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액션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숨 막히는 철골의 비명 속에서, 시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조종석 내부의 경고등은 이미 붉은색을 넘어 깜빡이는 불꽃처럼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비호]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에너지탄과 미사일 파편을 간신히 피하며 도시의 앙상한 잔해 속을 내달렸다.

“젠장, 끝이 없잖아!”

시우의 목소리는 조종석 마이크를 통해 거칠게 튀어나왔다. 도시를 집어삼킨 검은 기계 병사들, 일명 ‘심연의 잔당’. 그들의 무기는 단조롭지만, 집요함은 상상을 초월했다. 놈들은 마치 시우의 [비호]를 찢어발기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처럼 달려들었다.

“좌현 셋, 우현 둘! 전방에 고속 근접 기체 세 대 접근!” 인공지능 ‘레이’의 무감정한 목소리가 상황을 보고했다.

“알아! 레이, 남은 출력은?”

“[비호]의 주 동력은 17% 미만입니다. 보조 동력은 거의 고갈되었습니다. 비상 동력으로 전환 시, 최대 가동 시간은 7분 23초입니다.”

시우는 이마를 찌푸렸다. 7분 23초. 불과 며칠 전, 그는 심연 지하에 봉인되어 있던 고대의 유적, ‘사념의 미궁’에서 기묘한 푸른 문양을 발견했다. 그 문양은 마치 살아있는 에너지처럼 그의 손가락을 휘감았고, [비호]의 코어에 알 수 없는 방식으로 각인되었다. 그때부터 [비호]는 때때로 기이한 진동을 일으켰지만, 정확히 어떤 힘인지는 알 수 없었다. 지금은 그것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레이, 비상 동력 전환! 동시에 코어에 연결된 ‘그것’의 최대 공명률을 끌어올려!” 시우는 조종간을 꺾으며 폐허가 된 빌딩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알 수 없는 에너지 파형입니다. 안전성 검증이 필요합니다.” 레이의 목소리에 일말의 우려가 스쳤다.

“안전성 따질 때가 아니잖아! 지금은 그거라도 잡고 늘어져야 해!”

시우의 외침과 함께 [비호]의 장갑판이 긁히는 끔찍한 쇳소리가 울렸다. 거대한 그림자 병사의 검이 [비호]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균형을 잃은 [비호]가 휘청이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때였다. 조종석 내부, 메인 화면 하단에 희미하게 떠오르던 푸른색 문양이 섬광처럼 번뜩였다. 시우는 무언가에 홀린 듯, 기어이 손을 뻗어 그 문양을 눌렀다.

_지이이잉!_

조용하던 조종석이 갑자기 고주파 진동으로 가득 찼다. [비호]의 육중한 기체는 마치 살아있는 금속 생물처럼 꿈틀거렸다. 외부 장갑의 이음새마다 푸른빛 선이 뿜어져 나왔고, 관절 부위에서는 전류가 흐르는 듯한 스파크가 튀었다. 메인 화면의 출력 표시기가 미친 듯이 치솟았다. 17%에서 30%, 50%, 80%… 그리고, 인식 불가능한 ‘ERROR’ 메시지와 함께 수치는 폭발적으로 치솟아 화면을 가득 채웠다.

“이게 무슨…!” 시우는 넋을 잃고 눈앞의 광경을 바라봤다.

[비호]의 외형이 변하고 있었다. 단순한 강화가 아니었다. 기체의 실루엣은 더욱 날렵하고 유기적인 형태로 바뀌었고, 등 뒤에서는 거대한 날개 형상의 에너지 덩어리가 솟아올랐다. 단순한 푸른빛이 아니었다. 은하수를 응축한 듯한, 심연의 푸른색과 오묘한 보랏빛이 뒤섞인 영롱한 빛이었다.

“레이! 이게 무슨 일이야?!”

“미확인 에너지원 활성화! [비호]의 모든 시스템이 비약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에너지 파형… 뇌파와 동기화율 100%!”

레이의 목소리조차 놀라움으로 물들어 있었다. 시우의 뇌파가 [비호]와 완전히 동기화되었다는 말은, [비호]가 그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크으으…!” 시우는 온몸에 퍼지는 알 수 없는 충동에 신음했다. 마치 [비호]의 모든 신경이 자신의 일부가 된 듯했다. 주변의 모든 정보가 시각, 청각을 넘어선 제3의 감각으로 직접 뇌리에 꽂혔다.

그림자 병사들이 다시 쇄도했다. 이번에는 거대한 낫을 든 지휘관 기체까지 합세하여 [비호]를 포위했다.

“죽어라, 인간!” 지휘관 기체의 기계적인 목소리가 전장을 울렸다.

시우의 눈에 살기가 번뜩였다.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놈들의 움직임이 슬로우 모션처럼 보였다. 놈들이 발사하는 에너지탄의 궤적, 낫을 휘두르는 근육의 미세한 떨림까지. 모든 것이 읽혔다.

“네놈들이… 나를 죽여? 착각하지 마.”

[비호]가 순식간에 땅을 박차고 솟아올랐다. 등 뒤의 푸른 날개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마치 거대한 폭풍처럼 주변의 잔해를 쓸어버렸다. 미사일이 날아왔지만, [비호]는 그림자처럼 잔상을 남기며 그 사이를 유영했다.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움직임이었다.

“거짓말… 저런 움직임은 불가능해!” 지휘관 기체가 당황한 듯 외쳤다.

시우는 피식 웃었다. 불가능? 지금의 [비호]에겐 불가능은 없었다. 그는 손을 뻗는 대신, 그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저놈들을… 부숴버려!’

그 순간, [비호]의 팔에서 푸른빛이 응축되며 거대한 에너지 블레이드가 솟아올랐다. 일반적인 에너지 블레이드와는 차원이 달랐다. 공간 자체를 찢어버릴 듯한 압도적인 위력을 지닌, 순수한 파괴의 칼날이었다.

_쉬이이익!_

[비호]는 거대한 그림자 지휘관 기체를 향해 돌진했다. 그림자 병사들이 필사적으로 막아섰지만, [비호]는 그들을 스치기만 해도 갈가리 찢어버렸다. 방어막은 무의미했고, 두꺼운 장갑은 두부처럼 잘려나갔다.

“크아아악!” 지휘관 기체의 비명과 함께, [비호]의 에너지 블레이드가 놈의 몸통을 가로로 양단했다. 강렬한 푸른빛과 함께 지휘관 기체는 산산조각 나 폭발했다.

주변의 그림자 병사들은 얼어붙은 듯 움직임을 멈췄다. 압도적인 힘에 대한 공포였다. 그러나 시우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공중에서 회전하며 등 뒤의 날개에서 수십 개의 푸른 에너지 구체를 쏘아냈다. 마치 유도탄처럼 날아간 구체들은 정확히 그림자 병사들의 코어를 타격했고, 연쇄적인 폭발이 도시를 흔들었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끝났다. 도시를 가득 메웠던 그림자 병사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시우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몸의 모든 세포가 짜릿하게 반응하는 느낌이었다. 알 수 없는 흥분과 함께, 깊은 피로감이 몰려왔다.

_지이이잉…_

[비호]의 푸른 빛이 점차 옅어지더니, 본래의 검푸른 장갑으로 돌아왔다. 거대한 날개도 사라지고, 조종석 내부의 푸른 문양도 희미해졌다. 모든 것이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레이, 무슨 일이었어? 내 몸은… [비호]는?”

“분석 중… 알 수 없는 에너지 잔류 파형이 감지됩니다. [비호]의 기체 구조에 비가역적인 변화가 감지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념의 미궁에서 감지되었던 고대 문명 파형이, 이곳에서 다시 강력하게 감지되고 있습니다.”

레이의 목소리는 여전히 무감정했지만, 그 단어들 속에는 심상치 않은 경고가 담겨 있었다. 고대 문명 파형. 그것이 지금 [비호]에게 발현된 이 힘과 연결되어 있다는 말인가?

시우는 부서진 도시를 내려다봤다. 그림자 병사들의 잔해가 녹아내린 검은 웅덩이만이 남아 있었다. 그는 아직 이 힘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단지, 이 힘이 그가 이제껏 상상했던 그 어떤 과학 기술보다도 강력하며, 훨씬 더 위험하다는 것만을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었다.

“시우. 서쪽 120km 지점에서, 강력한 에너지 파형이 접근 중입니다. [비호]의 변환된 에너지 파형과 동일합니다.”

레이의 경고에 시우의 심장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동일한 파형? 자신 외에 또 다른 존재가 이 힘을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

화면에는 거대한 기계 실루엣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었다. 그것은 [비호]와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기묘하고도 거대한 형태였다. 마치 심연에서 기어 나온 듯한, 검은색과 푸른색이 뒤섞인 불길한 존재.

“젠장… 끝난 게 아니었어.” 시우는 조종간을 굳게 움켜쥐었다.

전율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이 고대의 힘은 과연 축복일까, 아니면 파멸의 시작일까? 새로운 싸움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