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잿빛 숨결] 1화 – 첫 번째 발자국

**장르:**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

**시놉시스:** 폐허가 된 도시에서 홀로 살아남은 이현. 그는 사흘째 아무것도 먹지 못해 지쳐가는 몸을 이끌고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식량을 찾아 나선다. 버려진 편의점에서 발견한 통조림 하나, 하지만 그 작은 희망은 언제나처럼 또 다른 위협을 불러온다.

**씬 1: 잿빛 도시, 이현의 여정**

**장면 1**
무너진 고층 빌딩들이 하늘을 찌르지만, 유리창은 모두 깨져나가 앙상한 뼈대만 남았다. 아스팔트는 여기저기 갈라지고, 그 틈새로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도로를 잠식하고 있다. 회색빛 하늘 아래, 낡고 해진 군용 배낭을 메고 쇠 파이프를 든 한 남자, 이현이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폐허 속을 걷고 있다. 그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진다.

**(내레이션 – 이현)**
시간은 멈췄지만, 세상은 멈추지 않았다.
정신없이 흘러가던 세상의 박자는 사라지고, 이제는 느리고 음습한 생존의 리듬만이 전부다.
몇 년일까. 아니, 이제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그저, 살아남는 것.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매일 밤 다시 눈을 감는 것. 그게 전부다.

**장면 2**
이현의 얼굴 클로즈업.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 움푹 들어간 눈은 피로와 경계심으로 가득하다. 입술은 바싹 말라있다. 그의 시선은 끊임없이 주변을 탐색한다.

**(내레이션 – 이현)**
모두가 사라진 곳에서, 홀로 살아남았다는 건 어쩌면 저주에 가깝다.
외로움은 사치고, 희망은 독(毒)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면 3**
이현이 멈춰 서서 귀를 기울인다. 바람이 낡은 철골 구조물 사이를 스치며 음산한 휘파람 소리를 낸다. 멀리서는 알 수 없는 구조물들이 무너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효과음)**
쉬이이잉… (바람 소리)
콰앙! (멀리서 건물 잔해가 무너지는 소리)

**(내레이션 – 이현)**
벌써 사흘째다.
입에 넣을 만한 것, 깨끗한 물 한 모금. 그런 사소한 것들이 이제는 가장 간절한 목표가 되었다.
생존의 기본마저 위협받는 순간, 이성은 사라지고 본능만 남는다.

**장면 4**
이현의 시선이 한쪽으로 향한다. 멀리, 폐허 속에서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작은 건물이 보인다. 건물 전면의 낡고 훼손된 간판에는 글자가 희미하게 남아있지만, ‘편의점’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다.

**(내레이션 – 이현)**
저곳이라면… 혹시나.

**씬 2: 버려진 편의점의 그림자**

**장면 5**
이현이 편의점 입구에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유리문은 이미 산산조각 나거나 뼈대만 남았다. 깨진 유리 파편과 먼지가 뒤섞여 바닥을 덮고 있다. 내부가 어둡고 음침하게 보인다.

**(지문)**
이현은 발소리를 죽이며 최대한 조용히 다가간다. 쇠 파이프를 든 손에 힘이 들어간다.

**장면 6**
편의점 내부. 진열대는 대부분 쓰러지거나 텅 비어 있다. 남은 상품들도 포장지가 찢겨 있거나 부패한 흔적이 역력하다. 바닥은 쓰레기와 먼지, 깨진 파편으로 아수라장이다.

**(내레이션 – 이현)**
너무 늦었다는 걸 안다.
이런 곳에 아직 남아있는 게 있다면, 그건 정말 기적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어.

**장면 7**
이현이 쇠 파이프를 고쳐 잡고 천천히 안으로 들어선다. 그의 눈은 내부 구석구석을 훑으며 혹시 모를 위협을 경계한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지문)**
숨소리마저 죽인 채 조용히 내부를 수색한다. 그의 발걸음은 깃털처럼 가볍다.

**장면 8**
텅 빈 라면 코너를 지나 부패한 흔적이 남은 음료수 냉장고로 향한다. 냉장고 문을 열어보지만, 이미 전기가 끊긴 지 오래되어 안에서는 역한 곰팡이 냄새가 진동한다. 축축한 내부에 곰팡이가 피어 있는 음료수 몇 개가 보일 뿐이다.

**이현**
(작게 한숨을 쉬며)
젠장…

**장면 9**
이현이 냉장고 옆 선반 구석을 살피다 멈춘다. 먼지가 두껍게 쌓인 구석에 작은 통조림 캔 하나가 굴러다니고 있다. 닭고기 통조림이다.

**(지문)**
이현의 눈이 번쩍 뜨인다.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통조림을 집어 든다. 녹슬지 않은, 의외로 온전한 형태다.

**이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이런 게 아직도?

**(내레이션 – 이현)**
유통기한 따위는 오래전에 의미를 잃었다.
먹을 수만 있다면.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살 수만 있다면.

**장면 10**
통조림을 배낭에 넣으려는 순간, 계산대 너머에서 무언가 ‘덜컥’ 하고 바닥에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소리. 이현의 심장이 발밑으로 떨어지는 것 같다.

**(효과음)**
덜컥! (무언가 쓰러지는 소리)

**이현**
(이를 악물고 속삭이듯)
…젠장.

**씬 3: 그림자 속의 존재**

**장면 11**
이현이 재빨리 자세를 낮추고 쇠 파이프를 양손으로 고쳐 잡는다. 그의 시선은 계산대 쪽, 소리가 난 곳에 고정된다. 모든 신경이 곤두선다.

**(내레이션 – 이현)**
예상은 했지만, 늘 그렇다.
닥치는 순간,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듯한 이 기분.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아.

**장면 12**
그림자 진 계산대 뒤편에서, 찢어진 옷자락이 먼저 보이고 이내 삐쩍 마른 팔 하나가 어둠 속에서 삐져나온다. 그리고 천천히, 비틀거리며 한 ‘그것’이 모습을 드러낸다. 해골처럼 변해버린 얼굴, 텅 비어 초점 없는 눈동자, 찢어진 입에서 짐승 같은 신음 소리가 새어 나온다.

**(효과음)**
끄어어어어… (낮고 긁는 소리)

**장면 13**
이현과 좀비의 대치. 좀비는 굶주린 듯 느리지만 끈질기게 이현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한다. 이현의 얼굴은 땀과 긴장감으로 얼룩져 있다.

**이현**
(이를 악물고)
망할… 하필 지금…

**장면 14**
좀비가 갑자기 속도를 내며 이현에게 달려든다. 느리지만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 이현은 본능적으로 몸을 틀어 공격을 피한다.

**(지문)**
이현이 파이프를 휘둘러 좀비의 머리를 노리지만, 좀비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몸을 숙이며 공격을 피한다.

**(효과음)**
휘익! (파이프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

**장면 15**
좀비의 썩어들어가는 손톱이 이현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다. 낡은 옷이 ‘찍’ 하고 찢어지며 그의 맨살에 붉은 선이 그어진다.

**이현**
젠장!

**(내레이션 – 이현)**
단 한 번 스치는 것만으로도 끝장이다.
실수하는 순간, 나도 저들과 똑같이 변할 거야.
내가 아는 모든 것을 잃고, 그저 걷는 시체가 되겠지.

**장면 16**
이현이 뒤로 물러서며 주위를 살핀다. 가까운 진열대에 먼지 쌓인 맥주병 몇 개가 보인다. 그는 망설임 없이 병 하나를 집어 들어 좀비의 머리를 향해 던진다.

**(효과음)**
쨍그랑! (병이 깨지는 소리)

**(지문)**
병이 좀비의 이마에 맞아 깨지며 파편이 튀지만, 좀비는 잠시 비틀거릴 뿐 이내 다시 이현에게 달려든다. 큰 충격은 없는 듯하다.

**장면 17**
좀비가 다시 달려들자, 이현은 한 손으로 파이프를 휘두르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반대편 선반에서 잡히는 대로 물건들을 집어 던지며 시간을 번다. 필사적인 몸짓이다.

**(내레이션 – 이현)**
기회는 단 한 번.
정확하고, 빠르게. 한 방에 끝내야 해.

**장면 18**
좀비가 잠시 주춤하는 틈을 타, 이현은 온 힘을 다해 쇠 파이프를 들어 올린다. 그의 얼굴은 피로와 투지로 일그러져 있다. 파이프가 둔탁한 소리와 함께 좀비의 관자놀이를 강하게 내리찍는다.

**(효과음)**
퍽! (둔탁하게 깨지는 소리)

**(지문)**
끔찍한 소리와 함께 좀비의 머리가 한쪽으로 꺾인다. 축 늘어진 채 바닥에 쓰러진다. 몸이 경련하듯 몇 번 꿈틀거리다 완전히 움직임을 멈춘다.

**장면 19**
쓰러진 좀비를 확인한 이현.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핏기 없는 얼굴로 쇠 파이프를 잡은 손을 본다. 손은 미세하게 떨린다.

**(효과음)**
헥, 헥… (거친 숨소리)

**(내레이션 – 이현)**
언제쯤 익숙해질까. 이 역겨운 감각에.
점점 더 무뎌져 가는 내 자신에게.

**씬 4: 작은 희망, 혹은 절망**

**장면 20**
이현이 떨리는 손으로 통조림을 다시 배낭에 넣고, 재빨리 편의점 내부를 다시 한번 훑는다. 아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계산대 안쪽 구석. 작은 종이 박스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지문)**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박스를 집어 들어 연다.

**장면 21**
박스 안에는 먼지 쌓인 건전지 몇 개와, 작고 낡은 휴대용 라디오가 들어있다. 그리고 그 아래, 가장 바닥에 깔려있는 찢어진 가족사진 한 장. 행복했던 시절의 웃는 얼굴들이 보인다.

**(지문)**
이현의 시선이 가족사진에 머문다. 그의 눈빛에 잠시 인간적인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내레이션 – 이현)**
이건… 누구의 가족이었을까.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이 지옥 속에서, 이런 행복한 기억들이 과연 도움이 될까, 아니면…

**장면 22**
이현은 라디오와 건전지를 챙긴다. 사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박스 안에 넣어둔다. 그의 손가락이 사진 위를 스치지만, 끝내 가져가지 않는다.

**이현**
…아니야. 짐만 될 뿐이야.

**(내레이션 – 이현)**
가끔은 이런 감정조차 사치처럼 느껴진다.
기억은 오히려 족쇄가 될 뿐.

**장면 23**
편의점을 나와 다시 거리로 나선다. 잿빛 하늘 아래, 이현의 지친 뒷모습이 점점 멀어진다. 그의 발걸음은 조금 더 무거워진 듯하다.

**(내레이션 – 이현)**
살아남는다는 건, 매일 조금씩 나 자신을 잃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감정을 잃고, 기억을 지워가며, 그저 생존 본능만 남는 것.
하지만…

**장면 24**
이현이 잠시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두꺼운 구름 사이로 한 줄기 희미한 햇살이 잠깐 비춘다. 그의 얼굴에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다.

**(내레이션 – 이현)**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어.
설령 이 지옥의 끝이 아무것도 아니더라도.
나는 아직, 인간이고 싶으니까.

**장면 25**
멀리서, 또 다른 좀비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희미하게 들려온다. 이현은 소리 나는 쪽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그의 뒤로 해가 지기 시작한다.

**(효과음)**
끄어어어어… (아주 멀리서 희미하게)

**(내레이션 – 이현)**
이 지옥에서, 다음 해는 또 언제 뜨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