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액션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폐허 속 그림자

**[장면 1]**

**[배경]** 붉은 흙먼지가 하늘을 뒤덮은 황량한 사막. 부서진 고층 빌딩의 잔해들이 마치 흉물스러운 뼈대처럼 솟아 있다. 끊임없이 불어오는 모래폭풍이 낡은 건물들을 할퀴고 지나간다.

**[클로즈업]** 두꺼운 방탄 유리를 통해 외부를 응시하는 세린의 얼굴. 앳된 얼굴이지만 눈빛만큼은 피폐한 세상의 모든 비극을 담은 듯 깊고 날카롭다. 그녀의 뺨에는 오래된 상처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내레이션 – 세린]**
숨 막히는 모래먼지. 끊임없이 속삭이는 망가진 도시의 환청. 이 모든 것이… 내 세상의 전부였다.

**[장면 전환]**

**[배경]** 세린이 탑승한 메카 ‘철갑이’의 조종석 내부. 수십 년은 되어 보이는 낡은 조종 패널이 깜빡이며 기계음을 낸다. 외부 모니터에는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막과 폐허가 비친다. ‘철갑이’는 투박하지만 튼튼해 보이는 작업용 메카로, 등에는 큼지막한 화물 컨테이너가 실려 있다. 여기저기 땜질하고 보수한 흔적이 역력하다.

**[세린]** (나지막이 혼잣말)
오늘도 꽝이군. 이 빌어먹을 구역은 이미 싹 다 털렸나 보네.

**[조종 패널]**
삐빅-! 에너지 잔량 17%. 물 필터 수명 12시간 남음.

**[세린]**
젠장! 이러다 목마름에 먼저 가겠어. 연료도 바닥이고. 이번엔 정말 비상이다.

세린의 손가락이 능숙하게 패널을 움직인다. 낡은 메카는 삐걱이는 소리를 내며 방향을 틀어 거대한 빌딩 잔해 사이로 진입한다. 빌딩들은 모래바람과 시간의 침식으로 속이 텅 비어 있었고, 간간이 기형적으로 자란 덩굴 식물들이 벽을 타고 올라가 있었다.

**[세린]** (모니터를 주시하며)
그래도 이쪽은… 꽤 깊숙한 곳이라 아직 손타지 않은 게 있을지도 몰라. 기대는 안 하지만.

**[메카의 발자국 소리]**
콰앙- 콰직!

**[장면 전환]**

**[배경]** ‘철갑이’가 어두운 빌딩 내부로 들어서자, 외부의 붉은 노을조차 희미해진다. 헤드라이트를 켜자 거대한 홀의 잔해가 드러난다. 천장은 무너져 내려 기둥들이 위태롭게 서 있고, 바닥에는 깨진 유리 파편과 쇳조각들이 흩어져 있다.

**[세린]**
으음… 그래도 여기 공기는 좀 낫네.

**[메카의 움직임]**
‘철갑이’의 거대한 팔이 조심스럽게 주변을 더듬는다. 파편 더미를 뒤집고, 낡은 캐비닛을 열어본다.

**[음향 효과]**
쇳덩이 구르는 소리, 퍽- 하고 빈 통이 나뒹구는 소리.

**[세린]** (실망감 가득한 목소리)
또 빈 깡통. 이건 뭐… 쓰레기장인가.

그때, 모니터에 희미한 신호가 잡힌다.

**[조종 패널]**
삐비빅-! 미약한 에너지 반응 감지. 위치… 건물 지하.

**[세린]** (눈을 크게 뜨며)
지하? 이런 폐허에 아직 에너지가 남아있다고?… 설마…

세린의 얼굴에 일말의 희망이 스친다. 에너지 셀은 이 황폐한 세상에서 금보다 귀한 존재였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철갑이’를 지하로 향하는 낡은 계단으로 조종한다.

**[음향 효과]**
철갑이의 거대한 발이 낡은 계단을 밟을 때마다 건물 전체가 삐걱이는 소리. 쿵- 쿵- 콰르르륵! (작은 돌멩이들이 굴러떨어지는 소리)

**[세린]** (걱정스러운 표정)
이러다 건물째 무너지겠네. 조심해야지.

**[장면 전환]**

**[배경]** 지하로 내려갈수록 공기는 더욱 습하고 차가워진다. 곰팡이 냄새와 흙냄새가 뒤섞여 올라온다. ‘철갑이’의 헤드라이트가 어둠을 가르며 나아가자, 이윽고 거대한 지하 공간이 나타난다. 오래된 연구 시설 같은 분위기다.

**[세린]** (작게 탄성을 지르며)
세상에… 이런 곳이 아직 남아있었네.

여기저기 낡은 실험 장비들이 쓰러져 있고, 깨진 비커와 알 수 없는 액체가 굳어붙은 자국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클로즈업]** 바닥에 뒹굴고 있는, 마치 거대한 배터리 팩처럼 생긴 에너지 셀 몇 개.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세린]** (기쁨에 찬 목소리)
찾았다! 드디어! 이 정도면 며칠은 버틸 수 있겠어!

세린은 서둘러 ‘철갑이’의 팔을 조종해 에너지 셀을 집어 올리려 한다. 그런데 그때!

**[음향 효과]**
쉬이이이익-! (낮고 끈적이는 소리)

**[세린]**
…뭐지?

조종석 모니터에 경고등이 깜빡인다. 주변 움직임 감지!

**[세린]** (긴장하며)
설마… 잔류 생존자? 아니면…

어둠 속에서 무언가 기어 나오는 소리가 들린다. ‘철갑이’의 헤드라이트가 빛을 비추자, 지하 벽면의 거대한 틈새에서 튀어나온 기괴한 형체가 드러난다.

**[장면 전환]**

**[배경]** 괴물은 마치 거대한 지네와 거미를 합쳐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징그러운 갑피로 뒤덮인 몸체, 수십 개의 다리, 그리고 번들거리는 겹눈. 그 녀석의 입에서는 끈적한 침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몸집은 ‘철갑이’보다도 훨씬 컸다.

**[괴물]**
키이이이이익-! (귀를 찢는 듯한 비명)

**[세린]**
젠장! 이 구역에서 이런 녀석이 나올 줄이야!

세린은 즉시 ‘철갑이’의 전투 모드를 활성화한다. 투박한 ‘철갑이’의 팔뚝에서 오래된 개틀링 건이 튀어나온다.

**[세린]**
그래, 붙어보자! 나도 너희 같은 놈들 상대하는 거 지겨워 죽겠거든!

**[음향 효과]**
개틀링 건이 회전하는 소리. 위이잉-!

괴물은 쏜살같이 ‘철갑이’를 향해 돌진한다. 수십 개의 다리가 바닥을 긁으며 끔찍한 소리를 낸다.

**[세린]**
쳇! 빠르잖아!

**[총성]**
두두두두두-! (개틀링 건 발사음)

메카의 포신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오며 탄환이 괴물의 갑피에 박힌다. 하지만 괴물의 갑피는 예상보다 훨씬 단단했다. 탄환은 튕겨나가거나 흠집만 낼 뿐이었다.

**[괴물]**
키이이익! (고통스러운 듯 몸을 비트는 괴물)

**[세린]**
이 망할 놈의 갑옷!

괴물이 재빠르게 앞다리를 휘둘러 ‘철갑이’를 공격한다.

**[음향 효과]**
쾅! (거대한 충격음)

**[세린]**
크윽!

‘철갑이’가 옆으로 크게 비틀거린다. 조종석 안의 세린도 충격에 몸을 휘청거린다. 모니터에 ‘외장 손상 감지’ 경고가 뜬다.

**[세린]**
이대로 당할 순 없어!

세린은 침착하게 메카를 후진시키며 거리를 벌린다. 괴물은 집요하게 쫓아온다.

**[세린]** (고민하는 듯)
약점이… 약점이 어디지?!

그녀의 눈에 괴물의 번들거리는 겹눈이 들어온다. 다른 갑피보다 상대적으로 보호가 덜 되어 보였다.

**[세린]**
그래, 저기다!

세린은 ‘철갑이’의 팔에 달린 커터 칼날을 꺼낸다. 원래는 폐허의 철골 구조물을 자르기 위한 도구였지만, 지금은 유일한 근접 무기였다.

**[세린]**
최대 출력! 앞으로 돌격!

**[음향 효과]**
철갑이의 부스터가 굉음을 내며 활성화된다. 쉬이이이잉-!

‘철갑이’는 엄청난 속도로 괴물을 향해 돌진한다. 괴물은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잠시 주춤한다.

**[세린]**
지금이야!

‘철갑이’의 커터 칼날이 번개처럼 괴물의 겹눈을 향해 뻗어 나간다.

**[음향 효과]**
찌이이이익! (찢어지는 소리)

**[괴물]**
키에에에에엑-!!!! (끔찍한 고통의 비명)

괴물의 겹눈에서 녹색 피가 뿜어져 나오며, 괴물은 격렬하게 몸부림친다. 온몸을 뒤틀며 주변의 실험 장비들을 박살낸다.

**[세린]**
한 번 더!

세린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철갑이’의 팔을 움직여 괴물의 머리를 향해 다시 한번 칼날을 휘두른다.

**[음향 효과]**
콰아앙! (괴물의 머리가 완전히 으스러지는 소리)

괴물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진다. 축 늘어진 다리들이 경련하듯 움직이다가 이내 완전히 멈춘다. 끈적한 녹색 피가 바닥에 흥건히 고인다.

**[세린]**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하아… 하아… 겨우 이겼네. 빌어먹을 괴물.

**[조종 패널]**
삐빅-! 에너지 잔량 10%. 외장 파손 30%. 부스터 과열.

**[세린]**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더 많잖아…

세린은 힘없이 몸을 기댄다.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는 듯하다. 하지만 곧 정신을 가다듬고 에너지 셀이 있던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 다행히 괴물과의 사투 속에서도 에너지 셀은 무사했다.

**[세린]**
그래도 이건 건졌으니 다행인가.

세린은 ‘철갑이’를 조종해 떨어진 에너지 셀들을 조심스럽게 회수하여 화물 컨테이너에 싣는다. 그 순간, 에너지 셀이 있던 바닥 아래에서 미약하지만 특이한 신호가 감지된다.

**[조종 패널]**
삐비빅-! 미약한 송신 신호 감지. 암호화된 메시지 추정. 분석 불가.

**[세린]** (눈을 가늘게 뜨며)
송신 신호? 이건 또 뭐야…

세린은 괴물이 쓰러진 자리를 피해 조심스럽게 ‘철갑이’를 움직여 신호가 나는 바닥을 헤드라이트로 비춘다. 무너진 잔해들 틈으로, 낡고 녹슨 철제 패널이 보인다. 그 아래에서 희미한 빛이 깜빡이고 있었다.

**[클로즈업]** 철제 패널의 틈새로 새어 나오는, 기묘한 파란색 빛. 그리고 그 빛을 받은 세린의 놀란 얼굴.

**[세린]**
이건…

그녀의 눈빛에 피로와 절망 대신, 새로운 호기심과 알 수 없는 긴장이 서린다. 이 황폐한 세상에서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이었다.

**[내레이션 – 세린]**
끝없는 생존의 연속. 매일이 죽음의 문턱을 넘는 투쟁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이 잿빛 세상 어딘가에, 내가 찾던 답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이 신호가… 나를 어디로 이끌든 간에.

**[장면 전환]**

**[배경]** ‘철갑이’가 파란색 빛을 응시하며 서 있는 모습. 뒤로는 괴물의 시체와 무너진 폐허가 보인다. 신비로운 파란 빛이 어둠 속에서 오롯이 빛나고 있다.

**[에피소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