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자, 이 피폐한 세상에서 오직 복수만이 나를 숨 쉬게 하는 이유가 되었다. 나의 심장이 아직 뛰고 있다면, 그건 오직 그 빌어먹을 배신자에게 지옥을 선사하기 위함이다. 자, 이야기가 시작된다.

**작품명: 잿더미 속의 송곳니 (Fangs in the Ashes)**
**장르: 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 복수극**

**시놉시스:**
알 수 없는 대재앙으로 문명이 붕괴된 지 2년. 폐허가 된 서울에서 살아남은 ‘강민’은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후, 오직 복수만을 위해 살아간다. 그를 배신하고 모든 것을 앗아간 옛 친구 ‘태준’은 이제 번듯한 생존자 집단의 리더가 되어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고 있다. 강민은 그림자 속에서 태준의 왕국을 서서히 잠식하고, 그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릴 잔혹하고 치밀한 계획을 실행한다. 믿음은 산산조각 났고, 남은 것은 오직 피와 절규로 얼룩진 복수의 연가뿐이다.

**장면 1**

**[타이틀: 잿더미 속의 송곳니]**

**SCENE 1**
**INT. 무너진 빌딩 지하 – 밤**

어둠이 짙게 깔린 지하 공간. 부서진 콘크리트 잔해와 뒤틀린 철근들 사이로, 한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공포처럼 울려 퍼진다.
**강민** (30대 초반. 몸에는 깊은 상처와 흉터들이 즐비하다. 그의 눈은 광기와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찢어진 셔츠 아래로 다부진 근육이 드러난다.) 그는 삐걱이는 낡은 발전기를 힘겹게 돌리고 있다. 스파크가 튀며 낡은 전구 하나가 깜빡거린다.

좁은 테이블 위에는 너덜너덜한 서울 지도와 함께, 손때 묻은 사진 한 장이 놓여 있다. 사진 속에는 2년 전, 웃고 있는 강민과 태준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밝게 웃고 있다.

강민은 그 사진을 든다. 그의 손가락이 태준의 얼굴을 쓸어내린다. 그 미소는 이제 강민에게 가장 끔찍한 악몽이자 저주가 되었다.

**강민 (V.O.)**
(차가운 목소리로, 증오가 서려 있다)
2년 전… 세상이 지옥으로 변했을 때, 난 너만 믿었다. 우리가 함께 살아남을 거라 믿었다.
(그의 손이 사진을 구기기 시작한다. 종이가 찢어지는 소리가 날카롭다.)
하지만 넌… 날 지옥에 버리고 올라섰지.

강민은 구겨진 사진을 바닥에 내던지고, 자신의 팔목에 감긴 낡은 붕대를 풀어헤친다. 흉터가 가득한 팔에는 칼자국, 물린 자국, 화상 자국이 선명하다. 그는 망설임 없이 칼을 들어 자신의 팔뚝에 작은 상처를 낸다. 붉은 피가 송골송골 맺힌다.

**강민**
(나직이 읊조린다)
이 고통은… 그때의 날 잊지 않게 해주는 유일한 감각이야.

그는 피 묻은 칼을 내려놓고, 벽에 걸린 낡은 거울을 본다. 거울 속 그의 눈은 이미 인간의 것이 아니다. 야수의 눈빛.

**SFX:** (강민의 거친 숨소리, 발전기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기괴한 괴물의 울음소리)

**컷 투 블랙.**

**SCENE 2**
**FLASHBACK – 2년 전, 서울 시내 외곽 – 낮 (회상)**

화창했던 하늘은 온데간데없고, 회색 먼지와 연기가 자욱하다. 멀리서 건물들이 붕괴되는 소리가 들려온다. 도시 전체가 아수라장이다.
**강민** (지금보다 훨씬 젊고 순진해 보이는 얼굴.)과 **태준** (강민과 같은 또래. 훤칠한 외모에 선해 보이는 인상. 하지만 그의 눈에는 미묘한 불안감이 맴돈다.)은 무너져 가는 건물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들의 옷차림은 흙먼지로 뒤덮여 있고, 지쳐 보인다.

아래 거리에는 정체불명의 괴물들이 뒤섞여 움직이고 있다. 인간의 형체를 한 듯 보이지만, 기형적으로 뒤틀려 있고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태준**
젠장, 끝이 없어… 이대로 가다간 우리도 저 꼴 날 거야.

**강민**
(어깨를 두드리며)
아니, 태준아. 우리 약속했잖아. 무슨 일이 있어도 같이 살아남기로. 저 괴물들만 피해서 다른 구역으로 넘어가면 돼. 물도 얼마 안 남았어. 서둘러야 한다.

태준은 고개를 끄덕이지만, 그의 시선은 아래에 있는 괴물들 너머, 아직 온전해 보이는 다른 건물들을 탐색하고 있다.

그때, 거대한 진동과 함께 그들이 서 있던 옥상의 한쪽 벽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먼지가 솟구치고, 거대한 콘크리트 파편들이 아래로 쏟아진다.

**강민**
(소리친다)
태준! 이쪽으로 와! 건물 무너진다!

강민은 태준의 손을 잡아끌려 하지만, 태준은 움찔하며 손을 피한다. 그의 눈에 공포가 아닌, 어떤 결심 같은 것이 스친다.

**태준**
(미친 듯이 외친다)
강민아, 미안하다! 내가 살아야 해!

태준은 강민을 밀쳐낸다. 강민은 균형을 잃고 비틀거린다. 태준은 그 틈을 타 강민의 등 뒤에 있던 유일한 비상 탈출구, 즉 간이 사다리를 움켜쥐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강민**
(황망한 얼굴로)
태준아! 지금 뭐 하는 거야?!

무너지는 건물 파편들이 강민의 발밑을 때리고, 그는 절벽 끝에 매달린 듯 위태롭게 서 있다. 태준은 이미 사다리 위에서 강민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의 표정은 공포와 죄책감, 그리고 생존을 위한 냉정한 결단으로 뒤범벅되어 있다.

**태준**
(외면하듯 소리친다)
미안하다! 잊지 않을게!

태준은 사다리를 타고 빠르게 위로 사라진다.
강민은 허망하게 손을 뻗지만, 이미 태준은 시야에서 사라진 뒤다.

**강민**
(절규한다)
태준!!!!!

그때, 강민이 서 있던 바닥이 완전히 붕괴된다. 그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무너지는 잔해와 함께 아득한 어둠 속으로 추락한다. 그의 눈에는 태준의 마지막 얼굴이 잔상처럼 박혀있다.

**SFX:** (건물 붕괴음, 잔해 쏟아지는 소리, 강민의 절규)

**컷 투 블랙.**

**SCENE 3**
**INT. 강민의 은신처 – 현재 – 밤**

다시 현재. 강민은 자신의 지하 은신처에서 푸쉬업을 하고 있다. 그의 몸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지만, 표정은 무감하다. 그의 팔 근육은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고, 등에 새겨진 굵은 흉터가 그의 지난 고통을 짐작하게 한다.

벽 한쪽에는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 온갖 종류의 무기들이 걸려 있다. 녹슨 철근을 날카롭게 갈아 만든 창, 부러진 야구 방망이에 못을 박아 만든 둔기, 그리고 사냥용 활과 화살들.

운동을 마친 강민은 땀을 닦고, 낡은 가죽 재킷을 걸친다. 그의 손에는 지도와 함께,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들려있다. 태준이 생존자 무리를 이끌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입수한, 태준의 최근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사진 속 태준은 깔끔한 옷차림에 여유로운 미소를 띠고 있다. 그의 옆에는 그를 따르는 듯한 몇 명의 생존자들이 서 있다.

**강민 (V.O.)**
(차가운 목소리로)
살아남았더군. 아니, 번성하고 있었지. 썩어빠진 세상에서도 넌 여전히 기생충처럼 잘도 살아가는구나.

강민은 지도에 표시된 특정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곳은 태준의 생존자 무리가 정착했다는 ‘새로운 터전’이다. 지도의 그곳은 ‘희망 구역’이라 적혀 있다. 강민은 픽, 하고 비웃는다.

**강민**
(낮게 으르렁거린다)
희망? 네가 밟고 서 있는 그 땅은… 곧 네 무덤이 될 거야.

그는 지도에 ‘희망 구역’이라 적힌 글자를 검은 펜으로 긋고, 그 위에 붉은 펜으로 크게 ‘파멸’이라고 쓴다.

**SFX:** (강민의 거친 숨소리, 펜으로 글씨 쓰는 소리, 낡은 가죽의 마찰음)

**컷 투.**

**SCENE 4**
**EXT. 서울 시내 외곽 – 밤**

어둠 속을 걷는 강민. 그의 발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는 그림자처럼 움직이며, 폐허 속을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그의 등에는 낡은 배낭과 활이 메어져 있고, 허리춤에는 칼이 꽂혀 있다.

그의 눈은 예리하게 주변을 살핀다. 멀리서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려오면, 그는 즉시 몸을 숨긴다. 그의 움직임은 마치 야생동물처럼 빠르고 민첩하다.

**강민 (V.O.)**
(냉정하게)
2년 동안, 난 짐승이 되는 법을 배웠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리고… 놈을 사냥하기 위해서.

그가 멈춰 선 곳은 무너진 고가도로 위다. 아래로는 불빛이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곳이 보인다. 그곳은 태준이 이끄는 생존자 집단, ‘새벽의 전당’의 경계 구역이다. 높은 울타리와 감시탑이 어둠 속에서도 위용을 드러낸다.

감시탑 위에는 보초가 서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강민은 그 모습을 멀리서 응시한다. 그의 표정에는 미세한 떨림조차 없다. 오직 차가운 결의만이 존재할 뿐이다.

**강민**
(나직이 중얼거린다)
태준… 넌 내가 죽었을 거라 생각했겠지. 하지만 난 돌아왔다. 지옥에서 온 망령처럼. 그리고 네가 가진 모든 것을 찢어발길 것이다. 네가 내게 했던 것처럼, 하나도 남김없이.

강민은 허리춤에서 칼을 뽑아든다. 달빛을 받아 칼날이 섬뜩하게 빛난다.

**SFX:** (바람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경계 소리, 강민의 칼 뽑는 소리)

**컷 투 블랙.**

**장면 2**

**SCENE 5**
**INT. 새벽의 전당 – 리더의 집무실 – 낮**

‘새벽의 전당’은 폐허 속에서 나름의 질서와 안정을 찾은 듯 보인다. 깨끗하게 정비된 건물, 활기차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들은 태준을 중심으로 생존의 터전을 일구고 있다.
**태준** (30대 초반. 2년 전보다 훨씬 단단해지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 잘 재단된 가죽 의상을 입고 있다. 그의 눈빛은 지적이고 냉철해 보인다.)은 낡은 교과서들과 자료들이 가득한 넓은 방에서 지도에 무언가를 표시하고 있다. 그의 옆에는 **유나** (20대 후반. 태준의 비서이자 참모 역할. 영리하고 냉정한 인상.)가 서서 그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태준**
(단호하게)
이쪽 구역은 재건에 투입할 인력이 부족해. 서쪽 폐기물 처리장은 자원 확보가 시급하고. 유나, 오늘 중으로 조원들을 재배치할 계획을 세워줘. 보급팀은 북쪽 구역 탐색을 계속하고.

**유나**
알겠습니다, 리더님. 인력 배치도에 반영하겠습니다. 그런데, 요즘 서쪽 구역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있다는 보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정찰팀이 발견한 흔적들이… 이형체 같지는 않다고 합니다. 오히려…

**태준**
(손을 들어 유나의 말을 끊는다)
소란 피우지 마. 외부의 위협은 늘 존재해왔어.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불필요한 동요는 막아. 우리에겐 지금 이 ‘새벽의 전당’을 안정시키는 것이 최우선이야. 괜한 소문에 휘둘려봤자 이득 될 건 없어.

유나는 고개를 숙인다.

**유나**
네, 리더님.

태준은 창밖을 바라본다. 창밖으로는 생존자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그의 얼굴에 만족감과 함께, 알 수 없는 그림자가 스친다.

**태준 (V.O.)**
(자조하듯)
강민아… 너는 그때 나를 이해하지 못했겠지. 하지만 나는… 우리 모두를 위해 희생했다. 그 선택이… 우리가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었다.

**SFX:** (종이 넘기는 소리, 펜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웅성거림)

**컷 투.**

**SCENE 6**
**EXT. 새벽의 전당 외곽 – 야간**

강민은 ‘새벽의 전당’을 둘러싼 울타리 근처, 어두운 숲 속에 몸을 숨기고 있다. 그는 쌍안경으로 내부를 관찰한다. 그의 시선은 태준의 집무실 창문, 그리고 주요 보급 창고와 경계탑을 오간다.

**강민 (V.O.)**
(비웃듯이)
재건? 희망? 웃기는 소리. 네가 쌓아 올린 모든 것은… 내 복수의 발판일 뿐이야.

그는 어둠 속에서 조용히 활을 꺼내든다. 화살촉 끝에는 특별히 제작된 작은 폭발물이 달려 있다. 그는 감시탑의 불빛을 향해 조준한다.

**SFX:** (활 시위 당기는 소리, 밤벌레 소리, 바람 소리)

**강민**
(입꼬리가 비틀린다)
첫인사는… 조금 요란해도 괜찮겠지.

**슈우우욱-!**
화살이 어둠을 가르고 날아간다. 정확하게 감시탑의 낡은 조명등에 명중한다.

**쾅!!!**
작은 폭발과 함께 조명등이 산산조각 나며 어둠 속에 스러진다. 조명등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감시탑 보초 (O.S)**
(당황하며)
뭐야?! 무슨 일이야?! 불이 꺼졌어!

내부에서는 순식간에 혼란이 피어난다. 보초병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한다.

강민은 미소 짓는다. 차가운 미소다. 그의 눈은 불타오르는 복수심으로 가득하다.

**강민 (V.O.)**
(나직이)
시작이야.

**SFX:** (폭발음, 경보음, 사람들의 외침, 강민의 발소리가 멀어지는 소리)

**컷 투 블랙.**

**SCENE 7**
**INT. 새벽의 전당 – 리더의 집무실 – 야간**

경보음이 울리자 태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유나가 급히 문을 열고 들어온다.

**유나**
리더님! 서쪽 감시탑 조명등이 파괴되었습니다! 외부 침입자로 추정됩니다!

**태준**
(침착하려고 노력하며)
젠장! 누구야?! 이 시간에 대체 누가?! 경계팀 전원 출동시켜! 서쪽 구역 봉쇄하고, 침입자를 색출해!

**유나**
네!

유나가 급히 밖으로 나간다. 태준은 자신의 책상 위 지도를 노려본다. 그의 시선은 서쪽 감시탑이 있던 지점을 꿰뚫는다.

**태준**
(혼잣말처럼)
고작 조명등 하나 가지고… 우리를 시험하는 건가?

그때, 그의 눈에 테이블 한쪽에 놓인 오래된 사진이 들어온다. 강민과 자신이 함께 찍었던, 찢겨진 흔적이 있는 그 사진이다. 태준은 무의식적으로 그 사진을 집어 든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강민의 얼굴을 쓸어내린다.

**태준 (V.O.)**
(흔들리는 목소리로)
설마… 설마 네가…

그의 표정이 일순간 흔들린다. 공포와 불안감이 그의 얼굴을 스친다. 그는 2년 전, 자신이 버렸던 강민의 마지막 절규를 떠올린다.

**SFX:** (경보음, 밖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급박한 발소리, 태준의 떨리는 숨소리)

**컷 투 블랙.**

**SCENE 8**
**EXT. 새벽의 전당 – 보급 창고 외부 – 심야**

‘새벽의 전당’ 내부는 경계 태세로 인해 어수선하다. 보초병들이 서쪽 구역으로 몰려가고, 다른 곳의 경계는 상대적으로 허술해진 틈을 보인다.
강민은 그 틈을 노려 가장 중요한 보급 창고 근처에 잠입한다. 그의 움직임은 그림자 그 자체다. 그는 창고 문에 조심스럽게 폭약을 설치한다. 작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폭약이다.

**강민 (V.O.)**
(조용히 읊조린다)
네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부터 빼앗아 줄게. 네가 쌓아 올린 신뢰는… 곧 무너질 거야.

폭약 설치를 마친 강민은 빠르게 창고 옆 건물 옥상으로 이동한다. 그의 손에는 무전기가 들려 있다.

**강민**
(무전기에 대고, 변조된 목소리로)
(SFX: 지지직거리는 노이즈)
…이곳은 서쪽 경계. 침입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음. 추가 병력 요청.

그는 태준의 경계팀을 서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거짓 무전을 날린다. 무전기의 내용은 ‘새벽의 전당’ 내부의 무전과 같은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SFX:** (무전 노이즈, 멀리서 들려오는 경계병들의 발소리, 강민의 숨소리)

잠시 후, 보급 창고 쪽으로 향하던 몇몇 경계병들이 무전 내용을 듣고 방향을 바꿔 서쪽으로 달려간다.

**강민**
(차가운 미소를 짓는다)
이제… 무대 위에 홀로 남을 시간이지.

그는 무전기를 내려놓고, 창고를 향해 작은 원격 기폭 스위치를 누른다.

**콰아앙!!!!**
보급 창고의 문이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산산조각 난다. 엄청난 섬광과 함께 연기가 치솟는다. 창고 안에 보관되어 있던 물품들이 터져 나가고, 화염이 일기 시작한다.

**내부 생존자들 (O.S)**
(비명, 혼란스러운 외침)
창고가! 창고가 터졌어!! 불이야!

불길은 순식간에 번져나가고, ‘새벽의 전당’ 내부가 아비규환이 된다. 사람들은 혼란에 빠져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경계병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강민은 옥상에서 그 모든 광경을 내려다본다. 그의 얼굴에는 잔혹한 만족감이 떠오른다. 불길이 그의 얼굴을 붉게 물들인다.

**강민 (V.O.)**
(냉소적으로)
겨우 시작일 뿐이야, 태준아. 네가 나를 불태웠던 것처럼, 나도 너의 모든 것을 불태워버릴 테니.

**SFX:** (대규모 폭발음, 화염 소리, 비명 소리, 혼란스러운 발소리)

**컷 투 블랙.**

**SCENE 9**
**INT. 새벽의 전당 – 리더의 집무실 – 야간**

태준은 창밖으로 치솟는 불길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의 얼굴은 절망과 분노로 일그러져 있다. 유나가 피투성이가 된 채 방으로 들어온다.

**유나**
리더님! 보급 창고가…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식량과 의약품 대부분이 소실되었고, 물자고 갈 곳을 잃었습니다!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태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의 눈은 불길에 반사되어 붉게 빛난다.

**태준**
(목소리가 떨린다)
대체… 누가… 왜…

**유나**
경계팀이 서쪽 구역을 샅샅이 뒤졌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습니다. 침입자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경계팀장이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유나가 손에 든 것을 태준에게 내민다. 그것은 찢겨진 천 조각에 박혀있는, 낡고 녹슨 인식표 조각이다. 인식표에는 희미하게 ‘강민’이라는 이름의 일부가 보인다.

태준은 인식표 조각을 보자마자 그대로 얼어붙는다. 그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신다. 그가 2년 전 버렸던, 죽었을 것이라고 믿었던 친구의 인식표 조각이다.

**태준**
(경악하며)
강… 민…? 설마… 아니… 그럴 리가…

그는 인식표 조각을 든 손이 미친 듯이 떨린다. 그의 눈빛은 공포와 죄책감으로 뒤범벅된다.

**태준 (V.O.)**
(내면의 비명)
살아있었어…? 강민이 살아있었단 말인가…? 이 모든 것이… 복수였단 말이야…?

밖에서는 여전히 불길이 치솟고, 사람들의 혼란스러운 외침이 들려온다. 태준은 자신의 손에 들린 인식표 조각을 쳐다보고, 다시 불타는 창고를 쳐다본다. 그의 눈빛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SFX:** (화염 소리, 비명 소리, 경보음, 태준의 거친 숨소리)

**컷 투 블랙.**

**SCENE 10**
**EXT. 새벽의 전당 외곽 – 폐허 속 – 야간**

강민은 폐허가 된 도시의 가장 높은 건물 중 하나인 낡은 고층 빌딩 옥상에 서 있다. 그는 ‘새벽의 전당’에서 피어오르는 거대한 불길을 내려다본다. 불길은 밤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강민**
(피에 굶주린 미소를 짓는다)
이제 겨우 불씨를 지폈을 뿐이야, 태준아. 네가 쌓아 올린 왕국은… 곧 잿더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잿더미 위에서, 너는 내가 겪었던 고통을 고스란히 맛보게 될 거야.

그의 등 뒤로는 칠흑 같은 어둠이 깔려 있고, 그의 눈은 불길에 반사되어 마치 악마의 눈처럼 섬뜩하게 빛난다. 그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다.

**강민 (V.O.)**
(강렬한 목소리로)
널 죽이는 건 너무 쉬워. 내가 원하는 건… 네가 모든 걸 잃고, 모든 걸 후회하며, 모든 고통을 느끼는 거야. 내가 널 지옥으로 직접 데려가 줄게.

바람이 거세게 불고, 그의 낡은 재킷이 펄럭인다. 그는 마치 그 폐허의 왕이라도 된 것처럼,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불타는 ‘새벽의 전당’을 지켜본다.

**SFX:** (강한 바람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불길 소리와 희미한 비명 소리, 강민의 거친 숨소리)

**페이드 아웃.**

**[에필로그]**

폐허가 된 도시의 스모그 낀 하늘 아래, 불타오르던 ‘새벽의 전당’은 이제 검은 연기만을 뿜어내고 있다. 하지만 그 연기 속에서, 무언가 새롭게 시작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감돈다. 강민의 복수는 이제 막 그 서막을 올렸을 뿐이다. 그의 다음 수는 무엇이며, 태준은 이 파멸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엇을 잃고, 어떻게 대처하게 될 것인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