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전생 (Isekai)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어둠이 짙게 깔린 지하 동굴. 류진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차가운 암벽에 등을 기댔다. 방금 끝난 사투의 여파로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질렀지만, 그의 눈은 살아있는 불꽃처럼 타올랐다. 손아귀에 꽉 쥐어진 것은 검은색 비늘 조각이었다. ‘망할 독사의 비늘… 겨우 이걸 얻으려고 이 지경까지 몰리다니.’ 핏자국이 희미하게 남아있는 손등을 보며 류진은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그의 입가에는 희미한 만족감이 번졌다. 이 비늘은 단순한 전리품이 아니었다. 거대한 계획의 작은 퍼즐 조각 중 하나였다.

피와 흙으로 얼룩진 손으로 가슴팍을 움켜쥐었다. 잊을 수 없는 감각이었다. 심장을 꿰뚫던 차가운 칼날의 감촉, 그리고 그 칼날을 쥔 채 비웃던 강민준의 얼굴. “류진아, 미안하지만… 너는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어.” 그 비열한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죽음 직전, 그의 눈에 비치던 민준의 오만하고 차가운 미소는 평생 잊히지 않을 주홍글씨처럼 새겨졌다.

‘그래, 민준. 네가 모든 것을 빼앗아갔지. 내 목숨, 내 미래, 내 존재 그 자체를.’ 그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 ‘하지만 나는 돌아왔어. 네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류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통증은 여전했지만, 그의 의지는 그 어떤 고통보다 강했다. ‘그리고 네가 쌓아올린 모든 것을 부숴버릴 거야. 하나도 남김없이.’

며칠 후, 류진은 제국 서쪽의 드넓은 ‘울부짖는 숲’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독사의 비늘을 손에 넣은 뒤, 그는 다음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움직였다. 정보에 따르면, 이 숲을 지나야만 제국의 수도로 향하는 가장 빠른 길이 나타난다고 했다. 민준의 심장부에 가까워지는 길.

멀리서 희미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한두 마리 정도로 생각했지만, 소리는 점점 커지고 숲의 바닥을 울리기 시작했다. ‘제국의 병사들인가… 아니, 저 문양은…’ 류진의 발걸음이 멈췄다. 숲의 장막 사이로 보이는 기마병들의 갑옷에 새겨진 붉은 용 문양. 그것은 제국군과는 다른, 오직 강민준의 직속 사병들만이 사용하는 문장이었다. ‘저 자식이 벌써 여기까지 세력을 뻗쳤다고?’

선두에 선 기사가 검을 뽑아 들었다. “거기 서라! 수상한 놈!” 열 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기마병들이 일사불란하게 대형을 갖췄다. 류진은 그림자처럼 나무 뒤로 숨었다. 정면으로 부딪히는 건 바보 같은 짓이었다. 그의 목적은 복수이지, 무의미한 소모전이 아니었다.

‘어둠의 장막.’ 류진의 손에서 검은 기운이 솟아나 나무와 바위 틈으로 스며들었다. 그는 어릴 적 숲에서 익혔던 사냥꾼의 본능과 이 세계에서 얻은 그림자 마법을 결합했다. 기마병들은 류진이 사라진 곳을 향해 검을 휘두르고 창을 찔렀지만, 그의 그림자는 이미 다른 곳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숲은 혼돈에 빠졌다. 류진의 움직임은 너무나 빠르고 은밀해서, 기마병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쪽인가? 아니, 저기!” “젠장, 그림자만 보이는군!” 그들이 혼란에 빠진 틈을 타, 류진은 한 무리의 병사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번에 폐하께서 새로이 승격시킨 ‘제국 수호자’ 강민준 경 덕분에 국경 방어가 한층 강화될 거야.”

“제국 수호자? 강민준 경이 ‘절대자의 성채’를 완전히 장악했다던데. 그 거대한 요새를 말이야.”

“그럼! 대장님 말씀이, 강민준 경이 새로운 힘을 얻어 그 어떤 존재도 막을 수 없게 되었다더군. 황제 폐하도 그에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지.”

‘폐하? 제국 수호자? 절대자의 성채?’ 류진의 심장이 차갑게 식었다. 민준은 그가 알던 작은 야망을 가진 사내를 넘어선 괴물이 되어 있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제국 황제마저 고개를 숙일 정도의 권력을 손에 넣다니. 그가 알고 있던 민준은 겨우 한 지방 귀족의 사생아에 불과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분노와 함께 차가운 불안감이 밀려왔다. 민준의 힘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하다는 사실이 온몸을 옥죄는 듯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어.’ 류진은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심장은 여전히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이곳에서 살아남아 여기까지 온 것은, 오직 그 복수를 위해서였다.

병사들이 완전히 혼란에 빠져 자중지란에 휩싸이자, 류진은 그 틈을 타 숲을 빠져나왔다. 밤하늘 아래, 멀리 보이는 거대한 그림자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병사들이 말하던 ‘절대자의 성채’였다. 거대한 산맥을 깎아 만든 듯, 그 위용은 압도적이었다. 저곳에 민준이 있었다. 그 거대한 성채의 꼭대기에, 세상을 굽어보는 왕좌에 앉아 있을 터였다.

류진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붉은 달이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 비장한 결의가 스쳤다.

“강민준… 널 찾아가겠다.” 그의 목소리는 숲의 정적을 가르는 날카로운 칼날 같았다. “내 모든 것을 걸고… 네 모든 것을 부숴버릴 때까지.”

그는 망설임 없이 거대한 성채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그림자는 달빛 아래 더욱 길게 드리워졌다. 모든 것은 이제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