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숲 저택의 잔향 (Black Forest Mansion’s Lingering Scent)
**장르:** 오컬트 호러 추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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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폭풍 전야**
**[장면 1]**
**[시간]** 늦은 밤, 폭우가 쏟아지는 자정.
**[장소]** 인적 없는 산골 깊숙이 자리한 ‘검은 숲 저택’. 고풍스러운 철제 대문은 굳게 닫혀 있고, 저택의 창문들은 어둠 속에 잠겨 있다. 이따금 번개 섬광이 저택의 실루엣을 기괴하게 비춘다.
**(내레이션 –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
“어떤 장소는 시간을 삼키고 뱉어낸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저 사라지지 않고, 벽에 스며들어 잔향으로 남는다. 검은 숲 저택은, 그런 곳이었다. 낡고, 잊히고, 그리고…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장면 2]**
**[시간]** 잠시 후.
**[장소]** 저택 서재 내부. 촛불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다. 방 안에는 수많은 고서적과 기묘한 골동품들이 가득하다. 방 한가운데에는 묵직한 오크 나무 테이블이 놓여 있고, 그 위에는 낡은 양피지 문서와 함께 기괴한 문양이 새겨진 검은색 거울이 세워져 있다.
**(카메라 워크)**
촛불의 그림자가 흔들리는 거울에 닿는다. 거울 표면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색으로, 마치 공간을 빨아들이는 듯하다. 거울에 비친 방 안은 섬뜩하게 왜곡되어 보인다.
**(캐릭터)**
* **강동수 (50대 남성):** 흰 와이셔츠 차림. 신경질적으로 보인다. 눈빛에는 집착과 불안이 섞여 있다.
**강동수**
(거울을 노려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기록은 거짓말하지 않아. 너는 분명… 분명히 존재해야만 해.
**(카메라 워크)**
강동수의 손이 떨리는 촛불에 가까워진다. 그는 촛불을 거울에 비춰본다. 거울 속 촛불의 불꽃이 이지러진다.
강동수가 양피지 문서를 훑어본다. 문서에는 기묘한 상형문자와 함께 ‘검은 심장’이라는 단어가 붉은 글씨로 쓰여 있다.
**강동수**
(중얼거리듯)
검은 심장… 문을 여는 열쇠…
**(음향)**
갑자기 ‘쾅!’ 하는 굉음과 함께 번개가 창밖을 강렬하게 비춘다. 저택 전체가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듯하다.
강동수는 움찔하며 주변을 둘러본다. 그의 시선이 서재 문에 닿는다. 문은 굳게 닫혀 있고, 안쪽에서는 묵직한 빗장이 걸려 있다.
**강동수**
(안심하려는 듯, 숨을 고르며)
아무도 들어올 수 없어. 이곳은… 완벽하게 닫힌 공간이야.
**(카메라 워크)**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거울 속 강동수의 모습이 섬뜩하게 비틀린다. 그리고 거울 너머 어둠 속에서, 무언가 차가운 것이 솟아나는 듯한 착각이 든다.
강동수의 눈이 공포에 질려 크게 뜨인다.
**강동수**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아니… 아니야…
**(음향)**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쨍그랑!’ 하는 유리 깨지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순간, 서재의 촛불이 ‘픽’ 하고 꺼진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빗소리만이 덧없이 저택을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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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밀실의 핏빛 각인**
**[장면 1]**
**[시간]** 다음 날 아침. 폭우는 그쳤지만, 하늘은 여전히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다.
**[장소]** 검은 숲 저택 앞. 노란색 폴리스 라인이 쳐져 있고, 몇 대의 경찰차가 서 있다. 빗물 젖은 마당은 질척거린다.
**(캐릭터)**
* **이형사 (40대 중반 남성):** 베테랑 형사. 피곤한 얼굴로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 **신참 경찰 (20대 후반 남성):** 잔뜩 긴장한 표정.
**이형사**
(무전기를 들고)
현장 통제 철저히 해. 그 어떤 외부인도 들여보내지 마!
**신참 경찰**
(경례하며)
예, 알겠습니다!
**(카메라 워크)**
저택의 육중한 철제 대문이 열리고, 검은색 세단 한 대가 서서히 진입한다. 차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내린다.
**(캐릭터)**
* **류신 (30대 초반 남성):** 날카로운 눈매와 창백한 피부. 평범한 정장 차림이지만, 어딘가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긴다. 그의 시선은 이미 저택의 모든 것을 훑어보고 있다.
**이형사**
(류신을 발견하고는 한숨을 쉬며 다가간다)
아니, 류신 씨. 벌써 오셨습니까? 제가 따로 연락 드리기도 전에…
**류신**
(이형사를 쳐다보지도 않고 저택을 올려다보며)
강력반 이형사님의 한숨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군요. 이런 곳까지 불러들일 정도면, 평범한 사건은 아닐 테지요. 저택이 저를 불렀습니다.
**이형사**
(기가 막힌다는 듯)
이런 오컬트 같은 소리 좀 하지 마십시오. 저택이 부르다니… 어쨌든, 곤란하게 됐습니다. 이 방, 아무리 봐도 밀실입니다.
**류신**
(작게 코웃음 치며)
밀실… 이 세상에 완벽한 밀실은 없습니다. 다만, 인간의 눈이 그 착각에 갇힐 뿐이죠. 안내해주시죠.
**[장면 2]**
**[시간]** 잠시 후.
**[장소]** 서재 앞 복도. 류신과 이형사가 서재 문 앞에 서 있다. 서재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다.
**이형사**
피해자는 강동수 씨, 50대 남성. 어제 밤 11시경 비서가 마지막으로 연락을 취했고, 새벽 2시경 가정부가 비명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가지 못했고, 아침에 저희가 강제로 문을 따고 들어갔습니다.
**(카메라 워크)**
류신이 문을 손으로 쓸어본다. 낡은 오크 나무 문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담고 있다. 그는 문고리와 빗장 부분을 유심히 살핀다. 빗장 안쪽에는 강제로 열린 흔적이 선명하다.
**류신**
(손가락으로 빗장 주변을 훑으며)
강제로 열린 흔적이라… 그럼 처음에는 분명 닫혀 있었다는 것이군요.
**이형사**
예. 안쪽에서 묵직한 빗장이 걸려 있었습니다. 창문은 모두 쇠창살로 막혀 있고, 잠금장치도 안쪽에서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굴뚝도 사람이 드나들 만한 크기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방 안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류신**
(문을 가만히 응시하며)
흥미롭군요.
**(음향)**
문득, 복도 끝 어둠 속에서 낡은 나무 바닥이 ‘삐걱’ 하는 소리를 낸다. 류신과 이형사가 동시에 그쪽을 돌아본다.
**(캐릭터)**
* **정아영 (30대 초반 여성):** 강동수의 비서. 냉정하고 이성적인 분위기지만, 창백한 얼굴에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 **박씨 (60대 후반 여성):** 저택의 가정부. 주름진 얼굴에 잔뜩 겁에 질려 있다. 미신을 믿는 듯한 차림새.
**정아영**
(차분하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이형사님, 박씨 아주머니를 모셔왔습니다. 증언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박씨**
(류신을 흘끗 보며 불안하게 몸을 떤다)
살인… 살인이라니요… 이건 사람이 한 짓이 아닙니다요…
**이형사**
(한숨을 쉬며)
박씨 아주머니, 또 그 소리입니까.
**류신**
(박씨를 꿰뚫어 보듯 응시하며)
오컬트적 믿음을 가진 분이로군요. 말씀해보시죠. 무엇이 ‘사람이 한 짓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던가요?
**박씨**
(류신의 시선에 움츠러들며)
그… 그 검은 거울 때문입니다요. 그 거울이… 저택의 검은 심장을 깨웠고… 귀신이 나타나서…
**정아영**
(박씨의 말을 가로막으며)
아주머니, 그만하세요. 망상입니다. 사장님은 최근 그저… 고대의 주술이나 미신에 심취해 계셨을 뿐입니다. 그 검은 거울도 희귀한 골동품이라고 수소문해서 가져오신 겁니다.
**류신**
(정아영의 말을 주의 깊게 들으며)
고대의 주술… 미신… 그리고 검은 거울. 강동수 씨는 평소에 그 거울과 함께 서재에 틀어박혀 무엇을 했습니까?
**정아영**
(고개를 젓는다)
모릅니다. 늘 밤늦게까지 혼자 계셨고, 서재에는 그 누구도 출입을 엄격히 금했습니다. 저도 문 앞에서 서류를 건넬 때 외에는 들어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는… 그 안에서 무언가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의식을 치르는 것 같았습니다.
**류신**
(의미심장하게 미소 짓는다)
비밀스러운 의식… 좋습니다. 이제 그 비밀스러운 공간을 들여다볼 차례군요.
**[장면 3]**
**[시간]** 현재.
**[장소]** 서재 내부. 류신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이형사와 신참 경찰이 그 뒤를 따른다.
**(카메라 워크)**
방 안은 어지럽혀져 있다. 오크 테이블은 쓰러져 있고, 고서적들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공기 중에는 쇠 비린내와 함께 묘한 향 냄새가 섞여 있다.
바닥에는 피가 흥건하게 고여 있고, 강동수의 시신이 엎드린 채 쓰러져 있다. 등에는 여러 차례 흉기에 찔린 자국이 선명하다. 시신의 머리맡, 핏자국 위에는 기이한 상형문자가 피로 그려져 있다.
**신참 경찰**
(얼굴을 찡그리며)
이게 대체… 무슨…
**이형사**
(침착하게 지시한다)
사진! 모든 각도에서 세밀하게 찍어. 특히 이 문양은 더 정확하게 기록하고.
**(카메라 워크)**
류신은 시신에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방 전체를 천천히 눈으로 스캔한다. 그의 시선은 바닥의 피, 쓰러진 가구, 그리고 벽에 걸린 골동품들을 스치듯 훑어본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방 한가운데 쓰러져 있는 검은 거울에 닿는다. 거울은 바닥에 떨어져 깨져 있고, 검은 표면에는 거미줄 같은 균열이 가 있다. 균열 사이로 붉은 핏자국이 묻어 있다.
**류신**
(거울을 내려다보며)
이것이 문제의 ‘검은 거울’이로군요.
**이형사**
예. 살해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는… 없습니다. 범인은 흉기를 들고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 밀실에서…
**류신**
(주변을 둘러본다)
창문은 완벽하게 봉쇄되어 있군요. 빗장도 안쪽에서 잠겨 있었고… 굴뚝도 확인했겠지요?
**이형사**
예, 당연합니다. 모든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물리적으로 외부인이 침입하거나 내부인이 나갈 방법은 없었습니다. 시신에는 칼에 찔린 자국 외에는 특이점이 없었습니다. 교살이나 다른 형태의 공격은 없었습니다.
**류신**
(피바닥 위 상형문자를 응시한다)
이 문양… 고대의 의식에 쓰이는 주술 문양이군요. 피해자는 무엇을 찾고 있었던 걸까요?
**(카메라 워크)**
류신이 천천히 방을 가로지른다. 그의 발걸음은 정확하고 미세한 흔적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하다. 그는 책상 위에 남아있는 먼지, 바닥에 떨어진 촛농, 그리고 책장 모서리의 미세한 흠집까지 놓치지 않는다.
**류신**
(천장에 뚫려 있는 작은 환풍구를 올려다본다)
환풍구… 크기가 너무 작군요. 아이도 지나갈 수 없겠습니다.
**(내레이션 – 류신)**
“밀실 살인은 늘 가장 단순한 진실을 가장 복잡한 환상으로 포장한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잠겼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잠겨 보이게 했는가’다. 모든 마술이 그러하듯이, 눈은 보이는 것을 믿지만, 진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
**(카메라 워크)**
류신이 다시 서재 문 앞으로 다가간다. 그는 빗장 부분에 손을 가져간다. 빗장이 강제로 열리면서 생긴 나무 부스러기들을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그리고 아주 미세하게, 빗장의 금속 표면에 거의 보이지 않는 얇고 긴 흠집이 나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은 마치 아주 얇고 날카로운 실 같은 것이 여러 번 쓸고 지나간 흔적 같았다.
**류신**
(흠집을 손가락으로 쓸어보며, 나직이 중얼거린다)
이것이… 열쇠였을까요?
**이형사**
(의아한 표정으로)
무엇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류신**
(흠집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이 방은 완벽한 밀실이 아닙니다. 이 방은… 텅 빈 연극 무대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배우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카메라 워크)**
류신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난다. 그의 시선이 서재 밖, 복도 끝 어둠 속에 서 있는 비서 정아영과 가정부 박씨, 그리고 뒤늦게 도착한 강동수의 조카인 김민준(30대 중반 남성)에게로 향한다. 김민준은 불안한 표정으로 초조하게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
**(내레이션 – 류신)**
“모든 오컬트적 현상은, 결국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환영이다. 그리고 그 환영 뒤에는 늘 칼을 든 인간이 서 있지. 이제, 막이 오를 시간이다.”
**(음향)**
장엄하면서도 불길한 배경 음악이 깔리며, 서재 안의 피 묻은 거울이 마지막으로 비춰진다. 거울 속 균열은 마치 무언가의 눈처럼 섬뜩하게 느껴진다.
**[장면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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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화: 검은 심장의 트릭**
**[장면 1]**
**[시간]** 현재.
**[장소]** 서재. 류신이 서재 문 앞에서 돌아선다. 그의 시선은 세 명의 용의자에게 향한다.
**(캐릭터)**
* **류신**
* **이형사**
* **정아영**
* **박씨**
* **김민준 (30대 중반 남성):** 강동수의 조카. 탐욕스러운 눈빛과 불안한 태도.
**류신**
(차분한 목소리로)
세 분 모두, 피해자 강동수 씨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계셨군요. 사건 발생 시각, 각자의 행적을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정아영**
(침착하게)
저는 어제 밤 11시경, 사장님께 긴급 서류를 전달한 후 퇴근했습니다. 사장님은 평소처럼 서재에 계셨고, 문을 닫으면서 안쪽에서 빗장을 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는 그 후 곧바로 저택을 떠나 제 아파트로 돌아갔습니다.
**류신**
(고개를 끄덕이며)
박씨 아주머니는요?
**박씨**
(두 손을 비비며 불안하게)
저는… 저는 밤 10시쯤 부엌에서 야식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 후 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한밤중에… 자다가 비명 소리를 들었습니다요. 으스스한 바람 소리 같기도 했고… 비명 소리 같기도 한… 서재 쪽에서 들려오는 듯했습니다. 제가 감히 문을 열어볼 엄두도 못 내고…
**류신**
(박씨의 눈을 똑바로 보며)
비명 소리. 정확히 몇 시경이었습니까?
**박씨**
(더듬거리며)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새벽 두 시가 다 되어갔을 겁니다요. 제 방 시계가 그때 쯤이었으니…
**류신**
(김민준을 돌아본다)
김민준 씨는 어땠습니까?
**김민준**
(불안한 듯 한숨을 쉬며)
저는… 어젯밤 내내 도박장에 있었습니다. 제 지인들도 여럿 있었으니, 알리바이는 확실합니다.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저택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형사**
(미간을 찌푸리며)
도박이라니… 당신은 강동수 씨에게 엄청난 빚을 지고 있던 걸로 아는데.
**김민준**
(흥분하며)
그건 저의 개인적인 사정입니다! 제가 삼촌을 죽였다는 겁니까? 말도 안 됩니다!
**류신**
(미소를 지으며)
진정하십시오. 아직 아무도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당신은 강동수 씨의 유일한 상속인이자, 그의 사망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인물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김민준**
(말문이 막힌 듯 입을 다문다)
**류신**
(다시 서재를 둘러본다)
강동수 씨는 평소 이 ‘검은 거울’에 집착했다고 들었습니다. 박씨 아주머니, 이 거울에 대해 아는 것이 있습니까?
**박씨**
(눈을 질끈 감으며)
그럼요! 그 거울은… 저택의 가장 깊숙한 곳,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불길한 물건이었지요. 옛날부터 전해오는 이야기에, 이 거울은 ‘검은 심장’이라 불리며, 죽은 자들의 영혼을 비추고… 악마의 문을 연다고 했습니다요. 사장님은 그걸 기어이 찾아내서…
**정아영**
(짜증 섞인 목소리로)
아주머니, 제발 그런 미신 같은 소리는… 사장님은 그저 흥미로운 골동품이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류신**
(손을 들어 정아영의 말을 제지한다)
아닙니다. 박씨 아주머니의 말씀은 매우 중요합니다. 강동수 씨는 이 거울을 통해 무엇을 원했던 거죠? 단순한 호기심이었을까요? 아니면… 어떤 힘을 얻으려 했던 걸까요?
**정아영**
(입술을 깨문다)
솔직히… 저는 사장님의 최근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는 돈과 명예에 집착했지만, 동시에 어떤… 초월적인 힘을 갈망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매일 밤 서재에 틀어박혀 그 거울을 들여다보며, 이해할 수 없는 주문을 외우기도 했습니다.
**류신**
(고개를 끄덕이며)
주문… 주술… 밀실… 완벽하군요. 범인은 강동수 씨의 이런 ‘환상’을 이용했습니다.
**이형사**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이용하다뇨? 그럼 정말 귀신이라도 부렸다는 겁니까?
**류신**
(의미심장하게 웃는다)
귀신은 언제나 인간의 손에 놀아나는 법이죠. 이형사님, 빗장을 자세히 살펴보셨습니까?
**이형사**
(의아해하며)
당연하죠! 강제로 뜯긴 흔적 외에는 아무것도…
**류신**
(빗장 표면에 난 미세한 흠집을 가리킨다)
이것은 어떻습니까? 아주 얇고 긴 흠집. 마치 피아노 선 같은 것이 여러 번 쓸고 지나간 듯한 흔적. 그리고 이 빗장은… 자세히 보면 특정한 각도에서 아주 미세하게 유격이 발생합니다.
**(카메라 워크)**
이형사가 류신이 가리킨 부분을 유심히 살펴본다.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 흠집이었다.
**류신**
강동수 씨는 매일 밤 이 서재에 틀어박혀 자신의 ‘의식’을 행했습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문을 잠갔죠. 하지만 그 잠금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착각했습니다.
**이형사**
(초조하게)
대체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신 겁니까, 류신 씨?
**류신**
(서재 문을 활짝 연다)
밀실 살인의 트릭은 언제나 ‘잠금’ 그 자체에 있습니다. 강동수 씨는 이 빗장을 안에서 걸었습니다. 하지만 범인은 이 빗장을 밖에서 조작했습니다.
**김민준**
(경악하며)
밖에서… 조작이라니요? 불가능합니다!
**류신**
(차분하게 설명한다)
범인은 아주 길고 얇으며, 동시에 단단한 도구를 준비했습니다. 예를 들면, 낚싯줄보다 훨씬 튼튼한 피아노 와이어 같은 것이죠. 그리고 강동수 씨가 문을 닫고 빗장을 잠그기 전, 그 와이어를 아주 미세한 문틈이나 열쇠 구멍을 통해 먼저 집어넣었습니다.
**(카메라 워크)**
류신이 직접 문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설명한다.
**류신**
피해자는 와이어가 문틈에 끼어있는 줄도 모르고 빗장을 걸어 잠갔을 겁니다. 밤이 깊어지고, 강동수 씨가 거울을 보며 ‘의식’에 몰두하는 동안, 범인은 밖에서 와이어를 조작해 빗장을 살짝 열었습니다. 이 빗장은 오래되어 헐거워진 부분이 있었고, 특정 방향으로 힘을 가하면 약간의 유격이 발생해 빠질 수 있었죠.
**(음향)**
빗장이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리는 소리가 류신의 설명과 함께 상상 속에서 들린다.
**류신**
범인은 그렇게 안으로 들어와 강동수 씨를 살해했습니다. 피해자의 등에 난 여러 개의 자상은 격렬한 저항의 흔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한 곳을 여러 번 찔러 확실하게 살해하려는 의도가 강합니다. 그리고 피해자의 얼굴에 남은 것은 공포였습니다. 그는 살해당하는 순간, 자신이 믿었던 ‘밀실’이 무너졌다는 사실을 깨달았겠죠. 혹은… 자신에게 다가온 것이 ‘귀신’이 아닌, 차가운 ‘인간’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박씨**
(말없이 몸을 떤다)
**류신**
(다시 설명을 이어간다)
살인을 마친 범인은 시신 옆에 피로 주술 문양을 그렸습니다. 왜? 사건을 ‘오컬트적인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져온 흉기는 들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와이어를 이용해 빗장을 안쪽에서 걸어 잠근 것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빗장 표면의 이 흠집은, 와이어가 빗장을 열고 닫는 과정에서 마찰로 생긴 흔적입니다. 이 미세한 흠집은, 범인이 완벽하게 흔적을 지우지 못했음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입니다.
**이형사**
(충격받은 듯 중얼거린다)
그게… 그게 정말… 가능하다고…
**류신**
(미소 지으며)
인간의 지능은 귀신의 장난보다 훨씬 교활하고 잔인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누가 강동수 씨의 이런 ‘습관’과 ‘욕망’을 가장 잘 알고 있었고, 이 트릭을 실행할 능력이 있었는가 입니다. 강동수 씨는 최근 큰돈을 벌었지만, 동시에 불안에 떨었습니다. 그는 누군가 자신의 재산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가까이서 그를 지켜보며, 그의 비밀을 알고 있던 사람… 그리고 그의 죽음으로 가장 큰 이득을 얻는 사람…
**(카메라 워크)**
류신의 시선이 김민준에게 꽂힌다. 김민준은 온몸을 떨며 땀을 흘린다. 그의 눈동자는 공포와 체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김민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친다)
아니… 아니야! 나는… 나는 그저…
**류신**
(김민준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어젯밤 당신의 ‘알리바이’는 완벽했습니다. 도박장에서 새벽 3시까지 있었다고 했죠. 하지만 범행 시각은 새벽 2시경으로 추정됩니다. 당신은 충분히 도박장을 빠져나와 이곳으로 와 범행을 저지르고, 다시 돌아갈 시간이 있었습니다. 당신은 강동수 씨가 밤늦게까지 서재에 틀어박혀 거울과 기이한 의식을 행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죠. 그가 얼마나 미신에 집착하는지도. 당신은 그의 재산에 눈독을 들였고, 그가 늘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밀실’에 가두고 보호하려 한다는 사실을 간파했습니다. 그래서 그 허술한 ‘밀실’을 이용해, 마치 ‘악마’가 강동수 씨를 데려간 것처럼 꾸민 겁니다.
**김민준**
(주저앉으며 절규한다)
아니야! 삼촌이… 삼촌이 그 거울 때문에 미쳐갔다고! 그 안에… 악마가 있다고! 악마가 시킨 일이야!
**류신**
(김민준의 앞에 쪼그려 앉아 그의 눈을 똑바로 보며)
악마는 없습니다. 당신의 탐욕만이 있었을 뿐. 검은 심장을 가진 것은… 그 거울이 아니라, 바로 당신입니다.
**이형사**
(경찰들에게 지시한다)
김민준, 체포해!
**(음향)**
경찰들이 김민준에게 수갑을 채운다. 김민준은 격렬하게 저항하지만, 이내 제압당한다.
박씨는 여전히 몸을 떨며 류신과 거울을 번갈아 본다. 정아영은 류신의 추리에 압도된 듯 멍한 표정으로 서 있다.
**[장면 2]**
**[시간]** 잠시 후.
**[장소]** 서재. 모든 것이 정리되고 경찰들이 철수한다. 서재는 다시 고요함에 잠긴다. 류신은 홀로 깨진 검은 거울 앞에 서 있다.
**(카메라 워크)**
류신이 깨진 거울 조각 하나를 집어 든다. 거울 표면에는 그의 창백한 얼굴이 조각조각 비친다.
**류신**
(혼잣말처럼 나직이)
결국, 모든 것은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되는군. 욕망, 집착, 그리고 착각…
**(음향)**
거울 조각을 내려놓는 소리.
류신이 서재를 나선다. 문이 닫히고, 빗장이 텅 비어 있는 서재 문이 클로즈업된다.
**(내레이션 –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
“검은 숲 저택의 밀실은 깨졌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탐욕이 빚어낸 환상은 빛 아래 드러났다. 하지만 잔향은 여전히 남는다.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어둠. 그 어둠은 언제나 새로운 환상을 만들고, 또 다른 밀실을 열기 위해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그 문 앞에 서 있을 것이다.”
**(카메라 워크)**
저택 전체를 비춘다. 먹구름 사이로 잠시 햇살이 비치지만, 저택의 그림자는 여전히 짙다. 깨진 거울에서 미세하게 반짝이는 빛이 보인다.
**[에필로그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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