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게임 (VRMMO)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어둠골의 메아리

**[장면 묘사]**

어둠골. 희미한 횃불 빛이 간신히 비추는 거친 광산 입구. 흙먼지 낀 바위산이 거대한 짐승처럼 입을 벌리고 있다. 그 아래, 수십 명의 사람들이 허리가 굽은 채 곡괭이를 휘두르거나, 돌가루를 털어내고 있다. 그들의 옷은 해지고 찢어져 있으며, 얼굴에는 피로와 절망이 뒤섞여 짙게 드리워져 있다. 아이들조차 어른들의 옆에서 작은 돌덩이를 나르고 있다.

**[내레이션]**

칼란 제국. 그 이름은 태양처럼 빛나는 영광과 드넓은 영토를 뜻했다. 하지만 그 영광의 이면에는, 태양조차 들지 않는 깊은 그림자들이 존재했다. 어둠골은 그 그림자 중 하나였다. 황량한 폐광지, 이곳의 사람들은 그저 제국의 배를 채우기 위한 소모품에 불과했다. 그들은 평생을 어둠의 광석을 캐며, 제국의 번영을 위한 제물로 바쳐졌다.

**[장면 묘사]**

진은 묵묵히 곡괭이를 휘둘렀다. 깡마른 몸이었지만, 그 손에 들린 곡괭이는 능숙하고 빠르게 바위를 부쉈다. 다른 광부들이 잠시 숨을 돌릴 때도, 그는 땀으로 범벅된 얼굴로 계속 돌을 쪼았다. 그의 눈빛은 짙은 그림자 속에서도 어딘가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진]**
(속으로, 나지막이)
이번 달도… 또 부족할 거다.

**[장면 묘사]**

그때, 멀리서 둔탁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광산 입구의 경비병들이 허둥지둥 자세를 고쳐 잡았다. 광부들의 얼굴에는 공포와 짜증이 뒤섞인 표정이 떠올랐다. 모두가 하던 작업을 멈추고 불안하게 시선을 교환했다.

**[광부 1]**
젠장, 또 왔어…

**[광부 2]**
벌써 이번 달에 세 번째잖아!

**[장면 묘사]**

말발굽 소리는 이내 멈추고, 번쩍이는 칼란 제국군의 갑옷이 어둠골의 입구에 나타났다. 선두에는 화려한 비단 옷을 입은, 기름기 흐르는 얼굴의 남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레온 경. 어둠골의 세금을 징수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제국의 집행관이었다. 그의 뒤로는 붉은 망토를 두른 제국 기사들이 서슬 퍼런 창을 들고 위압적으로 서 있었다.

**[레온 경]**
(거만하고 비웃는 듯한 목소리)
흐음, 어둠골의 쥐새끼들. 오늘도 열심히 기어 다니고 있나?

**[장면 묘사]**

광부들은 아무도 대꾸하지 못했다. 고개를 숙인 채, 그저 차가운 바닥만 응시할 뿐이었다. 진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레온 경]**
(턱짓하며)
자, 지난달 미납된 광석과 이번 달 할당량을 내놔라. 어둠의 광석 1000골드어치. 당장!

**[늙은 광부]**
(용기 내어)
레온 경, 1000골드는 너무 과하십니다! 이번 달엔 광맥이 잘 터지지 않아… 800골드도 채 되지 않을 겁니다. 지난달 미납분까지 합치면… 저희는 죽으라는 말씀이십니까!

**[장면 묘사]**

레온 경의 얼굴에 순간 살벌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천천히 늙은 광부에게 다가갔다. 늙은 광부의 어깨는 잔뜩 움츠러들었다.

**[레온 경]**
(차가운 목소리)
감히 내 앞에서 토를 다느냐, 이 썩어가는 늙은 쥐새끼가? 너희가 죽든 살든,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제국의 명령에 복종할 뿐. 어둠골이 존재하는 이유는 오직 제국을 위해서다.

**[장면 묘사]**

레온 경은 늙은 광부의 멱살을 잡고 거칠게 밀쳤다. 늙은 광부는 휘청거리다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등에서 투박하게 꿰맨 자루가 터지며, 겨우 모아둔 어둠의 광석 몇 조각이 굴러떨어졌다.

**[광부 3]**
(분노에 찬 목소리)
이런 망할 자식!

**[진]**
(재빨리 광부 3의 입을 막으며)
참아!

**[장면 묘사]**

진은 광부 3을 말리면서도, 그의 시선은 바닥에 뒹구는 늙은 광부와 그 주위로 흩어진 광석 조각에 고정되었다. 그의 주먹이 단단하게 쥐어졌다.

**[레온 경]**
(비웃으며)
오, 이 귀한 광석을 바닥에 흘리다니! 너희의 무능함은 끝이 없군. 좋다. 너희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마.

**[장면 묘사]**

레온 경은 옆에 서 있던 기사에게 눈짓했다. 기사는 망설임 없이 늙은 광부의 곡괭이를 빼앗아 들어 올렸다. 늙은 광부는 공포에 질려 눈을 감았다.

**[늙은 광부]**
안 돼! 안 돼!

**[장면 묘사]**

기사의 곡괭이가 늙은 광부의 옆구리에 꽂히려는 찰나, 번개처럼 빠른 움직임이 늙은 광부와 기사 사이를 가로막았다.

**[쿵!]**

둔탁한 소리와 함께 기사의 곡괭이가 허공에서 멈췄다. 진이 자신의 곡괭이로 기사의 곡괭이를 막아낸 것이다. 그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강렬하고 차가웠다. 광부들 사이에 일순간 침묵이 흘렀다.

**[진]**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
이쯤 해라.

**[레온 경]**
(충격과 분노가 뒤섞인 목소리)
뭐… 뭐라고? 감히 네까짓 놈이!

**[장면 묘사]**

진은 레온 경의 말을 무시한 채, 쓰러져 있는 늙은 광부에게 손을 내밀었다. 늙은 광부는 진의 얼굴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진]**
일어나세요, 어르신.

**[장면 묘사]**

레온 경은 분노로 얼굴이 시뻘개졌다. 그는 진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레온 경]**
잡아! 저 건방진 놈을 당장 끌어내! 죽여라!

**[장면 묘사]**

제국 기사들이 일제히 칼을 뽑아 들고 진에게 달려들었다. 진은 곡괭이를 고쳐 잡으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진]**
(작게 중얼거리듯)
더 이상… 빼앗길 것은 없다.

**[장면 묘사]**

그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어둠골의 모든 광부들에게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억압받던 이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불꽃이 번개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광부 3이 진의 옆에 서며, 그의 낡은 곡괭이를 움켜쥐었다.

**[광부 3]**
죽여라니? 우리가 죽을 때까지 당하고만 있을 것 같으냐!

**[장면 묘사]**

하나, 둘… 광부들이 주저 없이 곡괭이와 삽을 들고 일어섰다. 그들의 눈에는 더 이상 공포가 아닌, 오랜 억압에서 비롯된 지독한 분노가 이글거렸다. 어둠골의 차가운 바위틈 사이로, 이제껏 들어본 적 없는 격렬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광부들]**
더는 못 참는다!
일어나라!
칼란 제국에 맞서 싸우자!

**[장면 묘사]**

수십 명의 광부들이 진을 중심으로 뭉쳐, 제국 기사들을 향해 돌격했다. 레온 경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쩍 벌린 채, 두려움에 질린 눈으로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거친 함성은 어둠골의 바위를 뒤흔들며, 멀리 칼란 제국의 심장부까지 닿을 듯 메아리쳤다.

**[내레이션]**

한 평범한 광부의 작은 저항은, 억압받던 이들의 가슴에 숨겨져 있던 불씨를 지폈다. 어둠골에서 시작된 이 작은 불꽃은, 과연 거대한 칼란 제국을 태워버릴 들불이 될 수 있을까? 혹은, 또 다른 피바람 속으로 사라질 운명일까?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