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게임 (VRMMO)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아르카나의 어둠

**등장인물:**
* **카이 (Kai):** 냉철하고 호기심 많은 마법사 플레이어.
* **리나 (Rina):** 밝고 현실적인 도적 플레이어.

**[장면 1] 아르카나 마법 학원 – 밤, 중앙 광장**

**#1**
**컷:** 고풍스러운 석조 건물들이 별빛 아래 장엄하게 서 있다. 학원 중앙 광장에는 마력으로 빛나는 조명탑이 은은하게 주변을 비추고 있다. 한쪽 구석, 나무 벤치에 카이와 리나가 앉아있다. 카이는 두툼한 마법 서적을 훑고 있고, 리나는 허공에 나타난 UI 창을 터치하며 뭔가 검색하는 중이다.

**리나:** (한숨) 아, 진짜! 고급 마법 재료 시세가 또 올랐네? 이대로 가다간 졸업은커녕 마법 지팡이 하나 제대로 못 맞추겠어.

**카이:**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아르카나 학원의 명성은 그만큼 값비싼 대가를 요구하니까. 게다가 이건 ‘퀘스트’가 아니잖아. 너는 왜 이렇게 장사꾼 모드냐.

**리나:** 흥, 네 녀석은 매번 그렇게 고상하게 앉아서 고대 마법 연구나 하면 배가 부르겠지. 난 당장 다음 달 공납금을 벌어야 한다고! (UI 창을 닫으며) 젠장, 다이아 광산 던전은 또 너프됐어.

**카이:** (책을 덮으며) 다이아 광산 대신, 학원 지하에 더 흥미로운 ‘광산’이 있다는 소문은 들었나?

**#2**
**컷:** 리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카이를 바라본다. 카이의 얼굴에는 미미한 호기심이 떠오른다.

**리나:** 학원 지하? 거기엔 그냥 오래된 창고나 훈련장밖에 없잖아? 아니면… 설마 또 네 ‘수상한 고대 유물’ 취미가 발동한 거야?

**카이:** ‘지하’는 맞지만, ‘창고’나 ‘훈련장’이 아니야. 최근 학원 내에서 몇몇 학생들이 기이한 병에 걸려 학업을 중단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심지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학생들도 있다는군.

**리나:** 잠깐만, 그건 그냥 괴담 아니었어? 학원에 비축된 마나 과부하 때문에 가끔 학생들이 쓰러진다는 건 들었지만… 실종이라니.

**#3**
**컷:** 카이가 조용히 손가락으로 책의 한 페이지를 가리킨다. 페이지에는 고대 문자들과 함께, 학원 지하 구조로 보이는 희미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의 특정 부분은 검은색 잉크로 덧칠되어 있다.

**카이:** 이 서적은 학원 설립 초기의 기록을 담고 있어. 흥미롭게도, 이 지하 구역에 대한 묘사는 다른 어떤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없지. 마치… 지워진 것처럼.

**리나:** (책을 들여다보며) 와, 이건 또 어디서 주워왔냐? 저기, 이 부분 봐. ‘그림자의 마력원이 잠들고, 생명의 불꽃이 타오르리라…’ 뭐 이런 중2병스러운 문구가.

**카이:** 중2병이 아니라, 은유적인 표현이지. 마력원과 생명의 불꽃. 이 학원이 가진 비정상적으로 풍부한 마나의 원천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어. 그리고… 최근 학원 지하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마나의 흐름이, 이 기록과 일치해. 내 ‘마나 감지’ 스킬이 삑사리 나는 걸 보니, 이 지하엔 분명 범상치 않은 무언가가 존재해.

**리나:** 흐음… 네 ‘마나 감지’ 스킬은 워낙 사기적이니까. 근데 진짜 뭘 발견하면 어쩌려고? 괜히 건드렸다가 학원장한테 찍히면 퀘스트고 나발이고 다 끝장이라고!

**카이:** ‘발견’은 언제나 새로운 길을 열어주지. (일어나며) 가자, 리나. 호기심은 언제나 강한 마법의 원동력이었으니까.

**리나:** (툴툴거리며 일어난다) 어휴, 이 망할 호기심 덩어리 같으니. 괜히 이상한 거 끌고 오지 마라. 내 레벨은 아직 60밖에 안 된다고! (활을 뽑아들며) 그래도 네 뒤는 내가 봐준다.

**[장면 2] 금지된 지하 입구**

**#4**
**컷:** 어두운 복도, 낡은 벽화가 군데군데 훼손되어 있다. 그림 속 인물들의 얼굴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지워져 있다. 카이가 벽에 손을 대고 무언가를 탐색하는 듯하다. 리나는 경계하며 주변을 살핀다.

**카이:** (나직이) 이쪽이야. 마나의 잔류가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곳. 이 벽 안에… 입구가 숨겨져 있어.

**리나:** (등골이 오싹한 듯) 와, 여기 분위기 진짜 섬뜩하다. 그냥 평범한 복도가 아니잖아.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 걸 보니, 확실히 뭔가 있긴 있나 보네.

**#5**
**컷:** 카이가 벽의 특정 지점을 누르자, 벽의 석조 문양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이내 묵직한 소리를 내며 벽의 일부가 안쪽으로 밀려들어간다. `콰앙- 으스스…` 어둡고 좁은 통로가 모습을 드러낸다. 통로 안에서는 희미하게 푸른빛이 깜빡인다.

**카이:** 역시. 마법적인 은폐 장치가 걸려 있었군. 꽤나 견고했지만, 세월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어.

**리나:** (뒷걸음질) 야, 야, 잠깐만. 저 빛깔… 뭔가 심상치 않잖아? 그냥 들어가도 되는 거야? 함정일 수도 있잖아!

**카이:** (이미 통로 안으로 발을 들이며) 두려워할 필요 없어. 마법은 언제나 양날의 검이니까. 이 빛은… 단순한 마법 함정이 아니야. 마치 고통에 찬 심장이 뛰는 소리 같아.

**리나:** (한숨) 하아, 저 ‘마법은 양날의 검’ 소리 지겹다, 지겨워. (활을 뽑아들며) 좋아, 들어가자. 대신 뭔가 튀어나오면 무조건 내가 먼저 쏠 거야! ‘급소 사격’으로 대가리를 날려버릴 테다!

**[장면 3] 어둠 속으로의 강하**

**#6**
**컷:** 좁고 비좁은 통로를 따라 카이와 리나가 걷고 있다. 통로의 벽면에는 알 수 없는 기호들이 새겨져 있으며, 바닥에는 먼지가 수북이 쌓여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는다. 희미한 푸른빛은 통로의 끝에서부터 새어 나오는 듯하다. `스스스…`

**카이:** (중얼거리듯) 이 마나 흐름… 단순한 잔류가 아니야. 마치 억눌려 있는 듯하면서도, 끊임없이 발산하려 애쓰는. 마치… 살아서 꿈틀거리는 무언가를 억압하는 것 같아.

**리나:** 억눌려 있다니? 무슨 말이야?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난 그냥 지하 냄새밖에 안 나는데. 곰팡이 냄새랑… 으, 약간 비린내도 나는 것 같아. 으스스한 한기도 느껴지고.

**#7**
**컷:** 통로의 끝에 다다르자, 어둠 속으로 이어진 낡은 계단이 나타난다. 계단은 아래로 한없이 이어지는 듯 보이며, 그 끝은 보이지 않는다. 푸른빛은 계단 아래에서 더욱 강하게 빛난다. 계단의 벽면에는 훼손된 감옥 철창 같은 흔적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카이:** (계단을 내려다보며) 이 아래… 뭔가 숨 쉬고 있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리고… 이 계단, 마치 지하 깊은 곳의 감옥으로 향하는 것 같아.

**리나:** (침을 꿀꺽 삼키며) 숨 쉬고 있다니, 설마 몬스터? (활시위를 당기며) 좋아, 준비 완료. 내려가자! 이번엔 진짜 뭐라도 나올 것 같아!

**#8**
**컷:** 계단을 따라 깊이 내려갈수록, 푸른빛은 점차 보랏빛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그 빛은 단순히 빛이 아니라, 마치 살아있는 유체처럼 흔들리고 꿈틀거린다. `쉬이이익…` 벽면에 새겨진 기호들 역시 보랏빛으로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공기 중에는 미약하게 신음 소리 같은 것이 섞여든다.

**카이:** (감탄하듯) 이건… 억눌린 마나의 결정화인가? 아니, 그보다 더 복잡해. 마나와 영혼… 그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이야.

**리나:** (몸을 움츠리며) 으악, 소름 돋아! 저 빛… 꼭 시체에서 피어나는 인광 같아. 게다가 점점 춥다, 카이! 저 신음 소리 같은 건 또 뭐야?! (주변을 불안하게 둘러본다)

**#9**
**컷:** 마침내 계단이 끝나는 곳, 거대한 지하 공간이 드러난다. 공간의 중앙에는 거대한 원형 제단이 자리하고 있으며, 제단 위에는 복잡한 마법진이 그려져 있다. 마법진 곳곳에서 보랏빛 액체가 스며 나오고, 제단 주변으로는 낡은 실험 장비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그리고… 제단 주변의 공중에는 희미한 인간형 형체들이 떠다니고 있다. 투명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들의 얼굴에선 고통스러운 표정이 엿보인다. `흐느끼는 소리…` `웅성웅성…`

**리나:** (입을 틀어막고 경악) 저, 저게 뭐야?! 유령이야? 아니, 저건… 영혼…?!

**카이:** (표정이 굳어진다) 단순한 유령이 아니야. 마나의 잔류가 형태를 이룬 것… 아니, 강제로 영혼의 형태를 붙잡아 둔 거야. 영혼의 감옥… 혹은 마나의 저장고인가.

**[장면 4] 금기의 속삭임**

**#10**
**컷:** 카이가 조심스럽게 제단 주변을 살핀다. 낡은 탁자 위에는 오래된 양피지 두루마리들이 놓여 있다. 그중 하나를 펼쳐든 카이의 얼굴이 점점 더 창백해진다.

**카이:** (나직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이걸 봐, 리나. 학원 설립 초기의 기록이야. ‘오염된 재능은 제거되어야 하나, 그 마력은 회수하여 더 큰 대의에 쓰여야 한다.’

**리나:** (다가와서 두루마리를 함께 읽는다) 오염된 재능? 그게 무슨 소리야? 더 큰 대의… 설마 이 학원의 엄청난 마나 저장량의 비밀이… 이딴 식이었어?!

**#11**
**컷:** 두루마리에는 끔찍한 내용이 담겨있다. ‘마나와 영혼의 분리’, ‘재능의 재조정’, ‘불완전한 육체에 잠든 마력을 추출하여 완벽한 그릇에 이식’, ‘소멸되어 마나로 환원된 수많은 존재들’. 텍스트 옆에는 알아볼 수 없는 기괴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인간의 형태가 뒤틀리고, 영혼이 기계에 갇힌 듯한 그림들.

**카이:** (떨리는 손으로 두루마리를 놓는다) 이 학원은… 학원 지하에 숨겨진 진정한 목적은, 재능은 있으나 자격 없는 자들의 마력을 강제로 추출하여, 선택된 소수의 ‘엘리트’들에게 주입하는 것이었어. 저 공중에 떠다니는 형체들은… 마력을 빼앗기고 육체는 소멸된, 실패한 실험체들의 영혼의 잔류물인 거야. 어쩌면… 실종된 학생들도…

**리나:** (충격으로 말을 잇지 못한다) 말도 안 돼… 그럼 학원 내에서 실종된 학생들은…?! 이 학원이 그런 끔찍한 짓을…?!

**#12**
**컷:** 그때, 제단 중앙의 마법진에서 보랏빛 액체가 격렬하게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쉬이이이익- 쿠구궁!` 공중에 떠다니던 영혼의 형체들도 일제히 비명을 지르는 듯한 모습을 취하며 요동친다. 그들의 고통스러운 표정이 더욱 선명해진다.

**리나:** (경악) 으악! 뭐야, 무슨 일이야?! 우리가 침입한 걸 안 거야?!

**카이:** (마법진을 바라보며) 우리가 침입했다는 것을 감지했군. 저건… 마나 추출 장치가 재가동되는 거야. 이 지하 전체가 살아있는 마나 저장고인 셈이지.

**#13**
**컷:** 제단 중앙에서 보랏빛 기둥이 하늘로 솟구치기 시작한다. `콰아아앙-!` 기둥 속에서는 수많은 영혼의 형체들이 뒤섞이며 고통스러워한다. `끄아아아아…` 그 빛은 점차 강해지며 공간을 가득 채운다.

**카이:** (이를 악물고) 이 금기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야. 그들은 여전히… 희생자들을 만들어내고 있어!

**리나:** (떨리는 목소리로) 카이, 이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당장 도망쳐야 해! 이건… 그냥 퀘스트가 아니라고!

**#14**
**컷:** 보랏빛 기둥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형체를 갖춰가기 시작한다. 기괴한 형상, 비틀린 팔다리, 수많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번뜩인다. 그것은 이 학원의 어둠 속에서 자라난, 금기의 수호자이자 결과물이었다. 기둥 안의 영혼들이 비틀린 괴물의 몸을 이루는 듯 보인다.

**보이드 센티넬 (Void Sentinel):** (낮게 깔리는 굵은 목소리, 공간을 울린다) 침입자들… 금기를 침범한 대가를 치를지어다. 이 ‘재능의 요람’은… 영원히 수호될 것이다. 너희의 마력과 영혼 또한… 요람의 일부가 될 것이다!

**#15 (클로즈업)**
**컷:** 비틀린 괴물을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카이와 리나. 괴물의 수많은 눈동자는 보랏빛으로 섬뜩하게 빛나고 있다. 그들의 등 뒤로 탈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카이:** (결연한 표정으로 지팡이를 꽉 쥔다. 얼굴엔 절망 대신 분노가 떠오른다) 이 끔찍한 진실을… 세상에 알려야 해! 이 학원의 더러운 비밀을!

**리나:** (떨리는 손으로 활시위를 당긴다. 활 끝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알려주는 건 좋은데… 일단 살아서 나가는 게 먼저 아닐까?! 망할… 이건 보스전이잖아!

**[에피소드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