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탐험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던전 탐정 류이한: 미궁의 서재 (제1화: 그림자 속 밀실)

**장면 1: 미궁의 서재 입구 – 류이한과 강설아**

**[배경]**
오래된 마법진이 새겨진 육중한 돌문. 문양 사이로 희미한 푸른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문 앞에는 갑옷을 입은 전사들과 마법사 복장을 한 이들이 웅성이고 있다. 그들의 얼굴에는 불안과 공포가 뒤섞여 있다.

**[인물]**
* **류이한:** (20대 후반, 검은색 롱 코트, 차분하고 날카로운 눈빛. 한 손에 작은 수첩을 들고 있다.)
* **강설아:** (20대 초반, 경갑옷 차림의 여전사, 류이한의 옆에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살핀다.)

**설아 (내레이션)**
침묵이 깃든 미궁의 서재, 6층.
언제나 그랬듯, 이한 선배는 던전 깊숙이에서도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의 침묵은 조금 달랐다.
고요해야 할 던전 복도에, 비명과 울음소리가 섞인 이질적인 소란이 울려 퍼지고 있었으니까.

**설아**
선배, 저 소리… 심상치 않아요.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요?

**이한**
(작은 수첩에 무언가 기록하며)
소란의 진원지, 사망자의 비명과 생존자의 당황한 외침. 그리고 미약하게 감지되는 마력 잔류파.
단순한 마물 습격은 아닐 가능성이 높군.

**설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설마… 또 그런 건 아니겠죠? 저번 ‘심장의 정원’에서처럼.

**이한**
(고개를 들어 소란이 이는 곳을 응시한다. 그의 눈동자에 미묘한 빛이 스친다.)
가보자. 일단 현장을 확인해야 해.

**[효과음]**
_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 불안한 발소리_

**장면 2: 밀실 앞 – 혼란스러운 상황**

**[배경]**
돌문이 열린 방 입구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방 안은 어둡고, 중앙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다. 방 주위의 벽에는 고대 문자들이 음각되어 있다. 문틀에는 미세한 금이 가 있다.

**[인물]**
* **최정원:** (30대 초반, 마법사, 창백한 얼굴로 방문에 기대어 선 채 불안한 시선으로 방 안을 응시한다.)
* **김민성:** (30대 중반, 전사, 덩치 큰 몸으로 방 바닥에 주저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어깨가 들썩인다.)
* **피해자:** 박준혁 (쓰러져 있다.)

**설아**
(놀란 눈으로)
피… 피예요! 설마 살인 사건?

**이한**
(조용히 문으로 다가가 내부를 살핀다.)
‘돌파대’의 박준혁 팀장이군. 명망 높은 탐사대였는데.

**정원**
(이한을 발견하고 겨우 입을 연다.)
류… 류이한 탐정님… 설아 씨… 어쩐 일이십니까.

**이한**
사건이 발생한 것 같아 들렀습니다. 내부 상황은 어떻습니까?

**민성**
(고개를 들며 흐느낀다.)
팀장님이… 팀장님이 돌아가셨어요! 저희는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명 소리가 들리고…!

**정원**
(떨리는 목소리로)
저희가 급히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박 팀장님은 이미… 쓰러져 계셨습니다. 이 방은… 방금 전까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어요. 안에서 마법으로 봉인되어 있었죠.

**설아**
안에서 봉인되어 있었다고요? 그럼 살인자는 대체…

**이한**
(방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그의 시선은 바닥, 벽, 그리고 쓰러진 박준혁의 몸을 스캔하듯 훑는다.)
밀실 살인, 그것도 던전 깊숙한 곳에서. 흥미롭군요.
(박준혁의 시신에 가까이 다가간다. 칼에 찔린 흔적이 선명하다. 시신의 주변을 꼼꼼히 살피지만, 무기는 보이지 않는다.)
흉기는 없나 보군요.

**민성**
네…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요.

**이한**
(몸을 굽혀 박준혁의 손을 살핀다.)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었던 흔적이 있군요. 이 단단한 경직… 사망 직전까지 무언가를 강하게 쥐었나 봅니다.

**정원**
(창백한 얼굴로 문 밖에서 이한을 주시한다.)

**이한**
(박준혁의 굳게 쥔 손가락 사이에서 아주 작은, 빛바랜 은색 비늘 조각을 발견한다. 눈을 가늘게 뜨고 비늘을 들여다본다.)
이건… ‘그림자 뱀’의 비늘이군요. 그것도 희귀한 종류의.
(비늘을 조심스럽게 수첩에 싸서 넣는다.)

**설아**
그림자 뱀이요? 여기 미궁의 서재에는 그림자 뱀이 나오지 않는데… 그리고 그림자 뱀이 사람을 찔러 죽일 리도 없고요.

**이한**
(고개를 끄덕이며 방 안의 벽과 문을 다시 응시한다.)
이 방은, 박 팀장님이 직접 마법으로 봉인한 것이 맞습니까?

**정원**
네. 팀장님은 항상 휴식할 때 자신만의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습관이 있으셨어요. 이 방은 봉인 주문을 걸기에 최적화된 곳이라… 저희가 잠시 복도에서 대기하는 동안, 팀장님께서 안에서 봉인 주문을 시전하셨습니다.

**이한**
봉인 주문은 안에서만 시전할 수 있는 것이죠?

**정원**
네. 이 고대 봉인 주문은 외부에서는 파훼만 가능합니다. 내부에서 정확한 시전자의 마력과 주문이 일치해야만 봉인할 수 있습니다.

**이한**
(고개를 끄덕이며 벽에 새겨진 마법진을 손으로 조용히 더듬는다.)
음… 봉인의 잔류 마력은 확실히 박 팀장님의 것과 일치하는군요.
(그의 시선이 문 위쪽 모서리의 아주 희미한 스크래치 자국에 머문다.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문틀을 쓸어본다.)
여기에… 아주 희미한 스크래치와 함께… 잔류 마력이 느껴지는군.

**설아**
스크래치요? 뭔데요?

**이한**
(설아에게 스크래치를 가리킨다.)
아주 미세한 자국. 마치 어떤 날카로운 물체가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간 듯한 흔적이지. 그리고 이 잔류 마력은… 봉인 마력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다. ‘공간 왜곡’의 흔적.

**민성**
공간 왜곡이라니요? 여기는 차원 이동이나 공간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한**
(민성의 말을 무시한 채 방 안을 한 바퀴 더 돈다. 그의 시선은 천장과 바닥, 그리고 벽의 작은 틈새까지 놓치지 않는다.)
이 방은… 완벽한 밀실처럼 보이지만… 박 팀장님의 사망 당시, 이 방에는 두 사람의 마력 흔적이 남아 있었어.

**정원**
(숨을 들이켠다.)
두 사람이라니요? 제가 봤을 때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팀장님 혼자셨어요!

**이한**
(정원을 똑바로 응시한다. 그의 눈빛은 날카로운 칼날 같다.)
아니. 최소한 한 명의 범인은 이 방에 들어왔고, 박 팀장님을 살해한 후, 이 완벽하게 봉인된 밀실에서 사라졌지.

**설아**
어떻게요?! 봉인이 풀리지도 않았는데?

**이한**
(박준혁의 시신 옆에 쪼그려 앉아 바닥을 응시한다. 바닥의 먼지 층에 미세하게 흐트러진 부분이 있다.)
이한의 시선이 박준혁의 옷자락과 바닥 사이의 공간을 훑는다. 마치 그 공간에 없는 무언가를 찾는 듯이.

**이한**
민성 씨, 정원 씨. 박 팀장님은 평소에 던전에서 어떤 능력을 주로 사용했습니까? 특히 전투 외적인 부분에서.

**민성**
(생각에 잠기더니)
팀장님은… ‘공간 지각’ 능력이 탁월하셨어요. 던전의 구조를 한눈에 꿰뚫어 보시고, 숨겨진 길이나 함정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셨죠.

**정원**
(덧붙인다)
네, 그래서 이 미궁의 서재에서도 팀장님 덕분에 헤매지 않고 올 수 있었어요.

**이한**
그렇다면 박 팀장님은… 이 방에 숨겨진 비밀 통로나 차원 문이 있었다면, 결코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겠군요.

**정원**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확실합니다. 팀장님이 못 찾은 비밀은 없어요.

**이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아니, 딱 하나는 눈치채지 못했을 겁니다. 아니, 어쩌면… 너무 늦게 눈치챘을 수도 있겠군.

**장면 3: 류이한의 추리 – 밀실의 진실**

**[배경]**
이한이 방 중앙에 서서 주변을 둘러본다. 그의 시선은 문, 벽, 바닥을 오간다. 다른 이들은 그의 말을 숨죽여 기다린다.

**이한**
(나지막이 말한다.)
밀실 살인의 트릭은 언제나 같습니다. ‘없다’고 믿게 만들거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 이 사건은 전자 쪽에 가깝군요.
살인자는 박준혁 팀장님이 이 방을 봉인하기 전에 이미 방 안에 있었습니다.

**민성**
말도 안 돼! 팀장님은 분명히 혼자 들어가셨고, 직접 문을 닫고 봉인하셨어요!

**이한**
(박준혁의 굳게 쥔 손을 다시 한 번 가리킨다.)
이 비늘 조각이 핵심입니다. ‘그림자 뱀’은 일시적인 차원 잠행 능력을 가지고 있죠. 잠시 동안 다른 차원으로 몸을 숨겨 벽이나 땅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살인자는 이 그림자 뱀의 능력을 이용한 겁니다. 정확히는… 그 능력을 빌린 거죠.

**설아**
능력을 빌려요? 어떻게?

**이한**
(최정원을 응시한다.)
정원 씨, 마법사로서 ‘그림자 뱀의 핵’이라는 마물 재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정원**
(얼굴이 굳어진다.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건… 아주 희귀한 재료로 알고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그림자 뱀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하지만 구하기도 어렵고, 제대로 사용하려면 엄청난 마력 제어 능력이 필요하다고…

**이한**
(정원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간다.)
정원 씨는 뛰어난 마법사입니다. 그 정도 마력 제어는 가능할 겁니다.
(그는 문 위쪽의 스크래치 자국을 가리킨다.)
이 스크래치는 살인자가 방을 나가면서 남긴 흔적입니다. ‘그림자 뱀의 핵’을 사용하면 짧은 시간 동안 물질을 통과할 수 있지만, 완벽하게 통과하지 못하면 이런 물리적인 마찰 흔적을 남길 수 있죠. 게다가 이 스크래치에 남아있는 공간 왜곡의 잔류 마력은… 이 방 봉인 마법과는 이질적인, 그리고 정원 씨의 마력과 미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정원**
(뒷걸음질 친다.)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그저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팀장님을 죽일 이유가 없어요!

**이한**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하지만, 압박감이 느껴진다.)
이 방은 박 팀장님이 안에서 봉인했습니다. 하지만 박 팀장님이 봉인한 것은, 바로 ‘살아있는 자신을 가두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살인자는 박 팀장님이 방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그림자 뱀의 핵’을 사용해 벽 안에 몸을 숨겼습니다. 박 팀장님은 평소처럼 방 내부를 꼼꼼히 확인했지만, 벽 안에 숨어있는 살인자를 발견할 수는 없었죠. 그리고는 안심하고 방을 봉인했습니다.

**설아**
그럼, 봉인되고 나서 살인자가 나타났다는 거예요?

**이한**
(고개를 끄덕인다.)
네. 봉인이 완료된 후, 살인자는 벽에서 나와 박 팀장님을 살해했습니다. 박 팀장님은 사망 직전, 살인자가 사용한 ‘그림자 뱀의 핵’에서 느껴지는 차원 왜곡 마력을 감지했고, 범인이 던전 내의 고대 마물 기술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았을 겁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그림자 뱀 비늘을 필사적으로 움켜쥐어… 저에게 ‘힌트’를 남긴 겁니다.

**민성**
그럼… 살인자는 대체 어떻게 나갔다는 겁니까?! 방은 안에서 봉인되어 있었는데!

**이한**
(정원을 다시 응시한다. 정원의 얼굴은 핏기 없이 하얗게 질려 있다.)
박 팀장님이 이 방을 봉인하는 데는 약 30초가 소요됩니다. 고대 봉인 주문의 복잡성 때문에 마력이 완전히 정착하기까지의 시간이죠. 그 30초 동안은 마력이 불안정하게 진동하며, 아주 짧은 순간… 벽이 완전히 단단해지기 전의 ‘틈’이 발생합니다.
살인자는 박 팀장님을 살해한 후, 그 틈을 노린 겁니다. 다시 ‘그림자 뱀의 핵’을 사용해 아직 완전히 굳지 않은 봉인 마법의 틈새를 뚫고 벽 밖으로 탈출한 것이죠. 그때 생긴 흔적이 바로 문틀의 스크래치와 공간 왜곡 잔류 마력입니다.

**설아**
말도 안 돼…! 그럼 봉인은 안에서 되었지만, 살인자는 그 봉인이 완전해지기 전에 빠져나갔다는 거군요!

**이한**
(단호하게 정원을 향해 손을 내민다.)
정원 씨. 당신의 주머니에서 ‘그림자 뱀의 핵’이 나오겠죠. 박 팀장님은 당신의 동료였고, 당신은 그를 믿었을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믿음을 배신하고…

**정원**
(흐느끼기 시작한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아니야… 아니야! 저는… 저는 팀장님을 죽이지 않았어요!

**이한**
(그녀의 주머니에서 은색 구슬이 박힌 검은색 핵을 꺼낸다. 희미한 마력이 주변을 휘감는다.)
이것이 당신의 알리바이를 깨는 증거입니다. 박 팀장님은 당신이 던전 깊숙이 숨겨진 ‘궁극의 비보’를 독점하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막으려 했겠죠.

**정원**
(털썩 주저앉는다. 고개를 숙이며 울부짖는다.)
흐윽… 팀장님은… 팀장님은 항상 옳다고만 했어! 제 방식은 틀렸다고! 그 비보는 제가 먼저 발견한 건데…!

**민성**
(충격에 빠진 얼굴로 정원을 바라본다.)
정원… 네가… 네가 팀장님을…?

**설아**
(이한을 보며 경외감 어린 표정을 짓는다.)
선배… 역시 선배는…!

**이한**
(그림자 뱀의 핵을 수첩에 조심스럽게 넣으며)
던전의 어둠은 언제나 인간의 탐욕을 시험하지.
그리고 밀실은… 그 탐욕이 낳은 가장 고립된 살인의 현장일 뿐.

**설아 (내레이션)**
이한 선배는 오늘도, 완벽해 보이는 밀실 속 숨겨진 진실을 꿰뚫어 보았다.
침묵의 서재는 다시 고요해졌지만, 그 고요 속에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이 남긴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던전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우리를 시험한다.
그리고 이한 선배는… 언제나 그 시험의 답을 찾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