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역사물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피의 맹약] 1화: 핏빛 맹세의 서막

**컷 1**
(시간: 해원국 건국 500년, 평화롭던 시절. 배경: 푸른 하늘 아래 깎아지른 절벽 끝. 절벽 아래로는 넘실대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다.)
**인물:** 어린 소년 ‘이선’과 ‘강태한’. 둘 다 앳된 얼굴이지만 눈빛만은 총명하다.
**액션:** 두 소년이 서로의 손바닥을 베어 피를 나누며 굳게 맞잡고 있다. 바람이 그들의 도포 자락을 힘껏 휘날린다.
**내레이션 (이선, 성인):** 그날, 우리는 푸른 파도가 영원히 부서지는 절벽 끝에서 피를 나누었습니다. 맹세했습니다. 함께 이 나라, 해원국을 지켜나가자고. 그 누구보다 서로를 믿고, 서로의 칼이 되자고.

**컷 2**
(시간: 15년 후. 배경: 해원국 왕궁의 웅장한 대전. 화려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안정한 기운이 감돈다.)
**인물:** 위엄 있는 왕, 그 앞에 무릎 꿇은 청년 ‘이선’. 이선은 단정한 학사복 차림에 흐트러짐 없는 자세다. 그의 눈빛은 지혜롭고 굳건하다. 대전의 신하들 중 한 명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강태한’이 서 있다. 태한은 이선을 응시하지만, 그의 표정은 묘하게 복잡하다. 존경심과 함께 그림자 같은 무엇이 스쳐 지나간다.
**대사 (이선):** 폐하, 소신, 이선이 올리는 ‘균민책(均民策)’은 백성에게 고루 토지를 나누고 부당한 세금을 철폐하여, 진정으로 백성이 주인이 되는 태평성대를 열고자 합니다.
**대사 (왕):** (환한 미소로) 과연, 이선! 그대의 혜안은 과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감히 어찌 이리도 뛰어난 책략을 내었는가!
**대사 (신하 1):** (수군거리는 소리) 젊은 나이에 재상 자리를 노리는가 보군.
**대사 (신하 2):** 폐하의 총애가 하늘을 찌르니, 곧 조정의 실세가 되겠어.

**컷 3**
(배경: 대전 뒤편, 한적한 후정. 아름다운 정원이지만, 두 사람의 대화는 평화롭지 않다.)
**인물:** 이선과 태한. 이선은 어깨를 다독이며 웃고 있고, 태한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피한다.
**액션:** 이선이 태한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활짝 웃는다.
**대사 (이선):** 태한아, 내가 오늘 폐하께 올린 균민책, 너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림도 없었을 게다. 밤새 함께 고민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는구나.
**대사 (태한):** (억지로 웃으며) 하하, 선아. 너의 비범한 재능 덕분이지. 나는 그저 곁에서 조금 거들었을 뿐인데. 과연 너는 해원국이 기다리던 인재다.
**대사 (이선):** 무슨 소리냐! 너와 나는 평생을 함께할 벗이 아니더냐! 이선이 해원국을 위한다면, 그 옆엔 늘 강태한이 있을 게다.
**내레이션 (이선, 성인):**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친구의 눈동자에 드리워진 어둠의 그림자를. 그 미소 뒤에 숨겨진 차가운 칼날을.

**컷 4**
(배경: 어둡고 비밀스러운 밀실.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공간.)
**인물:** 태한과 한 늙은 대신. 늙은 대신의 얼굴은 교활한 미소를 띠고 있다. 그는 바로 조정의 실세이자 부패의 온상인 ‘윤대감’이다.
**액션:** 윤대감이 태한에게 차를 따르며 은밀하게 속삭인다. 태한의 얼굴에 욕망과 갈등이 뒤섞인 표정이 스쳐 지나간다.
**대사 (윤대감):** 강태한 대감, 그대도 해원국 명문가의 자제이자 비범한 인재가 아니던가? 어찌 그리 이선 대감의 그늘 아래에 머무르려 하는가?
**대사 (태한):**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윤대감님, 이선은 저의 오랜 벗입니다.
**대사 (윤대감):** (냉소적으로 웃으며) 벗? 벗이 그대의 앞길을 가로막는다면, 그것은 벗이 아니라 걸림돌이 되는 법. 폐하께서 이번 ‘청국(가상의 이웃 나라) 국서 밀송’ 임무를 누구에게 맡기려 하시는지 아는가? 이선 대감일세. 이선이 성공하면, 조정은 완전히 그의 손에 넘어갈 터. 그대는 영원히 2인자 신세를 못 면할 것이야.
**대사 (윤대감):** 허나, 만약… 이 임무가 실패한다면? 실패의 책임이 오롯이 이선 대감에게 돌아간다면? 그 자리는 누구의 것이 되겠는가? 그대의 손에 해원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네.

**컷 5**
(배경: 칠흑 같은 밤, 험준한 산길. 폭우가 쏟아지고 천둥 번개가 친다.)
**인물:** 이선과 그가 인솔하는 호위대. 중요한 국서가 담긴 함을 들고 필사적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선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하다.
**액션:** 번개가 번쩍이며 길을 비추면, 매복해 있던 자객들의 그림자가 드러난다. 호위대원들이 쓰러진다. 이선은 칼을 뽑아들고 절규한다.
**대사 (이선):** (빗소리에 섞여 희미하게 들리는 외침) 이게 대체 무슨…! 누가 감히 왕명을 어기고 이 같은 일을 벌이는 것이냐!
**효과음:** 번개! 와장창! (자객들의 습격) 칼 부딪히는 소리! 퍽! 으억!
**내레이션 (이선, 성인):** 그들이 겨눈 칼날은 청국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해원국의 옷을 입고 있었고, 그들의 움직임은 우리가 공유했던 군사 훈련의 잔영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컷 6**
(배경: 아수라장이 된 산길. 이선은 홀로 수많은 자객들에게 포위되어 있다. 그의 몸에는 이미 여러 군데 상처가 나 있다. 피가 비 오듯 쏟아지는 빗물에 섞여 흘러내린다.)
**인물:** 이선.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칼을 휘두른다. 그러나 역부족이다.
**액션:** 이선이 마지막 일격으로 자객 한 명을 쓰러뜨리지만, 뒤에서 날아든 둔기에 맞아 쓰러진다. 그의 손에서 국서가 담긴 함이 굴러떨어진다. 자객의 발길에 밟혀 함이 부서지고 국서가 빗물에 젖는다.
**효과음:** 콰앙! (이선이 쓰러지는 소리) 쨍그랑! (함이 부서지는 소리)
**대사 (이선):** (쓰러진 채 빗물에 젖은 얼굴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대체… 왜…!

**컷 7**
(배경: 차갑고 습한 왕궁 지하 감옥. 쇠창살 사이로 한 줄기 빛조차 들지 않는 곳.)
**인물:** 이선. 쇠사슬에 묶인 채 벽에 기대어 앉아 있다. 그의 얼굴은 피멍이 들고 흙투성이다. 눈빛에는 절망과 함께 깊은 혼란이 담겨 있다.
**액션:** 감옥 문이 열리고, 한 인영이 들어선다. 태한이다. 그의 얼굴에는 냉정하고도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져 있다.
**대사 (이선):** (희미하게) 태한… 네가 어찌… 여기에…
**대사 (태한):** (차가운 목소리로) 벗이 감옥에 갇혔는데, 찾아오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나?
**대사 (이선):** (태한의 얼굴을 보며 경악한다) 네 눈빛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게냐! 국서는… 백성들은…
**대사 (태한):** (가까이 다가와 이선의 턱을 잡고 비웃듯) 국서는 이미 청국으로 넘어갔고, 폐하께서는 너를 ‘청국의 첩자’로 여기고 계신다. 균민책? 백성을 위한답시고 역모를 꾀한 더러운 역적으로.

**컷 8**
(배경: 감옥 안, 태한의 얼굴이 이선에게 가까이 다가온다. 태한의 눈빛은 섬뜩할 정도로 차갑고 비열하다.)
**인물:** 이선과 태한. 이선의 눈동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흔들린다.
**액션:** 태한이 이선의 귀에 대고 속삭인다.
**대사 (태한):** (낮고 비릿한 목소리로) 너는 너무나 눈부셨지. 너무나 완벽했고, 너무나 이상적이었어. 그래서 네 그림자에 갇혀버린 내 모습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졌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너를 넘어설 수 없었어. 그래서… 부숴버리기로 했지. 너를, 그리고 너의 모든 것을.
**대사 (이선):** (분노와 절망이 뒤섞인 표정으로) 태… 한… 네가… 감히…

**컷 9**
(배경: 감옥 천장. 태한의 말이 이선의 귓가에 울리고, 이선은 끓어오르는 배신감에 몸부림친다. 그의 얼굴은 절망으로 일그러진다.)
**인물:** 이선. 쇠사슬에 묶인 채 울부짖는다. 그의 눈에서는 피눈물 같은 것이 흐른다.
**대사 (태한):** (뒤돌아서며) 걱정 마라. 너의 명예와 가문은 모두 내 차지가 될 테니. 그리고… 너의 사랑, 설아 아가씨도… (픽 웃으며 감옥을 나간다)
**효과음:** 쿵- (감옥 문이 닫히는 소리)
**대사 (이선):** (절규하며) 강태한!!!

**컷 10**
(배경: 며칠 후, 척박한 북방의 유배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황량한 벌판.)
**인물:** 이선. 누더기 옷을 걸친 채, 얼어붙은 땅에 쓰러져 있다. 그의 손은 이미 동상으로 변해 검게 죽어 있다. 그의 눈은 삶의 의지를 잃은 듯 멍하다.
**액션:** 이선의 눈앞으로, 과거 푸른 절벽에서 태한과 함께 피를 나누던 환영이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태한의 비웃음과 설아의 이름. 그의 멍했던 눈동자에 갑자기 차가운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내레이션 (이선, 성인):** 나는 죽었다. 믿었던 친구에게, 내 모든 것을 바쳤던 나라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죽음을 선고받았다.
**내레이션 (이선, 성인):** 허나…
**효과음:** (심장이 다시 뛰는 듯한 쿵- 하는 소리)

**컷 11**
(배경: 이선의 얼굴을 클로즈업. 눈보라와 상처로 뒤덮인 그의 얼굴. 그러나 그의 눈빛은 더 이상 절망에 물들지 않았다. 오직 차갑고 맹렬한 증오와 복수의 의지로 가득 차 있다. 핏자국이 묻은 입술이 움직인다.)
**액션:** 이선이 느리게 눈을 뜬다. 그의 시선은 멀리, 해원국의 수도를 향한다.
**대사 (이선):** (이를 악물고, 목이 쉬어 갈라진 목소리로) 강태한… 너에게… 내가 돌려줄 피의 맹세는… 파멸뿐이다. 기필코, 살아남아… 너의 모든 것을… 산산조각 내리라…!
**효과음:** (점점 고조되는 비장한 배경 음악)
**내레이션 (이선, 성인):** 나는 죽지 않았다. 나는… 나락에서 기어 나온 악귀가 될 것이다. 너를 향한 증오로, 너의 모든 것을 불태울 것이다.


**[1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