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녹슨 톱니바퀴 속, 심장이 뛰다

[장면 1]

**배경:** 희뿌연 증기가 가득한 ‘기계 심장 골목’. 낡은 강철 건물들이 서로를 기대듯 빼곡히 들어서 있고, 건물 사이를 잇는 좁은 구름다리 위로는 녹슨 증기 파이프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곳곳에서 ‘쉬이익-‘, ‘쾅-!’ 하는 기계음과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묘사:** 골목 가장 구석, 허름하지만 견고해 보이는 ‘리안의 수리점’. ‘뚝딱뚝딱’하는 작은 간판 아래, 젊은 청년 리안이 땀을 흘리며 복잡한 기계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기름때가 묻어 있지만, 눈빛은 예리하고 집중되어 있다. 작업대에는 온갖 종류의 톱니바퀴, 스프링, 증기 밸브 등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창밖으로는 저 멀리 거대한 증기 비행선이 느릿하게 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보인다.

**리안 (내레이션):** (차분하지만 나직하게) 이 강철 심장 도시에서, 모든 것은 기계로 움직인다. 하늘을 나는 배도,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탑도, 심지어 우리들의 삶까지도… 삐걱거리는 톱니바퀴와 김 새는 증기 없이는 한 순간도 유지될 수 없지.

**리안:** (들고 있던 작은 톱니바퀴를 정교하게 맞춰 넣으며) 흐읍… 됐다!

[장면 2]

**묘사:** 리안이 조립을 마친 작은 장치를 작업등 아래 놓자, 장치에서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미세한 증기가 뿜어져 나온다. 리안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살짝 뒤로 젖혀 굳어진 목을 풀었다. 그의 작업복은 온통 기름때와 먼지로 얼룩져 있지만, 그의 손길이 닿는 모든 기계는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다.

**리안 (내레이션):** 때로는 이 모든 것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예측 가능한 움직임, 정해진 공식… 하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이 차가운 강철 속에서 예상치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도 한다.

**리안:** (작업대 위에 놓인 낡은 스패너를 들고 툭툭 치며) 오늘도 무사히…

[장면 3]

**묘사:** 그때, 수리점 문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온다. ‘끼이이익- 쾅!’ 하는 쇳덩이 부딪히는 소리.

**[SFX: 끼이이이익-! 콰앙!]**

**리안:** (눈썹을 찡그리며) 또 뭐야? 이 골목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군.

[장면 4]

**묘사:** 리안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다. 골목 저편에서 덩치 큰 노인이 녹슨 수레에 정체 모를 금속 잔해들을 가득 싣고 오다, 수레바퀴가 빠져 잔해들이 와르르 쏟아진 참이다. 노인의 얼굴은 증기와 먼지로 얼룩져 있다.

**노인 (고물상 알렉스):** 아이고, 허리야! 이런 망할 놈의 깡통 같으니!

**리안:** 알렉스 할아버지! 또 뭘 그렇게 끌고 오세요? 저번에는 폭주한 증기 오리젠터 때문에 골목이 마비될 뻔했잖아요!

**알렉스:** (거친 기침을 하며) 컥… 이봐, 리안. 이건 달라! 이건 말이지, 저 멀리 ‘망각의 늪’ 근처에서 발견한 오래된 ‘탐사 비행선’ 잔해라고! 겉모습은 이래도 분명 값나가는 부품이 있을 거야!

[장면 5]

**묘사:** 리안은 한숨을 쉬면서도, 쏟아진 잔해 더미를 유심히 살핀다. 녹슬고 찌그러진 강철 파편들 사이로, 유난히 형태가 온전한 부품 하나가 그의 시선을 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금속 구(球)인데, 표면은 심하게 부식되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섬세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 듯하다.

**리안:** (잔해 더미로 다가가 무릎을 굽히며) 탐사 비행선이라고요? 그게 대체 언제 적 얘긴데요?

**알렉스:** 큼큼… 한 100년도 더 전, 아직 기계 심장 도시가 이렇게 번성하기 전쯤일 걸세. 선조들이 미지의 에너지원을 찾아 헤맬 때 쓰던 거라던데… 뭐, 결국은 실패작이었지만.

**리안:** (구형 금속 부품을 집어 들며) 흐음… 이건 좀 다르네요. 여느 강철처럼 무겁지도 않고, 이 문양은… 제가 아는 어떤 기계 문양과도 달라요.

[장면 6]

**묘사:** 리안이 손에 든 구형 금속 부품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표면에 새겨진 문양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서로 연결되고 얽혀 있는 듯하다. 녹과 부식 때문에 알아보기 힘들지만, 미묘한 곡선과 흐름이 느껴진다. 리안은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빠져든다.

**리안 (내레이션):** 늘 보던 강철 덩어리와는 달랐다. 차갑지만 어딘가 따뜻한 기운이, 단단하지만 부드러운 유려함이 느껴졌다. 내 안의 어떤 톱니바퀴가 ‘딸깍’하고 맞물리는 기분이었다.

**리안:** 할아버지, 이거 제가 좀 살펴봐도 될까요? 부품값은 제가 따로 계산해 드릴게요.

**알렉스:** 오호, 리안 자네가 관심을 보이다니 뜻밖이군! 가져가게, 가져가! 어차피 고물 취급받던 놈이니. 대신 나중에 수리점 한번 봐주는 걸로 퉁치지!

[장면 7]

**묘사:** 리안은 알렉스의 수레 정리까지 도와주고, 그 구형 금속 부품을 들고 수리점으로 돌아온다. 작업대 위에 그것을 조심스럽게 올려놓고는, 다양한 공구들을 늘어놓는다. 돋보기를 들고 부품의 표면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리안:** (혼잣말처럼) 이 문양… 분명 기계적인 형태는 아닌데… 그렇다고 장식만이라고 하기엔 너무 정교해. 뭔가 의미가 있는 것 같아.

[장면 8]

**묘사:** 리안은 작은 드라이버로 표면의 틈새를 긁어내 보고, 윤활유를 뿌려보기도 한다. 망치로 살짝 두드려보고, 기계 지식으로 분석하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마치 모든 것을 거부하는 듯, 묵묵히 제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SFX: 또각또각 (드라이버 소리), 치익 (윤활유 분사), 텅- (망치 소리)]**

**리안:**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며) 젠장! 대체 이놈은 뭘로 만든 거야? 내가 아는 모든 금속의 특성과 달라! 하다못해 자그마한 톱니바퀴 하나 보이지 않는다고!

[장면 9]

**묘사:** 리안이 답답한 마음에 손에 든 구형 부품을 꽉 쥐었다. 순간, 날카로운 모서리가 그의 손가락을 스쳤고, ‘쓰윽-‘ 하는 소리와 함께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피 한 방울이 맺히더니, 구형 부품의 표면에 ‘톡’ 하고 떨어진다.

**[SFX: 쓰윽-! (피부가 찢기는 소리), 톡! (피가 떨어지는 소리)]**

**리안:** 윽! 이런… 조심성 없이!

[장면 10]

**묘사:** 그의 피가 닿자마자, 구형 부품의 표면에 새겨진 문양들이 순간적으로 붉은빛을 띠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놀랍게도, 그 문양들을 따라 희미한 푸른빛이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마치 잠자던 회로에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SFX: 즈으응… (낮게 울리는 소리), 스스슥… (빛이 퍼지는 소리)]**

**리안:** (눈을 휘둥그레 뜨고) 어… 어어…?

[장면 11]

**묘사:** 푸른빛은 점점 강해지며 구형 부품 전체를 감싼다. 내부에서 미세한 톱니바퀴들이 ‘윙- 윙-‘ 하고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거대한 시계의 심장이 깨어나는 듯한 소리다. 부품은 손바닥 위에서 따뜻하게 맥동하기 시작한다.

**[SFX: 윙- 윙-! (빠르게 돌아가는 소리), 쉬이이익- (미세한 증기/에너지 소리)]**

**리안:** (경외감에 가득 찬 목소리로) 이, 이건… 내가 알던 기계가 아니야…

[장면 12]

**묘사:** 푸른빛이 최고조에 달하자, 구형 부품이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작업실을 환하게 비춘다. 빛 속에서, 공중에 고대 문자들이 홀로그램처럼 떠오른다. 리안은 그 글자들이 너무나도 낯설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힘을 느끼며 압도된다. 그의 머릿속으로 알 수 없는 이미지들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다. 거대한 하늘 도시, 빛을 뿜는 탑, 그리고… 이 구형 부품과 똑같은 문양을 가진 존재들.

**[SFX: 콰앙-! (강렬한 섬광), 찌잉- (귀를 울리는 파동), 흐으읍- (리안의 숨 막히는 소리)]**

**리안:** (눈을 가늘게 뜨며 겨우 버틴다) 크으윽…!

[장면 13]

**묘사:** 홀로그램 문자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빛도 차츰 사그라든다. 구형 부품은 이제 은은한 푸른빛을 머금은 채 리안의 손바닥 위에서 부드럽게 빛나고 있다. 모든 소음이 잦아들자, 작업실은 이전보다 더 깊은 정적에 잠긴다. 리안은 멍한 표정으로 손에 든 부품을 내려다본다.

**리안:** (떨리는 목소리로) 말도 안 돼… 이건… 마법… 인가? 아니, 마법이 존재할 리 없어… 모두 단순한 기계 과학의 원리일 뿐이라고 배웠는데…

[장면 14]

**묘사:** 리안은 자신의 상처 입은 손가락과, 따뜻하게 맥동하는 구형 부품을 번갈아 본다. 그의 눈빛은 혼란스러움과 함께,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강렬한 호기심으로 빛난다. 그가 손에 든 부품을 꽉 움켜쥐었다.

**리안 (내레이션):** 내 세상은… 내 모든 기계 지식은, 이 작은 덩어리 하나로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었다. 이 고대의 힘은 대체 어디서 온 걸까? 그리고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장면 15]

**묘사:** 바로 그때, 창밖으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웅- 웅-‘ 하는 낮고 묵직한 소리와 함께, 검은색 비행선 한 대가 리안의 수리점 상공을 천천히 지나간다. 비행선 하단에는 섬뜩한 붉은 눈 모양의 탐조등이 빛나고 있다. 그 빛이 리안의 작업실을 스치고 지나간다.

**[SFX: 웅- 웅-… (낮게 깔리는 비행선 소리), 쉬이이익- (하늘을 가르는 소리)]**

**리안:** (창밖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

[장면 16]

**묘사:** 리안의 얼굴에는 방금 전의 경이로움은 사라지고, 대신 긴장감과 불안감이 스친다. 그는 빛나는 구형 부품을 품 안에 감추듯 꼭 껴안는다. 그의 눈은 비행선이 사라진 밤하늘을 응시하며 불안하게 떨린다. 누군가… 이 힘의 각성을 감지한 것일까?

**리안 (내레이션):** 이 ‘우연한’ 발견은… 어쩌면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위험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시에… 내 삶의 모든 톱니바퀴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을, 예측 불가능한 운명의 시작이기도 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