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공의 투사 (Steampunk Martial Art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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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천공의 요새, 아르카나 상공]**
**(컷 1)**
**배경:** 짙은 안개를 뚫고 거대한 기계 비행선 ‘아이기스 호’가 웅장한 엔진 소리를 내며 나아간다. 선체 곳곳에서는 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황동과 강철로 이루어진 외벽은 햇빛을 받아 번쩍인다. 아래로는 아찔한 높이의 톱니바퀴 탑들이 구름을 뚫고 솟아 있고, 그 사이를 작은 증기선들이 바쁘게 오간다. 거대한 기어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시킨다.
**(컷 2)**
**배경:** 아이기스 호의 갑판.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가운데, 한 젊은이가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그는 주변의 화려하고 기능적인 스팀펑크 의상과는 이질적인, 간소한 무도복 차림이다. 짙은 남색 도포 자락이 바람에 펄럭이고, 허리춤에는 낡았지만 잘 관리된 목검 한 자루가 매달려 있다. 그의 눈빛은 굳건하면서도 어딘가 호기심이 어려 있다.
**내레이션 (류진):** 내가 자란 ‘청풍문(淸風門)’은 세상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곳이었다. 그곳의 시계는 언제나 고요하고 느리게 흘렀지. 허나, 이곳 ‘아르카나’는… 시간을 삼키려는 듯 질주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기계요, 모든 것이 증기로 움직이는 강철의 도시.
**(컷 3)**
**배경:** 류진의 시선으로 본 아르카나의 전경. 거대한 원형 경기장이 중앙에 자리 잡고 있으며, 수많은 공중 부유정들이 관중석처럼 주변을 감싸고 있다. 경기장 중심에서는 웅장한 증기 기둥이 하늘로 치솟고 있다.
**내레이션 (류진):** 하지만 이곳에서도 변치 않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무(武)’였다. 이 도시의 심장, ‘천공의 심장’을 차지하기 위한, 천하의 운명을 건 싸움. ‘천하제일 무도회’가 오늘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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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아르카나, 대회 등록처 앞]**
**(컷 4)**
**배경:** 북적이는 대회 등록처. 거대한 톱니바퀴 문양의 간판 아래로, 다양한 차림새의 무인들이 줄을 서 있다. 팔다리에 증기 압력기가 달린 강철 의수를 착용한 자, 등 뒤에 날개처럼 펼쳐지는 기계 장치를 멘 자, 허리춤에 총과 검을 동시에 찬 자 등 각양각색이다. 류진은 그들 사이에 섞여 어색하게 서 있다.
**(컷 5)**
**인물:** 류진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본다. 그때, 낡은 가죽 재킷을 입고 커다란 고글을 머리에 쓴, 왜소한 체구의 소녀가 류진에게 다가온다. 소녀의 눈은 영악하면서도 호기심이 가득하다.
**소녀 (나래):** 아저씨, 여기서 한참 헤매겠네. 청풍문 출신인가 보네? 허름한 도포 보아하니.
**류진:** (살짝 놀라 소녀를 바라본다) 꼬마야, 누굴 아저씨라고 부르는 게냐. 그리고 내 문파는 어떻게…
**나래:** (피식 웃으며) 내가 누군데? 이 아르카나 뒷골목의 소식통, 나래라고! 아저씨 같은 고릿짝 무림인들은 딱 보면 알지. 요즘 시대에 맨몸으로 싸우겠다고 나선 건가? 쯧쯧.
**(컷 6)**
**인물:** 류진은 나래의 당돌함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류진:** 맨몸이라… 틀린 말은 아니지. 하지만 맨몸이라 무시했다간 큰코다칠 게다.
**나래:** (콧방귀를 뀌며) 말이야 쉽지. 저기 좀 봐!
**(컷 7)**
**배경:** 나래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 등록처를 막 통과한 한 무인이 팔뚝의 증기 펌프를 작동시키자, 그의 주먹에서 쇠사슬처럼 연결된 강철추가 튀어나가 벽에 박힌다. 벽에는 깊은 흠집이 생긴다. 주위에 있던 다른 무인들이 술렁인다.
**나래:** 저건 ‘철권문(鐵拳門)’의 계승자, ‘강철(鋼鐵)’이야. 팔에 이식된 증기 압축 건틀릿은 한 방에 바위를 부순다지. 전통 무술의 고인물들이 설 자리 같은 건 없어. 이 무도회는 ‘힘’과 ‘기술’의 싸움이거든! 스팀과 기어, 압력과 회전!
**류진:** (강철의 모습을 유심히 본다) 흥미롭군. 과연 ‘천하제일 무도회’라 불릴 만해.
**나래:** (류진의 옆에 바싹 붙어서) 쉿! 조용히 해! 이 무도회는 그냥 무술 대회가 아니야. 패권을 건 싸움이라고! 이 도시를 움직이는 ‘천공의 심장’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야. 아르카나의 영원한 번영을 약속하는 신물(神物)인데, 그걸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이 세상의 운명이 바뀐다고!
**(컷 8)**
**인물:** 류진은 나래의 진지한 말에 표정이 굳어진다.
**류진:** 그래서 내가 이곳에 왔다. 청풍문의 사명은 혼탁해진 천하의 기운을 바로잡는 것. 증기의 힘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이들의 야욕을 꺾고, 진정한 ‘도(道)’를 세우기 위함이다.
**나래:** (류진을 올려다보며 어리둥절한 표정) 도… 도? 에이, 그냥 명성 얻으려고 온 거 아냐? 나래가 특별히 안내해 줄게. 어차피 아저씨 등록도 못 하고 헤맬 것 같은데. 수수료는… 음… 비행선 한 번 태워주는 거?
**류진:** (작게 미소 지으며) 좋다. 꼬마 아가씨의 안내를 받아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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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선수 대기실]**
**(컷 9)**
**배경:** 웅장한 대기실. 벽면에는 복잡한 증기 파이프가 지나가고, 중앙에는 대회 안내를 표시하는 거대한 홀로그램 스크린이 떠 있다. 수많은 무인들이 각자의 장비를 점검하거나 몸을 풀고 있다.
**(컷 10)**
**인물:** 류진은 한적한 구석에 앉아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고 있다. 그의 옆으로는 나래가 홀로그램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나래:** (중얼거린다) 젠장, 첫날부터 상대가 쟁쟁하잖아! ‘공중 기병단’ 출신들도 많이 나왔네. ‘폭풍의 발톱’이라는 닉네임 가진 저 여자, 어제 예선에서 강철판을 맨손으로 찢어버리던데!
**(컷 11)**
**인물:** 류진이 눈을 뜨자, 나래가 고개를 돌려 류진을 본다.
**나래:** 아저씨, 당신 상대는… 어라? 방금 지나간 저 사람 같은데?
**(컷 12)**
**배경:** 류진의 시선 끝에는, 류진과 똑같이 전통 무도복을 입었지만, 등에 거대한 증기 추진 장치를 메고 팔목에 강철 장갑을 낀 거한이 지나가고 있다. 그의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가 주변의 시선을 끈다.
**거한:** (류진을 흘긋 보더니 비웃는 듯 픽 웃으며 지나간다) 흐음, 고리타분한 청풍문인가. 아직도 옛날 무술 타령이나 하는군.
**내레이션 (류진):** 저 거한의 움직임에서, 나는 증기의 힘이 아닌… 무술의 기운을 느꼈다. 그가 ‘강철’과 같은 단순한 기술자가 아님을 직감했다.
**(컷 13)**
**인물:** 류진의 얼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나래:** (겁에 질린 목소리로) 저 사람, ‘흑철문(黑鐵門)’의 사제 ‘진호(震虎)’야! 전통 무술을 익혔지만, 증기 기술을 접목해서 파괴력을 극대화했다고! 겉모습은 같아 보여도 완전 다른 상대라고! 큰일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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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4: 천공 경기장]**
**(컷 14)**
**배경:** 거대한 원형 경기장 중앙. 증기 기둥이 하늘을 뚫을 듯 솟아오르고, 그 주위를 수많은 부유정들이 관중으로 가득 메우고 있다. 웅장한 증기 오르간 음악이 경기장을 가득 채운다.
**(컷 15)**
**인물:** 경기장 중앙의 원형 플랫폼이 천천히 회전하며 아래에서 두 명의 선수를 솟아오르게 한다. 한 명은 류진, 다른 한 명은 흑철문의 진호다. 류진의 굳건한 눈빛과 진호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가 대비된다.
**장내 아나운서 (목소리):** 자, 드디어 천하제일 무도회의 대망의 첫 대결입니다! 고고한 무도 정신을 이어받은 ‘청풍문의 류진’ 선수와, 전통과 기술의 융합을 선보이는 ‘흑철문의 진호’ 선수!
**(컷 16)**
**배경:** 경기장 주변의 거대한 홀로그램 스크린에 두 선수의 모습이 비친다. 관중들의 환호성이 천지를 진동시킨다.
**나래:** (관중석 부유정에서 두 손을 모으고 불안하게 지켜본다) 아저씨… 꼭 이겨야 해!
**(컷 17)**
**인물:** 류진은 고요한 눈빛으로 진호를 마주 본다. 그의 손은 목검의 손잡이를 짚고 있다.
**진호:** (증기 장갑을 가볍게 부딪치며) 시대의 흐름을 거부하는 자는 사라지는 법. 네놈의 고리타분한 무술로는 내 기술을 당해낼 수 없을 게다.
**류진:** (나지막이) 무(武)의 본질은 변치 않는 법. 그 껍데기가 강철이든 증기든,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은 오직 하나다.
**(컷 18)**
**배경:**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류진은 목검을 뽑아 들고 자세를 취한다. 진호는 등에 멘 증기 추진 장치에서 하얀 증기를 뿜어내며 기세를 올린다.
**장내 아나운서 (목소리):** 자, 그럼… 천하의 운명을 건 첫 번째 싸움! 시작합니다!
**(컷 19)**
**배경:** 류진과 진호,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두 인물의 모습으로 컷이 마무리된다. 격렬한 충돌 직전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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