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어둠 속을 가르는 황동과 강철의 거대한 그림자, ‘천공의 비룡호’가 굉음과 함께 심우주를 유영하고 있었다. 증기 압력으로 돌아가는 수많은 톱니바퀴와 기계 장치들이 저마다의 박자로 삐걱이고, 윙윙거리며, 쉬익쉬익 뜨거운 김을 뿜어냈다. 우주선의 외부 장갑은 수많은 볼트와 리벳으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고, 그 틈새로 새어 나오는 희미한 이더-증기 잔해가 칠흑 같은 우주 공간에 몽환적인 궤적을 남겼다. 함교는 낡고 육중한 나무 마루와 해진 가죽 의자, 그리고 벽면을 빼곡히 채운 황동빛 계기판과 복잡한 증기 압력 게이지들로 가득했다. 바깥은 오직 별들의 냉혹한 침묵뿐이었다.

“선장님! 비정상적인 에너지 반응이 감지됩니다!”

항해사 한나의 목소리가 팽팽한 긴장으로 살짝 떨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복잡한 황동제 관측 장치 위에서 춤을 추듯 움직였다. 십여 개의 작은 측정 바늘들이 미친 듯이 좌우로 요동치며 경고음을 울렸다.

“자세히 말해봐, 한나.”

선장 강혁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차분했으나, 낡은 금속 안경 너머로 번쩍이는 눈빛에는 미묘한 긴장이 서려 있었다. 깊게 파인 미간의 주름이 그의 오랜 경험을 대변하는 듯했다. 그는 함교 중앙의 대형 관측창 너머, 끝없는 심우주를 응시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관측된 적 없는 유형의 에너지 파형입니다. 매우 강력하고, 규칙적이지만… 동시에 이해할 수 없는 불규칙성을 띠고 있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요.”

“살아있다고?” 강혁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어떤 형태지?”

“아직 육안으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거리가 상당히 됩니다. 하지만 파형의 밀도를 보아하니, 상당한 크기의 물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혁은 턱을 쓸었다. 이 구역은 미개척 심우주였다. 기록된 항로도, 알려진 천체도 없었다. 이곳에서 미지의 존재가 감지되었다는 것은, 탐사 임무를 띤 그들에게는 곧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자 위험의 전조였다.

“기관장, 현재 이더-엔진 출력은?” 강혁이 뒤편의 육중한 강철 문을 향해 외쳤다.

“최대 출력 7할 유지 중입니다, 선장님! 언제든 증기 압력 올릴 수 있습니다!” 투박한 작업복 차림의 박 기관장이 기름때 묻은 얼굴로 답했다. 그의 곁에는 거대한 증기 파이프와 밸브들이 얽히고설켜 심장을 토해내듯 뜨거운 김을 뿜어내고 있었다.

“탐사관 이수진은?”

“여기 있습니다, 선장님.” 함교 한구석, 수많은 고대 문헌과 기계 장치에 파묻혀 있던 이수진 탐사관이 낡은 가죽 장갑을 벗으며 일어섰다. 그녀의 눈은 이미 호기심으로 빛나고 있었다. “새로운 유물인가요? 아니면 미지의 문명? 어떤 것이든… 흥미롭군요.”

강혁은 한나에게 지시했다. “최대 속도 30퍼센트 감속, 항로 수정. 한나, 접촉 지점까지 안전거리 유지하며 접근해. 수진 탐사관은 모든 탐사 장비 가동 준비하고.”

“알겠습니다!” 한나의 목소리에는 긴장이 풀리고 기대감이 섞였다. 새로운 발견의 순간은 언제나 우주 탐사자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법이었다.

천공의 비룡호는 거대한 몸체를 살짝 틀어 방향을 바꾸었다. 이더-엔진의 굉음이 잠시 잦아들었다가, 이내 새로운 방향으로 힘을 쏟아내며 다시 우주선을 밀어붙였다.

수십 분의 침묵이 흘렀다. 함교 안의 모든 승무원들은 숨을 죽인 채 관측창과 계기판만을 응시했다. 틱, 틱, 틱. 벽시계의 초침 소리만이 불규칙한 심장 박동처럼 울렸다.

“육안으로 확인됩니다!” 한나가 외쳤다. 그녀의 목소리는 경외와 공포가 뒤섞인 듯했다.

모두의 시선이 관측창 너머로 향했다.

그것은…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검은 정육면체. 표면에는 미세한 기하학적 문양이 음각되어 있었고, 어떤 광원도 없이 스스로 빛나는 듯한 미묘한 광택을 뿜어냈다. 수억 년을 우주를 떠돌았을 법한 고대의 유물이었으나, 너무나도 완벽하여 마치 어제 만들어진 것 같았다. 그 어떤 별의 중력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듯, 절대적인 정지 상태로 우주 공간에 박혀 있었다.

“세상에…” 이수진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이건… 자연적으로 형성된 물질이 아닙니다. 완벽한 인공 구조물이에요.”

“측정되는 에너지 파형과 동일한 위치에 있습니다.” 한나가 확인했다. “하지만 어떤 금속이나 물질로 이루어졌는지… 감지할 수 없습니다. 스캔이 통과해 버립니다!”

“스캔이 통과한다고?” 강혁의 미간이 더욱 깊어졌다. “박 기관장, 이더-엔진 출력 이상 없나?”

“선장님! 엔진실 압력이 조금 불안정합니다! 외부 압력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박 기관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통신기를 타고 넘어왔다. “메인 이더-탱크 압력 게이지가 급격히 요동칩니다!”

동시에, 관측창 너머의 거대한 정육면체에서 미세한 떨림이 감지되었다. 그리고 이내, 표면에 새겨진 기하학적 문양들이 섬뜩한 푸른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푸른빛은 서서히 밝아지며 정육면체의 모든 면을 뒤덮었다.

함교 안의 모든 계기판들이 미친 듯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황동 바늘들은 제멋대로 튀어 오르고, 증기 압력은 폭주하며 쉬익쉬익 거친 소리를 냈다. 천공의 비룡호 선체 전체가 삐걱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선장님! 유물이… 유물이 우리 배의 이더-에너지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한나가 패닉에 빠진 목소리로 외쳤다. “엔진 출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이수진은 유리창에 바싹 붙어 유물을 응시했다. 그녀의 눈에 비친 것은 단순한 빛이 아니었다. 푸른빛이 점멸하며 마치 내부에 복잡한 톱니바퀴나 정교한 회로가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정육면체의 푸른빛이 최고조에 달했다.

콰앙!

천공의 비룡호가 거대한 충격을 받고 흔들렸다. 선체 전체가 비틀리는 듯한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피해 상황 보고!” 강혁이 소리쳤다.

“선장님! 3번 이더-증기 파이프가 파열되었습니다! 선체 압력 불균형!” 박 기관장의 목소리가 혼란스러웠다.

동시에 이수진의 눈이 커졌다. 그녀의 시선은 정육면체의 중앙에 고정되어 있었다. 거대한 정육면체의 완벽한 표면이 마치 물결처럼 일렁이더니, 중앙에 거대한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빛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렬한 푸른색이었다.

그리고 그 틈새로, 뭔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잠들어 있던 고대의 거인이 눈을 뜨는 것처럼.
그것은 셀 수 없는 톱니바퀴와 기계적인 관절로 이루어진 거대한 팔이었다.

“선장님…! 저건…! 저건 우리를 붙잡으려 합니다!” 한나의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 함교에 울려 퍼졌다.

강혁은 굳은 얼굴로 관측창 너머를 노려봤다.
미지의 유물이, 이제는 노골적으로 그들의 존재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룡호는, 그 거대한 기계 팔의 그림자 아래에서, 마치 작은 벌레처럼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과연, 이 심우주에서 마주한 고대의 공포 앞에서, 천공의 비룡호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