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에피소드 대본
**제목: 그림자 아래 피어난 불씨**
**#1. 한낮의 시장, 황폐한 풍경**
**씬 1: 시장 거리 (낮)**
* **컷 1:** (클로즈업) 낡고 해진 광목 두건을 눌러쓴 한 여인의 손이 흙먼지 가득한 바닥에 놓인 마른 나물 더미를 조심스럽게 매만진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거칠고 갈라져 있으며, 손톱 아래에는 까만 때가 박혀 있다. 그 위로, 며칠째 빗방울 한 점 내리지 않은 메마른 햇살이 쏟아진다.
* **내레이션 (소화, 차분하지만 어딘가 씁쓸한):** 건흥 300년. 제국은 드넓은 대륙을 삼키고, 화려한 궁궐에서 끊임없이 번영을 노래했다. 하지만 그 노래는, 우리 같은 자들에겐 죽음의 비명과 같았다.
* **컷 2:** (풀샷) 활기 넘쳐야 할 도심의 시장은 텅 비어 있다. 드문드문 보이는 사람들의 얼굴엔 기색 하나 없이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마른기침 소리만이 간간이 들릴 뿐이다. 한쪽 구석에는 헐벗은 아이들이 웅크려 앉아 서로에게 기대 잠들어 있다. 그들의 작은 몸 위로 파리 떼가 맴돈다.
* **상인 1 (목소리, 지친):** 오늘은 또 얼마나 팔았나… 아침부터 종일 먼지만 마셨군.
* **상인 2 (한숨):** 먼지라도 마실 수 있는 게 다행이지. 저 지붕 밑엔… 물 한 모금 없어 죽어가는 이들도 수두룩하네.
* **컷 3:** (클로즈업) 낡은 상점의 문을 가로막은 채 호탕하게 웃는 제국 병사 두 명. 그들의 손에는 번쩍이는 비단 자루가 들려 있고, 허리춤에는 은장도가 번뜩인다. 뒤로는 백성들이 굶주린 시선으로 그들을 응시하지만, 감히 말 한마디 붙이지 못한다.
* **병사 1 (거만하게, 배를 두드리며):** 큼큼. 세금이 걷히지 않아 배고픈 백성들이 많다고? 헛소리 마라. 이리도 윤택한데! 허허!
* **병사 2 (추임새, 고개를 숙이며):** 다 게을러서 그렇습니다, 나으리! 밭을 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했더라면 어찌 굶주릴 일이 있겠습니까!
* **점원 (떨리는 목소리, 눈물 어린):** 나으리… 제발… 이젠 정말 남은 게 없습니다… 이 쌀 한 자루라도… 아이들 먹일 밥 한 끼라도…
* **병사 1 (버럭):** 시끄럽다! 네놈의 나약한 신세 한탄을 들을 시간이 없다! 제국의 법은 칼날과 같으니, 마땅히 바쳐야 할 것을 바치지 않으면 그에 응당한 벌을 받을 것이다!
* **컷 4:** (패닝) 병사들의 뒷모습을 노려보던 소화의 얼굴. 이를 앙다문 입술과 흔들리는 눈동자, 그리고 뺨 위로 돋아난 실핏줄이 그녀의 억눌린 분노를 드러낸다. 그녀의 시선은 잠시 먼 하늘을 응시한다. 하늘 위로 거대한 제국의 문장이 그려진 붉은 깃발이, 희망 없이 나부끼고 있다.
* **내레이션 (소화):** 제국의 배만 채우는 세금, 제국의 사치를 위한 강제 노역, 제국의 법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무자비한 수탈… 그 모든 것이 우리를 서서히 죽여왔다.
**#2. 어둠 속, 들불처럼 번지는 결의**
**씬 2: 허름한 주막 뒤편, 창고 (밤)**
* **컷 5:** (어둠 속 실루엣) 낡은 등불 하나에 의지해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벽에 비친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며 그들의 비장한 표정을 가린다. 중앙에는 차분하지만 단단한 눈빛의 류진이 서 있다. 공기는 희망과 절망 사이의 팽팽한 긴장으로 가득하다.
* **류진 (낮은 목소리, 결연하게):** 동지들.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습니다. 제국은 우리의 숨통을 조이고, 우리의 피를 말리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모두가 굶어 죽거나, 제국의 개돼지가 될 뿐입니다.
* **컷 6:** (클로즈업) 류진의 손에 들린 낡은 두루마리. 그 위에는 곡식이 제대로 경작되지 못해 흉작으로 버려진 논밭의 그림과, 뼈만 앙상하게 남은 굶주린 백성의 모습이 거칠게 그려져 있다. 그 밑에는 피로 쓴 듯한 붉은 글씨가 희미하게 보인다.
* **류진:** 흉년은 계속되고, 곡물 창고는 텅 비어 우리의 배를 채울 수 없습니다. 허나 제국은 여전히 백성들에게 막대한 세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제국의 호위대장이 황실에 바칠 진상미를 운송하는 중, 인근 마을에서 단 한 톨의 쌀이라도 빼앗기 위해 갓 지은 밥마저 강탈해갔습니다. 저항하던 이들은 매질을 당했고, 이제 곧 겨울이 오면… 모두가 얼어 죽을 겁니다.
* **컷 7:** (분노에 찬 얼굴들) 모여 앉은 사람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류진의 말을 듣던 한 젊은 남자는 주먹을 꽉 쥐고, 한 여인은 소리 없는 눈물을 훔친다. 그들의 눈에는 희망 대신 곪아 터진 분노가 가득하다.
* **소화 (나직이, 떨리는 목소리):** 내 동생도… 그날 맞아서 병이 깊어졌습니다. 겨우 죽만 먹여 살리고 있는데… 약초 한 뿌리도 구하기 힘든 세상에서…
* **돌쇠 영감 (쉰 목소리, 눈을 감았다 뜨며):** 늙은이라 서러운 줄 알았더니… 이제 죽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구나. 옛날에는… 이렇지 않았지. 백성을 하늘처럼 알던 때도 있었다네. 건국 황제 폐하께선 그리 말씀하셨건만… 지금은… 짐승만도 못하게 사는구나.
* **컷 8:** (류진의 시선) 모두를 둘러보는 류진의 눈빛. 그의 눈 속에는 동지들의 절망과 함께, 결코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그의 시선은 한 명 한 명에게 닿아, 그들의 마음에 작은 불씨를 옮긴다.
* **류진:** 허나, 더 이상 제국이 우리를 짐승 취급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이 그림자 속에서 숨어 지낼 수 없습니다. 이 자리, 바로 이곳에서,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제국이 우리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면, 이제 우리는 그들에게서 우리의 것을 되찾아야 합니다.
* **컷 9:** (클로즈업) 류진의 주먹이 낡은 탁자를 강하게 내려친다. 낡은 등불이 흔들리며 그림자들이 일렁이고, 그들의 그림자는 마치 춤을 추듯 커졌다가 작아진다.
* **류진:** 제국의 수탈을 막고, 빼앗긴 곡물을 되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빼앗긴 것을 되찾고, 우리가 살아남아야 합니다!
* **컷 10:** (전체 컷) 사람들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본다. 망설임, 두려움, 그리고 점차 피어나는 결의가 그들의 눈에 스친다. 한 순간의 침묵이 흐르고, 그 침묵은 점차 확신으로 채워진다.
* **젊은이 1 (주저하며, 불안하게):** 하지만… 제국의 군사는 너무나 강력합니다. 수백 년간 이 대륙을 지배해온… 그 거대한 힘에 어떻게…
* **소화 (단호하게, 벌떡 일어나며):** 언제까지 당하고만 있을 겁니까? 어차피 이렇게 살 바엔, 싸우다 죽는 게 낫습니다! 내 동생의 병을 고칠 약초 한 뿌리도 살 수 없는 세상에서, 무엇을 더 잃을 게 있겠습니까!
* **컷 11:** (클로즈업) 소화의 손이 허리춤에 감춰둔 날카로운 칼자루를 움켜쥔다. 굳게 다문 입술 위로 그림자가 드리우고, 그녀의 눈은 번뜩이는 칼날처럼 날카롭다.
* **소화:** 저는 저의 칼을 들겠습니다.
**#3. 그림자 속, 계획의 윤곽**
**씬 3: 창고 내부 (밤)**
* **컷 12:** (류진의 지휘) 류진이 낡은 지도 한 장을 바닥에 펼친다. 지도는 곳곳이 찢어지고 해져 있지만, 그 위에는 몇 개의 동그라미와 화살표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그들의 숨소리만이 고요한 창고에 울려 퍼진다.
* **류진:** 제국이 각 지방에서 거두어들인 진상미는 매주 목요일 밤, ‘상월령’이라는 험한 고갯길을 넘어 수도로 향합니다. 호위대는 매번 열 명 남짓. 우리가 모인 인원이라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습니다.
* **돌쇠 영감 (지도를 유심히 보며):** 상월령이라면… 험한 길이라 매복에 유리하겠네. 허나 달빛 없는 그믐밤이 아니면 무리다. 병사들의 야간 시야가 우리보다 훨씬 좋을 게야. 어둠 속에서 마주치면 우리가 불리해.
* **컷 13:** (류진과 소화의 시선 교환) 류진이 돌쇠 영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후, 소화를 바라본다. 소화의 눈빛이 그 계획을 이해한다는 듯 빛난다. 그들은 서로를 믿는다는 듯한 눈빛을 주고받는다.
* **류진:**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린 그들이 가장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움직일 겁니다. 돌쇠 영감님 말씀대로, 그믐밤이 최적입니다. 어둠은 우리의 편. 우리의 존재를 감춰주고, 그들의 눈을 가려줄 것입니다.
* **소화:** 호위대들의 보급품이나 무장은 어떠합니까? 병사들의 전술은요?
* **류진:** 최신 병기는 수도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지방 호위대의 무장은 대부분 구식이며, 사기는 바닥입니다. 그들은 고작 보잘것없는 곡식 자루나 지키고 있을 뿐이니. 또한, 그들은 이런 황량한 길에서 반란을 예상치 못할 겁니다. 경계심이 느슨할 수밖에 없죠.
* **컷 14:** (회의에 집중하는 사람들) 젊은이들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류진의 설명을 듣고, 노인들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의 얼굴에는 불안과 함께 새로운 희망이 섞여 있다. 이들의 작은 움직임이 거대한 제국을 흔들 수 있을까.
* **류진:** 계획은 이렇습니다. 먼저, 소수가 길목을 막아 호위대를 교란시킵니다. 그때, 나머지 인원이 양쪽에서 기습하여 마차를 덮치는 겁니다. 목표는 진상미를 회수하고, 병사들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고 무장 해제시키는 것.
* **젊은이 2 (놀란 듯):** 무장 해제요? 그들을 해치지 않는단 말입니까? 그들은 우리를 짓밟았던 자들인데요!
* **류진:** 우리는 살인자가 아닙니다. 우리의 적은 병사 개개인이 아니라, 그들을 앞세워 우리를 짓밟는 제국의 시스템입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백성입니다. 다만, 제국의 명령에 복종할 뿐. 피를 흘리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 **컷 15:** (클로즈업) 류진의 손이 지도 위에 그려진 한 지점을 가리킨다. 그곳은 좁고 험준한 산길, 그리고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계곡이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부터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것 같은 전율이 느껴진다.
* **류진:** 다음 그믐밤. 상월령 계곡. 그곳에서 우리의 첫 승리를 쟁취할 겁니다. 우리의 불씨를 지필 겁니다.
* **컷 16:** (등불이 꺼진다) 등불이 후 하고 꺼진다. 짙은 어둠이 창고 안을 감싼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도 그들의 눈빛만은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빛난다. 희미한 달빛조차 없는 암흑 속에서,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확신한다.
* **내레이션 (류진):**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제국의 억압 아래, 우리는 잊혀진 존재였다. 어둠 속에서 신음하며, 그림자처럼 살아가야 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림자 속에서 깨어나, 제국의 거대한 벽에 균열을 내기 시작할 것이다. 이 불씨는…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4. 예고된 폭풍**
**씬 4: 상월령 계곡 (밤, 미래)**
* **컷 17:** (어두운 배경, 번개) 먹구름이 잔뜩 낀 밤하늘, 번개가 섬광처럼 번쩍이며 험준한 계곡의 윤곽을 잠시 드러냈다가 다시 어둠에 잠기게 한다. 거친 바람 소리가 계곡을 휘감으며 음산한 분위기를 더한다.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 감돈다.
* **내레이션 (소화):** 그날 밤. 어둠은 우리의 망토가 되었고, 바람은 우리의 속삭임이 되었다. 숨죽인 채 때를 기다렸다.
* **컷 18:** (클로즈업) 한 무리의 병사들이 지친 표정으로 마차를 끌고 어두운 계곡을 지나고 있다. 덜컹거리는 마차 바퀴 소리와 병사들의 지친 발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들의 어깨는 축 처져 있고, 눈은 졸음에 겨워 반쯤 감겨 있다.
* **병사 3 (투덜거림, 졸린 목소리):** 빌어먹을 그믐밤이로군. 도적이라도 나타날까 겁난다. 이런 밤길에 무슨 지옥이 열릴지 누가 알아.
* **병사 4 (한숨):** 쉿! 조용히 해. 이런 곳에서 도적을 만난다면 그게 더 다행일 거다. 이 놈의 보잘것없는 진상미 지키다 죽을 바에야… 차라리 도적에게 당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 **컷 19:** (어둠 속 시선) 계곡 위 바위 뒤에 몸을 숨긴 소화의 눈이 병사들을 날카롭게 주시한다. 그녀의 손에는 팽팽하게 당겨진 활이 들려 있고, 시위는 그녀의 강한 의지처럼 흔들림이 없다. 그녀의 눈빛은 밤의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맹수의 눈과 같다.
* **내레이션 (류진):** 우리는 두려움을 먹고 자란다. 하지만 그 두려움은 이제,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우리가 가장 어두운 곳에서 깨어날 때, 제국은 비로소 우리의 존재를 알게 될 것이다.
**— 에피소드 종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