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에피소드 대본] 낙원의 조각들 – 1화. 마른 샘물, 젖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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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폐허가 된 도시의 전경 – 낮**
– 덩굴과 이끼가 뒤덮은 고층 빌딩들의 잔해. 깨진 창문 사이로 바람이 스산하게 분다.
– 길었던 고속도로는 무성한 잡초와 이름 모를 풀꽃들로 뒤덮여, 마치 거대한 녹색 강처럼 보인다.
– 멀리, 희미한 햇살 아래, 녹슨 철골 구조물들이 앙상하게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 도시의 죽음과 자연의 끊임없는 삶이 공존하는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풍경.
– (내레이션) 수많은 이야기가 멈춘 곳. 수많은 삶이 사라진 곳.
– (내레이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매일 새로운 숨을 쉬어간다.
**#2. 솔의 은신처 – 실내 – 새벽**
– 허름하지만 아늑하게 꾸며진 공간. 과거의 작은 서점이었던 건물의 일부.
– 낡은 책장들은 이제 그녀의 물건들을 놓는 선반이 되었다.
– 한쪽 벽에는 정교하게 그린 듯한 지도가 걸려 있고, 다른 쪽 벽에는 말린 약초들이 매달려 있다.
– 간이 침대에 웅크려 잠들어 있는 ‘솔’. 스무 살 남짓한 젊은 여성. 흙빛 옷을 입고 있지만, 얼굴은 평온하다.
– 밖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전부인 고요한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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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 시작]**
**#3. 솔의 은신처 – 실내 – 아침**
(효과음: 작은 새들의 지저귐,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
솔이 눈을 뜬다. 아직 어슴푸레한 실내, 창문 틈으로 새벽빛이 희미하게 스며든다. 잠시 천장을 응시하다, 몸을 일으킨다. 익숙한 움직임이다.
**솔 (내레이션)**
고요한 아침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곳에서의 하루는, 세상이 멈춘 것 같아 보여도 끊임없이 흘러간다.
솔은 침대 옆에 놓인 나무 상자를 열어 어제 남은 작은 건빵 조각과 말린 베리 몇 개를 꺼낸다. 플라스틱 물통을 들어 잔량을 확인한다. 거의 바닥이다.
**솔 (내레이션)**
물. 생존의 전부이자, 가장 간절한 것. 어제 샘물에 다녀왔지만, 수량이 너무 줄었어. 이대로는 며칠도 버티기 힘들 거야.
솔의 얼굴에 근심이 스치지만, 이내 굳은 결심이 어린다. 그녀는 지도를 펼친다. 낡고 닳은 종이 위로 붉은 펜으로 표시된 여러 지점들이 눈에 띈다. 그중, 아직 탐사하지 않은 북서쪽 외곽 지역에 시선이 멈춘다. 지도 위, 희미하게 표시된 옛 우물 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솔 (내레이션)**
지름길은 없지. 결국 직접 찾아 나서야 해.
**#4. 솔의 은신처 외부 – 아침**
(효과음: 낡은 문이 삐걱이는 소리)
솔은 단단한 천으로 만든 배낭을 메고, 허리춤에는 작은 곡괭이와 나이프를 찼다. 낡은 물통과 작은 컵도 잊지 않는다. 폐허가 된 서점의 삐걱이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다.
**[컷 전환]**
– 시야 가득 초록빛. 콘크리트 벽을 타고 엉겨 붙은 담쟁이 덩굴, 깨진 아스팔트 사이를 뚫고 솟아난 풀들.
– 낡은 버스 정류장 표지판이 녹슨 채 기울어져 있다.
**솔 (내레이션)**
세상은 변했어도, 계절은 여전히 찾아오고, 식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끈질기게 살아간다. 그 끈질김 속에서 나도 나의 자리를 찾아야 해.
솔은 익숙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한때는 번화했을 거리가 이제는 사람의 발길이 끊긴 숲길 같다. 곳곳에 방치된 자동차들은 녹슨 고철 덩어리가 되어 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5. 숲이 된 도로 – 낮**
(효과음: 풀벌레 소리,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
솔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긴다. 매 순간 주변을 경계하는 눈빛이다. 멀리서 들려오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숲의 적막을 깨트린다.
**솔 (내레이션)**
어둠이 내리기 전에 새로운 샘을 찾아야 해. 아니면 최소한, 그 흔적이라도.
햇살이 빽빽한 나뭇가지 사이로 부서져 내린다. 솔의 발아래는 푹신한 흙과 낙엽으로 뒤덮여 있다. 그녀는 나이프를 이용해 앞을 가로막는 덩굴들을 헤치며 나아간다.
**[컷 전환]**
– 솔이 낡은 이정표 앞에 멈춰 선다. 글자는 지워졌지만, 형태는 알아볼 수 있다.
– 그녀의 목은 말라있다. 작은 물통을 흔들어보지만, 찰랑거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 그녀는 입술을 축이기 위해 마른 잎사귀 하나를 씹는다.
**솔 (내레이션)**
갈증은 언제나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벗이자, 가장 무서운 적.
그녀는 지도를 다시 확인한다. 북서쪽 외곽, 지도에는 희미하게 ‘오래된 마을 우물’이라고 쓰여 있다. 그곳은 이제 지도상으로도 숲의 한가운데로 변해버린 곳이다.
**솔 (내레이션)**
모든 것이 잊히고 사라진 줄 알았는데, 어딘가에는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겠지. 희망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니까.
**#6. 숲 속 깊은 곳 – 오후**
(효과음: 바람이 웅웅거리는 소리, 숲의 깊은 정적)
솔은 한참을 더 걸어 숲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선다. 빽빽한 나무들 때문에 햇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음침한 분위기. 흙은 축축하고, 이름 모를 버섯들이 곳곳에 피어있다.
**솔 (내레이션)**
이쯤 되면 어딘가 나타나야 할 텐데…
지도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지표가 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이 자연에 흡수되어 버린 듯하다. 발걸음이 무거워지고, 목마름이 더욱 심해진다.
**솔**
(작게 중얼거린다)
여기까지 왔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다고?
순간, 그녀의 발밑에서 둔탁한 소리가 난다. 돌멩이 하나가 굴러 떨어진다. 솔은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발치에 흙으로 거의 뒤덮인 낡은 돌담이 희미하게 드러나 있다.
**솔**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건…
**[컷 전환]**
– 솔의 눈에 들어온 것은, 흙과 덩굴로 완전히 뒤덮여 있었지만, 분명히 사람이 만든 구조물의 흔적이었다.
– 무언가에 이끌린 듯, 솔은 돌담을 따라 걷는다.
**#7. 오래된 우물의 발견 – 늦은 오후**
(효과음: 솔의 거친 숨소리, 흙을 파내는 소리)
솔은 돌담을 따라가다 둥글게 움푹 들어간 곳을 발견한다. 주변의 흙을 조심스럽게 걷어내자, 낡은 돌덩이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옛 우물의 가장자리였다. 덩굴과 뿌리들이 우물의 입구를 완전히 막아버린 상태다.
**솔**
(숨을 헐떡이며)
찾았다… 드디어…
작은 곡괭이를 꺼내 든 솔은 조심스럽게 주변의 흙과 덩굴들을 파내기 시작한다. 흙먼지가 날리고, 땀방울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린다. 힘든 작업이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희망이 가득하다.
**[컷 전환]**
– 솔이 땀투성이가 된 채 한숨을 쉰다. 우물의 입구가 거의 다 드러났다.
– 우물 안은 컴컴하고 깊다. 썩은 나뭇잎과 잔가지들이 가득 차 있다.
– 주변의 흙을 파내자, 오래된 돌기둥이 드러난다. 과거에는 물을 긷는 도르래가 달려 있었을 자리다.
**솔 (내레이션)**
물이 있을까? 깨끗한 물일까? 수많은 의문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지만, 지금은 그저 이 우물 안을 확인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녀는 가지고 온 밧줄과 컵을 연결한다. 컵 안에 작은 돌을 넣어 무게를 준 다음, 조심스럽게 우물 안으로 밧줄을 내려보낸다. 밧줄이 풀려나가는 소리만이 정적을 가른다.
**[컷 전환]**
– 밧줄이 끝까지 내려가고, 잠시 후 솔의 손끝에 미세한 진동이 느껴진다.
– 밧줄을 천천히 끌어올린다. 묵직한 느낌이 든다.
– 컵이 우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컵 안에는 맑고 투명한 물이 가득 담겨 있다.
**솔**
(눈을 크게 뜨고)
물이다…! 정말…
솔은 손을 떨며 컵을 받는다. 코를 가까이 대어 냄새를 맡는다. 흙냄새와 풀냄새 외에는 아무런 이취도 느껴지지 않는다. 투명한 물은 햇빛에 반사되어 영롱하게 빛난다.
**솔 (내레이션)**
이 오랜 세월 동안, 이 깊은 우물은 스스로의 맑음을 지켜왔던 것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자연은 스스로의 질서를 유지하며 생명을 품고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한 모금을 마신다. 차갑고 시원한 물이 목을 타고 넘어간다. 건조했던 몸속을 촉촉하게 채우는 듯한 시원함. 꿀보다 달고, 그 어떤 보물보다 값진 한 모금이다.
**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하아… 살았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단순한 갈증 해소가 아니었다. 절망의 끝에서 발견한 희망이자, 이 세상이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8. 별이 쏟아지는 밤 – 우물가**
(효과음: 밤벌레 소리, 멀리서 들리는 부엉이 울음소리)
어느새 밤이 깊었다. 솔은 우물가 옆에 앉아 작은 불을 피웠다. 불꽃이 어둠 속에서 따스하게 일렁인다. 그녀는 작은 나뭇가지로 불을 헤치며 생각에 잠긴다.
**솔 (내레이션)**
오늘 하루는 또 이렇게 지나간다. 찾아 헤매던 것을 발견하고, 또 한 번 살아남았다.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도시의 빛 공해에 가려져 있던 별들이 이제는 밤하늘 가득 쏟아져 내린다. 은하수가 선명하게 보이는 밤. 이 세상이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솔**
(혼잣말처럼)
내일은 어떻게 이 물을 옮길지 고민해야겠지. 그리고 이 우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방법도…
할 일이 산더미 같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평화로운 미소가 번진다. 물통에 가득 채운 물을 보며 안도감을 느낀다. 작은 생존 도구들과 함께, 그녀는 다시금 살아갈 에너지를 얻는다.
**솔 (내레이션)**
세상은 황폐해졌지만, 삶은 여전히 희망이라는 작은 불꽃을 품고 이어진다. 나는 이 불꽃을 지켜야 한다. 오늘의 이 한 모금 물처럼, 작지만 귀한 희망을.
불꽃이 그녀의 얼굴을 비춘다. 그녀의 눈빛은 강인하면서도 따스하다. 그녀는 앞으로 펼쳐질 또 다른 고난을 알고 있지만, 동시에 작은 기적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어렴풋이 느낀다.
**[에필로그]**
**#9. 우물가에서 잠든 솔 – 밤**
– 솔은 작은 불꽃 옆에서 무릎을 감싸 안고 잠들어 있다. 얼굴에는 지친 기색과 함께 만족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 우물에서는 차가운 생명의 기운이 피어오르는 듯하다.
– 밤하늘의 별들이 그녀를 포근히 감싸 안는 듯하다.
– (내레이션) 오늘도 그녀는, 이 황폐한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낙원의 조각을 찾아냈다. 그리고 내일, 또 다른 조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