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룡제국의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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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불씨**
**[1컷]**
**배경:** 누렇게 변한 갈대밭이 바람에 흔들리는 넓은 평원. 저 멀리, 허물어져가는 토담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솔바람 골’ 마을의 전경이 보인다. 하늘은 잿빛으로 흐리고, 전반적으로 스산하고 척박한 분위기.
**내레이션 (이안, 나직하게):** 이곳은 솔바람 골. 흑룡 제국의 가장 변두리, 가장 잊힌 땅.
**[2컷]**
**배경:** 솔바람 골 마을 안. 늙은 노인과 지친 표정의 여인들이 흙바닥에 앉아 밭에서 캐온 시든 채소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아이들은 뼈만 남은 개를 껴안고 울고 있다.
**효과음:** 굶주린 아이의 칭얼거림…!
**내레이션 (이안):** 제국은 매년 더 많은 것을 요구했고, 우리는 매년 더 많은 것을 잃었다.
**[3컷]**
**배경:** 이안이 낡은 활과 화살통을 메고 산에서 내려오는 모습. 그의 손에는 작은 짐승 한 마리(토끼 정도)가 들려 있다. 그의 표정은 비장하면서도 지쳐 보인다. 뒤편으로 앙상한 겨울 숲이 보인다.
**이안 (독백):**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4컷]**
**배경:** 마을 입구. 멀리서 먼지를 일으키며 다가오는 황제군 무리. 붉은색 깃발에 검은 용 문양이 선명하다. 병사들의 갑옷이 햇빛에 반사되어 번쩍인다. 마을 사람들이 두려움에 질린 얼굴로 그들을 바라본다.
**주민1 (떨리는 목소리):** 황제군이다… 또 왔어!
**주민2:** 맙소사, 이번엔 뭘 더 뺏어가려고!
**[5컷]**
**배경:** 황제군 무리가 마을 한가운데 도착. 선두에는 화려한 비단 옷을 입은, 배불뚝이의 중년 남자 ‘감찰관 탁’이 거만한 표정으로 서 있다. 그의 뒤로 무장한 병사들이 서슬 퍼런 눈으로 마을 사람들을 위협한다.
**감찰관 탁 (코웃음):** 흐음, 솔바람 골. 여전히 이리 쥐새끼들처럼 사는구나.
**효과음:** 말발굽 소리, 병사들의 갑옷 부딪히는 소리 쨍그랑!
**[6컷]**
**배경:** 감찰관 탁이 채찍을 휙 소리 나게 휘두르며 마을 사람들을 향해 삿대질한다. 마을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거나 뒤로 물러선다.
**감찰관 탁 (고압적으로):** 황제 폐하의 자비로운 통치 아래 살면서도, 이리도 세금을 체납하다니! 네놈들은 배은망덕한 놈들이다!
**주민3 (웅얼거리며):** 낼 것이 없습니다요… 작년엔 비가 안 와서 밭농사도 망쳤고요…
**[7컷]**
**배경:** 감찰관 탁이 그 말을 듣고 눈을 부라리며 주민3에게 다가간다. 병사들이 앞을 가로막는다.
**감찰관 탁 (버럭):** 뭐라? 낼 것이 없어? 이 쥐새끼 같은 것들이 감히 황제 폐하의 명을 거역해?!
**주민3 (겁에 질려 몸을 웅크린다):** 아, 아닙니다요! 소인은 그저…
**[8컷]**
**배경:** 감찰관 탁이 주민3의 어깨를 발로 밟아 넘어뜨린다. 주민3이 고통에 신음한다. 다른 주민들이 공포에 질려 어쩔 줄 모른다.
**감찰관 탁 (냉혹하게):** 말이 많군. 좋다. 낼 것이 없다면, 네 딸을 내놔라. 황제 폐하의 새 별궁에 일손이 부족하다더군. 아니면… 저기 저 어린 것들 중 몇을 데려가도 좋고.
**효과음:** 퍽! (발로 밟는 소리), 욱! (주민의 신음소리)
**[9컷]**
**배경:** 연화가 앞으로 나서는 모습. 그녀는 차분하지만 단호한 표정으로 감찰관 탁을 바라본다. 그녀의 뒤로 이안과 돌쇠가 굳은 얼굴로 서 있다.
**연화 (낮지만 분명한 목소리):** 감찰관 나리. 여식들을 데려가는 것은 너무 지나치십니다. 저희는… 저희는 이미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돌쇠 (이를 악물며):** 더 이상 드릴 것이 없소!
**[10컷]**
**배경:** 감찰관 탁이 연화를 노려본다. 그의 얼굴에 비웃음이 떠오른다.
**감찰관 탁 (경멸조로):** 오호라? 이 미천한 계집이 감히 내게 거역하는가? 좋다. 그럼 네년이 대신 가겠느냐? 아니면… 저 건장한 사내놈들이라도?
**[11컷]**
**배경:** 이안의 얼굴 클로즈업. 그의 눈빛이 분노로 이글거린다. 주먹을 꽉 쥐어 손등에 핏줄이 선다. 그의 시선은 감찰관 탁의 뒤에 서 있는 병사들의 무기에 머무른다.
**이안 (낮게 으르렁거리듯):** 그만두시오.
**[12컷]**
**배경:** 감찰관 탁이 이안을 비웃는 시선으로 돌아본다. 병사들은 칼자루에 손을 얹으며 위협적으로 이안을 주시한다.
**감찰관 탁 (깔깔 웃으며):** 허허, 이게 누구인가? 산짐승처럼 냄새나는 사냥꾼 나부랭이가 아닌가? 네놈이 뭘 어쩌겠다는 게냐? 황제군에게 대들기라도 할 셈이냐?
**[13컷]**
**배경:** 이안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온다. 그의 걸음마다 땅이 미세하게 진동하는 듯한 느낌. 그의 기세에 병사들이 살짝 움찔한다.
**이안 (또렷한 목소리):** 감찰관 나리. 저희는 황제 폐하께 충성합니다. 하지만… 황제 폐하의 이름으로 백성을 짓밟는 자는… 충신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14컷]**
**배경:** 감찰관 탁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는 분노에 차 이안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감찰관 탁 (격노하며):** 이 건방진 놈이! 당장 저 놈을 끌어내라! 황제 폐하의 권위를 모독한 죄를 물어 능지처참에 처할 것이다!
**효과음:** 왁자지껄! (병사들의 외침)
**[15컷]**
**배경:** 황제군 병사 두 명이 칼을 빼들고 이안에게 달려든다. 이안은 눈 깜짝할 사이에 몸을 비틀어 첫 번째 병사의 공격을 피하고, 그대로 주먹을 휘둘러 병사의 복부를 가격한다.
**효과음:** 챙! (칼 휘두르는 소리), 퍽! (주먹 맞는 소리), 욱! (병사의 신음)
**[16컷]**
**배경:** 복부를 맞은 병사가 숨을 헐떡이며 뒤로 나자빠진다. 그 순간, 다른 병사가 옆에서 칼을 휘두르지만, 이안은 재빠르게 팔로 막아낸다. 칼날이 그의 팔뚝을 스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병사의 손목을 잡아챈다.
**효과음:** 쇠강! (칼날이 팔에 부딪히는 소리), 으득! (손목 비트는 소리)
**[17컷]**
**배경:** 이안이 병사의 손목을 비틀어 칼을 빼앗고, 그 칼로 병사의 팔뚝을 가볍게 긋는다. 병사가 비명을 지르며 칼을 놓치고 뒤로 물러선다. 이안은 그 칼을 흙바닥에 꽂아버린다.
**이안 (차가운 눈빛으로):** 더는… 참지 않겠다.
**[18컷]**
**배경:** 감찰관 탁이 경악한 표정으로 이안을 바라본다. 그의 뒤에 서 있던 다른 병사들이 일제히 칼을 빼들고 대치한다. 마을 사람들은 숨죽인 채 이 광경을 지켜본다.
**감찰관 탁 (덜덜 떨며):** 이… 이놈이… 미쳤구나! 감히 황제군에게!
**[19컷]**
**배경:** 돌쇠가 이안의 옆으로 다가와 섰다. 그의 얼굴에도 분노와 결의가 가득하다. 낡은 몽둥이를 쥔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돌쇠 (으르렁):** 잘했소, 이안! 더 이상은 못 참아! 이 벌레 같은 놈들!
**[20컷]**
**배경:** 연화가 이안과 돌쇠를 바라본다. 그녀의 눈빛은 복잡미묘하다. 분노와 걱정, 그리고 어딘가 깊은 곳에 자리한 희망의 빛이 스쳐 지나간다.
**연화 (독백):** 결국… 올 것이 왔구나.
**[21컷]**
**배경:** 감찰관 탁이 이를 갈며 주변을 둘러본다. 이안의 예상치 못한 저항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감찰관 탁 (낮은 목소리로):** 좋다… 좋아! 오늘 일을 황제 폐하께 고하면, 네놈들은 물론이고 이 마을 전체가 잿더미가 될 것이다!
**감찰관 탁 (병사들에게):** 오늘은 이쯤 해두고 물러난다! 하지만… 다음에는 황제군 정예 부대가 이 마을을 뒤덮을 것이다! 그때는… 너희 모두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각오해라!
**[22컷]**
**배경:** 감찰관 탁과 병사들이 퇴각한다. 그들이 남긴 것은 황폐해진 마을과 공포에 질린 사람들의 얼굴, 그리고 이안의 주먹에서 피어난 희미한 불꽃뿐이다.
**효과음:** 말발굽 소리가 멀어진다… 따그닥 따그닥…
**내레이션 (이안):** 그들의 마지막 경고는, 우리에게는 오히려 최후의 통첩이었다.
**[23컷]**
**배경:** 마을 한가운데, 이안이 홀로 서 있다. 그의 주먹은 여전히 굳게 쥐어져 있고, 그의 눈빛은 멀어지는 황제군을 향해 있다. 그의 뒤로 마을 사람들이 희망과 불안이 뒤섞인 눈으로 그를 보고 있다.
**내레이션 (이안):**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순종하여 서서히 죽어가거나… 아니면, 죽음을 각오하고 맞서 싸우거나.
**[24컷]**
**배경:** 이안의 얼굴 클로즈업. 그의 눈빛은 굳은 결의로 빛난다.
**이안 (독백, 단호하게):** 나는… 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내 사람들을 지킬 것이다.
**효과음:** (심장이 강하게 울리는 듯한) 쿵! 쿵!
**내레이션 (이안):** 마침내, 불씨가 지펴졌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