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역사물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대체 역사물】 : 심연의 그림자
### 에피소드 1: 깨어난 잿더미

**[SCENE 1] / 해오름국 수도, 한양 외곽 기와지붕 / 밤**

**[NARRATION – 강림]**
(글자: 7년. 그 지옥 같은 세월이 내 심장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PANEL 1]**
어둡고 낡은 기와지붕 위, 검은 도포를 입은 한 사내가 웅크리고 앉아 있다. 그의 등 뒤로는 오래된 기와들이 불규칙하게 솟아있고, 멀리 보이는 도성은 화려한 불빛으로 수놓여 있다. 사내의 시선은 한 지점에 고정되어 있다. 밤하늘에는 초승달이 걸려 있고, 아래 도시에서는 희미한 등불들이 반짝인다. 사내의 얼굴은 깊은 그림자에 가려 잘 보이지 않으나, 날카로운 턱선과 굳게 다문 입술이 어렴풋이 드러난다.

**[NARRATION – 강림]**
(글자: 하지만 그 잿더미 속에서, 한 송이 불꽃이 되살아났지.)
(글자: 복수라는 이름의 불꽃이.)

**[PANEL 2]**
사내의 굳게 다문 입술이 살짝 움직이며, 희미하게 오래된 흉터가 보인다. 그의 눈빛은 어둠 속에서도 형형하게 빛나며, 한없는 증오와 냉철한 계산이 뒤섞여 있다. 이글거리는 그의 눈빛은 7년 전의 그와는 전혀 다른 존재임을 짐작하게 한다.

**[PANEL 3]**
사내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해오름국의 가장 번화한 거리, 그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저택이다. 수많은 연등이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저택 안에서는 풍악 소리와 함께 기생들의 노랫소리가 밤공기를 가른다. 높은 관직의 양반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저택 중앙에는 오늘의 주인공, 좌의정 김재훈이 서 있다. 그는 최고급 비단으로 지은 흰 도포를 입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여유롭고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이 나라 최고의 권력자다운 위풍당당함이 넘쳐흐른다.

**[김재훈]**
(웃음기 섞인 목소리)
“하하, 별 말씀을. 모두가 뜻을 모아주신 덕분이지요. 저 혼자 힘으로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PANEL 4]**
강림의 시선이 김재훈에게 고정된다. 그의 눈빛이 일순간 더욱 차갑게 얼어붙는다. 손가락이 무의식적으로 낡은 도포 자락을 강하게 움켜쥔다.

**[NARRATION – 강림]**
(글자: 김재훈. 그 웃음이… 역겹다.)
(글자: 내 모든 것을 앗아간 자.)

**[PANEL 5]**
강림의 주먹 쥔 손이 잘게 떨린다. 그러나 이내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감정을 억누른다. 그의 표정은 다시 냉정하고 무미건조한 그림자로 뒤덮인다.

**SCENE 2] / 7년 전, 해오름국 한양, 이진우의 서재 / 낮**

**[PANEL 6]**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서재. 젊은 시절의 이진우와 김재훈이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서재는 벽면 가득 책들로 채워져 있으며, 탁자 위에는 정교한 설계도와 지도들이 펼쳐져 있다. 이진우는 밝고 총명한 눈빛으로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고, 김재훈은 그 옆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고 있다. 둘 다 소박한 유생의 차림이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희망과 열정이 가득하다.

**[이진우]**
(열정적으로, 손짓해가며)
“재훈아, 보거라! 이 증기 기관을 병선에 도입하면, 우린 더 이상 바람에 의존하지 않고도 이 대륙의 어느 바다든 장악할 수 있다!”
“그리고 백성들에게는 이 새로운 직조 기계를 보급하여, 모두가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 더는 혹한에 얼어 죽는 이가 없을 게야!”

**[PANEL 7]**
김재훈이 이진우의 어깨를 붙잡으며 환하게 웃는다. 그의 눈빛에는 진심 어린 존경과 우정이 담겨 있다. 빛나는 햇살이 두 친구의 모습을 따스하게 감싼다.

**[김재훈]**
“진우야, 너는 정말 하늘이 내린 재주꾼이구나! 네 머릿속에는 어찌 그리 놀라운 생각들로 가득한 것이냐!”
“네가 이 나라의 희망이다! 나는 네 옆에서 네 뜻을 이루는 것을 돕는 가장 든든한 벗이 될 것이다! 맹세코!”

**[이진우]**
(감격하여, 김재훈의 손을 마주 잡으며)
“재훈아… 고맙다. 너만 있다면 두려울 것이 없어.”

**[PANEL 8]**
두 친구가 서로를 마주 보며 해맑게 웃는다. 그들의 뒤로, 따스한 햇살이 서재 안으로 쏟아진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젊은 날의 순수한 열정이 가득한, 더없이 아름다운 한때의 모습이다.

**SCENE 3] / 7년 전, 대궐 어전 / 밤**

**[PANEL 9]**
장면이 급변한다. 어둡고 엄숙한 대궐 어전. 촛불의 흔들리는 불빛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다. 중앙에는 임금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고, 그 앞에는 고개를 숙인 이진우가 무릎을 꿇고 있다. 그의 양옆에는 삼엄한 표정의 포졸들이 창을 들고 서 있다. 이진우의 도포는 찢어져 있고, 얼굴에는 흙먼지가 묻어 있다. 맞은편에는 김재훈이 꼿꼿이 서서 임금을 바라보고 있다. 그의 표정은 냉정하고 차갑다.

**[임금]**
(격노한 목소리, 손으로 어전 탁자를 내리치며)
“이진우! 네 이놈! 네가 역적 무리와 내통하여, 증기 기관을 이용해 대궐을 공격하고 나라를 전복시키려 했다는 것이 사실이냐!”
“이 모든 것이 네가 직접 그린 설계도와 역적들과 주고받은 서신들에 적혀 있거늘, 무엇을 부정하느냐!”

**[PANEL 10]**
이진우가 고개를 들며 경악한 표정으로 김재훈을 바라본다. 그의 얼굴은 혼란과 배신감으로 일그러져 있다. 임금의 말은 그가 만들고 재훈과 나누었던 꿈의 파편들이었다.

**[이진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목소리가 떨린다)
“아닙니다, 전하! 이는 모두 모함입니다! 저는 결코…!”
(김재훈을 보며, 간절하게)
“재훈아… 이게 대체 무슨… 나를 도와다오…!”

**[PANEL 11]**
김재훈이 싸늘한 시선으로 이진우를 내려다본다. 그의 입가에는 비웃음 같은 미소가 스쳐 지나간다. 그 미소는 7년 전 햇살 아래에서 나누었던 순수한 우정을 비웃는 듯하다.

**[김재훈]**
(차분하고 냉정한 목소리, 마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진우야. 인정해라. 네 야망은 너무나 거대하여, 결국 이 나라를 삼키려 했던 것이다.”
“나 역시 네 기발한 재주에 잠시 현혹되었을 뿐… 다행히 늦지 않게 너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PANEL 12]**
이진우의 눈이 크게 뜨인다. 그의 머릿속을 스치는 과거의 모든 대화, 모든 공유했던 꿈들이 거짓으로 물드는 순간. 친구의 얼굴은 낯선 악마의 가면처럼 보인다.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충격과 배신감이 그의 온몸을 덮친다.

**[이진우]**
(절규하듯, 목에 핏줄이 선다)
“재훈아! 네가! 네가 어떻게…! 우리들의 꿈은…! 네가… 네가 나를…!”

**[PANEL 13]**
김재훈이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고 싸늘한 목소리로 임금에게 아뢴다.

**[김재훈]**
“전하, 역적은 변명만 늘어놓을 뿐입니다. 그를 따르던 무리들이 모두 체포되었고, 그 증거가 명백합니다. 당장 저자를 의금부에 가두시고, 그를 따르던 무리들을 모두 색출하여 엄히 다스리시옵소서.”

**[임금]**
(분노에 찬 목소리)
“당장 저 역적을 끌어내라! 일가친척을 모두 잡아들이고, 역적에 동조한 자들을 모조리 찾아내 참형에 처하라!”

**[PANEL 14]**
포졸들이 이진우를 거칠게 끌고 간다. 이진우는 발버둥 치며 김재훈을 향해 손을 뻗지만, 김재훈은 미동도 없이 그를 응시할 뿐이다. 그의 눈에는 승리감과 냉혹함이 번득인다. 이진우의 손은 김재훈에게 닿지 못하고 허공을 가를 뿐이다.

**[이진우]**
(피가 터지도록 이를 악물고, 목소리가 찢어질 듯이)
“김재훈…! 이 치욕을… 내가… 내가 반드시 네게 되갚아 줄 것이다…!”

**[PANEL 15]**
김재훈이 차갑게 돌아서며, 어둠 속으로 끌려가는 이진우의 뒷모습을 본다. 그의 얼굴에는 잔혹한 미소가 잠시 머문다. 어둠이 모든 것을 삼키는 듯한 장면.

**SCENE 4] / 해오름국 수도, 한양 외곽의 허름한 주점 / 밤**

**[PANEL 16]**
현재. 다시 강림의 모습. 그는 허름한 주점의 구석 자리에 앉아 탁자에 놓인 낡은 비단 주머니를 응시하고 있다. 그의 눈빛은 아까의 김재훈을 보았을 때보다 더욱 깊은 어둠을 머금고 있다. 주위에는 술 취한 백성들의 소란스러운 웃음소리와 떠들썩한 대화가 들려오지만, 강림에게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하다.

**[NARRATION – 강림]**
(글자: 그때의 다짐이, 오늘날의 나를 만들었다.)
(글자: 살아남아, 가장 처절한 복수를 하리라.)

**[PANEL 17]**
강림이 비단 주머니를 열자, 안에서 작은 나무 조각이 나온다. 그의 손가락이 조심스럽게 나무 조각을 감싼다. 평범해 보이는 나무 조각이지만, 자세히 보면 한쪽 면에 정교하게 조각된 ‘해오름’ 문양이 새겨져 있다. 문양의 중앙에는 미세한 구멍이 뚫려 있다.

**[NARRATION – 강림]**
(글자: 7년. 그 시간 동안 나는 세상의 밑바닥을 기며, 네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을 허물 방법을 갈고닦았다.)
(글자: 가장 소중한 것을 잃는 고통이 무엇인지, 너 또한 알게 해 줄 테니.)

**[PANEL 18]**
강림이 나무 조각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린다. 그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걸린다. 그 미소는 복수의 시작을 알리는 징조처럼 섬뜩하고 소름 끼친다.

**[강림]**
(낮게 읊조리듯, 아무도 듣지 못할 목소리로)
“첫 단추는 끼워졌군.”

**[PANEL 19]**
어둠 속에서 강림의 눈이 섬뜩하게 빛난다. 그의 주변으로 어둠이 더욱 짙게 깔리는 듯하다. 화면은 김재훈의 화려한 저택과 강림의 어두운 그림자를 교차하며 대비시킨다. 대비되는 두 장면이 극명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PANEL 20]**
김재훈의 저택. 연회는 끝나고 손님들은 모두 돌아갔다. 김재훈은 서재에 앉아 복잡한 서류들을 검토하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피곤함과 함께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스쳐 지나간다. 그는 이마를 짚으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김재훈]**
(작게 한숨을 쉬며, 혼잣말)
“요즘… 어딘가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군… 나의 자리를 탐하는 자들이 벌써부터 움직이는 것인가.”

**[PANEL 21]**
서재의 창문 너머로, 멀리 밤하늘에 아주 작은 불꽃이 솟아오른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작고 희미한 불꽃. 그러나 그 불꽃은 강림의 손에 들려 있던 나무 조각에서 피어난 연기와 같은 색깔을 띠고 있다. 김재훈은 그 불꽃을 보지 못한다.

**[NARRATION – 강림]**
(글자: 김재훈, 네가 쌓아 올린 사상누각은 이제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글자: 아주 천천히, 그리고 잔인하게.)

**[PANEL 22 – 마지막 패널]**
강림이 주점의 낡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다. 그의 뒷모습은 어둠 속에 완전히 잠기고, 길거리에 희미한 등불만이 길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밤바람이 스산하게 불어온다. 그의 눈빛은 흔들림 없는 칼날처럼 날카롭다. 새로운 복수극의 서막이 올랐음을 알리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