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에피소드 대본: 그림자 속 정원
**제목:** 밀실의 오르골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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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1]**
**컷: 1-1**
배경: 햇살이 쏟아지는 고급스러운 브런치 카페. 창가 자리. 서재혁이 눈을 감고 테이블에 놓인 앤틱 회중시계의 초침 소리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의 옆에는 다 마신 커피잔과 산산조각 난 설탕 봉투들이 널려 있다.
대사:
**유리 (내레이션):** 서재혁 탐정. 세상은 그를 천재라 부른다. 그리고 나는, 그의 조수이자 유일한 조련사다.
**컷: 1-2**
배경: 유리가 한숨을 쉬며 서재혁의 머리 위에 서 있다. 서재혁은 여전히 눈을 감고 있다.
대사:
**유리:** 탐정님. 정신 좀 차리세요. 중요한 일이 들어왔다고요. 초침 소리를 분석해서 주파수로 변환하는 게 아니라요.
**재혁:** (눈을 뜨지 않고 나른하게) 이 회중시계의 미세한 오차에서 우주의 질서를 엿볼 수 있지. 불규칙 속에 숨겨진 완벽함… 경이롭지 않나, 유리 양?
**컷: 1-3**
배경: 유리가 서재혁의 어깨를 붙잡고 흔든다.
대사:
**유리:** 나한테는 그냥 삐걱거리는 고물 시계로 보여요! 어서 가야 한다고요! 강력계에서 직접 전화가 왔어요!
**재혁:** 강력계? 흥미롭군. 그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이라면, 분명 ‘틈’이 있겠지.
**컷: 1-4**
배경: 재혁이 드디어 눈을 뜬다. 그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난다. 카페 안의 모든 소음, 움직임, 냄새가 그의 시야에 꿰뚫리는 듯한 연출.
대사:
**재혁:** (자리에서 일어나며) 가자. 이번엔 또 어떤 어리석은 인간이, 스스로 파놓은 구덩이에 빠졌는지 구경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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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2]**
**컷: 2-1**
배경: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저택. 담쟁이덩굴이 뒤덮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변에는 경찰 통제선이 쳐져 있고 경찰차들이 즐비하다.
대사:
**유리:** (휘파람) 와… 여기 재벌 강태산 회장 집 아니에요? 뉴스에서 봤어요. 희귀 골동품 수집가라고.
**재혁:** (차가운 시선으로 저택을 응시하며) 빛이 강한 곳일수록 그림자도 짙은 법. 이 으리으리한 외관 아래, 어떤 추악한 욕망이 숨 쉬고 있을까.
**컷: 2-2**
배경: 저택 내부, 2층 복도. 복도 양쪽으로 값비싼 그림들과 도자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분위기는 엄숙하고 긴장감이 흐른다. 강력계 팀장 김형사가 이들을 맞이한다.
대사:
**김형사:** 서 탐정님, 그리고 한 경장.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숨) 이건 정말… 골치 아픈 사건입니다.
**유리:**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한유리입니다. 경장이라 부르지 마시고 그냥 유리라고 불러주세요, 팀장님.
**컷: 2-3**
배경: 김형사가 고개를 젓는다.
대사:
**김형사:** 피해자는 강태산 회장. 흉기에 의한 살해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발견 당시 방이 완벽한 밀실 상태였다는 겁니다. 안에서 걸어 잠근 문, 안에서 걸쇠가 채워진 창문. 다른 출입구는 전혀 없습니다.
**재혁:** (피식 웃으며) 완벽한 밀실이라… 인간의 착각이 만들어낸 가장 흔한 허상이죠.
**컷: 2-4**
배경: 사건 현장인 서재 문 앞. 문은 굳게 닫혀 있고, 문틈에는 감식반의 표식이 붙어 있다.
대사:
**김형사:** 시신은 이 서재 안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자, 들어가시죠.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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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3]**
**컷: 3-1**
배경: 서재 내부. 엄청난 양의 책들, 정교한 조각품들, 오래된 지도와 지구본, 그리고 희귀한 오르골들이 가득 차 있다. 방 한가운데에 피해자 강태산 회장이 쓰러져 있다. 가슴에 박힌 앤틱한 편지 칼이 섬뜩하다. 바닥에는 혈흔이 흥건하다. 감식반 요원들이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대사:
**유리:** (경악하여 입을 틀어막는다) 윽…!
**재혁:** (무표정하게 서재를 둘러본다. 그의 시선이 방 안의 모든 디테일을 훑어 지나간다. 책의 제목, 오르골의 장식, 먼지 한 톨까지.)
**컷: 3-2**
배경: 재혁이 천천히 방 안을 걷는다. 그의 발걸음은 조심스럽지만 망설임이 없다.
대사:
**재혁:** (혼잣말처럼) 강태산… 그는 단순한 수집가가 아니었군. 이 방은 그의 정신세계 그 자체다. 모든 물건에 그의 숨결과 집착이 서려 있어.
**컷: 3-3**
배경: 재혁이 서재의 문을 자세히 살펴본다. 앤틱한 디자인의 육중한 나무문이다.
대사:
**김형사:**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습니다. 저희가 현장 보존을 위해 파손 없이 겨우 열었죠. 안쪽에는 낡았지만 튼튼한 빗장과 이중 잠금장치가 완벽하게 걸려 있었습니다.
**유리:** 창문도 마찬가지고요?
**김형사:** 네. 철창이 견고하게 박혀 있고, 안에서 걸쇠가 잠겨 있었습니다. 성인 남자가 강제로 열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외부 침입의 흔적도 전혀 없고요.
**컷: 3-4**
배경: 재혁이 손가락으로 문틀의 미세한 부분을 쓸어본다. 거의 보이지 않는 먼지나 흠집을 찾는 듯하다.
대사:
**재혁:** …이상하군. 잠김의 흔적은 명확한데, 어딘가 ‘흐름’이 끊겨 있어.
**유리:** 흐름이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재혁:** (유리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모든 행위에는 잔류하는 에너지가 있지. 특히 잠금장치처럼 결속을 만드는 행위는 더욱 선명한 흔적을 남겨. 그런데 이 문에서는, 마지막 결속의 에너지가… 부자연스럽게 희미해.
**컷: 3-5**
배경: 재혁이 시선을 돌려 방 한가운데 쓰러진 시신을 다시 본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시신 옆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작은, 금속 조각품에 꽂힌다. 앤틱한 태엽 장난감처럼 보인다.
대사:
**재혁:** (피식) 이 작은 ‘장치’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군.
**컷: 3-6**
배경: 유리가 의아한 표정으로 재혁과 작은 조각품을 번갈아 본다. 김형사도 궁금한 표정이다.
대사:
**유리:** 저게 뭔데요? 감식반이 채증해서 치워도 된다고 하지 않았어요?
**김형사:** 아, 저건… 회장님이 아끼시던 오르골 부품이 떨어져 나간 거라고 해서, 일단 보존만 하고 있습니다. 살인과는 무관할 거라고…
**재혁:** (조용히 중얼거린다) 무관하다라… 이 방의 어떤 것도 무관할 수는 없지.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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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4]**
**컷: 4-1**
배경: 저택의 응접실. 최민준이라는 중년 남자가 초조하게 앉아 있고, 박여사라는 나이 든 가정부가 굳은 표정으로 서 있다.
대사:
**김형사:** 최민준 씨, 강 회장님과는 사업 파트너 관계였다고 하셨죠?
**최민준:**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네, 그렇습니다. 제가 회장님께 거액의 투자를 했었고, 오늘 아침에 투자 건으로 회장님을 뵙기로 했었습니다.
**유리:** 아침 일찍 방문하셨다는 말씀이시죠?
**최민준:** 네. 하지만 비서가 아직 회장님께서 주무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런 변고가 생길 줄이야.
**컷: 4-2**
배경: 재혁이 최민준의 옆에 서서 그를 빤히 바라본다. 최민준은 불안한 듯 시선을 피한다.
대사:
**재혁:** 회장님은 늘 정해진 시간에 기상하셨겠죠? 특히 중요한 투자 건이 있는 날이라면 말입니다.
**최민준:** (당황하며) 그… 그렇겠죠. 하지만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컷: 4-3**
배경: 재혁이 최민준의 옷깃을 스윽 만진다. 최민준이 움찔 놀란다.
대사:
**재혁:** (손가락으로 최민준의 옷깃에 묻은 미세한 털을 떼어내며) 이 털… 강 회장님 서재에 있던 낡은 융단과 일치하는군요. 직접 서재에 들어가셨었습니까?
**최민준:** (더욱 당황하며) 아, 아닙니다! 제가 잠시 문 앞에서 기다리면서… 옷이 스쳤을 수도 있고…
**재혁:** (차가운 미소를 짓는다) 글쎄요. 융단은 상당히 오래되어 보였는데, 이런 형태로 붙을 정도면 꽤나 밀착했거나, 특정 행위를 했을 때만 가능한 일입니다.
**컷: 4-4**
배경: 박여사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 그녀의 눈빛은 무덤덤하지만, 어딘가 감정을 숨기는 듯하다.
대사:
**김형사:** 박여사님, 회장님께서는 언제부터 모셨습니까?
**박여사:** (낮은 목소리로) 30년이 넘었습니다. 회장님 손에서 이 집안의 모든 것을 돌봐왔죠.
**유리:** 오늘 아침 회장님의 동향은 어떻셨습니까?
**박여사:** 평소와 다를 바 없으셨습니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서재 쪽에서 최민준 대표님 목소리가 들렸고, 잠시 후에… 뭔가 탁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컷: 4-5**
배경: 재혁이 박여사를 돌아본다. 그의 시선은 박여사의 손에 멈춘다. 그녀의 손은 일생 동안 노동으로 굳고 투박하지만, 손톱 밑에는 미세한 이물질이 끼어 있다.
대사:
**재혁:** (조용히) 탁 하는 소리… 그 후에는요?
**박여사:** (표정의 변화 없이) 그 후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서재 문에 다가갔는데, 이미 문은 닫혀 있었고… 안에서는 아무 기척이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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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5]**
**컷: 5-1**
배경: 서재혁과 유리가 저택의 정원 벤치에 앉아 있다. 재혁은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대사:
**유리:** (한숨) 최민준 씨는 서재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박여사님은 문이 닫힌 후에 소리가 끊겼다고 하고. 완벽한 밀실이라… 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재혁:** (눈을 감은 채) 밀실은 착각이다. 아니, 착각을 유도하는 교묘한 장치이지. 인간의 시야와 인식이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주는 가장 원초적인 트릭이다.
**컷: 5-2**
배경: 재혁의 머릿속에 서재의 모습이 3D 모델처럼 펼쳐진다. 문, 창문, 시신, 오르골 부품, 그리고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까지.
대사:
**재혁 (내레이션):** 강태산 회장은 기계 장치와 퍼즐에 광적으로 집착했다. 그의 서재는 단순한 방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퍼즐 상자였다. 그리고 그 퍼즐은, 그의 죽음을 연출하는 무대가 되었다.
**컷: 5-3**
배경: 재혁이 손가락으로 공중에 무언가를 그리는 듯한 동작을 한다.
대사:
**재혁:** 박여사가 들은 ‘탁’ 소리. 그것은 문이 잠기는 소리가 아니었어. 오히려, ‘열리는’ 소리였지.
**유리:** 네? 문이 열리다니요? 밀실이었다면서요?
**재혁:** (눈을 뜨고 유리를 바라본다. 그의 눈이 빛난다.) 문은 안에서 잠겼다. 하지만 그 ‘잠김’은 피해자의 의지가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는, 피해자의 죽음이 일으킨 결과였다.
**컷: 5-4**
배경: 재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원 한가운데 있는 낡은 오르골을 응시한다. 정원 오르골의 장식이 서재 안에 있던 것과 비슷한 양식이다.
대사:
**재혁:** 강태산은 자신의 서재를 완벽한 요새로 만들고 싶어 했다.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문과 창문을 봉쇄하는 장치. 그는 이것을 ‘오르골 정원’이라고 불렀지. 서재의 모든 잠금장치는 하나의 중앙 오르골 장치와 연결되어 있었다.
**컷: 5-5**
배경: 재혁이 정원의 오르골 뚜껑을 열자, 태엽 소리와 함께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대사:
**재혁:** 서재 안에 있던 작은 금속 조각품. 그것은 오르골의 핵심 부품이었다. 살인자는 강태산 회장을 찌르고, 그가 마지막 발악으로… 혹은 쓰러지면서 우연히, 그 비상 봉쇄 장치를 작동시켰다는 것을 알았다.
**유리:** 그럼 방이 밀실이 된 건 회장님 때문이라는 건가요? 그런데 그럼 범인은 어떻게…
**컷: 5-6**
배경: 재혁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그의 뒤로 정원 오르골의 태엽이 천천히 돌아가는 모습이 오버랩된다.
대사:
**재혁:** 바로 그거다. 방은 밀실이 되었고, 살인자는 그 안에 갇혔다. 하지만 살인자는 이 ‘오르골 정원’의 또 다른 비밀을 알고 있었어. 강태산 회장조차 몰랐을 수도 있는, 기계의 숨겨진 ‘맹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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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6]**
**컷: 6-1**
배경: 다시 서재. 김형사, 최민준, 박여사가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다. 재혁과 유리가 그들을 마주 보고 있다.
대사:
**재혁:** 이 방은 강태산 회장의 취향을 완벽하게 반영한 거대한 오르골이었다. 모든 잠금장치는 중앙 제어 장치와 연결되어 있었고, 특정 트리거에 의해 자동으로 봉쇄되는 시스템이었죠. 회장님은 자신의 죽음 앞에서, 무의식적으로 그 시스템을 작동시켰습니다.
**최민준:** (떨리는 목소리로) 그게 저와 무슨 상관입니까? 저는 방에 들어가지도 않았습니다!
**컷: 6-2**
배경: 재혁이 서재 한편에 놓인, 화려하게 장식된 앤틱 오르골을 가리킨다.
대사:
**재혁:** 이 오르골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닙니다. 이 방의 모든 잠금장치를 제어하는 핵심이죠. 그리고 동시에, 비상시 외부와 통신하는 ‘탈출 장치’이기도 했습니다.
**유리:** 탈출 장치요?
**컷: 6-3**
배경: 재혁이 오르골의 옆면을 가볍게 두드린다. 숨겨진 버튼 같은 것이 드러난다.
대사:
**재혁:** 이 오르골의 내부에는, 회장님이 스스로 설계한, 작은 ‘공기압 송신기’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특정 음정을 정확한 박자로 세 번 누르면, 외부의 수신기로 미약한 공기압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죠. 하지만 이 송신기는 ‘탈출’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회장님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완벽한 봉쇄 시스템을 만들었지만, 동시에 자신이 그 안에 갇히는 상황도 고려한 겁니다.
**컷: 6-4**
배경: 재혁이 오르골의 건반을 정확한 리듬으로 누른다.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오르골 하단에 작은 구멍이 열린다. 그 구멍 너머로 희미하게 외부가 보인다.
대사:
**재혁:** 이 구멍은 비상시에 외부 공기를 공급받는 동시에, 미약하게나마 외부와 연결되는 통로였습니다. 그리고… 살인자는 이 통로를 역이용했습니다.
**김형사:** 역이용이라니요?
**컷: 6-5**
배경: 재혁이 최민준을 똑바로 응시한다.
대사:
**재혁:** 당신은 강 회장님을 찌른 후, 그가 비상 봉쇄 장치를 작동시켜 방이 밀실이 되자 당황했을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회장님의 오래된 사업 파트너. 이 저택의 구조와 회장님의 취미를 잘 알고 있었죠. 당신은 비상 공기 통로가 이 오르골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을 겁니다.
**최민준:** (얼굴이 사색이 되어 뒷걸음질 친다) 말도 안 돼…!
**컷: 6-6**
배경: 재혁이 바닥에 떨어진 오르골 부품과 최민준의 옷에 묻어 있던 융단 털을 가리킨다.
대사:
**재혁:** 회장님은 당신을 찌르자마자, 이 오르골을 잡고 쓰러졌고, 그 과정에서 핵심 부품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당신의 옷에 묻은 융단 털은, 당신이 쓰러진 회장님 옆에 바싹 붙어 이 오르골을 조작하려 했다는 증거입니다. 당신은 재빨리 비상 공기 통로를 찾아내, 그 구멍을 통해 외부에 있는 당신의 ‘공범’에게 신호를 보냈습니다.
**유리:** 공범이요?
**재혁:** 그렇다. 박여사.
**컷: 6-7**
배경: 모든 시선이 박여사에게 집중된다. 박여사의 얼굴이 굳어진다.
대사:
**박여사:** (낮고 떨리는 목소리로) 무슨 말씀이신지…
**재혁:** 당신이 들었다는 ‘탁’ 소리. 그것은 문이 잠기는 소리가 아니라, 외부에서 오르골의 공기 통로를 통해 ‘무언가를’ 밀어 넣는 소리였습니다. 당신은 최민준의 공범. 최민준이 방 안에 갇히자, 당신은 외부에서 이 통로를 통해 ‘특수한 도구’를 밀어 넣었죠.
**컷: 6-8**
배경: 재혁이 오르골의 구멍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 구멍은 매우 작지만, 얇고 유연한 무언가를 통과시킬 수 있을 법하다.
대사:
**재혁:** 그 특수 도구는 와이어 끝에 강한 자석이 달린, 아주 유연한 장치였을 겁니다. 최민준은 이 공기 통로를 통해 밖에서 들어온 자석 와이어를 이용해, 방 안쪽 문에 걸려 있던 육중한 빗장을 당겨 열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문이 열리자마자 밖으로 빠져나온 그를 다시 재빨리 숨기고, 빗장을 다시 안쪽에서 걸어 잠갔죠.
**유리:** (경악) 안에서 다시 걸어 잠갔다고요? 그럼 어떻게…
**컷: 6-9**
배경: 재혁이 박여사의 손톱 밑 이물질을 클로즈업한다. 먼지와 섞인 금속 가루가 보인다.
대사:
**재혁:** 당신의 손톱 밑에 묻어 있는 미세한 금속 가루. 그것은 빗장 안쪽에 덧대어진, 아주 작은 자석 조각이 마찰되어 떨어져 나간 흔적입니다. 이 자석 조각을 이용하면, 외부에서 다시 자석 와이어를 사용해 빗장을 당겨 잠글 수 있었을 겁니다. 완벽하게 안에서 잠긴 것처럼 보이도록 말이죠.
**컷: 6-10**
배경: 최민준과 박여사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다. 최민준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는다. 박여사는 입술을 깨문다.
대사:
**재혁:** 강태산은 자신의 지식을 믿었지만, 당신들은 그 지식의 맹점을 이용했습니다. 완벽해 보이는 밀실은 사실, 인간의 교활함이 만들어낸 ‘문’이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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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7]**
**컷: 7-1**
배경: 저택 앞에서 경찰들이 최민준과 박여사를 체포하여 경찰차에 태우고 있다. 유리와 재혁이 그 모습을 지켜본다.
대사:
**유리:** (한숨) 정말… 탐정님 아니었으면 영원히 미궁에 빠질 뻔했어요. 어떻게 그런 걸 다 알아내세요? 정말 신기하단 말이죠.
**재혁:** (하늘을 올려다본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다.) 인간의 마음은 가장 복잡한 기계다. 모든 욕망과 집착, 그리고 어리석음이 얽혀 있지. 그 복잡한 장치의 톱니바퀴가 어디서 엇나갔는지, 그 ‘흐름’만 읽어내면 되는 거야.
**컷: 7-2**
배경: 재혁의 눈에, 도심의 빌딩 숲 사이로 흐르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이 보이는 듯한 연출.
대사:
**재혁:** 세상은 언제나 알 수 없는 수수께끼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 수수께끼는… 늘 우리 곁에,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지. 이 도시의 그림자 속에서, 다음 퍼즐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뿐.
**컷: 7-3**
배경: 재혁이 유유히 발걸음을 옮긴다. 유리가 그를 따라가며 투덜거린다.
대사:
**유리:** (절레절레) 네네, 알겠습니다. 일단 점심부터 먹죠. 아까 그 회중시계 소리 들으면서 설탕 부수셨더니 배고프잖아요.
**재혁:** (미소) 음… 오늘 점심은 어떤 ‘흐름’을 선택해 볼까?
**[THE END]**
