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역사물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별조선 기담: 그림자 속 열쇠] 에피소드 1: 연쇄문의 비밀

**[프롤로그]**

**[장면: 짙은 먹구름이 낮게 깔린 천경(天京) 한양. 북촌의 으리으리한 기와집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그중 한 대갓집 담장 위로, 까마귀 떼가 불길하게 날아오르며 까악까악 소리를 낸다. 아래로는 이미 몇몇 인물들이 황망한 표정으로 서성이고 있다.]**

**내레이션 (정원사):**
천경 한양 북촌, 연 대감 댁. 새벽녘, 고요를 찢는 한 젊은 학사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비명은, 일찍이 들어본 적 없는 섬뜩한 수수께끼의 시작이었다.

**[1화: 밀실의 죽음]**

**[장면 1: 연 대감 댁 사랑채 안뜰. 금위대(禁衛隊) 소속 병사들이 분주히 오가고, 굳은 얼굴의 금위대장과 연 대감의 조카인 연 학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 학사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있고, 손은 미세하게 떨린다.]**

**금위대장 (목소리 굵고 단호한):**
그러니까, 발견 당시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는 말이오? 안에서?

**연 학사 (애써 침착하려 하지만 목소리가 떨리는):**
네, 그렇습니다… 대감께서는 늘 새벽에 서재에 드시어 책을 읽으셨습니다. 아침 일찍 문안을 드리러 갔을 때… 아무리 불러도 답이 없으셔서, 이상하게 여겨 문을 열어보려 했으나… 안에서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장면 2: 연 학사의 얼굴 클로즈업. 공포와 혼란이 뒤섞인 눈빛.]**

**연 학사:**
아무리 두드려도 대답이 없으시고, 빗장을 흔들어도 꿈쩍 않기에… 결국 마당쇠를 시켜 문을 부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대감께서는…

**[장면 3: 서재 내부. 으리으리한 책장들이 벽을 가득 메우고 있다. 창문은 두껍고 튼튼한 쇠창살로 막혀 있으며, 안쪽에서 걸쇠가 단단히 잠겨 있다. 방 한가운데, 고급스러운 필탁(筆卓) 앞에 연 대감의 시신이 엎드려 있다. 그의 손은 책상 위로 힘없이 늘어져 있고, 입가에는 알 수 없는 검푸른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주변에는 아무런 흐트러짐도 없다. 열쇠 하나가 그의 손 바로 옆, 책상 위에 놓여 있다.]**

**연 학사 (내레이션, 끔찍한 기억을 더듬는 듯):**
…이미 숨을 거두신 채, 필탁에 엎드려 계셨습니다.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열쇠는… 열쇠는 바로 대감의 손 옆에 놓여 있었습니다.

**금위대장 (옆에 서 있던 병사에게 짧게 지시하는):**
방 안은 누구도 함부로 드나들지 못하게 하라. 증거가 훼손되어선 아니 된다.

**병사 (경례하며):**
예, 대장님!

**[장면 4: 금위대장, 굳은 표정으로 서재 문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문의 빗장이 부서져 너덜거린다. 옆에서 연 학사가 연신 마른 침을 삼키며 초조하게 서 있다.]**

**금위대장:**
창문은?

**연 학사:**
모두 쇠창살로 막혀 있고, 안에서 잠겨 있었습니다. 병풍이나 책장 뒤… 숨을 공간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금위대장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하는):**
흐음… 그렇다면… 자진(自盡)인가? 독이라도 드신 것인가?

**[장면 5: 금위대장의 얼굴 클로즈업. 혼란스러운 표정.]**

**금위대장:**
그러나… 연 대감께서는 평소 그리 나약한 분이 아니셨는데… 서찰 한 장 남기지 않으셨단 말인가?

**연 학사:**
아무것도… 없습니다. (고개를 떨군다) 저희 모두,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2화: 기이한 탐정의 등장]**

**[장면 6: 북촌 길가. 햇빛이 구름 사이로 잠깐 비치고, 먼지 낀 마차가 삐걱거리며 연 대감 댁 앞에 멈춰 선다. 마차에서 내려오는 인물은, 갓을 비스듬히 쓴 채 삐딱하게 서 있는 한 남자와, 그의 옆에서 바른 자세로 서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젊은 학사. 설록과 정원사다.]**

**정원사 (마차에서 내리며 주위를 둘러보는):**
설록 나리, 정말 이런 대낮에 마차를 타고 오시다니요… 소인, 연통을 받고 황급히 달려왔습니다만…

**설록 (하품을 길게 하며, 한 손으로 눈을 비비는. 눈빛은 흐리멍덩하지만 어딘가 비범함이 숨어있다):**
하암… 연통을 받고 온 것이니, 마차를 타고 오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급히 오느라 어젯밤 잠을 설쳤더니 머리가 맑지 않군. 연 학사의 안색이 말이 아니더군. 무슨 일이 벌어진 게 분명하다.

**[장면 7: 설록이 연 대감 댁 대문을 향해 느릿느릿 걸어간다. 정원사는 그런 설록의 뒤를 쫓으며 연신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정원사 (작은 목소리로):**
사건 현장에 금위대장 나리께서 이미 와 계십니다. 이번에도 또… 괴팍한 모습 보이시면…

**설록 (정원사를 흘긋 보며 씩 웃는):**
괴팍하다니. 난 있는 그대로의 나일 뿐이야. 자네도 곧 익숙해질 걸세.

**[장면 8: 연 대감 댁 사랑채 안뜰. 금위대장과 연 학사 앞에 설록이 불쑥 나타난다. 그의 삐딱한 갓과 흐트러진 옷매무새가 금위대장의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금위대장 (설록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설… 설록 나리? 이 아침에 무슨… 이런 비보가 있는 곳에 오셨소?

**설록 (하품을 멈추고 눈을 가늘게 뜨며 금위대장을 바라보는):**
비보를 듣고 온 것이지.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서재 문을 흘긋 본다) 음, 냄새가… 퀴퀴하군. 금속 냄새도 살짝 섞인 것 같고.

**금위대장 (어이없다는 듯):**
무슨 헛소리시오! 연 대감께서 돌아가셨다는데…

**설록 (손을 들어 금위대장의 말을 자르는):**
쉬잇. 살아있는 자들의 시끄러운 목소리 말고, 죽은 자가 남긴 침묵을 먼저 들어야 하네. (서재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간다)

**[장면 9: 설록이 서재 문 앞에서 멈춰 선다. 부서진 빗장과 문고리를 유심히 살핀다. 정원사는 설록의 뒤를 바싹 따르고, 금위대장과 연 학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들을 지켜본다.]**

**설록:**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지?

**연 학사 (고개를 끄덕이는):**
예, 나리. 명백히 안에서 굳게 걸려 있었습니다.

**설록 (잠시 눈을 감고 냄새를 맡는 듯 코를 킁킁거리는):**
흐음… 안으로 들어가 보세.

**[3화: 천재의 눈]**

**[장면 10: 서재 내부. 설록은 문지방을 넘자마자 방 한가운데서 멈춰 서서, 방 전체를 찬찬히 둘러본다. 시신에는 아직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금위대장과 정원사는 설록의 뒤에 선 채 숨죽이며 그의 움직임을 지켜본다.]**

**설록 (시선은 천천히 방을 훑으며):**
흠… 역시나. 깔끔하군. 너무도 깔끔해서, 오히려 거슬리는군.

**정원사 (작은 소리로):**
무엇이 거슬리십니까, 나리?

**설록 (손가락으로 공중을 휘저으며):**
어딘가… 흐트러져야 할 것이 흐트러져 있지 않다. 죽음을 맞이한 자의 방이라기엔 너무 정돈되어 있군.

**[장면 11: 설록의 시선이 시신에게 향한다. 그는 시신에 가까이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는다. 정원사와 금위대장은 긴장하며 그를 지켜본다. 설록은 시신을 만지지 않고, 그의 손과 입가를 유심히 관찰한다.]**

**설록:**
입가의 푸른 기운… 독이군. (시신 옆 책상 위에 놓인 열쇠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 열쇠는?

**연 학사:**
대감의 손 바로 옆에 놓여 있었습니다. 저희가 들어왔을 때도 저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설록 (열쇠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흐음… 열쇠는 너무도 정갈하게 놓여 있군. 마치 누군가 가지런히 놓아둔 것처럼. 죽음을 앞둔 자가, 과연 저리도 침착하게 열쇠를 놓을 수 있었을까?

**[장면 12: 설록이 연 대감의 필탁 위에 엎드려 있는 시신을 살핀다. 그의 손가락이 책상 모서리를 살짝 스친다. 그리고는 바닥에 떨어진 먼지 한 톨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살핀다. 그의 시선은 책장으로 향한다.]**

**설록:**
책장… (한참을 응시하더니) 저기, 저 『춘추좌전』 옆의 『목민심서』는 왜 한 치 정도 옆으로 밀려나 있는 거지? 연 대감께서는 책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돈하는 분이셨는데.

**연 학사 (깜짝 놀라며):**
아… 저는 미처 몰랐습니다. 늘 그대로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금위대장 (갸우뚱하며):**
그것이 사건과 무슨 상관이란 말이오?

**설록 (금위대장을 흘긋 보며 비웃듯 웃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법. (다시 바닥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바닥에도… 미세한 흠집이 있군. 저건 무엇을 위해 난 것일까?

**[장면 13: 설록이 몸을 일으켜 서재 안을 천천히 걷는다. 그의 시선은 창문, 벽, 그리고 다시 책장을 오간다. 창문은 튼튼한 쇠창살과 안에서 잠긴 걸쇠로 완벽하게 봉쇄되어 있다. 벽에는 고급스러운 장식과 그림들이 걸려 있다.]**

**설록 (혼잣말처럼 나직이 읊조리는):**
밀실… 안에서 걸어 잠근 문… 안에서 닫힌 창… 외부와의 모든 단절. (피식 웃는) 허나, 이 세상에 완벽한 밀실이란 존재하지 않아.

**[장면 14: 설록이 갑자기 멈춰 선다. 그의 시선이 특정 책장에 고정된다. 그 책장은 다른 책장들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설록의 눈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포착된 듯하다. 그의 눈빛이 섬광처럼 날카로워진다.]**

**설록:**
정원사, 자네는 이 서재의 구조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가?

**정원사 (당황하며):**
소인이야 문외한이라… 다만, 연 대감께서는 이 사랑채를 짓는 데 상당히 공을 들이셨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서재는… 당신의 보물 같은 곳이라고.

**설록 (고개를 끄덕이며 책장을 향해 손을 뻗는):**
보물 같은 곳… 그래, 보물 같은 곳에는 늘 비밀이 숨겨져 있는 법이지.

**[4화: 그림자 속의 길]**

**[장면 15: 설록이 특정 책장의 모서리를 만진다. 자세히 보면 다른 나무들과는 다르게 아주 미세한 틈이 보일락 말락 하다. 그의 손가락이 그 틈을 따라 천천히 움직인다. 금위대장과 연 학사, 정원사가 숨을 죽인 채 설록의 행동을 주시한다.]**

**설록 (나직이 중얼거리는):**
이음새가… 너무 정교해서 오히려 이질감이 드는군. 마치 처음부터 이 자리에 없던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반대.

**[장면 16: 설록이 책장 한 귀퉁이에 힘을 주어 누른다. ‘덜커덕’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책장 일부가 안쪽으로 밀려 들어간다. 그리고 이내 옆으로 스르륵 미끄러지며, 그 뒤에 감춰져 있던 어두컴컴한 통로가 드러난다. 통로는 너무나도 은밀하여, 평소에는 그저 벽의 일부처럼 보였을 것이다.]**

**금위대장 (경악하며):**
이… 이것은! 숨겨진 통로가 아닌가!

**연 학사 (눈을 휘둥그레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듯 통로를 바라보는):**
말도 안 돼… 이런 곳이 있었다니!

**정원사 (설록을 올려다보며 감탄하는):**
나리… 대체 어떻게…!

**[장면 17: 설록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통로를 바라본다. 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진다.]**

**설록:**
대감께서 그리 애지중지하던 서재에, 이런 비밀 통로가 숨겨져 있었을 줄이야. 과연, 그 보물이란 서재 자체였을까, 아니면 이 비밀이었을까.

**[장면 18: 설록이 통로 안을 살핀다. 안쪽은 먼지가 쌓여있지만, 발자국처럼 보이는 미세한 흔적들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설록:**
이 흔적들… 오늘 아침, 누군가 이 통로를 통해 서재에 들어와 연 대감을 독살하고, 문을 안에서 잠근 뒤 다시 이 통로로 유유히 빠져나간 것이다.

**금위대장 (분노로 얼굴을 붉히며):**
이런 간악한 짓을! 그렇다면 연 대감의 자진이 아니었단 말인가!

**설록:**
명백한 타살이다. 독살당한 시신의 입가 푸른 기운, 그리고 열쇠가 놓인 자리, 『목민심서』의 미세한 위치 변화, 바닥의 흠집… 이 모든 것은 범인이 연 대감을 살해한 후, 자진으로 위장하기 위해 치밀하게 연출한 흔적들이다. 열쇠를 가지런히 놓은 것도, 대감의 침착한 자살처럼 보이기 위함이었겠지. 하지만 죽음의 순간, 사람이 어찌 그리 완벽하게 연출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그 완벽함이 나에겐 이상하게 보였다.

**[장면 19: 설록이 숨겨진 통로를 등지고 금위대장과 연 학사, 정원사를 마주본다. 그의 눈빛은 이미 범인을 꿰뚫어 본 듯 예리하게 빛난다.]**

**설록:**
그리고 이 비밀 통로의 존재를 아는 자는 극히 드물었을 터. 연 대감의 지인 중에서도, 이 집의 구조에 대해 깊이 알고 있었던 자… 그자가 바로 범인이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라는 질문의 답을 찾았다. 남은 것은 ‘누가’ 그리고 ‘왜’인가.

**[장면 20: 설록의 얼굴 클로즈업. 그의 표정은 이미 다음 수수께끼를 풀 준비가 되어 있다는 듯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숨겨진 통로의 어둠과 서재의 밝음이 대비된다.]**

**내레이션 (정원사):**
밀실의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모든 이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이 천재 탐정의 눈은 이미, 그림자 속에서 꿈틀대는 범인의 정체를 향해 번뜩이고 있었다. 천경에 드리워진 거대한 그림자, 그 미궁의 실타래는 이제 막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에피소드 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