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오페라 라이트 노벨의 흥미진진한 챕터

## 챕터 3: 심연 아래의 속삭임

아크투루스 마법 사관학교는 우주의 수많은 문명권에서 선발된 재능 있는 마법사 지망생들이 모이는, 그야말로 성역과도 같은 곳이었다. 거대한 우주 정거장처럼 궤도를 선회하는 학원의 외관은 찬란한 은빛으로 빛났고, 그 안에 자리한 강의실들은 최첨단 홀로그램 장치와 고대 마법진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경이로운 공간이었다. 오늘 역시 ‘차원 이동 마법’ 실습 시간이었다.

세린은 자신의 앞에 아른거리는 홀로그램 시연을 보면서도 왠지 모르게 집중할 수 없었다. 그녀는 언제나 평범함 속에 숨겨진 비범함을 찾아내는 데 탁월한 감각을 가진 아이였다. 다른 학생들이 마나의 흐름을 조절하며 작은 물체를 저쪽 플로팅 테이블로 옮기는 데 여념이 없을 때, 세린의 시선은 엉뚱한 곳에 고정되어 있었다. 정확히는, 강의실 바닥의 아주 미세한 균열, 그리고 그 균열 너머에서 희미하게 감지되는 이상한 파동에 이끌렸다.

“세린, 자네 차례일세. 정신 집중하게.”

마법 이론 교수이자 백발의 대마법사, 알베르토 교수의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세린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아, 죄송합니다, 교수님!”

그녀는 황급히 오른손을 뻗어 마나를 끌어올렸다. 투명한 마나의 실타래가 손끝에서 뿜어져 나와 눈앞의 작은 크리스탈 조각을 감쌌다. ‘휙’ 하는 소리와 함께 크리스탈 조각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완벽하게 성공… 한 줄 알았는데, 갑자기 크리스탈 조각이 바닥으로 ‘쿵’ 하고 떨어졌다. 동시에 세린의 손목을 타고 찌릿한 고통이 스쳐 지나갔다. 마치 마나의 흐름이 한순간 방해받기라도 한 듯한 느낌이었다.

“이런, 실패인가?”

알베르토 교수는 안경을 고쳐 쓰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세린은 식은땀을 흘리며 크리스탈 조각을 내려다봤다. 순간, 크리스탈 조각이 닿았던 바닥의 균열에서 섬광처럼 미약한 푸른빛이 번뜩이는 것을 보았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그녀만의 시야에 포착된 섬광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세린은 친구 카이를 끌고 빈 강의실로 향했다. 카이는 이 학교에서 몇 안 되는 세린의 유일한 동맹이자, 고대에 멸망한 행성 ‘제논’의 고고학자 가문 출신답게 잡다한 지식에 해박한 인물이었다.

“야, 세린! 또 뭔데? 나 다음 수업 ‘우주 생물학’인데, 늦으면 로봇 문어한테 붙잡혀서 촉수 맛사지 받아야 한단 말이야!”

카이는 투덜거렸다. 하지만 세린은 그의 손목을 꽉 잡고 바닥의 균열을 가리켰다.

“이거 봐, 카이. 뭔가 이상해. 내가 아까 차원 이동 마법 시전할 때, 여기서 이상한 마나 파동이 역류했어. 그리고… 뭔가 빛이 번뜩이는 걸 봤어.”

카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바닥을 응시했다. 그는 ‘고대 마나 감지기’라 불리는 작은 장치를 꺼내 균열 위로 가져갔다. 장치에서 ‘삐빅, 삐빅’ 하는 낮은 경고음이 울렸다.

“음… 감지되긴 하는데… 너무 미미해서 그냥 지반의 마나 잔류물로 보일 수도 있어. 하지만… 네 감각이 예민한 건 나도 알아.”

카이는 턱을 쓸어내리며 생각에 잠겼다. 이 학교는 겉으로는 최첨단이지만, 지하에는 수천 년 된 고대 마법 유적들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나 어릴 때, 할머니가 이런 이야기를 해준 적 있어. ‘아크투루스 마법 사관학교는 별을 등지고 서 있지만, 그 뿌리는 가장 깊은 어둠에 닿아있다’고. 학교 지하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아무도 발을 들이지 못하게 봉인된 ‘무언가’가 있다는 전설도 있었지.”

세린의 눈이 커졌다. “그럼 여기가 그 ‘무언가’랑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거야?”

“글쎄. 하지만 평범한 마나 잔류물치고는 파동이 좀… 불길한 느낌을 줘. 뭔가 뒤틀린 에너지 같은.”

카이는 주변을 둘러봤다. 강의실 한쪽 구석에 낡은 유지보수 패널이 눈에 띄었다. 그는 패널을 열고 내부의 회로를 유심히 살폈다.

“이거 봐라. 이 패널, 현행 시스템이랑 완전히 달라. 학교 건립 초기에 쓰이던 구식 인터페이스야. 아마 지하 유지보수용이었을 거야.”

카이는 재빨리 자신의 소형 터미널을 꺼내 패널에 연결했다. ‘지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화면에 복잡한 고대 문자들과 함께 층별 도면이 나타났다. 대부분의 층은 ‘액세스 불가’로 표시되어 있었지만, 맨 아래층에는 ‘제3 봉인 구역’이라는 이름과 함께 붉은색 경고 표시가 깜빡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아주 희미하게, 오래된 ‘비상 통로’가 지도상에 그려져 있었다.

“찾았다!” 카이가 낮은 탄성을 질렀다. “이거… 이 패널로만 접근 가능한 비상 통로야. 오래전에 폐쇄된 것 같지만, 시스템상으로는 아직 존재해.”

세린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가보자, 카이. 뭔가 있어. 내 감이 말해주고 있어.”

카이는 망설였다. “위험할 거야. 게다가 걸리면 바로 퇴학이라고! 이건 학교의 가장 엄격한 금기 중 하나일지도 몰라.”

“금기라면 더 가봐야지! 어차피 난 호기심 때문에 태어난 몸이야. 안 가보면 평생 후회할 걸? 너도 그렇지?”

세린의 집요함에 카이는 결국 한숨을 쉬었다. “알았어, 알았어. 딱 10분이야.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기면 난 모른 척할 거야.”

그들은 유지보수 패널을 통해 비상 통로의 문을 열었다. ‘쉬이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낡은 철문이 서서히 옆으로 밀렸다. 안에서는 퀴퀴한 곰팡이 냄새와 함께 차가운 공기가 확 밀려나왔다. 길고 어두운 통로였다. 먼지가 쌓인 바닥에는 오래된 케이블들이 엉켜 있었고, 천장에서는 녹슨 파이프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다.

카이는 주머니에서 휴대용 마나 랜턴을 꺼내 통로를 비췄다. 랜턴 불빛이 닿는 곳마다 그림자들이 춤을 추듯 흔들렸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한층, 또 한층, 아래로 내려갈수록 공기는 더욱 차가워지고 습해졌다. 동시에 세린이 아까 느꼈던 이상한 파동이 점점 더 강하게 느껴졌다.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아.” 세린이 숨죽여 말했다.

“이봐, 세린. 저거 봐.” 카이가 손가락으로 벽을 가리켰다.

벽에는 희미하게 고대 문자들이 새겨져 있었다. 해독을 시도하던 카이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이건… ‘경고문’이야. ‘여기 잠든 것을 깨우지 말라. 이곳은 심연으로 향하는 길목이며, 모든 빛은 어둠이 되리라. 희생 위에 세워진 봉인은… 영원할지니.’라고 쓰여 있어.”

세린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전설이 사실이었다. 이곳에는 정말로 무언가가 봉인되어 있었던 것이다.

더 깊이 내려가자, 통로의 양옆으로는 육중한 철문들이 나타났다. 문마다 강력한 봉인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고, 오래된 먼지와 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마치 이곳은 세상에서 격리된, 죽은 공간처럼 느껴졌다.

갑자기, 세린의 머릿속에서 희미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 *……온다……*
— *……자유를……*

환청인가? 세린은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속삭임은 더욱 또렷해졌다.

“카이, 너… 뭔가 들려?”

카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주위를 둘러봤다. “아니? 아무것도… 어? 잠시만.”

카이가 들고 있던 마나 랜턴의 불빛이 흔들리더니 ‘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꺼져버렸다. 동시에 주변이 암흑에 잠겼다.

“젠장! 마나장이 너무 불안정해. 랜턴이 버티질 못해!”

두려움이 세린의 목을 조여왔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었다. 하지만 호기심이 두려움을 압도했다.

그들은 휴대폰의 손전등 기능마저 작동하지 않는 완벽한 암흑 속에서 더듬거리며 한참을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거대한 공간과 마주했다.

그곳은 압도적인 크기의 돔형 홀이었다. 중앙에는 거대한 마법진이 그려진 원형 제단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 제단 아래에는 마치 우주의 균열이라도 되는 듯한 검은 구멍이 아득하게 펼쳐져 있었다. 홀 전체에서 아까 세린이 느꼈던 뒤틀린 마나 파동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있었다. 이 마나 폭풍은 단순한 에너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세린… 저건…” 카이가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검은 구멍에서는 형언할 수 없는 빛과 어둠이 뒤섞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마치 무수히 많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것 같기도 했고, 이빨 달린 입이 끝없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기도 했다. 주변의 마나는 뒤틀려 공간 자체가 일그러지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감각이 마비되는 듯한 혼란 속에서, 세린은 아까 들었던 속삭임이 이제는 분명한 형태로 들려오는 것을 깨달았다.

— *……봉인된 존재……*
— *……영원히 갇힌 고통……*
— *……자유를…… 달라……*

목소리는 수십, 수백 개의 다른 음색으로 동시에 울리는 듯했다. 어떤 것은 어린아이의 흐느낌 같았고, 어떤 것은 분노에 찬 괴물의 포효 같았다. 그 모든 소리가 뒤섞여 세린의 뇌를 찢는 듯한 고통을 안겨주었다. 환각이 보였다. 끝없이 펼쳐진 암흑의 우주에서 수많은 별들이 사라져 가는 모습, 그리고 그 별들의 마지막 빛이 어떤 거대한 존재에게 흡수당하는 섬뜩한 광경이었다.

“안 돼… 더 이상은 안 돼, 세린! 위험해!”

카이가 세린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그 순간, 제단 아래의 검은 구멍에서 ‘쿠구궁!’ 하는 엄청난 진동과 함께 거대한 마나 기둥이 하늘로 치솟았다. 그것은 단순한 마나 에너지가 아니었다. 원초적인 공포,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파멸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마나 기둥 안에서, 잠시나마 어떤 형체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았다. 너무나 거대하고, 너무나 끔찍해서 형언할 수 없는… 그것은 살아있는 혼돈 그 자체였다.

그 형체가 자신들을 똑바로 응시하는 듯한 착각에 세린은 온몸의 피가 식는 것을 느꼈다. 그 시선은 단순한 응시가 아니었다. 그녀의 존재 자체를 뿌리째 뒤흔드는, 심연의 가장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저주와도 같았다.

“도망쳐!” 카이가 비명을 질렀다.

두 사람은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뒤에서는 ‘콰아아앙!’ 하는 폭발음과 함께 마나 기둥이 더욱 맹렬하게 치솟는 소리가 들려왔다. 홀 전체를 뒤흔드는 진동 속에서, 그들은 비좁은 통로를 향해 죽을힘을 다해 뛰어갔다. 공포와 충격으로 인해 다리가 풀렸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그들의 뇌리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살아남아야 한다. 그리고 이 끔찍한 진실을 어떻게든 밝혀야 한다.*

아크투루스 마법 사관학교의 지하에 숨겨진 것은 단순한 금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우주 전체를 위협할 만한, 이름조차 불러서는 안 될 고대의 재앙이었다. 그리고 그 재앙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속삭이고 있었다.

— *……탈출을…… 갈망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