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는 먼지나 습기로 무겁지 않았다. 오히려 잊힌 시간과 훨씬 더 사악한 어떤 것의 냄새가 났고, 카엘의 피부에 수의처럼 들러붙었다. 보통이라면 어둠을 향해 당당히 솟아올랐을 그의 횃불조차 축소된 듯 보였고, 불꽃은 자신만의 새로운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젠장, 이런 곳은 처음이군.”
제인의 걸걸한 목소리는 평소 같았으면 위안이 되었겠지만, 지금은 그들 앞에 펼쳐진 거대한 공간 앞에서 이상하리만치 작게 들렸다. 그의 갑옷 입은 주먹은 무의식적으로 대검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늘 조용한 관찰자였던 리라는 안경을 콧잔등 위로 밀어 올렸다. 렌즈 너머 그녀의 창백한 눈동자는 번뜩이는 횃불 빛을 반사하며 경외와 두려움이 뒤섞인 채 넓게 펼쳐져 있었다.
“고대 문헌에도 기록되지 않은 장소예요. 이건….” 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그들은 거대하고 완벽한 원형의 방 입구에 서 있었다. 매끄럽고 이음새 없는 돌벽은 위로 솟아올라 카엘의 숙련된 눈으로도 꿰뚫을 수 없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너무나 광대하고, 너무나 비정상적으로 대칭적인 공간이라 폐허라기보다는 거대하고 석화된 심장처럼 느껴졌다.
거대한 공허의 중심에는 순수한 흑요석으로 된 거대한 기둥이 우뚝 솟아 있었다. 단순히 기둥이 아니었다. 그것은 빛이나 열로가 아니라 깊고 규칙적인 울림으로 고동치고 있었는데, 그 진동은 카엘의 뼈 속까지 울려 퍼지며 기억보다도 오래된 것이었다. 달 없는 밤처럼 검었지만, 주위의 모든 빛을 흡수하는 듯한 흑요석은 내면의 끔찍한 발광으로 반짝이며 그림자를 기괴한 형상으로 뒤틀었다.
흑요석 심장 기저부 주위에는 복잡한 조각들이 바닥과 낮은 벽을 따라 꿈틀대고 있었다. 그것들은 길쭉한 팔다리와 텅 빈 눈을 가진 인물들이 어두운 단석(單石) 앞에 엎드려 있는 모습을 묘사했다. 피의 희생,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들이 소리 없이 비명을 지르는 모습, 그리고 카엘이 그 어떤 알려진 언어에서도 접한 적 없는 상징들이 모든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이미지는 단순히 새겨진 것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꿈틀대며 잊힌 신성모독을 직접 그의 마음에 속삭이는 듯했다.
가장 깊은 얼음보다 더 차가운 냉기가 카엘의 등골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것은 단순한 고대 사원이 아니었다. 이것은 묻혀 있어야 할 어떤 존재에게 바쳐진 제단이었다.
“이게… 대체 뭐지?” 카엘은 목소리를 거의 속삭이며 중얼거렸다. 그는 깊은 불쾌감, 영혼 속에서 울리는 원초적인 경고를 느꼈다.
“이건… 고대 문헌에서 ‘검은 심장’이라 불렸던 것과 일치해요.” 리라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모든 것을 왜곡하며, 심지어 시간을 멈춘다는 전설의 유물….”
속삭임. 처음에는 광대한 방에서 희미한 메아리처럼, 잊힌 돌 위를 스치는 마른 나뭇잎 소리처럼 들렸다. 그러나 이내 속삭임은 커지며, 카엘이 알지 못하는 언어의 구체적인 구절들로 합쳐졌다. 하지만 그는 그것들을 *이해했다*. 힘, 영생, 필멸의 존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지식의 약속. 그러나 또한 위협, 기괴한 고통의 환영, 자아의 완전한 소멸에 대한 경고도 섞여 있었다.
“거짓말이야.” 카엘은 횃불을 더욱 꽉 움켜쥐며 현실에 자신을 붙잡아 두려 애썼다. 속삭임은 교활하게 그의 욕망을 비틀고, 그의 가장 깊은 두려움을 파고들었다.
제인은 끙 소리를 내며 그림자 속을 이리저리 살폈다. “들리나? 이젠 환영까지 보이는군.” 그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저 멀리 벽을 가리켰다. 그곳에서는 그림자 형상들이 돌에서 벗겨져 나오는 듯 보였고, 그 형태는 연기처럼 일렁였다.
하지만 리라는 이상하리만치 가만히 서서 흑요석 심장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희미하고 거의 알아차릴 수 없는 전율이 그녀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아니요… 이건 환영이 아닐지도 몰라요. 저것… 저 검은 심장이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어요.”
그녀의 말은 카엘에게 물리적인 충격처럼 다가왔다. 흑요석은 단순한 비활성 물체가 아니었다. 그것은 지각이 있고, 고대하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규칙적인 울림은 더욱 강렬해졌고, 이제는 거인의 심장이 대지의 바위 속에서 뛰는 듯한 깊고 공명하는 박동으로 느껴졌다.
갑자기, 벽화 속 기괴한 형상 중 하나가 벽에서 완전히 분리되었다. 그것은 인간형의 형체였지만, 비정상적으로 얇고, 팔다리는 불가능한 각도로 구부러져 있었다. 피부는 고대 부패물처럼 얼룩덜룩한 회색이었고, 눈이라 불릴 수 있다면 그것은 움푹 들어간 얼굴에 빛나는 진홍색 점 두 개였다.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미끄러지듯* 이동했고, 그 움직임은 완전히 소리 없이 유동적이었으며 물리학의 법칙을 거스르는 듯했다.
“젠장, 고대 종족인가?” 제인이 고함쳤고, 그의 대검이 쾅 하는 소리를 내며 검집에서 뽑혀 나와 순간적으로 억압적인 침묵을 꿰뚫었다. 그는 리라의 앞에 방어 자세를 취했다.
“아니, 제인. 저건… 저건 그들의 그림자, 혹은 그들의 기억이야.” 카엘은 차가운 확신이 그의 내장 깊이 자리 잡는 것을 느꼈다. “저 검은 심장이 이 모든 걸 흡수해서 만들고 있어.”
더 많은 형상들이 벽에서, 바닥에서, 심지어 공기 자체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고체로 만들어진 유령 같았고, 가장자리가 깜빡거렸지만 틀림없이 실체화되어 있었다. 그들은 고대하고 녹슨 칼날, 톱니 모양의 뼈 창을 들고 있었고, 일부는 기형적인 발톱을 뻗었다. 그들의 수는 불어났고, 소리 없이 전진하는 무리를 형성했다.
속삭임은 귀청이 터질 듯한 포효로 치솟았고, 고통과 승리의 불협화음은 카엘의 이성을 부술 듯했다. 그의 머리가 지끈거렸고, 시야의 가장자리가 흐릿해졌다.
“버텨! 정신을 잃으면 안 돼!” 카엘은 동료들에게라기보다는 자신에게 더 소리쳤지만, 그의 목소리는 보이지 않는 소리의 폭풍에 삼켜졌다.
“저것들이 우리를 원하고 있어요! 저 검은 심장의 일부로 만들려고 해!” 리라가 비명을 질렀고,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있었지만 얼굴에 눈물이 흐르며 압도적인 정신적 공격에 맞서 싸우고 있었다.
제인은 함성을 지르며 가장 가까운 유령을 향해 돌진했다. 그의 대검은 그림자 형체를 갈라놓았지만, 피도 없었고, 뼈가 부러지는 만족스러운 소리도 없었다. 생명체는 그저 검은 연기로 녹아내렸다가 몇 초 후 다시 형성되었고, 마치 다치지 않은 듯 보였으며 진홍색 눈은 더욱 밝게 타올랐다.
“이런 젠장! 물리치지 못해!” 제인이 좌절감에 포효하며, 다시 형성되는 그림자에서 뻗어 나오는 해골 손을 피했다.
카엘은 이것이 힘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그들의 정신, 그들의 영혼을 위한 싸움이었다. 흑요석 심장은 더 빠르게 고동쳤고, 그 규칙적인 울림은 이제 죽어가는 짐승의 마지막 몸부림처럼 절박하고 굶주린 박동으로 변했다. 공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워졌고, 그들의 몸에서 온기를 빨아들였다. 그는 자신의 의지가 흩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고, 유혹적인 속삭임은 도피, 망각, 고통을 끝낼 수 있는 모든 것을 약속했다.
그는 흑요석 기둥을 바라보았다. 진정으로 *바라보았다*. 그것은 단순히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먹어치우고 있었다*. 그들의 두려움, 그들의 절망, 그들의 생명력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벽화에 묘사된 고대 의식들은 단순히 그것에 대한 희생이 아니라, 그것이 먹어치우고 성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분명 약점이 있을 것이다. 그 괴물 같은 식욕을 방해할 수 있는 어떤 것, 무엇이든. 카엘은 정신적 혼미를 뚫고 방을 황급히 훑었다. 그는 흑요석 기저부 근처, 가장 크고 가장 불안한 희생 이미지 바로 아래 조각들에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다른 것들과는 달리 하나의 상징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듯했다. 검은색을 배경으로 둔하고 영묘한 푸른빛이었다.
거의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한 빛이었고, 억제와 속박을 의미하는 듯했다. 봉인 문양이었다.
“리라! 저기! 저 빛나는 문양!” 카엘은 필사적으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신을 마비시키려는 힘에 맞서 싸웠다. “저건… 봉인 문양이야! 저 검은 심장을 봉인하려 했던 흔적이라고!”
리라는 여전히 힘겨워하면서도 간신히 눈을 뜨고 그의 시선을 따라갔다. 그녀의 비전(秘傳) 지식은 그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봉인… 저 문양은 ‘영원의 속박’의 일부예요! 하지만… 완성되지 않았어…!”
그림자 형상들이 그들을 에워싸며 다가왔고, 그들의 수는 압도적이었다. 제인은 칼날의 회오리였지만, 그의 공격은 허사였다. 그들은 행동해야 했고,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어떻게 완성하지?!” 카엘이 소리쳤고, 자신의 마법 단검을 뽑아 들었다. 은빛 칼날이 희미하게 빛났다. 그것은 유령들을 해치지 못하겠지만, 현실과의 확실한 연결 고리였다.
“나도 몰라요! 기록이 없어요! 하지만… 저 심장이 힘을 빨아들이는 방식과 역방향으로 작용할 거예요!” 리라가 목이 쉬어라 비명을 질렀다. “흡수된 에너지를 다시 돌려주는… 혹은… 폭주시키는 방법!”
카엘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흡수된 에너지를 되돌려주거나… 폭주시키는 방법. 만약 이 생물이 절망과 생명력을 먹고 산다면, 아마도 *다른* 종류의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폭발시키거나, *자신의* 에너지를 과부하시키는 것이 그것을 방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빛나는 푸른 봉인 문양을 바라보고, 다시 고동치는 흑요석을 보았다. 순수한 본능에서 우러나온 필사적인 계획이 그의 마음속에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미친 짓이었지만, 그들은 이미 지옥에 있었다.
“제인! 시간을 벌어줘! 리라! 내가 저 봉인 문양에 내 마력을 쏟아부을 거야! 네가 할 수 있는 대로 그 에너지를 조종해 줘!” 카엘이 포효하며 이미 제인을 지나쳐 흑요석 기둥의 기저부를 향해 돌진했다. 그에게 달려드는 유령 형상들을 무시했다. 하나가 그를 꿰뚫었고, 차갑고 부패하는 감각이 그를 숨 막히게 했지만, 그는 계속 나아갔다.
“카엘! 위험해!” 리라가 소리쳤지만, 카엘은 이미 그곳에 도착하여 희미한 푸른 봉인 문양에 손바닥을 내리쳤다. 그는 눈을 감고 속삭임과 다가오는 그림자들을 무시하며, 모든 의지와 축적된 마력을 그 한 지점에 집중했다.
불타는 듯한 고통이 그의 팔을 꿰뚫고 지나갔다. 마치 그의 본질 자체가 폭력적으로 찢겨 나가는 것 같았다. 푸른 봉인 문양은 활활 타오르며 강렬한 빛을 뿜어냈고, 순간적으로 그림자들을 뒤로 밀어냈다.
“리라! 지금이야!” 그는 힘과 고통으로 목이 쉬어라 외쳤다.
리라는 공포 속에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격렬하게 떨리는 그녀의 손이 공중에서 복잡한 문양을 그리기 시작했고, 카엘이 거의 이해할 수 없는 고대 주문을 읊조렸다. 희미한 은빛이 그녀 주위에 모여들더니 푸른 봉인 문양을 향해 뻗어 나가 카엘의 순수한 마력 방출과 합쳐졌다.
흑요석 심장이 흔들렸다. 규칙적인 울림은 멈칫하더니, 죽어가는 짐승의 마지막 발작처럼 불규칙적으로 강렬해졌다. 유령 형상들은 멈춰 섰고, 그들의 진홍색 눈은 기둥 바닥에 고정된 채, 그들의 형태는 미친 듯이 깜빡였다.
순수하고 농축된 공포의 파동이 흑요석에서 뿜어져 나와 그들을 으스러뜨릴 듯했다. 하지만 카엘은 버텼다. 마지막 한 방울의 힘까지 빛나는 봉인 문양에 쏟아부었다. 그는 리라의 집중된 에너지가 자신의 에너지와 얽히고, 정제되고, 어둠의 심장을 향한 집중된 창으로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푸른빛이 폭발하며 흑요석 기둥의 기저부를 집어삼켰다. 찰나의 순간, 거대한 검은 단석은 움찔하는 듯 보였고, 고대적이고 고통스러운 비명이 그들의 귀가 아닌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 퍼졌다.
그리고 산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흑요석 심장 표면에 거대한 균열이 거미줄처럼 퍼져 나갔고, 검고 끈적한 액체가 거기서 스며 나오기 시작하며 고대 돌바닥을 김을 내며 녹여 버렸다.
유령 형상들은 흔들렸고, 그들의 형태는 점점 더 투명해졌으며, 그들의 진홍색 눈은 희미해졌다. 숨 막히는 속삭임은 침묵 속으로 사라졌다.
방은 침묵에 잠겼다. 완전히, 끔찍하게 침묵에 잠겼다.
카엘은 쓰러져 숨을 헐떡였고, 그의 몸은 고통과 피로로 만신창이가 되었으며 마력은 완전히 고갈되었다. 리라는 그 옆에 무릎을 꿇었고, 얼굴은 잿빛이 되었으며 안경은 비스듬히 걸려 있었다. 제인은 여전히 칼을 든 채, 금이 간 흑요석을, 그리고 사라지는 그림자들을 눈 크게 뜨고 바라보았다.
“끝난 건가…?” 제인이 속삭였고, 그의 검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갑작스러운 정적 속에서 크게 울렸다.
카엘은 이제 금이 간 흑요석 심장을 바라보았다. 푸른빛은 사라졌지만, 벌어진 균열은 남아 있었다. 거대한 상처였다. 검은 액체는 계속 스며 나와 그 기저부에 고였고, 기름지고 무지개 빛을 띠는 번쩍임이 횃불 빛을 반사했다.
끝난 것이 아니었다. 한참 멀었다.
균열의 깊은 곳에서 새로운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낮고 으르렁거리는 소리에 이어 느리고 묵직한 *쿵-쿵* 소리. 무언가가 상처 입은 흑요석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대의 존재, 그저 잠들어 있었을 뿐, 진정으로 비활성 상태가 아니었던 어떤 것이.
공기는 다시 무거워졌지만, 이번에는 오싹하고 약탈적인 굶주림이 배어 있었다.
검은 심장은 파괴되지 않았다. 단지 상처를 입었을 뿐이었고, 이제, 그것은 *깨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