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역사물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아라호의 유물

**장르:** 대체 역사 스페이스 오페라
**핵심 줄거리:** 심우주에서 정체불명의 외계 유물을 발견한 우주선 승무원들.

### 1화: 심연의 부름

**[SCENE 1]**

**배경:** 짙은 암흑만이 가득한 심우주. 무한히 펼쳐진 어둠 속, 오직 작은 빛 한 줄기만이 길게 뻗어 나간다. 그 빛의 근원은 은백색의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는 우주선, ‘아라호’. 느리지만 멈추지 않는 움직임으로 고요한 어둠을 가르고 있다. 배경의 광활함과 아라호의 고독한 존재감이 대비된다.

**내레이션 (박지훈):**
우리는 항해한다. 인류의 발자국이 닿지 않은 곳을 향해. 지구 연합의 기치를 싣고, 미지의 심연을 향해. 벌써 1732일째. 이곳은 시간마저 의미를 잃는 공간. 오직 침묵과 경이로움만이 끝없이 반복될 뿐. 우리는 그 침묵 속에서, 인류가 진정으로 꿈꿔왔던 무언가를 찾아내기 위해… 이곳까지 왔다.

**[SCENE 2]**

**장면:** 아라호 함교 내부. 푸른빛 홀로그램 스크린과 복잡한 계기판들이 빛나고 있다. 의자에 앉아 모니터들을 응시하는 **선장 박지훈**. 그의 얼굴엔 깊은 사색의 흔적과 고독함이 깃들어 있지만, 눈빛은 여전히 날카롭다. 그의 옆에는 과학 장교 **이소영**이 분주하게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고, 반대편 조종석에는 기관장 **김민준**이 무심한 표정으로 자동 항해 시스템을 주시하고 있다. 그의 손은 조종간 위에 무심하게 놓여 있지만, 언제든 반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 간간이 들리는 기계음 외에는 적막하다.

**박지훈:** (한숨 쉬듯, 스크린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오늘도 특별한 보고는 없군. 예상대로라면 앞으로 3개월간은 이 패턴이 지속될 테지.
**이소영:**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투덜거리듯) 네, 선장님. 퀀텀 센서에 잡히는 건 미세한 암흑 물질 입자들과 예측 가능한 우주 먼지들뿐입니다. 지루할 정도로 완벽한 심우주네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어쩌면 가장 큰 사건인지도요.
**김민준:**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인다) 지루하다니, 소영아. 여기가 놀이동산인 줄 알아? 이렇게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게 최고지. 괜히 어설픈 거 발견했다가 골치 아파지는 것보단 백배 낫다고. 난 편한 게 좋네.
**이소영:** (힐끗 보며, 입술을 삐죽인다) 민준 씨는 늘 너무 현실적이라 재미가 없다니까요. 인류의 진정한 발전을 위한 모험 정신이 부족하다고요. 우린 개척자잖아요, 개척자!
**김민준:** (한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모험 정신이 밥 먹여주나. 여기선 연료 아끼는 게 모험이지. 아, 그리고 소영아, 난 기관장이지 유람선 선원이 아니거든.

**[SCENE 3]**

**장면:** 박지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교의 거대한 유리창 너머의 심우주를 응시한다. 무한한 어둠 속, 수억 광년 떨어진 은하들의 희미한 빛만이 점처럼 박혀 있다. 그의 얼굴에 미묘한 감정선이 스쳐 지나간다.

**박지훈:** (나지막이, 그러나 단호한 목소리로) 언젠가 우리는 이 모든 침묵을 깨부술 무언가를 찾아낼 겁니다. 인류가 왜 이곳까지 왔는지, 그 이유를 증명할 무언가를. 우리의 선조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광활한 우주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사명이지.
**김민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무뚝뚝하게) 그거 찾다간 배 연료가 먼저 떨어질 것 같은데요. 아님 승무원들 멘탈이 먼저 터지거나.

*삐빅- 삐빅-*

**[SCENE 4]**

**장면:** 갑자기 함교 전체에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린다. 모든 스크린이 붉은색으로 깜빡이기 시작하고, 푸른빛으로 평화롭던 함교가 순식간에 비상 상황을 알리는 붉은 빛으로 물든다. 김민준의 얼굴에서 무심함이 사라지고 굳건한 긴장감이 감돈다. 이소영은 빠르게 자신의 모니터를 확대한다. 그녀의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커진다.

**이소영:** (눈을 휘둥그레 뜨며, 떨리는 목소리로) 퀀텀 센서 이상 감지! 미확인 에너지원 포착! 이건… 이건 이례적입니다!
**박지훈:** (즉시 자리로 돌아오며, 침착하지만 날카로운 목소리로) 위치는? 종류는? 규모는?!
**이소영:** (손가락으로 홀로그램 스크린을 빠르게 조작하며) 젠장, 이건… 예상 경로에서 약간 벗어난 곳입니다. 크기는… 행성 정도는 아니지만, 소행성보단 훨씬 크고… 형태도 불규칙해요. 에너지원은… 판독 불능입니다. 지금까지 데이터에 없는 유형이에요! 미지의 에너지 패턴입니다!
**김민준:** (조종간을 강하게 움켜쥐며) 충돌 위험은? 혹시 블랙홀 같은 건가? 아니면 우주 해적들이 설치한 트랩이라도?
**이소영:** (고개를 젓고) 아니요, 블랙홀의 중력 렌즈 현상은 없어요. 주변 시공간이 미묘하게 왜곡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으로 공간을 비트는 것 같아요.
**박지훈:** (냉철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민준, 즉시 비상 대기 태세 전환. 모든 시스템을 비상 모드로 돌려. 소영, 모든 센서를 동원해 해당 물체의 정보를 최대한 수집해. 접근 코스는?
**이소영:** (망설이며, 박지훈을 올려다본다) 선장님, 미확인 물체에 대한 접근은… 규정에 어긋납니다. 너무 위험해요. 이런 미지의 존재에 함부로 다가가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박지훈:** (단호한 눈빛으로 이소영을 응시하며) 우린 인류 최초로 이곳까지 왔어. 인류가 보지 못한 것을 찾아내기 위해. 규정은 미지의 경계 앞에서 의미를 잃는 법이지. 접근 코스. 최단거리로. 그리고… 만에 하나를 대비해, 모든 무장 시스템 대기시켜.
**김민준:** (조종간을 움직이며, 주저했지만 이내 결심한 듯) 알겠습니다, 선장님. 충돌 궤도 피하고, 10분 내로 가시거리 접근 완료합니다. 이 미친 항해에 끝이 보이기라도 하는 건가…

**[SCENE 5]**

**장면:** 아라호가 방향을 틀어 미확인 물체 쪽으로 나아간다. 스크린에는 물체와의 거리가 초 단위로 줄어드는 것이 선명하게 표시된다. 함교 내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세 사람의 표정은 굳어 있다.

**김민준:** 5분 남았습니다. 메인 추진기 출력 최대치 유지 중.
**이소영:** (모니터에 얼굴을 파묻고, 목소리가 상기된다) 에너지 패턴이 점점 더 강해져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심장 박동 같아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가 내뿜는 것 같은 주기적인 파동입니다!
**박지훈:** 심장 박동? 그게 무슨 의미지?
**이소영:** 네.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어요. 그런데… 자연 현상은 아닌 것 같아요. 너무 완벽해서… 너무나 인위적이에요. 거대한 생체 기계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예요.

**[SCENE 6]**

**장면:** 아라호의 정면 함교 창문 밖으로, 거대한 실루엣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처음에는 흐릿했지만, 아라호가 다가갈수록 선명해진다. 그것은 거대한 우주선 잔해나 행성의 조각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것은… 너무나도 정교하고, 이질적이었다.

**박지훈:** (숨을 들이쉬며, 경악과 전율이 섞인 목소리로) 젠장… 이건 대체…
**김민준:** (눈을 가늘게 뜨고, 침을 꿀꺽 삼킨다) 제기랄… 저게 뭐야…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이소영:** (말을 잇지 못하고 입만 벌린다. 그녀의 눈은 경이로움과 공포로 가득하다) …!

**[SCENE 7]**

**장면:** 아라호의 강력한 탐조등이 그 물체를 비춘다. 그것은 길이 수백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육면체 구조물이었다. 매끄러운 검은색 표면은 빛을 전혀 반사하지 않고 흡수하는 듯했다. 마치 우주 자체를 잘라내어 만든 조각 같았다. 표면에는 미묘하게 빛나는 푸른색 선들이 복잡한 기하학적 패턴을 이루며 새겨져 있었다. 어떤 문양이나 문자가 아닌, 순수한 기하학이었다. 구조물의 한가운데에는 짙은 푸른색의 거대한 구체가 박혀 있었는데, 그 안에서 희미한 빛이 주기적으로 깜빡이고 있었다. 그것이 이소영이 말한 ‘심장 박동’의 근원이었다.

**김민준:** (목소리가 바싹 마른 채) 저… 저게 인공물이라고요? 저런 게 자연적으로 생길 리 없잖아! 이걸 누가… 언제 만들었단 말이야…?
**이소영:** (전율하는 목소리로, 흥분과 공포가 뒤섞여 있다) 말도 안 돼… 수백 미터에 달하는 완벽한 기하학적 구조… 완벽한 흡수율을 가진 표면… 저 푸른 빛은… 제 분석으로는… 미지의 에너지원입니다. 지금까지 인류가 접해본 어떤 원소와도 일치하지 않아요! 마치… 살아있는 에너지 결정체 같아요!
**박지훈:** (멍하니 물체를 바라보며, 그의 눈빛에서 경외감이 번뜩인다) 외계… 문명인가. 인류보다 훨씬 앞선… 아니, 어쩌면 인류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존재가 만든 것일 수도 있어…

**[SCENE 8]**

**장면:** 그때, 구조물의 표면에 새겨진 푸른 선들이 일제히 강렬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어둠 속에서 거대한 푸른빛 실루엣이 번개처럼 번쩍인다. 아라호 함교 내부의 붉은 경고등조차 무색하게 만들 정도의 강렬한 빛이었다.

**김민준:** (깜짝 놀라며, 의자에서 몸이 들썩인다) 젠장! 뭔가 작동하는 건가?! 선장님, 아무래도… 우리가 감지된 것 같습니다!
**이소영:** (비명을 지르듯, 홀로그램 스크린을 손으로 가리키며) 에너지 파동이 급증하고 있어요! 억제 불능! 저희 센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에요! 측정 불가능! 너무 강해!
**박지훈:** (단호하게, 그러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쳐 지나간다) 민준, 즉시 회피 기동! 물체와 거리 벌려! 전력 최대치로 후퇴하라!
**김민준:** (안간힘을 쓰며 조종간을 당기지만, 그의 얼굴이 공포로 굳어진다) 안 됩니다, 선장님! 반응이 없어요! 엔진이… 엔진이 말을 안 듣습니다! 시스템이… 시스템이 먹통이에요!

**[SCENE 9]**

**장면:** 아라호는 움직이지 못하고 거대 구조물 앞에 멈춰 서 있다. 구조물 중앙의 푸른 구체가 점점 더 강렬하게 빛나기 시작하고, 그 빛은 아라호의 함교 내부까지 침투하여 세 사람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마치 거대한 푸른 눈이 그들을 응시하는 듯하다.

**이소영:** (공포에 질린 얼굴로, 숨을 헐떡인다) 우리에게… 반응하고 있어요! 무슨 짓을 하려는 거죠? 분석 불가! 모든 데이터가 뒤섞이고 있어요!
**박지훈:** (이를 악물고, 눈을 가늘게 뜬다) 젠장… 이런 무력감이라니…

**[SCENE 10]**

**장면:** 푸른 구체에서 섬광이 터져 나오듯 강렬한 빛이 발산된다. 그 빛은 아라호를 감싸 안고, 함교 내부의 모든 시스템이 일시적으로 다운되는 듯 깜빡인다. 붉은 경고등마저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한다. 세 사람의 얼굴은 새파란 빛으로 물들었다. 그들의 눈동자는 불안과 함께, 알 수 없는 경외감으로 흔들린다.

**김민준:** (절규하듯, 마른침을 삼키며) 시스템 다운! 전력 공급 불안정! 보조 동력도 안 먹힙니다! 완전 정지… 완전 정지 상태입니다!
**이소영:** (비명) 통신 먹통입니다! 지구 연합 본부와 연결이 끊겼어요! 완전히 고립됐어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게 됐어요!
**박지훈:**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그의 목소리에서 모든 희망이 사라진 듯하다) …우리가… 찾은 게 아니었어… 우리가… 선택된 거였군…

**[SCENE 11]**

**장면:** 푸른빛이 절정에 달하고, 동시에 아라호 함교의 메인 스크린에, 난해한 기하학적 문양들이 삽시간에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단순한 문양이 아니라, 마치 우주의 언어인 듯, 알 수 없는 정보가 폭풍처럼 쏟아진다. 세 명의 승무원은 그 문양들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다. 그들의 눈동자에는 경이로움과 함께 감출 수 없는 공포가 서려 있다. 화면 가득히 펼쳐진 문양들은 점차 일정한 형태로 정렬되기 시작한다.

**내레이션 (박지훈):**
우리가 찾아 헤매던 미지의 존재. 우리는 그 심연의 부름에 응답했다. 거대한 호기심과 무모한 용기로, 인류는 기어이 미지의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과연, 이것은 인류의 축복이 될 것인가. 아니면…

**[SCENE 12]**

**장면:** 메인 스크린의 기하학적 문양들이 갑자기 하나의 거대한 푸른색 눈동자 형태로 수렴한다. 그 눈동자는 아라호 승무원들을 꿰뚫어 보는 듯하다. 화면은 푸른색 눈동자로 가득 찬 채 정지한다. 세 사람의 얼굴은 공포에 질려 창백하다.

**내레이션 (박지훈):**
…심연에 삼켜질 운명의 시작일까.

**- 1화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