]**

**#18**
**[지하 저장고 안. 낡은 상자들을 테이블 삼아 사람들이 모여 있다. 늙은 남자들, 여자들, 그리고 몇 명의 젊은이들. 그들 모두의 얼굴에는 고통과 함께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중앙에는 백발의 노파 한 분이 앉아 있다. 마을의 지혜로운 어른, ‘할머니’다.]**

**리온:** 다녀왔습니다, 할머니.
**할머니:** 그래, 리온. 오늘 수확은 어땠느냐.

**#19**
**[리온은 품속에서 캔 하나와 말린 빵 조각을 꺼낸다. 할머니는 그것을 보고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할머니:** 이 작은 것들이… 누군가의 오늘을 살릴 것이다. 고생했다.
**리온:** (숨을 고르며) 오늘… 제국군이 또 왔습니다. 그 말라가는 빵 조각마저 빼앗아갔어요. 어떤 할머니는 얻어맞기까지 했고요.

**#20**
**[리온의 말에 주변의 사람들의 얼굴에 분노와 체념이 교차한다. 그들은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만, 결코 익숙해지고 싶지 않았다.]**

**젊은 남자 1:** 망할 제국군 놈들! 자기들은 배불리 먹으면서…!
**젊은 여자 1:** 이대로는 모두 굶어 죽을 거예요. 시체들에게 잡아먹히든, 제국군에게 뜯기든… 끝은 똑같아.

**#21**
**[할머니는 조용히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천천히 입을 연다. 그녀의 목소리는 늙었지만 단단한 힘이 실려 있었다.]**

**할머니:** 이 도시는 원래 이렇지 않았다.
**할머니:** 황금빛 수도는 사치스러웠지만, 적어도 우리에게도 먹을 것은 주었다. 시체들이 창궐하기 전까지는.

**#22**
**[할머니의 눈빛이 아득한 과거를 회상하는 듯하다. 그녀의 주름진 손이 낡은 천 조각을 만진다.]**

**할머니:** 하지만 제국은 변했다. 역병이 돌자, 그들은 우리를 버렸다. 성벽을 올리고, 우리를 그저 시체들의 방패막이로 삼았다.
**할머니:** 그리고 이제는… 우리에게서 마지막 남은 희망마저 빼앗으려 드는구나.

**#23**
**[리온의 눈빛이 할머니에게 고정된다. 그는 할머니의 말이 단순한 푸념이 아님을 직감한다.]**

**리온:** 그럼 우리는… 이대로 당하고만 있어야 합니까?
**리온:** 저들이 황제 폐하의 이름으로 우리를 짓밟고, 우리가 시체들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지켜봐야 합니까?

**#24**
**[할머니가 리온을 똑바로 바라본다. 그녀의 눈빛 속에서 깊은 슬픔과 함께 꺼지지 않는 불꽃이 일렁인다.]**

**할머니:** 아니. 우리는 결코 그럴 수 없다.
**할머니:** 리온아. 너는 보았겠지? 이 잿빛 도시 속에, 아직 꺼지지 않은 불꽃들이 있다는 것을.

**#25**
**[리온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가 만났던 이웃들, 같은 처지의 사람들, 그리고 오늘 그와 함께 분노했던 이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리온:**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놈들에게 더 이상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고… 모두들 이대로는 안 된다고…

**#26**
**[할머니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선다. 그녀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감은 거대하다. 그녀는 낡은 테이블 위로 손을 뻗어, 찢어진 천 조각 아래 숨겨져 있던 낡은 지도를 꺼낸다. 희미한 숯불 자국으로 뭔가가 표시된 지도다.]**

**할머니:** 제국은 강대하다. 하지만 그들은 안에서부터 썩어들어가고 있다.
**할머니:** 바깥의 시체들보다, 안의 부패가 더 무서운 법이지.
**할머니:** 리온아. 너는 용감하다. 그리고 너는 사람들을 모을 줄 아는 아이야.

**#27**
**[할머니가 지도의 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곳은 제국군의 주요 보급로가 지나가는 외곽의 좁은 협곡이었다.]**

**할머니:** 저곳에 제국의 보급대가 지나갈 것이다. 내일 새벽.
**할머니:** 그들의 배를 채우는 식량과 무기들이… 어쩌면, 우리의 것이 될 수도 있다.

**#28**
**[리온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제국군 보급대 습격. 그것은 곧 반란을 의미한다. 대역죄이자, 죽음을 각오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리온 (결심을 굳히며):** …하겠습니다.
**리온:** 우리의 아이들을 굶주리게 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의 노인들이 맞는 것을 지켜보지 않을 겁니다.

**#29**
**[리온이 주먹을 꽉 쥔다. 그의 눈빛은 더 이상 분노만이 아니다. 그 속에는 강렬한 의지와 새로운 희망이 타오르고 있었다. 주변의 사람들도 그를 바라본다. 그들의 눈에도 같은 불꽃이 옮겨붙기 시작한다.]**

**내레이션:** 이 잿빛 도시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내레이션:** 굶주림과 절망에 짓눌려 있던 작은 불꽃들이,
**내레이션:** 마침내, 거대한 제국을 향한 격렬한 반란의 서막을 알리는 불길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30**
**[줌아웃: 지하 저장고의 낡은 천장 사이로, 희미한 불빛이 마치 꺼질 듯 흔들린다. 하지만 그 불빛은 오히려 더 강렬하게 주변을 밝히는 듯하다. 도시 외곽의 폐허 너머로, 제국의 높은 성벽이 보이지 않는 압박감으로 솟아 있다. 하지만 이제 그 성벽은 더 이상 난공불락의 요새가 아니었다. 내부에서부터 균열이 시작되고 있었다.]**

**내레이션:** 시체들이 바깥에서 제국을 잠식하는 동안,
**내레이션:** 우리는 안에서부터 제국을 무너뜨릴 것이다.
**내레이션:** 자유를 향한, 굶주린 그림자들의 반란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