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협 (신선) 라이트 노벨의 흥미진진한 챕터

어둠이 강물처럼 흐르는 밤, 진흙과 나뭇가지로 얼기설기 엮인 오두막집 안에는 등불조차 사치였다. 으스름한 달빛만이 찢어진 창문 틈으로 기어들어 와 낡은 상 위에서 빛나는 한 조각 천 조각을 비췄다. 그 천 위에는 거친 붓으로 그려진 희미한 지도와 몇 개의 점이 박혀 있었다.

“이번 달도 진상미가 바닥을 드러냈군.”

거친 수염이 얼굴을 뒤덮은 사내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그의 옆에 앉은 젊은 여인의 눈빛은 등불 없는 방에서도 칼날처럼 빛났다.

“그들이 원하는 건 쌀이 아니야, 석호. 우리 목숨까지 집어삼키려 들겠지.”

매화는 나뭇가지 펜으로 지도 위 한 지점을 꾹 눌렀다. 그곳은 며칠 전 대진 제국의 척후대가 휩쓸고 간 작은 마을이었다. 곡식은 물론, 어린아이의 옷가지까지 훑어가는 추악한 수탈에 온 마을이 피폐해졌다.

“이대로는 안 돼.” 매화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는 끓어오르는 불꽃이 담겨 있었다. “더 이상 숨어만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메아리 봉기군이다. 그들의 압제에 맞서야 할 우리의 목소리가 땅속에서 썩어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어.”

“하지만 누님, 저들의 힘은 하늘을 찌릅니다. 제국에는 수많은 선인이 있고, 병사들은 정예입니다. 우리는 고작 농기구를 든 백성들일 뿐…” 석호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눈에는 절망이 서려 있었다.

그때, 오두막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덩치 큰 사내 하나가 허리를 숙인 채 들어섰다. 땀으로 얼룩진 얼굴은 피곤함으로 절어 있었지만, 눈빛만은 형형했다.

“진호, 보고드립니다.”

진호는 매화에게 깊이 고개 숙였다. 그는 밤새도록 제국군의 동태를 살피고 온 참이었다. 그의 팔에는 작은 보따리가 들려 있었다.

“말해 보거라.” 매화가 천 조각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물었다.

“제국군 순찰대는 어제 저녁 삼령곡을 넘어 호명 마을로 향했습니다. 약탈은 어김없이 벌어졌고… 살아남은 이들은 모두 산으로 도망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진호는 목소리를 낮췄다. “호명 마을 앞을 지나는 제13 운수대가 이틀 뒤 밤, 삼령곡을 통과할 예정입니다. 호송대 병력은 스물. 호송품은 제국 수도로 보내는 진상미와… 철광석이라 합니다.”

철광석. 그 말에 석호의 눈이 번쩍 뜨였다. 봉기군에게는 가장 절실한 물품이었다. 칼날을 갈고 창을 만들 강철.

“철광석이라….” 매화의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 그것은 단순한 광물이 아니었다. 봉기군의 미래를 결정지을 실마리였다. “스물 명의 호송대라면…”

석호가 침을 꿀꺽 삼켰다. “누님, 운수대는 제국의 정식 병력입니다. 그들 중에는 분명 약한 기운이나마 다룰 줄 아는 자도 있을 겁니다. 우리 중 기껏해야 어설픈 기운을 익힌 몇 명으로는…”

“우리에게 선택지가 없어.” 매화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림 없는 강철 같았다. “이대로 굶어 죽고, 맞아 죽고, 자식들이 노비가 되는 것을 지켜볼 순 없다. 메아리 봉기군은 이름만 있는 유령이 아니야.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 그리고 싸워야 해.”

“누님…!”

“진호.” 매화가 진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자네가 선봉에 서야겠다. 자네의 몸놀림은 우리 중 가장 빠르다. 밤의 어둠을 이용해 선두에 서서 적의 대오를 흐트러뜨려라. 그리고 석호, 자네는 뒤에서 병사들을 이끌고 최대한 소음을 줄여 접근해라. 기습이다. 정면 승부가 아니야.”

진호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의 주먹이 굳게 쥐어졌다.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누님.”

“하지만 호송대가 생각보다 강할 수도 있습니다. 호송품에는 제국 수도로 보낼 철광석이 포함되어 있으니, 분명 단순한 병사들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석호가 걱정스러운 듯 말을 덧붙였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매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우리는 한때 제국의 압제에 시달리던 평범한 백성이었다. 그들의 발아래서 짓밟히던 풀포기였지.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우리는 들불처럼 번져나갈 것이다. 한 사람의 용기가, 두 사람의 희망이 모여 거대한 불길을 일으킬 테니.”

매화는 일어나 지도 위를 짚었다.
“모두에게 알려라. 이틀 뒤 밤, 삼령곡에서 제국의 심장을 향한 첫 메아리를 울릴 것이다. 죽음을 각오하고, 승리를 쟁취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굶주림에 떨지 않고, 우리 부모들이 더 이상 채찍질에 울부짖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두운 오두막 안, 모두의 눈빛에서 불꽃이 타올랐다. 그것은 절망 속에서 피어난 희미한 희망이자, 거대한 제국에 맞서는 평민들의 피 끓는 분노였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번 기습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이제 더 이상 되돌아갈 길은 없다는 것을.

밤바람이 찢어진 창문을 스쳐 지나갔다. 마치 세상의 모든 비명과 울부짖음을 싣고 오는 듯한 차가운 바람이었다. 하지만 그 바람 속에서도, 메아리 봉기군의 심장은 뜨겁게 고동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