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 애니메이션 대본 & 스토리보드

**작품명:** 폐허 속 고독과 불시착한 로맨스 (Solitude in Ruins and a Love Crash-Landing)
**장르:** 로맨틱 코미디 (Rom-Com) & 생존물 (Survival)

### **프롤로그 (PROLOGUE)**

**[장면 1]**

**[시간]** 아침, 해가 지평선 너머로 붉게 떠오른다.
**[장소]** 황량한 도시의 외곽, 무너진 고층 빌딩들이 뼈대만 앙상하게 드러내고 있다. 녹슨 철근과 시멘트 조각들이 먼지 속에서 빛난다. 이름 모를 잡초들이 폐허의 틈새를 비집고 끈질기게 자라나고 있다.

**[카메라]**
– 드넓게 펼쳐진 폐허를 롱숏으로 담는다. 압도적인 황량함과 아름다운 일출의 대비.
– 서서히 줌인하여, 무너진 아파트 단지 사이를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작은 그림자를 포착한다.

**[음악]**
– 고요하고 웅장하지만, 어딘가 쓸쓸한 분위기의 오케스트라 선율.
– 서서히 긴장감을 더하는 가벼운 드럼 비트와 현악기.

**[내레이션 (윤시아, 나지막하고 시니컬한 목소리)]**
수십 년 전, ‘대침묵’이 세계를 덮쳤다. 인류는 그렇게 거창하게, 그리고 어이없게 입을 다물었다. 남은 건 폐허뿐. 그리고 폐허 속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으려는 몇몇 벌레들. 나 같은.

**[장면 2]**

**[시간]** 여명.
**[장소]** 무너진 아파트 단지 안, 녹슨 철골 구조물과 깨진 유리창 파편들이 널려 있는 지하실 입구.

**[카메라]**
– 지하실 입구에 웅크리고 앉아 주변을 살피는 윤시아(20대 초반, 마르고 날렵한 체격). 낡은 작업복 차림에 어깨엔 공구 가방이 비스듬히 메여 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날카로운 눈매가 빛난다.
– 시아의 얼굴 클로즈업. 뺨에 흙먼지가 묻어 있고, 눈 밑에는 희미한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눈빛만큼은 강인하다.
– 시아의 손 클로즈업. 낡은 나이프를 쥐고 있다. 손가락 곳곳에 상처와 굳은살이 박혀 있다.

**[음악]**
–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표현하는 미묘한 효과음 (바스락거리는 소리, 멀리서 들리는 바람 소리).
– 배경 음악은 여전히 낮게 깔려 긴장감을 유지.

**시아 (혼잣말, 나직하게 중얼거림):**
“젠장, 오늘도 재수가 없으려나. 어제는 토끼 발톱만 겨우 얻었는데… 이래서 언제 단백질 보충을 하나. 내 근육들 다 도망가겠네.”
(시아, 주변을 다시 한번 살피고 조심스럽게 지하실 입구로 다가간다. 낡은 철문은 겨우 매달려 있다.)
“이 문짝도 곧 떨어지겠군. 누가 이미 털어갔을 수도 있고.”

**[장면 3]**

**[시간]** 여명.
**[장소]** 지하실 내부. 어둠 속에 녹슨 파이프와 무너진 선반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진동한다.

**[카메라]**
– 시아가 손전등을 켜고 조심스럽게 지하실로 들어가는 모습. 손전등 빛이 어둠을 가른다.
– 시아의 시점으로, 손전등이 비추는 곳마다 쥐가 잽싸게 움직이거나 거미줄이 휘날리는 모습.
– 낡은 선반 위, 먼지 쌓인 캔 통조림들이 보인다. 시아의 눈이 순간적으로 빛난다.

**[음악]**
– 쥐들이 움직이는 소리, 먼지가 날리는 소리.
– 시아의 심장 박동 소리가 살짝 들릴 듯 말 듯.

**시아 (혼잣말):**
“어라? 이건… 통조림? 그것도 꽤 많네? 젠장, 이건 횡재잖아? 이런 곳에 버려져 있었다니…”
(시아, 조심스럽게 다가가 선반 위의 통조림들을 확인한다. 캔은 녹슬어 있지만, 형태는 온전해 보인다. 손전등 빛으로 라벨을 확인한다.)
“으음… ‘장수 만두’. 젠장, 만두 통조림은 또 처음 보네. 유통기한 따위 신경 쓸 때가 아니지. 먹을 수만 있다면!”

**[장면 4]**

**[시간]** 여명.
**[장소]** 지하실 깊숙한 곳.

**[카메라]**
– 시아가 통조림들을 공구 가방에 넣고 있는 모습.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른다.
– 시아의 발아래, 무언가 튀어나온 철근에 발이 걸린다. 시아는 균형을 잃고 휘청거린다.
– 벽 한쪽이 파르르 진동하며 먼지가 떨어지는 모습. 균열이 생긴 벽이 보인다.

**[음악]**
– 시아가 발을 헛디디는 순간, 쿵! 하는 둔탁한 소리.
– 벽에서 먼지가 떨어지는 소리.
– 서서히 커지는 굉음. 건물이 흔들리는 소리.

**시아 (놀라서 외침):**
“젠장! 이게 뭐야?!”
(건물이 크게 흔들리면서 천장에서 시멘트 조각들이 떨어져 내린다.)
“안 돼! 무너지고 있어!”

**[장면 5]**

**[시간]** 여명.
**[장소]** 무너지는 지하실.

**[카메라]**
– 시아가 무너지는 천장과 벽 사이를 필사적으로 피하며 출구 쪽으로 달려가는 모습.
– 거대한 시멘트 덩어리가 시아의 바로 뒤로 떨어진다.
– 출구 바로 앞에서, 바닥이 꺼지며 거대한 구멍이 생긴다. 시아는 멈칫한다.
– 시아의 얼굴 클로즈업. 공포와 당혹감이 교차한다.

**[음악]**
– 굉음, 파편이 튀는 소리, 시아가 거칠게 숨을 쉬는 소리.
– 배경 음악은 긴박하고 격렬한 드럼 비트로 전환.

**시아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하아… 하아… 젠장, 이러다 깔려 죽겠네! 만두 통조림 몇 개 때문에 이게 무슨…!”
(시아, 주변을 둘러본다. 탈출구는 막혔고, 다른 통로는 보이지 않는다.)
“망했네… 정말 망했어…!”

**[장면 6]**

**[시간]** 여명.
**[장소]** 무너지는 지하실.

**[카메라]**
– 시아가 절망적인 표정으로 주저앉으려는 순간, 옆 벽면의 낡은 철근이 눈에 들어온다.
– 시아의 손이 빠르게 철근을 잡는다. 팔 힘을 이용해 몸을 지탱하며 옆으로 이동한다.
– 철근이 흔들리며 시아의 몸이 위태롭게 매달린다.
– 시아의 시선이 문득 위로 향한다. 무너진 천장 틈새로 빛이 새어 들어오고, 그 빛 사이로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인다.

**[음악]**
– 철근이 휘어지는 소리, 시아의 끙끙거리는 소리.
– 긴박한 배경 음악이 잠시 멈추고,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는 조용한 선율로 바뀐다.

**시아 (끙끙거리며):**
“이게 마지막 희망이야… 제발… 제발 버텨라, 이 낡은 고철 덩어리!”
(그때, 위에서 흙먼지가 우수수 떨어진다. 시아가 눈을 가늘게 뜨고 위를 올려다본다.)
**시아 (혼잣말):**
“누구… 야?”

**[장면 7]**

**[시간]** 여명.
**[장소]** 지하실 위, 무너진 건물 잔해.

**[카메라]**
– 무너진 천장 틈새로 보이는 남자의 실루엣. 강건(20대 중반, 건장한 체격). 먼지와 햇빛 때문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냉정한 분위기를 풍긴다.
– 강건이 틈새를 통해 지하실 안쪽을 내려다보는 모습. 그의 시선은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시아에게 고정된다.
– 시아의 놀란 표정.

**[음악]**
– 서스펜스가 고조되는 짧은 현악기 연주.
– 강건이 나타나는 순간, 배경 음악이 잠시 멈춘다.

**시아 (놀라서):**
“…당신은 누구…!”

**강건 (무뚝뚝하고 낮은 목소리):**
“거기. 안 죽었나.”
(시아의 표정이 어이없다는 듯 일그러진다. 살려달라는 말도 안 했는데, 다짜고짜 ‘안 죽었나’라니.)

**시아 (버럭):**
“죽을 것 같으니까 이러고 있겠죠! 이봐요, 양반! 말 걸 시간에 뭘 좀 하든지!”

**강건:**
“뭘 할까. 바닥이 더 내려앉을 것 같은데.”
(강건, 주변을 한 번 둘러보고는 이내 밧줄을 던져 내린다.)
“잡아.”

**[장면 8]**

**[시간]** 여명.
**[장소]** 무너지는 지하실 입구 위.

**[카메라]**
– 시아가 던져진 밧줄을 낚아채는 모습. 필사적이다.
– 강건이 밧줄을 잡고 시아를 끌어올리는 모습. 강건은 힘들이지 않는 듯 묵묵히 밧줄을 당긴다.
– 시아가 힘겹게 지하실 위로 올라온다. 온몸이 흙먼지로 뒤덮여 있고, 땀범벅이다.
– 강건과 시아가 마주 선다. 가까이서 보니 강건은 꽤 키가 크고, 다부진 체격이다. 얼굴은 먼지로 얼룩져 있지만, 차분하고 무표정한 눈빛이다.

**[음악]**
– 안도의 한숨 같은 짧은 플루트 소리.
– 시아가 거친 숨을 몰아쉬는 소리.

**시아 (헥헥거리며, 강건을 올려다본다):**
“하아… 하아… 당신… 뭐 하는 사람이에요? 대체… 어떻게 여기를…?”

**강건:**
“지나가던 사람.”
(강건, 대답과 동시에 무너지는 지하실 쪽을 무심히 한번 쳐다본다.)
“방금 무너졌군. 저 지점은 원래 취약했다.”

**시아 (어이없다는 듯):**
“지나가던 사람치고는 너무 태연한데요? 그리고 취약한 걸 알았으면 경고라도 해주던가!”

**강건:**
“경고하기 전에 무너졌고, 당신은 이미 안에 있었다. 그리고… 경고할 의무는 없다.”
(강건, 시아를 빤히 쳐다본다. 그의 시선이 시아의 어깨에 메인 공구 가방에 잠깐 머무른다.)
“뭘 찾던가.”

**시아 (순간 움찔하며 가방을 감싸 쥔다):**
“내 사정을 당신이 알아서 뭐 해요? 흥! 어쨌든… 고맙긴 하네요. 목숨을 구해줬으니.”
(시아, 강건을 째려본다.)
“그래서… 이제 어쩌실 건데요? 제발 내 갈 길 가라고 하면서 사라지진 마요. 방금 위험천만한 일을 겪었으니까, 위로금이라도 좀….”

**강건 (시아의 말을 자르며):**
“위로금은 없다. 그리고 당신이 나를 따라와야 한다.”

**시아 (눈이 휘둥그레진다):**
“뭐라고요? 내가 왜 당신을 따라가요? 당신, 혹시 사람 납치해서 뭐 이상한 짓 하는 종류의 생존자예요?!”
(시아, 뒷걸음질 치며 나이프를 꺼낼 준비를 한다.)

**강건 (한숨을 쉬는 듯, 살짝 고개를 기울인다):**
“그럴 리가. 냄새가 난다. 이곳에서.”

**시아:**
“냄새? 무슨 냄새요? 내 땀 냄새? 며칠 못 씻어서 그런가?”

**강건 (시아의 헛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곧 다른 것들이 몰려올 냄새. 지하실이 무너진 소리를 들었을 거다.”
(강건, 시야 저 멀리, 폐허 너머 어딘가를 응시한다. 그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진다.)

**[장면 9]**

**[시간]** 여명.
**[장소]** 폐허가 된 도시 외곽.

**[카메라]**
– 롱숏으로, 강건의 시야가 향한 곳을 보여준다. 멀리서 검은 연기가 희미하게 피어오르고, 그 너머로 어딘가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듯한 모습.
– 강건의 옆모습 클로즈업.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하지만, 긴장감이 맴돈다.

**[음악]**
– 멀리서 낮게 울리는 짐승의 울음소리 같은 효과음. (매우 미미하게)
–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배경 음악.

**시아 (강건의 시선을 따라가며 불안해진다):**
“…다른 것들이라니? 혹시… 돌연변이?”

**강건 (시아를 돌아보며):**
“아마도. 이 주변에서 서식하는 무리다. 소리에 민감하고, 공격적이다.”

**시아 (패닉):**
“젠장! 말도 안 돼! 왜 하필 지금…!”
(시아,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갈 곳이 없다. 뒤는 무너진 지하실, 앞은 알 수 없는 위험. 옆에는 방금 자신을 구해준 (그러나 왠지 수상한) 남자.)

**강건:**
“그러니 날 따라와야 한다. 이대로 있다가는… 당신은 내가 찾던 물건을 찾기 전에 죽을 거다.”

**시아:**
“당신이 찾는 물건? 내가 왜 당신 물건 때문에 죽어야 해요?!”
(시아, 답답하다는 듯 머리를 쥐어뜯는다.)
“그리고 당신, 내가 뭘 찾는지 어떻게 알아요?”

**강건 (시야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단호하게):**
“이런 폐허에서 당신 같은 생존자가 찾는 건 한정적이다. 그리고 내가 찾는 물건은… 당신이 찾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다. 그것을 찾기 위해선 지금 당신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시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온다):**
“하! 날 이용하겠다는 소리네요? 그리고 내가 당신을 도와줄 가치가 있다고? 어쩌라고?”

**강건:**
“선택해라. 혼자 남아서 녀석들의 먹이가 되거나, 나를 따라와서 당장은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하거나.”
(강건, 시아에게 등을 돌리고 조용히 걷기 시작한다.)
“선택은 당신 몫이다. 난 기다려주지 않는다.”

**[장면 10]**

**[시간]** 여명.
**[장소]** 폐허가 된 도시 외곽.

**[카메라]**
– 강건이 묵묵히 폐허 사이를 걷는 모습. 그의 실루엣이 점점 멀어진다.
– 시아가 혼자 남아 망설이는 모습 클로즈업. 불안한 눈빛으로 멀어지는 강건의 뒷모습과 폐허 너머의 불길한 기운을 번갈아 본다.
– 시아가 이를 악물고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음악]**
– 강건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소리.
– 시아의 거친 숨소리.
– 배경 음악은 긴장감을 유지하며, 작은 결심을 표현하는 듯한 희망적인 코드 한두 개가 섞인다.

**시아 (혼잣말, 이마를 짚으며):**
“젠장, 젠장, 젠장! 살다 살다 이런 이상한 놈한테 목줄 잡힐 줄이야! 만두 통조림 몇 개가 뭐라고…!”
(시아, 결국 강건의 뒤를 쫓아 뛰기 시작한다. 그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친다.)

**시아:**
“이봐요, 당신! 거기 서요! 혼자 너무 빨리 가는 거 아니에요?!”

**강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당신 발이 느린 것뿐이다.”

**시아 (이를 부득부득 갈며):**
“나참! 저 싸가지 없는! 좋았어, 내가 살아남아서 저 재수 없는 녀석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고 말겠어!”

**[카메라]**
– 롱숏으로, 폐허 사이를 나란히 (그러나 살짝 간격을 두고) 걷는 시아와 강건의 모습.
– 두 사람의 실루엣이 떠오르는 해를 등지고 점점 멀어져 간다.
– 화면이 암전되며 에피소드 종료.

**[음악]**
– 배경 음악이 서서히 고조되며, 희망과 함께 미묘한 코믹함이 섞인 멜로디로 마무리된다.
– 엔딩 크레딧이 올라온다.

### **에피소드 1: 생존자 A와 생존자 B의 삐걱거리는 동거**

**[장면 1]**

**[시간]** 오후.
**[장소]** 폐허가 된 상업 지구. 무너진 간판과 깨진 유리창, 잡초가 무성한 도로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카메라]**
– 강건이 앞장서서 폐허 사이를 걷는다. 그의 걸음은 묵묵하고 거침없다.
– 그 뒤를 시아가 불평하며 따라온다. 그녀의 공구 가방은 여전히 어깨에 메여 있고, 표정은 불퉁하다.
– 시아의 시점 샷: 강건의 넓은 등판.

**[음악]**
– 발걸음 소리, 바람 소리.
– 배경 음악은 살짝 경쾌하고 코믹한 멜로디로 시작한다.

**시아 (강건의 등판에 대고):**
“이봐요! 좀 천천히 걸어요! 나 죽겠어요, 진짜! 아침부터 얼마나 걸은 줄 알아요? 내 다리, 내 무릎, 내 발바닥 다 비명 지른다고요!”

**강건 (뒤돌아보지도 않고):**
“느리다.”

**시아:**
“느린 게 아니라 당신이 너무 빠른 거예요! 무슨 터미네이터도 아니고, 지치지도 않아요?!”
(강건, 묵묵히 걷기만 한다.)
“아니, 대답이라도 해줘야 할 거 아니에요! 이렇게 무시하는 게 어딨어!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죠, 같은 인간으로서!”

**강건:**
“같은 인간인지는 알 수 없다.”

**시아 (충격받은 표정):**
“뭐, 뭐예요?! 지금 나한테 인간이 아니라고 하는 거예요? 내 눈엔 당신이 더 로봇 같거든요?!”

**[장면 2]**

**[시간]** 오후.
**[장소]** 폐허가 된 쇼핑몰 내부. 천장이 무너져 내리고, 상품들은 먼지와 함께 뒤섞여 있다.

**[카메라]**
– 강건이 무너진 잔해들을 헤치며 앞장선다.
– 시아가 그 뒤를 조심스럽게 따른다.
– 시아의 시선이 한쪽에 널려 있는 낡은 옷가지에 꽂힌다.

**[음악]**
– 잔해를 헤치는 소리, 시아가 흠칫 놀라는 소리.

**시아 (눈이 휘둥그레져서):**
“이런… 저건… 운동화? 거의 새것이잖아!”
(시아, 강건을 앞질러 낡은 운동화가 놓인 곳으로 달려간다.)

**강건:**
“위험하다. 함정일 수 있다.”

**시아 (이미 운동화를 집어 들며):**
“함정이고 뭐고, 내 발이 죽을 맛인데! 사이즈도 딱 내 거네! 이야, 오늘은 만두 통조림에 운동화까지, 횡재잖아?!”
(시아, 강건의 경고를 무시하고 낡은 운동화를 신으려 한다. 한쪽만 신발끈이 묶여있다.)
“으음… 이 신발끈은 왜 이래? 너무 대충 묶였네.”

**[카메라]**
– 시아가 운동화를 신으려 허리를 숙이는 순간, ‘삐빅-‘ 하는 경고음이 울린다.
– 시아가 깜짝 놀라 운동화를 놓친다.
– 놓쳐진 운동화 아래에서 스파크가 튀는 작은 센서가 드러난다.

**[음악]**
– ‘삐빅-‘ 하는 날카로운 경고음.
– 시아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는 소리.
– 배경 음악이 갑자기 격렬하고 코믹하게 전환된다.

**시아 (비명):**
“끄아아악! 함정! 진짜 함정이야?!”

**강건 (시니컬하게):**
“말했을 텐데.”

**시아:**
“당신은 좀 미리 막아주던가요! 내가 위험에 처해야만 만족해요?!”

**강건:**
“당신이 경고를 무시했다. 게다가… 내게 경고할 의무는 없다.”

**시아 (울화통이 터진다):**
“또 그 소리! 아니, 그럼 나는 뭐 하는 사람인데?! 당신 목숨 구해줬잖아!”

**강건:**
“나도 당신 목숨을 구했다.”

**시아 (말문이 막혀서):**
“으으으… 알았어요, 알았어! 셈 치죠, 셈 쳐! 내가 이래서 혼자 다니는 게 편한데!”

**[장면 3]**

**[시간]** 오후.
**[장소]** 폐허가 된 상점가. 강건이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다.

**[카메라]**
– 강건이 폐기된 전자기기들을 유심히 살피는 모습. 특정 부품을 찾는 듯하다.
– 시아가 강건의 옆에서 팔짱을 끼고 불평한다.

**[음악]**
– 전자기기에서 나는 미묘한 노이즈 소리.

**시아:**
“대체 뭘 그렇게 찾아요? 아까부터 낡은 고철만 뒤지고… 혹시 당신, 전자기기 수집가예요? 이런 세상에?”

**강건:**
“내가 찾는 물건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시아:**
“그 ‘중요하다’는 물건이 뭔데요? 대체 이 세상에 뭐가 그렇게 중요할 수 있어요? 먹을 거? 물? 아니면 총?”

**강건 (시선을 한곳에 고정한 채):**
“총은 아니다. 그리고 먹을 것, 물보다도 가치 있다. 인류의 희망이다.”

**시아 (비웃음):**
“하하! 인류의 희망이라니. 여기서? 당신, 혹시 광신도예요? 아니면 무슨 비밀스러운 임무라도 수행하는 스파이?”

**강건 (시아의 질문에 대답 없이, 손으로 낡은 라디오를 가리킨다):**
“저기. 저 라디오. 내게 필요한 부품이 있다.”

**[카메라]**
– 시아가 강건이 가리킨 라디오를 본다. 꽤 높은 선반 위에 놓여 있다.
– 강건이 시아를 바라본다. 그의 눈빛은 묘하게 ‘부탁’하는 듯하다.
– 시아의 얼굴 클로즈업. 어이없다는 표정.

**시아:**
“내가 그걸 어떻게 꺼내요? 저기 너무 높은데… 당신이 더 크니까 당신이 꺼내세요.”

**강건 (왠지 모르게 망설이는 표정):**
“난… 높은 곳에 강하다. 그러나… 잡는 것에 약하다.”

**시아 (의아한 표정):**
“잡는 것에 약하다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혹시… 고소공포증 같은 거예요?”

**강건 (표정 변화 없이):**
“아니다. 나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뜯어내는 데에 강하다.”
(강건, 낡은 라디오 선반을 보더니, 손을 뻗어 선반을 잡는다. 그러자 선반이 ‘으드득’ 소리를 내며 벽에서 통째로 뜯겨져 나온다.)

**[카메라]**
– 선반이 벽에서 떨어져 나오는 충격적인 모습.
– 라디오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강건은 그제야 잡으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라디오는 산산조각 난다.
– 시아의 경악한 표정 클로즈업.
– 강건의 당황한 듯한, 그러나 여전히 무표정인 얼굴.

**[음악]**
– ‘으드득’ 하는 선반이 뜯겨지는 소리.
– 라디오가 깨지는 ‘와장창’ 소리.
– 배경 음악은 코믹한 패닉 상황을 표현하는 듯한 빠른 템포의 음악.

**시아 (할 말을 잃고):**
“…지금… 뭐 한 거예요? 당신…”

**강건 (산산조각 난 라디오 조각을 보며, 왠지 모르게 실망한 듯):**
“뜯어냈다. 잡았어야 했는데.”

**시아 (기가 막혀서):**
“잡아야 할 걸 뜯어내면 어떡해요?! 아니, 세상에 이런 바보 같은 생존자가 다 있어?! 힘은 천하장사인데, 세밀함이 1도 없잖아!”

**강건:**
“그래서 당신이 필요하다. 당신은… 섬세하다.”
(강건, 시아에게 묘한 눈빛을 보낸다. 그 눈빛은 ‘당신은 나를 보완해줄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시아 (얼굴이 붉어지며):**
“뭐, 뭐예요?! 그 느끼한 눈빛은?! 아무리 그래도 그런 식으로 말하면 내가 돕고 싶겠어요?!”
(시아, 고개를 홱 돌려버린다.)
“하여튼! 당신 같은 사람이 나처럼 만능 재주꾼을 파트너로 삼으려고 하다니! 천만에!”

**[장면 4]**

**[시간]** 해 질 녘.
**[장소]** 폐허가 된 건물 옥상. 강건이 간이 텐트를 치고 있고, 시아가 불을 피우려 애쓰고 있다.

**[카메라]**
– 시아가 마른 나뭇가지와 종이를 가지고 불을 피우려 노력하는 모습. 연기만 피어오르고 불은 잘 붙지 않는다.
– 강건이 능숙하게 텐트를 설치하는 모습. 그의 손놀림은 정확하고 빠르다.
– 시아가 강건을 흘끗 본다.

**[음악]**
– 시아가 ‘후후’ 불며 불을 피우려 애쓰는 소리.
– 텐트 천이 펄럭이는 소리.
– 코믹하고 답답한 분위기의 배경 음악.

**시아 (콜록이며):**
“콜록! 콜록! 젠장, 불도 잘 안 붙네! 내가 이 구역의 불의 여신이라고 불렸는데!”
(강건, 시아 쪽을 힐끗 본다.)
“왜 봐요? 사람 민망하게! 당신이 좀 도와주던가!”

**강건:**
“나는 불을 잘 붙인다. 그러나… 당신이 하고 싶어 보인다.”

**시아:**
“내가 한다고 다 잘하는 건 아니거든요? 내 전공은 공구와 만두 통조림이지, 불 피우는 게 아니라고요!”
(강건, 텐트 설치를 마치고 시아에게 다가온다. 그리고는 텐트 모서리에 놓여있던 작은 돌멩이 하나를 집어든다.)

**[카메라]**
– 강건이 돌멩이를 집어 드는 모습.
– 시아가 강건을 의아하게 쳐다본다.
– 강건이 돌멩이를 다른 돌멩이에 ‘탁’ 소리가 나게 부딪친다. 마찰로 인해 불꽃이 ‘파앗’ 튀어 시아가 피워 놓으려던 마른 나뭇가지에 불이 옮겨 붙는다.

**[음악]**
– 돌멩이가 부딪히는 ‘탁’ 소리.
– 불꽃이 튀는 ‘파앗’ 소리.
– 배경 음악이 반전 효과처럼 ‘짜잔!’ 하는 코믹한 소리로 바뀐다.

**시아 (입을 쩍 벌리고 놀란다):**
“뭐, 뭐예요?! 그걸 그렇게?! 당신… 진짜 정체가 뭐예요? 힘은 장사인데 섬세함은 없고, 불도 잘 붙이는데 그걸 돌멩이로?! 원시인이에요?!”

**강건 (불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을 보며, 만족한 듯):**
“생존은 원시적일수록 효율적이다.”

**시아:**
“아니, 효율적인 건 맞는데… 뭔가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것 같다고요! 내가 평생 이런 이상한 녀석이랑 같이 다녀야 한다니….”
(시아, 불을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그리고는 가방에서 아까 찾았던 ‘장수 만두’ 통조림을 꺼낸다.)
“어쨌든… 불도 피웠으니, 저녁은 먹어야죠.”

**[장면 5]**

**[시간]** 저녁.
**[장소]** 폐허가 된 건물 옥상. 작은 불꽃이 타오르고, 시아와 강건이 서로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앉아 각자의 저녁을 먹고 있다.

**[카메라]**
– 시아가 낡은 나이프로 통조림 뚜껑을 따고, 안의 만두를 하나 꺼내 맛보는 모습.
– 시아의 얼굴 클로즈업. 만두 맛에 감격한 듯한 표정.
– 강건이 말린 고기 조각을 묵묵히 씹어 먹는 모습.

**[음악]**
– 불이 타오르는 ‘타닥타닥’ 소리.
– 시아가 통조림을 따는 ‘따깍’ 소리.
– 시아가 ‘음~’ 하며 만족하는 소리.
–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배경 음악.

**시아 (만두를 우물거리며):**
“으음~ 역시! 이런 맛에 살아남는 거지! 이게 바로 폐허 속의 미식! ‘장수 만두’, 아주 훌륭해요!”
(시아, 강건을 흘끗 본다.)
“당신도 좀 먹어볼래요? 이런 세상에선 귀한 만두인데!”

**강건 (말린 고기를 씹으며):**
“됐어. 나는 내 것을 먹는다.”

**시아:**
“쳇, 융통성 없기는. 맨날 그런 것만 먹으면 영양 불균형 와요. 나중에 나처럼 잔병치레 한다고! 내가 보기에 당신, 비타민 부족이야. 얼굴이 칙칙한 게….”

**강건:**
“내 생존 전략이다. 효율적이다.”

**시아:**
“효율성만 따지다가는 정 떨어져요! 삶의 낙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아남아요?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중요한데!”
(시아, 불길에 비친 강건의 얼굴을 본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무표정하지만, 어딘가 쓸쓸해 보인다.)
**시아 (혼잣말):**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 게… 나쁘지 않네.”

**[장면 6]**

**[시간]** 저녁.
**[장소]** 폐허가 된 건물 옥상. 밤하늘엔 별들이 쏟아져 내린다.

**[카메라]**
– 불이 점점 사그라들고, 시아와 강건이 텐트 안에 나란히 앉아 (하지만 서로 멀리 떨어져) 잠을 준비한다.
– 시아가 담요를 덮고 웅크린다.
– 강건은 미동도 없이 앉아 주변을 경계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음악]**
– 풀벌레 소리, 멀리서 들리는 바람 소리.
– 고요하고 약간 쓸쓸한 분위기의 배경 음악.

**시아 (잠이 오지 않는 듯 뒤척이며):**
“저기… 당신은… 가족 같은 건 없어요?”

**강건 (잠시 침묵 후):**
“혼자다.”

**시아:**
“나도 혼자예요. 대침묵 이후로… 쭉. 그래서 이렇게 혼잣말이 많아졌나 봐요. 나 아니면 말할 사람이 없으니까.”
(시아, 하늘의 별들을 올려다본다.)
“당신이 찾는 그 ‘인류의 희망’이라는 거… 그걸 찾으면…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오려나?”

**강건 (나직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찾아야 한다.”

**시아:**
“그래요?… 당신이 찾는 게 뭔지…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뭐, 당분간은 같이 다녀줄게요. 그쪽도 내 도움이 필요하다며? 나, 아주 비싼 몸이거든.”
(시아, 강건을 향해 살짝 미소 짓는다. 강건은 여전히 무표정하지만, 그의 시선은 아주 짧게 시아에게 머문다.)
**시아 (하품하며):**
“흐아암… 그럼… 잘 자요… 왠지 잠이 올 것 같네….”

**[카메라]**
– 시아가 스르륵 잠이 드는 모습.
– 강건이 잠든 시아를 잠시 내려다본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 아주 미묘한 변화가 스친다. (어떤 감정인지 모호하게)
– 강건이 다시 고개를 돌려 밤하늘을 응시한다. 그의 실루엣이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다.
– 화면이 암전되며 에피소드 종료.

**[음악]**
– 평화롭고 희망적인 멜로디가 잔잔하게 흐르며, 두 사람의 묘한 동행을 암시하는 듯한 따뜻한 분위기로 마무리된다.
– 엔딩 크레딧이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