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역사물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타이틀: 심연의 그림자**]
[**에피소드 1: 깨어나는 존재**]

**#1. 심우주, 탐사선 ‘세종’ 함교**

[화면 가득, 끝없이 펼쳐진 암흑의 우주. 그 심연 속을 인류의 가장 진보된 탐사선, ‘세종’이 유유히 가로지르고 있다. 함선 내부의 푸른빛 조명이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모든 것은 정해진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듯 보인다.]

**나레이션 (윤하):**
인류가 별을 향해 발을 내디딘 지 수백 년. 우리는 셀 수 없는 문명의 흔적을 찾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자연의 경이로움을 목격했다. 그러나 이 심우주에는 여전히, 우리의 지식과 상식을 뛰어넘는 미지의 영역이 존재한다. ‘세종’은 그 어둠 속에서, 인류의 다음 진화를 위한 빛을 찾아 헤매는 작은 촛불과도 같다.

[함교. 함장 ‘윤하’가 대형 주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다. 스크린에는 ‘세종’이 지나온 광활한 우주 지도가 표시되어 있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사색과 함께, 보이지 않는 피로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윤하:**
(낮게 읊조리듯)
…빛, 혹은 또 다른 어둠.

[그때, 함교 문이 ‘쉬익-‘ 소리와 함께 열리고 부함장 겸 과학장 ‘지아’가 들어선다. 그녀의 표정은 늘 그렇듯 냉철하고 분석적이지만, 윤하 함장과 마찬가지로 약간의 피곤함이 엿보인다.]

**지아:**
함장님, 아직 휴식에 들지 않으셨습니까. 밤낮없이 함교에 계시면 쓰러지실 겁니다.

**윤하:**
자네도 마찬가지 아닌가. 매일이 기록과 분석의 연속일 텐데.

**지아:**
제 임무니까요. 아침 정기 브리핑 준비는 마쳤습니다.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습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항해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지아가 손짓하자, 스크린 속 우주 지도 옆으로 함선의 운행 정보와 주요 센서 데이터가 깔끔하게 정렬된다.]

**윤하:**
이 광활한 우주에서 ‘평화롭다’는 말만큼 믿을 수 없는 단어도 없지. 모든 재앙은 항상 ‘평화로운’ 순간에 찾아오기 마련이다.

**지아:**
(옅은 미소를 띠며)
그래서 함장님이 계신 것 아니겠습니까.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위험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분이시니.

**윤하:**
(헛웃음을 터뜨리며)
자네의 그 직설적인 아부는 여전하군.

**지아:**
아부가 아닙니다.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입니다.

[윤하 함장은 지아의 말에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다시 스크린을 바라본다. ‘세종’이 어둠 속을 나아가는 영상이 잠시 정지화면처럼 떠오른다. 인류의 작은 배가, 거대한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2. 브리핑룸**

[잠시 후, 함선 내부의 브리핑룸. 윤하 함장과 지아 부함장 외에 항해사 겸 기관장 ‘강민’, 그리고 신참 탐사병 ‘세리’가 자리에 앉아 있다. 강민은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 채 심드렁한 표정이고, 세리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등받이에서 허리를 떼지 못하고 있다.]

**강민:**
맨날 똑같은 보고에 똑같은 항로. 이 끝없는 어둠 속을 아무 일 없이 떠다니는 것도 고역입니다. 하다못해 거대 운석군이라도 만나 스릴이라도 좀 느꼈으면 좋으련만.

**윤하:**
강민 항해사, 자네는 제발 입 좀 다물게. 이 심우주에서 ‘아무 일 없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상황이다. 괜히 자네의 그 스펙터클한 바람이 현실이 될까 겁이 나는군.

**강민:**
흥, 저는 좀 다른 생각입니다. 이런 망망대해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발견하기라도 해야지, 이렇게 얌전히만 다녀서는 아무것도 못 찾습니다. 제 조함 실력도 녹슬어 버릴 것 같단 말입니다.

**세리:**
(조심스럽게 손을 들며)
저, 저는… 위험한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이런 심우주 탐사는 처음이라서요.

[강민이 픽 웃음을 터뜨리자 세리는 어깨를 움츠린다.]

**강민:**
신참, 저기 가서 함선 엔진이나 닦으면서 무사 귀환을 기도해라. 우리가 가는 곳에 안전 따위는 없다.

**지아:**
(강민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강민 항해사, 세리 탐사병의 의견도 중요합니다. 쓸데없는 농담은 삼가십시오.

**강민:**
(어깨를 으쓱하며)
알겠습니다, 과학장님. 농담이 지나쳤군요.

**윤하:**
(짧게 한숨을 쉬며)
오늘 정기 브리핑은 이것으로 마치겠다. 각자 맡은 임무에 충실하고, 특히 지아 부함장, 센서 시스템은 재차 확인해 주게. 사소한 오류라도 놓치지 말아야 해.

**지아:**
네, 함장님. 염려 마십시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브리핑룸을 나선다. 세리는 강민의 뒤를 따르려다 윤하 함장의 시선을 느끼고 걸음을 멈칫한다.]

**윤하:**
세리 탐사병.

**세리:**
네, 함장님!

**윤하:**
두려워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진정한 용기는 그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데서 나온다. 자네는 이 ‘세종’의 중요한 대원이야.

**세리:**
(눈을 반짝이며)
감사합니다, 함장님! 꼭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세리는 힘찬 목소리로 대답하고 서둘러 브리핑룸을 나선다. 윤하 함장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아주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 뒤에는 어떤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듯하다.]

**#3. 과학 분석실**

[지아는 과학 분석실에서 홀로 홀로그램 스크린을 가득 채운 센서 로그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 수많은 숫자와 그래프가 빠르게 흘러간다.]

**지아:**
(혼잣말)
사소한 오류라…

[그녀의 손이 스크린의 한 지점에서 멈춘다. 희미하게 깜빡이는 이상 신호. 몇 시간 전부터 간헐적으로 감지되던 신호였다. 처음엔 그저 시스템 노이즈나 교란 신호로 치부했었다.]

**지아:**
또… 나타났군.

[지아가 손가락으로 신호를 확대하자, 일반적인 노이즈와는 확연히 다른, 불규칙하면서도 어떤 기묘한 주기를 가진 패턴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지아:**
(눈을 가늘게 뜨며)
설마… 오류가 아니었단 말인가.

[지아는 즉시 신호의 출처를 역추적하기 시작한다. ‘세종’의 장거리 센서 데이터가 빠르게 분석되고, 스크린 위에 우주 공간의 특정 좌표가 점멸한다.]

**지아:**
(점점 표정이 굳어진다)
이건… 우리 항로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 있는데. 그리고 이 에너지 패턴은…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했거나 기록한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에너지 패턴이었다. 미약하지만, 너무나도 이질적인.]

**지아:**
함장님께… 보고해야 해.

**#4. 함교, 긴급 브리핑**

[지아의 긴급 호출로 다시 모인 함교 대원들. 이번에는 브리핑룸이 아닌 함교, 주 스크린 앞이다. 분위기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스크린에는 지아가 분석한 미지의 신호와 그 출처가 표시되어 있다.]

**강민:**
그래서, 과학장님. 이게 대체 뭡니까? 설마 진짜 스펙터클한 걸 발견한 겁니까?

**지아:**
강민 항해사, 지금은 농담할 때가 아닙니다. 이건 전례 없는 신호입니다. 우리 함선의 모든 데이터베이스, 심지어 과거 탐사 기록에도 일치하는 패턴이 없습니다.

**윤하:**
에너지 패턴의 특징은?

**지아:**
미약하지만… 매우 특이합니다. 자연적으로 발생했다고 보기엔 너무 복잡하고, 인공물이라고 보기엔 너무 원시적이면서도… 어떤 의지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마치… 무언가가 우리를 부르는 듯한.

**세리:**
부를… 부른다고요? 이 광활한 심우주에서요?

**지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이 신호의 출처가 현재 우리 항로에서 상당 부분 이탈한 곳에 있다는 겁니다. 좌표는… 여기입니다.

[지아가 스크린의 한 지점을 가리킨다. 그곳은 아무것도 없는 듯한 암흑의 공간으로, 기존 탐사 경로에서 꽤 멀리 떨어진 미지의 구역이었다.]

**강민:**
저길로 가자고요? 말도 안 됩니다! 탐사 경로를 이탈하는 건 규정 위반입니다! 게다가 저기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잖습니까?

**윤하:**
규정은 안전과 효율을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때로는… 인류의 다음 단계를 위해 규정을 벗어날 필요도 있지.

[윤하 함장은 잠시 눈을 감았다 뜬다. 그의 눈빛에 복잡한 감정들이 스쳐 지나간다. 망설임, 호기심, 그리고 결단.]

**윤하:**
지아 부함장, 신호의 강도는 어떻습니까?

**지아:**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윤하:**
(결심한 듯 단호하게)
항로를 변경한다. 강민 항해사, 최대 속도로 신호원 방향으로 이동해. 비상 프로토콜을 가동하고, 모든 대원은 전투 태세에 준하는 경계 태세를 유지한다.

**강민:**
함장님! 정말 괜찮겠습니까?!

**윤하:**
우리는 탐사선이다, 강민. 미지의 것을 탐사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 망설일 시간 없어. 움직여!

**강민:**
…알겠습니다, 함장님! 항로 변경, 최대 속도!

[강민은 못마땅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내 프로페셔널하게 조종간에 앉아 명령을 수행한다. ‘세종’은 둔중한 진동과 함께 궤도를 틀어 미지의 신호원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함선 전체에 비상 경보음이 낮게 깔리며, 모든 조명이 붉은색으로 변한다.]

**#5. 미지의 그림자**

[시간이 흐르고, ‘세종’은 신호원에 점점 가까워진다. 함교의 분위기는 더욱 무거운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다. 세리는 잔뜩 겁에 질린 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세리:**
함장님, 전방에… 뭔가가 보입니다!

[대형 스크린에 서서히 거대한 형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저 거대한 그림자 같았다. 하지만 ‘세종’이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실체가 점점 선명해진다.]

**강민:**
이런… 저건 대체…

[스크린에 나타난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거대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육면체도 구형도 아닌, 어떤 기하학적인 불규칙성을 가진 거대한 구조물. 길이는 족히 수십 킬로미터에 달할 듯했다. 표면은 빛을 흡수하는 듯한 칠흑 같은 검은색이었고, 간헐적으로 아주 희미하게 푸른빛이 깜빡이는 듯했다. 고대 문명의 유물 같기도 하고, 살아있는 생명체의 일부 같기도 한, 기괴하고 압도적인 모습.]

**지아:**
(숨을 들이켜며)
측정 불가능… 에너지 스펙트럼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주변의 시공간까지 미묘하게 왜곡되는 것 같습니다!

**윤하:**
(표정이 굳어진다)
이것이… 신호의 원천인가.

**세리:**
(겁에 질린 목소리로)
저… 저게 대체… 뭐죠…?

[그때였다. 거대한 유물 표면에서 희미하게 깜빡이던 푸른빛이 일제히 강렬하게 섬광을 터뜨렸다. 동시에 ‘세종’ 함선 전체가 거대한 충격파에 휩싸인 듯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강민:**
젠장! 뭔진 모르겠지만, 공격합니다! 함장님, 물러나야 합니다!

**윤하:**
(이를 악물며)
대체… 무엇이냐…

[유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섬광은 단순히 빛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파동처럼 ‘세종’을 집어삼킬 듯이 다가왔다. 함선 내부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깜빡이며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하고, 비상 경보음이 더욱 날카롭게 찢어지는 듯 울려 퍼진다.]

**지아:**
(데이터를 확인하며)
신호가…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고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습니다!

**세리:**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로)
함장님! 함선 전력에 이상이…!

[스크린 속 유물은 이제 거대한 눈처럼 번뜩이며 ‘세종’을 응시하는 듯했다. 압도적인 미지의 존재감. 모든 대원들의 얼굴에 절망에 가까운 공포가 서렸다. 이 심연에서 마주한 것은, 인류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절대적인 미지의 존재였다.]

**윤하:**
(떨리는 목소리로)
…전 함선, 충격 대비!

[섬광이 ‘세종’을 완전히 덮치려는 순간, 화면이 암전된다. 그리고 섬광처럼, 찰나의 순간 한 글자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 감응(感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