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협 (신선)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제1화: 잊힌 숲의 속삭임

**등장인물:**
* **하람(20대 초반):** 청운문의 말단 제자. 성실하지만 타고난 재능이 부족해 언제나 주눅 들어 있다.
* **강호(20대 중반):** 청운문의 상급 제자. 타고난 재능과 교만함을 겸비했다.
* **장문인 현목(50대 후반):** 청운문의 장문인. 근엄하지만 속정 깊은 성품.

**[씬 1]**

**배경:** 청운문 수련장. 이른 아침, 안개가 채 걷히지 않은 푸른 숲 속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기와 건물들. 중앙에는 널찍한 돌 마당이 있고, 몇몇 제자들이 각자의 수련에 한창이다. 그중 하람은 다른 제자들보다 훨씬 더 서투른 움직임으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의 주변에는 희미한 기운조차 감돌지 않는다.

**[컷 1]**
하람이 ‘기운 순환법’ 자세를 잡고 있다. 온몸에 힘을 주고 잔뜩 찡그린 표정. 하지만 몸 주위엔 아무런 영기(靈氣)도 보이지 않는다.
**하람 (내레이션):** (자신 없는 목소리) 이번엔… 될까? 벌써 몇 달째인데, 단전에서 희미한 기운조차 감지되지 않아.

**[컷 2]**
옆에서 여유롭게 수련 중인 강호. 그의 주변에는 선명한 푸른색 기운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그가 하람을 힐끗 보더니 비웃음 섞인 표정을 짓는다.
**강호:** 쯧쯧. 하람아, 아직도 그 모양이냐? 너의 게으름은 천하제일이구나.

**[컷 3]**
하람이 움찔하며 어깨를 움츠린다. 강호를 올려다보는 눈에 비참함이 서려 있다.
**하람:** (작은 목소리) 게으른 게 아닙니다, 강호 사형. 저는… 저는 정말 열심히…
**강호:** 시끄럽다. 열심히만 하면 다 되는 줄 아느냐? 타고난 자질이 없으면 백 년을 수련해도 저기 마당의 돌멩이만도 못해. (콧방귀) 에잇, 저런 미련한 것을 보고 있으니 내 수련마저 방해받는구나.

**[컷 4]**
강호가 획 돌아서서 다시 수련에 집중한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더욱 강렬해진다. 하람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주먹을 꽉 쥔다.
**하람 (내레이션):** 나도…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찬란한 기운을 다룰 수 있을까? 장문인께서는 언제나 ‘포기하지 않으면 길이 열릴 것’이라 말씀하셨지만… 솔직히, 이제는 조금 지쳐.

**[씬 2]**

**배경:** 장문인의 서재. 고서들이 가득 꽂힌 책장과 묵향이 가득한 방. 장문인 현목이 차분한 얼굴로 하람을 마주하고 앉아 있다.

**[컷 1]**
현목이 온화하지만 단호한 표정으로 하람을 내려다본다. 하람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장문인 현목:** 하람아. 네가 얼마나 노력하는지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수련의 길은 때로 끈기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지.
**하람:** (떨리는 목소리) 죄송합니다, 장문인. 저의 부족함 때문에…

**[컷 2]**
현목이 한숨을 쉬며 차를 한 모금 마신다.
**장문인 현목:** (더욱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니, 네 탓이 아니다. 다만, 당분간은 수련에 매달리기보다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청운문 동쪽 경계, ‘망자의 숲’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그곳은 워낙 음침하고 기운이 불안정하여 제자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지.
**하람:** (고개를 들고 놀란 표정) 망자의 숲이요…? 하지만 그곳은…

**[컷 3]**
현목이 손을 들어 하람의 말을 막는다.
**장문인 현목:** 소문처럼 위험한 곳은 아니다. 다만 오래도록 제초를 하지 않아 잡목이 무성할 뿐. 네가 그곳을 정리하고, 혹시라도 발견되는 오래된 비석이나 유물이 있다면 보고해 주렴. 오랜 세월의 먼지가 쌓여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니, 네가 가서 정성껏 돌본다면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을 게다.
**하람:** (혼란스러운 표정) 네… 알겠습니다, 장문인.
**하람 (내레이션):** 사실은 ‘수련은 그만두고 잡일이나 해라’라는 뜻이겠지. 그래도… 장문인께서 직접 주신 임무이니.

**[씬 3]**

**배경:** 청운문 동쪽 경계, ‘망자의 숲’. 울창하게 우거진 고목들, 해가 잘 들지 않아 음습한 기운이 감도는 곳. 거대한 나무뿌리들이 지면을 뒤덮고, 곳곳에 기이한 모양의 돌들이 널려 있다.

**[컷 1]**
하람이 허름한 옷차림으로 낫을 들고 숲 속을 헤치며 들어간다. 거미줄과 덩굴이 그의 길을 가로막는다. 주변 풍경은 을씨년스럽다.
**하람:**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으읍… 소문대로 음침한 곳이군. 저 덩굴들은 무슨 힘으로 자란 건지… 끝이 없잖아.

**[컷 2]**
하람이 낫을 휘둘러 덩굴을 잘라낸다. 땀이 비 오듯 흐르지만, 묵묵히 일을 계속한다. 그의 눈은 굳게 다져져 있다.
**하람 (내레이션):** 기운을 다루는 재주는 없어도, 이 정도 육체노동쯤이야… 나는 청운문의 제자다. 장문인의 명이니, 어떤 불평도 없이 완수해야 해.

**[컷 3]**
수 시간이 흘러 해가 숲의 지평선 아래로 기울고 있다. 하람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낫을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본다. 그의 손길이 닿은 곳은 제법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하람:** 휴우… 이 정도면 오늘은 됐겠지.

**[컷 4]**
그때, 하람의 시야에 뭔가가 걸린다. 다른 돌들과는 확연히 다른, 검고 매끄러운 표면의 거대한 돌덩이. 이끼로 뒤덮여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다.
**하람:** 저건…? (호기심 어린 눈빛) 여태껏 돌 치고는 너무 매끈한데…

**[씬 4]**

**배경:** 망자의 숲, 고대의 유적지. 하람이 발견한 거대한 돌덩이 주변.

**[컷 1]**
하람이 돌덩이 앞으로 다가간다. 덮여 있던 이끼를 걷어내자, 마치 거대한 비석처럼 우뚝 솟은 검은 돌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돌의 표면에는 희미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끼에 가려져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다.
**하람:** 이건… 비석인가? 청운문의 기록에는 이런 비석에 대한 내용은 없었는데…

**[컷 2]**
하람이 손으로 이끼를 더욱 조심스럽게 걷어낸다. 이끼가 떨어져 나가자, 비석 중앙에 새겨진 문양이 서서히 드러난다. 고대 문자와도 같고, 복잡한 기하학 문양 같기도 하다. 그 문양에서 희미하게 빛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하람 (내레이션):** (두근거리는 심장) 이 문양은… 처음 봐. 이건 평범한 돌이 아니야.

**[컷 3]**
하람이 떨리는 손으로 문양에 손을 댄다. 차갑고 매끄러운 감촉. 그의 손끝이 문양에 닿는 순간, 비석 전체가 순식간에 강렬한 빛을 내뿜기 시작한다.
**하람:** 으아아악!
**효과음:** 콰아아앙! (강렬한 빛과 함께 지축이 울리는 소리)

**[컷 4]**
비석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하람의 몸을 감싼다. 그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온몸에 알 수 없는 고통과 함께 엄청난 양의 정보가 밀려들어오는 듯한 환영에 휩싸인다.
**하람 (내레이션):** (혼란스러운 목소리) 이게… 대체 무슨… 아득한 옛날의 기억들… 원초적인 기운의 흐름… 모든 것이 조각조각 부서져 내 머릿속으로 밀려들어와!

**[컷 5]**
빛이 사그라들고, 하람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의 오른손등에는 비석의 문양과 똑같은, 희미하게 빛나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비석은 다시 평범한 검은 돌처럼 보이지만, 그 기운은 이전에 비해 훨씬 더 고요하고 심오해졌다.

**[씬 5]**

**배경:** 망자의 숲. 해가 완전히 지고 달빛만이 희미하게 숲을 비추고 있다.

**[컷 1]**
하람이 천천히 눈을 뜬다. 주변은 어둠에 잠겨 있지만, 그의 시야는 놀랍도록 선명하다. 숲의 풀 한 포기,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떨림, 심지어 멀리서 들려오는 미세한 벌레 소리까지 생생하게 느껴진다.
**하람:** 으음… 내가 잠들었던 건가…? (일어나 앉으며) 그런데… 왜 이렇게 몸이 가볍지?

**[컷 2]**
하람이 자신의 손을 들어 올려 본다. 손등에 새겨진 희미한 문신.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듯, 아주 미약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하람 (내레이션):** (놀라움) 이 문신은… 내가 비석에 손을 댔을 때 생겼던 그 문양이야! 그리고… 내 몸 안에… 뭔가 다른 기운이…

**[컷 3]**
하람이 조용히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한다. 이전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던 단전에서, 이제는 맑고 깨끗하며 끝없이 깊은 샘물 같은 기운이 느껴진다. 그것은 청운문에서 가르치던 기운과는 차원이 다른, 태초의 원기(元氣)에 가까운 듯했다.
**하람:** (경악과 희열이 뒤섞인 표정) 이건… 이건 말도 안 돼! 분명 내 단전은 텅 비어 있었는데… 이 기운은 대체 어디서 온 거지? 이 깨끗하고 강렬한 느낌은… 마치 모든 것을 포용하는 심연 같아!

**[컷 4]**
하람이 자신도 모르게 오른손을 뻗는다. 그의 의식에 따라, 손바닥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피어오르더니 이내 손안에 작은 구슬 형태의 기운 덩어리가 생성된다. 그 덩어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평소 강호가 보이던 기운보다도 훨씬 더 맑고 순수하며 강렬하다.
**하람:**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하며) 내가… 내가 이걸 만들어 냈다고? 단 한 번도 기운을 다루지 못했던 내가…?

**[컷 5]**
하람이 그 기운 덩어리를 멍하니 바라본다. 그리고 이내 그 기운을 숲 속의 마른 나뭇가지에 대어 본다. 나뭇가지가 푸른빛에 닿자마자, 순식간에 새싹이 돋아나고 꽃봉오리가 맺히며 활짝 피어난다.
**효과음:** 쉬이익- (생명이 피어나는 소리)
**하람:** (환희에 찬 표정) 이건… 생명의 기운…? 파괴가 아닌, 생성의 힘…?

**[컷 6]**
하람이 자신의 손등에 새겨진 문신을 다시 본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 청운문의 불빛을 응시한다. 그의 눈에는 더 이상 주눅 들거나 비참함이 없다. 그 대신, 깊은 호기심과 함께 미지의 힘을 깨달은 자의 고요한 결의가 서려 있다.
**하람 (내레이션):** (결의에 찬 목소리) 망자의 숲이라 불리던 이곳에서… 나는 죽음이 아닌, 태초의 생명을 마주했다. 이 비석은… 이 문신은… 내게 어떤 운명을 가져다줄 것인가? 나는 더 이상 예전의 하람이 아니다. 이 고대의 힘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 기대되는군.

**[에피소드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