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 대본 & 스토리보드: 잿빛 생존자
**제목:** 잿빛 생존자
**장르:**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 드라마
**핵심 줄거리:** 문명이 붕괴하고 죽은 자들이 거리를 배회하는 황폐한 세상. 홀로 살아남은 청년 ‘강현’은 끝없는 생존의 굴레 속에서 인간성을 잃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의 유일한 목표는 내일을 맞이하는 것, 그리고 혹시 모를 희망의 조각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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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1. 고가도로 위 – 낮**
**[장면 설명]**
끝없이 뻗은 고가도로 위. 녹슨 철골 구조물이 뼈대만 남은 채 하늘을 찌르고, 그 아래로는 무너진 도시의 잔해가 잿빛으로 펼쳐져 있다. 부서진 아스팔트 위에는 뒤집힌 차량들과 뼈대만 남은 버스들이 흉물스럽게 널려 있다. 잡초와 덩굴식물들이 콘크리트 틈새를 비집고 자라나 세상의 황폐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화면은 고가도로 중앙에 선 한 인물을 비춘다.
**[인물]**
강현 (20대 초반, 마른 체격이지만 단단해 보이는 몸. 낡은 군용 야상을 걸쳤고, 등에는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다. 얼굴에는 먼지와 흙이 묻어있지만, 눈빛은 예리하고 지쳐 보인다. 한 손에는 녹슨 철근을 날카롭게 갈아 만든 듯한 장창을 들고 있다.)
**[장면 연출]**
카메라는 강현의 뒷모습에서 시작해 천천히 그의 시선을 따라 도시를 조망한다. 바람 소리만 스산하게 들리는 적막한 풍경.
**[내레이션 – 강현]**
“다섯 번째 여름이었다. 세상이 무너진 지.”
“시간은 흐르지 않는 듯했지만,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왔다. 다만, 그 누구도 축하하지 않는 죽은 계절들만.”
**[장면 연출]**
강현의 클로즈업. 그의 눈동자에 비친 폐허의 풍경. 그는 천천히 고개를 숙여 자신의 발밑을 본다. 그의 낡은 전투화가 먼지 쌓인 아스팔트를 딛고 있다.
**[내레이션 – 강현]**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였다. 숨 쉴 곳조차 마땅치 않은 세상.”
“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멈추는 순간, 내가 썩은 고기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장면 연출]**
강현이 묵묵히 발걸음을 옮긴다. 그의 발소리가 고가도로의 적막을 깬다. 가끔씩 부서진 차량의 파편을 밟고 ‘찌걱’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는 주변을 끊임없이 경계하며 걷는다. 그의 장창 끝이 미세하게 떨린다.
**[장면 설명]**
강현이 고가도로 아래로 내려가는 낡은 비상 계단 앞에 도착한다. 계단은 녹슬고 일부는 떨어져 나가 위태로워 보인다. 그는 잠시 멈춰 서서 아래쪽을 내려다본다. 아래쪽 도로는 온통 잔해로 뒤덮여 있고, 멀리서 둔탁한 신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강현]** (나직하게 혼잣말)
“오늘도 지옥이겠지.”
**[장면 연출]**
강현이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간다. 한 발 한 발 신중하게 디디는 그의 모습에서 극한의 긴장감이 느껴진다. 카메라는 그의 등 뒤에서 내려다보며, 그가 얼마나 작고 고독한 존재인지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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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2. 폐허가 된 상업 지구 – 낮**
**[장면 설명]**
고가도로 아래, 한때 번화했을 상업 지구는 이제 거대한 공동묘지처럼 변해버렸다. 간판은 부서지고, 건물 외벽은 시커먼 그을음과 곰팡이로 뒤덮여 있다. 유리창은 대부분 깨져 나가 흉터처럼 남아있고, 길거리에는 상점의 잔해와 온갖 잡동사니들이 뒤섞여 있다. 희미한 썩은 내와 먼지 냄새가 진동하는 듯하다.
**[장면 연출]**
강현이 좁은 골목을 따라 조용히 이동한다. 그의 눈은 끊임없이 주변을 탐색한다. 벽에 그려진 의미를 알 수 없는 낙서들, 혹은 피로 그린 듯한 붉은 손자국들이 지나가는 그의 시야에 스친다.
**[내레이션 – 강현]**
“도심은 가장 위험한 사냥터이자, 동시에 유일하게 남은 보물창고였다.”
“식량, 물, 그리고 살아있는 이들에겐 쓸모없어진, 그러나 나에겐 절실한 온갖 잡동사니들.”
**[장면 설명]**
강현이 한 편의점 건물 앞에 멈춰 선다. 유리문은 박살 나 있고, 내부는 어둠에 잠겨 있다. 내부에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는 것이 희미하게 보인다.
**[강현]** (중얼거림)
“이런 곳은 이미 털렸을 텐데…”
**[장면 연출]**
그가 장창을 고쳐 잡고 조심스럽게 편의점 안으로 들어선다. 찢어진 과자 봉지, 깨진 유리 파편, 마른 피 흔적들이 발에 밟힌다. 그의 발소리만이 고요한 편의점 안에 울려 퍼진다.
카메라는 강현의 시선으로 어둠 속을 비춘다. 선반은 텅 비었고, 냉장고는 녹슬어 있다.
**[장면 설명]**
강현이 편의점 구석에 쓰러져 있는 시체들을 확인한다. 이미 말라비틀어진 것들. 그가 시체 옆에 놓인 선반을 유심히 살핀다. 그곳에는 찌그러진 통조림 몇 개가 남아있다.
**[강현]** (작게 탄식)
“아직 이런 게 남아있다니.”
**[장면 연출]**
그가 손을 뻗어 통조림을 집으려는 순간.
**크아악-!**
갑자기 편의점 안쪽 창고 문이 ‘쾅’ 하고 열리며, 굶주린 감염자 하나가 뛰쳐나온다. 온몸이 썩어 문드러진, 뼈만 앙상한 모습. 눈은 핏발이 서 있고, 찢어진 입에서는 끔찍한 신음이 쏟아진다.
**[강현]** (순간 몸이 굳음)
“젠장…!”
**[장면 연출]**
감염자가 미친 듯이 달려든다. 강현은 본능적으로 장창을 휘둘러 감염자의 움직임을 저지한다. 장창 끝이 감염자의 뼈와 살을 찢는 ‘찍’ 하는 소리가 날카롭게 들린다. 감염자는 비틀거리면서도 다시 덤벼든다. 강현은 뒤로 물러서며 장창으로 감염자의 머리를 정확히 노린다.
**[장면 연출]**
**푸슉-!**
장창이 감염자의 머리를 꿰뚫는다. 감염자는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이내 쓰러져 움직이지 않는다. 그의 몸에서 검붉은 피가 흘러나와 바닥에 고인다.
강현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감염자를 응시한다. 그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강현]** (거친 숨을 쉬며)
“하아… 하아… 방심했군.”
**[장면 연출]**
그가 장창을 감염자의 머리에서 뽑아낸다. ‘질척’이는 소리가 역겹게 들린다. 강현은 익숙하게 감염자의 옷자락으로 장창 끝에 묻은 피를 닦아낸다.
**[내레이션 – 강현]**
“작은 방심이 곧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나는 수도 없이 겪으며 배웠다.”
“이젠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었다. 죽이거나, 죽거나.”
**[장면 연출]**
강현은 다시 통조림을 집어 배낭에 넣는다. 그리고는 창고 안쪽을 불안하게 쳐다본다. 더 있을 수도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이 편의점에 머무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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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3. 폐 병원 – 해 질 녘**
**[장면 설명]**
해가 지기 시작하며 붉은 노을이 폐허가 된 도시를 물들인다. 강현은 한 폐병원 건물 옥상에 몸을 숨기고 있다. 병원 건물은 외부에서 보기에 비교적 온전해 보였지만, 내부 곳곳은 파괴되어 있다. 옥상 난간은 부서져 있고, 바람에 휘날리는 녹슨 철판이 ‘끼이익’ 소리를 낸다.
**[장면 연출]**
강현이 옥상 한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방금 주워온 통조림을 따고 있다. 그의 옆에는 낡은 라디오가 놓여 있다. ‘지직’ 거리는 잡음만 가득할 뿐, 어떤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는 통조림을 허겁지겁 입에 넣는다. 무미건조한 표정.
**[내레이션 – 강현]**
“하루의 끝. 오늘 살아남았다는 안도감과, 내일도 똑같이 살아내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교차하는 시간.”
“라디오는 언제나 그랬듯이 잡음만 뱉어냈다. 하지만 나는 멈출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작은 희망이라도 붙들어야 했으니까.”
**[장면 연출]**
그가 통조림을 거의 다 비울 때쯤, 라디오에서 ‘지직’ 거리는 소리 사이로 짧은 단어들이 들려온다.
**[라디오]** (잡음과 함께 희미하게)
“…수신… 가능… 생존… 확인…”
“…동쪽… 기지… 안전 구역…”
**[강현]** (움찔하며 라디오에 귀를 기울인다. 눈빛이 흔들린다.)
“…동쪽? 기지?”
**[장면 연출]**
잡음이 다시 커지며 라디오는 다시 침묵에 잠긴다. 강현은 라디오를 손에 쥐고 여러 번 돌려보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그의 얼굴에 실망과 동시에 묘한 희망의 빛이 스친다.
**[내레이션 – 강현]**
“나는 수도 없이 이런 소리를 들었다. 희망 고문과도 같은 목소리들.”
“대부분은 거짓이거나, 이미 사라진 잔상일 뿐이었다.”
**[장면 연출]**
강현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동쪽 하늘을 바라본다. 붉은 노을 너머로 멀리 아득하게 솟아있는 도시의 실루엣이 보인다. 그의 눈빛에는 지친 기색과 함께, 아주 작은 불씨 같은 결심이 타오른다.
**[내레이션 – 강현]**
“하지만. 어쩌면… 어쩌면 이번에는 다를지도 모른다는 미련한 기대를 버릴 수가 없었다.”
“그것만이 내가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버틸 수 있는 유일한 이유였다.”
**[장면 연출]**
강현이 먹다 남은 통조림을 배낭에 넣고, 장창을 단단히 고쳐 쥔다. 그의 시선은 동쪽을 향한다. 밤이 깊어지면서 도시의 실루엣은 더욱 어둡고 거대하게 느껴진다. 바람 소리가 그의 귓가를 스쳐 지나간다.
**[강현]** (결심한 듯 낮은 목소리로)
“…동쪽. 가보자.”
**[장면 연출]**
카메라는 강현의 뒷모습을 비춘다. 그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폐허가 된 도시 위로 드리워진다. 그는 홀로, 미지의 희망을 찾아 어둠 속으로 나아갈 준비를 한다. 그의 발걸음은 비장하고, 세상은 여전히 침묵한다.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